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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얼렁뚱땅 아이 밥상

아이들 밥 한 그릇 뚝딱~ 요술 카레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애매하게 남은 재료 대충 넣고 만들어 생색내는 단호박 요리 레시피를 공개한다.

 

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게 엄마의 소원…
아이들이 한두 숟가락씩 남긴 밥을 먹어치우느라 엄마는 군살이 늘어만 가고, 토실토실 살 좀 붙었으면 하는 두 딸은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밥이라며 밥알을 센다.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게 밥이던데!
아무튼 집집마다 아이들 밥 잘 먹게 하는 비장의 반찬이 있게 마련인데, 우리 집은 요즘 자주 해 먹는 메뉴 중 하나가 카레다. 개인적으로는 강황이 듬뿍 들어간 한국식 인스턴트 카레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자주 먹는다고, 남편은 군대 시절 생각난다며 싫어하는 터라 집에서는 거의 만든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캠핑지에서 비상용으로 가져간 카레를 해 먹게 됐는데 꺼내보니 하필이면 약간 매운맛 카레가 아닌가. 아이들이 맵다고 난리칠 게 뻔해서 궁리 끝에 생각해낸 것이 토마토카레. 

볶아 먹고 구워 먹고 그냥 먹으려고 넉넉히 가져간 토마토를 큰 것으로 두 개 정도 숭덩숭덩 썰어 넣고 먹다 남은 돼지고기와 자투리 채소를 넣어 카레를 끓였는데 새콤한 토마토가 씹혀 정말 환상적인 맛이 났다.
왜 밥을 매일 먹어야 하느냐며 반항하는 말라깽이 큰애도, 페리카나처럼 밥을 늘 물고 있는 땅꼬마 둘째도 찬밥 두 그릇을 뚝딱 먹어치웠다. “바로 이거구나!” 문득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친정어머니도 카레를 해주면 밥을 잘 먹는다며 자주 밥상에 올리시곤 했는데 내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먹어도 너무 먹는다’며 딱 끊어버린 것이 바로 카레였다.
강황을 비롯해 다양한 향신료를 배합하여 만든 카레가 최근 노화 예방과 항암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건강에도 좋고 밥도 잘 먹겠다 싶어서 다양한 메뉴를 궁리 중이니, 당분간 카레 메뉴 개발은 계속될 것 같다. 바라건대, 두 딸이 살찔까 봐 염려되어 밥그릇을 뺏게 될 그날까지 말이다.

토마토우유카레
일본식으로 변형된 인스턴트 ‘카레’가 아닌, 정석으로 만들려면 커리분말을 이용해야지만, 맞벌이 엄마에게 오리지날 레서피는 좀 무리가 있다. 인스턴트 중에도 ‘노란’ 카레 제품을 추천한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순한맛을 권하지만, 다섯 살쯤 돼서 김치도 잘 먹는다면 약간 매운맛도 괜찮다. 

토마토를 듬뿍 넣고 우유를 넣어 끓이면 매운맛을 순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맛이 더 산뜻하면서도 풍미가 좋아진다. 우유 대신 플레인 요쿠르트를 넣어도 맛있다. 카레는 밋밋한 순한맛보다 다소 매콤한 맛이 식욕을 돋워주고 감칠맛도 더 좋은 것 같다. 아이의 연령과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재료​ (4인 가족) 인스턴트 카레(100g, 약간 매운맛) 1봉지, 토마토(큰 것) 2개(300g), 소고기(안심) 200g, 마늘 5쪽, 양파(중간 크기) 2개(250g), 감자(큰 것) 1개(200g), 당근(중간 크기) ½개(70g), 올리브유 2큰술, 물 3컵(600㎖), 우유 ⅔컵(65㎖)

 

 

how to cook

➊​​ 고기 준비

고기는 안심을 쓰면 부드러워 어린아이들이 먹기 좋은데, 기름기가 적은 앞다리살이나 우둔도 괜찮다. 돼지고기 역시 삼겹살보다는 기름기 적고 부드러운 목살이나 안심 등이 적당하다. 닭가슴살과 껍질이 있는 닭다리살도 탄력 있고 부드러워 아이들이 좋아한다.
​ 재료 썰기 

