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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얼렁뚱땅 아이 밥상

여름 입맛 돋우는 ‘애호박전’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메뉴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그 세 번째 시크릿 메뉴는 여름철 아이들 입맛을 돋우는 애호박전이다.


애들 먹이라고 애호박 아닐까?
여름이 일찍 찾아온 탓인지 벌써부터 더위 타는 사람들이 많다. 애들도 사람인지라 어른들 하는 노릇은 다 하는 모양이다. 한동안 곧잘 먹는다 싶었는데 날씨가 더워지니 입맛이 없는지 만날 아이스크림 타령만 하고 밥상머리에서 밥알을 센다. 이럴 때마다 엄마 속에서 천불이 난다는 걸 알까? 
기력 좋은 엄마들도 여름이 되면 불앞에 서는 게 무섭게 마련이나 이보다 더 무서운 게 아이들의 굳게 닫힌 입인지라, 기필코 주방에 들어가 요것조것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궁리하게 된다. 
우리 집 아이들이 잘 먹는 반찬은 바로 애호박전이다. 제철인 여름은 물론이고 사시사철 파는 흔한 채소라 자주 해 먹이게 된다. 애호박을 송송 썰 때마다 ‘애들 먹이라고 애호박 아닐까?’ 참 신통방통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고운 빛깔이며 매끈한 자태도 ‘애기 호박’이라고 이름붙일 만하지만, 살캉살캉 부드럽게 씹히는 맛 또한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동네 마트에서 1000원짜리 애호박 하나를 사다가 전을 부치면 만원어치의 가치는 할 정도로 근사한 요리가 된다. 한마디로 부가가치가 높은 음식이다.

밀가루옷 입혀 부친 애호박전
무더운 여름철에 애호박을 지지는 일이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손쉽고 빠르게 애호박을 부치는 요령을 궁리하게 됐다. 친정어머니는 평소 양은 도시락통에 밀가루를 담아두고 생선을 구울 때나 전을 부칠 때마다 사용하셨다. 
접시에 밀가루를 덜어서 사용하다 보면 흘리기도 하고 남은 것은 도로 담아둬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갈치나 조기를 구울 때도 옷을 입혀야 고소하고 기름이 튀지 않는다며 도시락통을 사용하셨는데, 나는 그것이 좀 꺼림칙해 보여서 대신 비닐봉지를 활용한다. 
애호박을 둥글게 썰어 물기를 닦고 밀가루 담은 비닐봉지에 넣어 뒤섞은 뒤 탁탁 털어내면 조금이나마 수고를 덜 수 있다. 남은 밀가루는 입구를 꽁꽁 묶어 냉동실에 넣어두면 된다.
아무튼 참 아이러니하게도 엄청나게 무덥거나 비가 와서 후덥지근한 날 땀 뚝뚝 흘리며 지져낸 애호박전은 특히나 맛이 좋다. 찬 보리차에 물 말아서 호박전을 내주면 두 딸내미 모두 군말 없이 한 그릇 뚝딱 비워낸다. 요놈들도 고생해 만든 수고를 알아서일까?

재료 (4인 가족 한 끼 분량) 애호박 1개, 달걀 2개, 소금·식용유 적당량씩, 초간장이나 참기름간장 약간 

 
how to cook
➊​​ 달걀 풀기
옷을 입혀서 부치는 전을 만들 때는 달걀 먼저 푸는 것이 순서다. 매끈하고 빛깔 곱게 부치려고 달걀노른자만 사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남은 흰자는 버리자니 아깝고 용도가 마땅치 않다. 미리 소금을 넣고 풀어두면 흰자의 알끈이 삭으면서 달걀물이 부드러워진다. 노른자만으로 부치는 것처럼 샛노랗지는 않더라도 매끈하게 전을 부칠 수 있다.
​ 동글게 썰어 밀가루옷 입히기 
애호박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고 0.5cm 두께로 썬다. 너무 두꺼워도 잘 익지 않고, 너무 얇으면 씹는 맛이 덜하다. 소금을 뿌려 물기를 뺀 뒤 전을 부치기도 하는데, 그냥 부치는 것이 아삭아삭하고 아이들 먹기에도 간이 적당하다. 칼질한 애호박은 키친타월로 대강 닦아 밀가루 담은 비닐봉지에 흩뿌려 넣은 뒤 주무르며 흔들면 밀가루가 고루 묻는다.
​ 달걀물 묻히기
이렇게 옷을 입힌 애호박은 자체의 수분 때문에 밀가루가 두껍게 묻는 단점이 있다. 비닐봉지를 펼쳐놓은 다음 호박을 꺼내기 전 손바닥에 대고 탁탁 쳐서 여분의 가루를 털어내고 달걀물에 넣는 게 요령.

