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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얼렁뚱땅 아이 밥상

맛있는 요술단지 단호박 요리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애매하게 남은 재료 대충 넣고 만들어 생색내는 단호박 요리 레시피를 공개한다.


단호박영양밥부터 디저트까지 무한 변신
동네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단호박은 1년 내내 볼 수 있지만, 국산 단호박은 딱 이맘때가 제철이다. 요즘에는 아이 주먹만 한 미니 사이즈부터 그 두 배쯤 되는 아담 사이즈까지 다양한 크기가 나와 있다. 
요리전문지 <에쎈>에서는 요리연구가나 셰프들이 단호박 속을 파내고 갖가지 재료를 넣어 근사한 요리를 선보이곤 한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것이 남은 음식을 재활용한 단호박 요리. 
가령 어제 먹다가 남긴 볶음밥을 데워서 다시 먹이려는데 둘이 먹기에는 양이 좀 부족하다 싶을 때는 주먹만 한 꼬마 단호박이 최고다. 윗부분을 칼로 도려내고 속을 파낸 뒤 남은 볶음밥을 채워 넣고 뚜껑을 덮어 찜통에 찌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한 녀석 앞에 하나씩 놓아주면 ‘짝짝짝’ 박수 받는 근사한 별미가 완성된다. 
참고로 볶음밥단호박단지는 토마토케첩보다 사우전드아일랜드드레싱이나 마요네즈를 뿌리는 것이 더 맛있다. 카레가 약간 남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애매하게 남은 카레에 밥을 넣어 비빈 뒤 단호박에 담아 찌면 카레와 단호박이 정말 맛있게 어우러진다. 
소시지나 햄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훈제 오리고기를 가끔 사다 먹이는데, 애매하게 남았거나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에도 양파, 감자, 당근 등을 잘게 썰어 넣고 단호박단지에 쪄내면 부족한 양도 채워주고 영양식으로도 좋을 뿐 아니라 오리 기름이 단호박에 폭 배어 맛이 환상적이다. 
요즘 ‘하루 견과’가 유행이라 애들 먹이려고 사다놓았는데 생각보다 잘 먹지 않길래 단호박에 꽉꽉 채워 넣고 햇밤과 대추도 좀 더해서 꿀을 뿌리고 찌거나 오븐에 구웠더니 멋들어진 디저트가 완성됐다. 
얼마 전에는 추석 때 친정에서 얻어다가 냉동실에 묵혀둔 약밥을 이렇게 해서 해치웠는데 애들이 또 해달라고 난리다. 그래서 큰맘 먹고 약밥 만들기부터 시도해봤다. 한국의 맛 연구소에서 배운 레시피를 나만의 방법으로 응용한 초간단 약밥 만들기, 그리고 약밥단호박찜에 도전해봤다.

약밥단호박찜
약밥을 제대로 만들려면 방법은 어려울 것이 없는데 정말 공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해놓은 약밥을 먹어보면 깜짝 놀란다. 우리가 지금까지 먹어온 약밥은 진짜 약밥이 아니었구나, 깨닫게 된다. 대충 쪄낸 찰밥에 캐러멜과 통조림 밤으로 맛을 낸 시판 약밥과 집에서 제대로 만든 약밥은 차원부터가 다르다. 정말 맛있다.