고기를 비롯한 채소는 손질해서 조금 큼직큼직하게 썬다. 요즘 엄마들이 아이들 먹을 것은 너무 잘게 써는 경향이 있는데, 오래 씹어 먹어야 두뇌 발달에도 좋고 소화도 잘된다. 또한 큼직하게 썰수록 육즙이나 수분이 덜 빠져나와 음식도 맛있고, 씹는 동안 식품 고유의 식감과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게 된다. 토마토는 열십자로 칼집을 넣어 자작하게 물이 끓는 냄비에 넣고 뚜껑을 덮어 잠시 두면 껍질을 손쉽게 벗길 수 있다. 카레를 끓이다 보면 쉽게 풀어지므로 8등분 정도로 큼직하게 썬다.
​ 기름에 재료 볶은 뒤 끓이기 

뜨겁게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통마늘을 길이로 반 잘라 넣고 볶는다. 마늘은 취향에 따라 생략해도 된다. 건강에 좋은 마늘은 고기 누린내도 없애주고 카레에 통으로 넣어 익히면 달콤한 맛이 나서 우리 애들은 맛있게 잘 먹는다. 마늘이 적당히 익으면 고기를 넣어 핏물이 가시도록 볶은 뒤 토마토를 비롯한 나머지 채소를 넣고 기름이 고루 어우러지게 볶다가 물을 붓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 카레 넣고 우유 넣어 마무리

감자가 다 익으면 불을 끄고 카레가루를 넣어 고루 푼 다음 불을 켜고 중불에서 한소끔 끓인 뒤 마지막으로 우유를 넣는다. 아이들 식성에 따라 우유를 가감해서 농도를 조절하는 것. 잠시 후 불에서 내리면 카레가 완성된다.

tip 하나 더! 카레 더 맛있게 먹는 법
원래는 인도에서 왔지만 카레를 마치 국민 음식처럼 즐겨 먹는 일본에서는 주부들마다 ‘나만의 비법’에 자부심을 가질 정도. 카레에 꿀이나 사과를 갈아 넣어 풍미를 돋우고, 우엉이나 토란 등 평소 즐겨 먹는 채소를 넣기도 한다. 이처럼 그때그때 집에 있는 자투리 재료나 아이들에게 평소 먹이고 싶었던 재료들을 카레에 넣으면 좋다.
요즘 건강에 좋다고 유행하는 병아리콩도 카레와 잘 어울리고, 완두나 햇콩도 삶아서 넣으면 아이들이 잘 먹는다. 곧 있으면 토란철이 돌아오니 탕 끓이고 남은 게 있다면 카레에 한번 넣어보자. 부드러운 식감이 감자보다 몇 배 더 맛있다. 애호박이나 단호박도 카레와 잘 어울리는 채소.
<심야식당>이란 유명한 일본 만화책을 보면 ‘어제 카레’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식은 카레 또한 나름의 풍미가 있다. 단, 갓 지은 따끈한 밥에 곁들여야 제맛이다. 그리고 디테일에 강한 일본 주부들은 먹다 남은 카레를 냉장고에 보관할 때 감자는 골라낸다고 한다. 다시 데우다 보면 감자가 파삭하지 않고 질척거려서 맛이 없기 때문. 우리 집의 경우엔 처음 먹을 때 아예 감자를 싹 골라 먹어 치운다. 생활 속의 작은 지혜라고나 할까.

 

 


  • 정혜숙 씨는요…
  • 요리잡지 <에쎈>의 편집장이자 <베스트베이비> 전 편집장으로 8살 현서와 6살 민서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맞벌이맘이 다 그러하듯 시간을 쪼개가며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지지만, 입 짧은 두 딸이 맛있게 많이 먹고 예쁜 똥 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그녀. ‘쉽고, 빠르고, 맛있고, 예쁘게’ 아이 밥상 차리는 요령을 연재한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레시피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애매하게 남은 재료 대충 넣고 만들어 생색내는 단호박 요리 레시피를 공개한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요리ㆍ글
정혜숙
사진
이성우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