 
​ 기름 두르기
식용유를 적당히 둘러 중불에 팬을 달구는데 기름이 너무 많으면 지글지글 끓으면서 전이 지저분하게 되고, 또 너무 적으면 전이 말라버린다. 팬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 2큰술 정도가 적당한 듯.
​ 전 지지기
팬 위에 손을 대보아 따끈하다 싶으면 애호박을 넣는데 이때 바닥면의 달걀이 익었다 싶으면 바로 뒤집는 것이 전을 예쁘게 부치는 요령. 마냥 놔두면 달걀물이 아래로 흘러내려 가장자리가 너덜너덜하게 된다. 뒤집은 한쪽 면의 달걀옷이 마저 익으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한 번씩 더 뒤집은 뒤 꺼낼 것. 살짝 덜 익힌 듯한 게 너무 익힌 것보다 훨씬 맛있다.
​ 초간장이나 참기름간장 곁들이기
밑간을 하지 않고 달걀물에만 살짝 간을 했으므로 식초를 약간 섞은 간장이나 참기름·참깨를 넣은 간장을 곁들여 찍어 먹으면 간이 딱 적당하다.

믹서에 갈아서 부친 애호박전
옷을 입혀 지지는 애호박보다 훨씬 간편한 방법으로 애호박전을 맛있게 먹일 수 있는 방법이다. 냉장고에 오래 두어서 시들해지거나 갈변한 애호박을 처리하기도 좋은 메뉴. 애호박, 밀가루, 물을 한데 갈아서 부치면 감자전처럼 구수하면서도 달큰하고 깔끔한 맛의 색다른 애호박전을 즐길 수 있다.

재료 (유아 2명 한 끼 분량) 애호박 ½개, 밀가루ㆍ물 4큰술씩, 소금 ⅓작은술, 식용유 적당량


how to cook
➊​​ 애호박 갈기
애호박을 숭덩숭덩 썰어 믹서에 넣고 물을 부은 뒤 밀가루를 넣어 곱게 간다. 물의 양은 적당히 가감해도 되는데 너무 되직하면 전이 두껍게 되어 맛이 덜하지만 부치기가 수월하고, 반죽이 질면 부치기는 까다롭지만 겉이 바삭하게 지지면 고소한 맛이 훨씬 좋다.
​ 팬에 기름 둘러 지지기
팬에 기름을 1큰술 정도 두르고 밀전병을 부칠 때처럼 키친타월로 문질러 기름을 고루 묻힌다. 그다음 애호박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 넣는데 동그랗게 모양이 잡히지 않았을 때는 숟가락 등으로 둥글게 펴준다. 한쪽 면이 익으면 뒤집어 마저 익히면 된다. 반죽이 끈적해서 잘 뒤집어지지 않을 때는 불을 약간 세게 해서 겉을 노릇하게 익히면 좀 수월하다.

tip 하나 더! 아이들에게 참 좋은 애호박
값싸고 맛있는 애호박은 여름이 제철이라 맛도 좋고 여름에 필요한 영양이 풍부하다. 이유식 중기부터 먹여도 될 만큼 알레르기 발생률이 낮고 소화 흡수가 잘되는데다, 한방에서는 위와 장을 보하고 기운을 돋우는 식품으로 추천하기도 한다. 영양학적으로는 비타민은 물론 아연, 망간 등 다른 식품에서는 얻기 힘든 미량원소가 많다고 하니 성장기 아이들에게 이만한 식품이 없지 싶다. 땀으로 영양 손실이 많은 여름철, 아이들 입맛을 살리고 기운을 돋우는 데 애호박을 적극 추천한다.

  • 정혜숙 씨는요…
  • 요리잡지 <에쎈>의 편집장이자 <베스트베이비> 전 편집장으로 8살 현서와 6살 민서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맞벌이맘이 다 그러하듯 시간을 쪼개가며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 지지만, 입 짧은 두 딸이 맛있게 많이 먹고 예쁜 똥 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그녀. ‘쉽고, 빠르고, 맛있고, 예쁘게’ 아이 밥상 차리는 요령을 연재한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늘 새로운 메뉴를 궁리하는 요리 전문지 <에쎈> 편집장의 꼼수 레시피. 그 세 번째 시크릿 메뉴는 여름철 아이들 입맛을 돋우는 애호박전이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요리ㆍ글
정혜숙
사진
이주현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