약밥 만들기
재료​ 참기름 ½큰술 , 꿀 1큰술, 찹쌀 2컵, 밤 10개, 잣20개, 말린 대추 10개, 황설탕 2큰술, 진간장 2작은술
how to cook
➊​​ 부재료 준비 
밤은 속껍질을 벗겨 반으로 자른다. 원래는 밤에 황설탕과 물을 넣고 살짝 삶아 쓰기도 하는데 햇밤은 달아서 그냥 사용해도 좋다. 말린 대추는 꼭지를 따고 씻어서 물기를 닦은 뒤 돌려 깎아 씨를 발라내고 적당히 썬다. 대추씨는 냄비에 담아 물을 자작하게 붓고 은근한 불에 푹 끓인 다음 체에 밭쳐 약밥에 넣는다. 바로 이것이 캐러멜 역할을 하는 중요 포인트다. 잣은 이쑤시개로 고깔을 떼고 물에 살짝 씻어 물기를 닦는다.
​ 찹쌀 찌기 
찹쌀은 2시간 정도 불린 뒤 김 오른 찜통에 베보자기를 깔고 찐다. 30분쯤 지나 어느 정도 익으면 손으로 물을 한 번 뿌린 뒤 고루 섞어서 10분간 더 찐다. 밥알이 말갛게 익으면 큰 양푼에 쏟는다. 전기밥솥의 잡곡밥 기능으로 쪄내면 간편한데, 이때는 찹쌀을 1시간 정도만 불리고 물도 너무 많이 잡지 않도록 주의한다.
​ 양념하기 
쪄낸 찰밥에 참기름, 꿀, 황설탕, 진간장, 대추씨 끓인 물을 넣고 나무 주걱을 세워서 밥알이 으깨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고루 버무린다. 밥알 하나하나에 양념이 고루 스며들면 밤, 대추, 잣을 넣고 섞은 뒤 편평한 그릇에 담아 1시간 정도 중탕한다. 원래는 양념을 섞을 때 참기름과 꿀을 반만 넣고 4시간 정도 충분히 중탕한 다음 나머지 참기름과 꿀을 넣은 다음 3~4시간 더 쪄야 좋은 약식이 된다. 하지만 위에 설명한 과정대로만 해도 시판 약식보다 세 배쯤은 더 맛있어진다.

약밥단호박찜 만들기
단호박을 한 사람 앞에 하나씩 줄 요량이면 주먹만 한 미니 단호박을 사용한다. 단호박이 좀 크다 싶을 때는 보트 모양으로 잘라 나눠 줘도 좋다.
재료 단호박, 약밥, 꿀 적당량

how to cook
➊​단호박 윗부분에 6각형으로 과도를 찔러 넣어 뚜껑을 따낸 뒤 숟가락으로 속을 파낸다.
갓 지은 약밥은 그대로 채워 넣고, 냉동실에 두었던 것은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 녹인 뒤 넣고 꿀을 약간 뿌린다.
단호박 뚜껑을 덮어 김 오른 찜통에 20분 정도 찌거나 전자레인지에 30분 정도 돌린다.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단번에 푹 들어가면 익은 것. 

정혜숙의 쿠킹 노트
한창 자랄 때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고 하면 어머니는 헛헛한 속을 채워야 한다며 오곡을 넣은 찰밥을 해주시곤 했는데, 오며 가며 식은 찰밥을 뜯어 먹으면 정말 속이 든든했다. 
요즘 같은 선선한 날씨에는 아이들 식욕이 한창 좋을 때다. 찹쌀에 햇밤이며 대추, 잣을 넣어 약식을 만들어두고 출출할 때 먹이면 든든한 간식으로 그만. 냉동해둔 것은 전자레인지에 살짝만 돌려 단호박에 채워 넣고 찌면 촉촉하니 새로 한 것 같고 영양 균형도 잘 맞는다. 
이것도 귀찮을 때는 냉동실에서 꺼내자마자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약밥을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말랑말랑한 간식이 된다.

  • 정혜숙 씨는요…
  • 요리잡지 <에쎈>의 편집장이자 <베스트베이비> 전 편집장으로 8살 현서와 6살 민서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맞벌이맘이 다 그러하듯 시간을 쪼개가며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지지만, 입 짧은 두 딸이 맛있게 많이 먹고 예쁜 똥 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그녀. ‘쉽고, 빠르고, 맛있고, 예쁘게’ 아이 밥상 차리는 요령을 연재한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애매하게 남은 재료 대충 넣고 만들어 생색내는 단호박 요리 레시피를 공개한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요리ㆍ글
정혜숙
사진
이보리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