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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얼렁뚱땅 아이 밥상

내 맘대로, 봄 소풍 도시락

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아이 밥상은 뭔가 특별할 거라고 기대하진 말아주길. 하지만 시간 없고 솜씨도 없는데 어떻게 하면 잘 먹일까 고민 중인 맘이라면 참고해도 좋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고 싶다는 과욕 때문에 늘 잔머리를 굴려야 하는 그녀의 꼼수 요리를 공유한다.


꽃단장 유부초밥과 막무가내 꼬마김밥
회사일도 잘하고 아이들도 꼼꼼하게 챙기며 친구 같은 아내가 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은 아이들 진로 걱정을 하고 있는 판에, 이제야 초등학교에 들어간 첫째와 언니 따라 유치원을 옮기느라 적응 중인 둘째 뒷바라지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워낙 건망증이 심해 큰애 체험학습 날을 잊어버릴세라 회사 달력에 동그라미까지 쳐놨는데, 둘째 소풍을 그만 깜박 놓쳤다. 밤늦게 퇴근해 집에 가니 시어머니께서 도시락 찬거리 사왔냐고 물으신다(난감하다). 
그 길로 다시 나가 동네 슈퍼에서 유부초밥을 집어 들었다. 요즘 편리하게 나온 꼬마김밥 세트도 있지만, 그건 선뜻 손이 안 가서 그냥 내려놓았다. 둘째는 원래 김밥보다 유부초밥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소풍 도시락에 유부초밥만 넣어주면 왠지 성의가 없어 보인다. 소풍 하면 아무래도 김밥이니까. 그래서 집에 있는 재료로 대충 꼬마김밥도 같이 싸주기로 했다.

유부초밥
시판 식품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유부초밥만은 어쩔 수 없다. 단촛물 만들고 유부 조리고 하기에는 실력도 시간도 턱없다. 대부분 시판 유부초밥을 이용하기 때문에 애들 도시락에 유부초밥을 넣어주면 왠지 성의 없어 보이는 면이 있다. 
그래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유부에 밥을 넣고 고명을 묻혀서 꽃단장을 하는 것. 아이들이 먹기 좋게 반 자른 뒤 달걀소보로나 당근 다진 것을 묻히면 알록달록 보기에도 예쁘고 맛도 고소해진다. 

재료 (유아 2인분) 밥 ½공기, 시판 유부초밥(일반용) 1봉지, 달걀 2개, 당근 1토막, 소금 약간



how to cook
소풍 도시락은 미리 싸둘 수가 없으므로 아침에 싸려면 분주하다. 이때 달걀은 미리 삶아 다져두는 게 편리하다. 
고명으로 쓸 달걀소보로는 완숙으로 삶은 달걀을 황백으로 나누어 흰자는 곱게 썰어 체에 내리고 노른자는 바로 체에 내리는데 이 과정이 무척 번거롭다. 이럴 때 차퍼로 다지면 편리하다. 차퍼도 없고 체에 내리는 것도 귀찮다면 칼로 곱게 다질 것. 
달걀흰자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잘 닦아도 차퍼로 다지면 자체 수분 때문에 엉겨 붙을 수 있다. 그럴 때는 키친타월에 밭쳐두자. 전날 준비해둘 때는 랩으로 감싸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달걀흰자를 다지고 난 다음 달걀노른자와 당근도 차퍼로 다진다. 특히 달걀노른자는 체에 내린 것처럼 아주 곱게 된다. 
밥에 단촛물을 넣어 고루 섞는다. 도마에 유부를 줄지어 올려놓고 밥을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빚어 짝을 맞추면 편리하다. 크기도 들쭉날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유부나 밥 어느 한쪽이 남을 일이 없다. 
➏ 유부초밥을 가위로 반 자르면 단면이 두 곳 나온다. 여기에 달걀 흰자와 노른자, 당근 고명을 묻혀 색색이 담는다. 더 간편하게는 통깨나 깨소금을 한쪽에만 묻혀도 고소한 맛이 좋다. 통깨를 양쪽에 묻히면 아이들이 부담스러워하고 모양도 덜 예쁘다.

꼬마김밥
아이들이 밥투정을 하거나 동네 공원에 놀러 갈 때 자주 싸 주는 꼬마김밥은 냉장고 속 반찬만으로도 만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소풍 도시락은 아무래도 신경쓰이게 마련. 
밥은 깨소금으로 간하지만 모양내기는 일식 초밥 스타일로 한 가지 재료만 넣어서 삼색으로 구성한다. 
원래는 오이, 당근, 달걀말이, 이렇게 세 가지가 가장 일반적이지만 도톰한 달걀말이를 제대로 부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이럴 땐 슬라이스 치즈로 대체하면 간편하다.

재료 (유아 2인분) 김 1½장, 밥 1½공기, 슬라이스 체더치즈 1½장, 당근·오이 적당량씩, 깨소금·참기름 약간씩 

 

how to cook
오이는 껍질을 필러로 벗겨 반 가른 뒤 씨를 도려내고 아이들 새끼손가락 굵기로 길게 썬다. 당근도 같은 굵기로 길게 썰어 물을 조금 넣은 냄비에 소금을 넣고 팔팔 끓여 살캉거리게 데친다. 빛깔도 곱고 달큼한 맛이 생겨 아이들이 잘 먹는다. 
슬라이스 치즈는 반으로 잘라 3겹으로 겹친 뒤 손가락 굵기로 썬다. 물론 여유가 있다면 달걀말이를 해서 길게 썰거나 두툼하게 달걀지단을 부쳐서 이용하면 좋지만, 치즈도 꽤 쓸 만하다. 무엇보다 맛이 좋아 아이들에게 인기다. 
김밥의 성패는 뭐니뭐니해도 깨소금 간에 달렸다. 속 재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일반 김밥보다 조금 간간하게 깨소금을 듬뿍 넣고 참기름도 아낌없이 넣는다. 
아주 살짝 구운 김(또는 김밥용 김)을 반 잘라 김발 위에 놓고 양념한 밥을 편다. 이때 밥 양을 달걀 크기 정도로 일정하게 올리면 김밥 굵기가 고르게 되어 훨씬 예쁘다.
밥을 고루 펴고 가운데에 준비한 재료를 일렬로 놓고 단단하게 만다. 
김밥에 참기름을 발라 한입 크기로 썰어 도시락에 색깔을 맞춰 담는다. 


  • 정혜숙 씨는요…
  • 요리잡지 <에쎈>의 편집장이자 <베스트베이비> 전 편집장으로 8살 현서와 6살 민서 예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맞벌이맘이 다 그러하듯 시간을 쪼개가며 동분서주해야 하는 처지지만, 입 짧은 두 딸이 맛있게 많이 먹고 예쁜 똥 눌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그녀. ‘쉽고, 빠르고, 맛있고, 예쁘게’ 아이 밥상 차리는 요령을 연재한다.

요리잡지 <에쎈> 편집장의 아이 밥상은 뭔가 특별할 거라고 기대하진 말아주길. 하지만 시간 없고 솜씨도 없는데 어떻게 하면 잘 먹일까 고민 중인 맘이라면 참고해도 좋다. 밤샘과 야근의 나날 중에도 아이들을 야무지게 먹이고 싶다는 과욕 때문에 늘 잔머리를 굴려야 하는 그녀의 꼼수 요리를 공유한다.

Credit Info

기획
황선영 기자
요리ㆍ글
정혜숙
사진
이주현
일러스트
경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