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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첫 이성 친구

“아빠밖에 모르던 딸아이가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했대요.” “좋아하는 친구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펑펑 울어요.” 이성에 눈뜬 아이로 인해 ‘멘붕’ 상태에 빠진 엄마를 위한 친절한 답변.


“엄마, 나는 OO랑 결혼할꺼야!” 마음에 두고 있는 유치원 친구에 대해 종알종알 얘기하는 아이를 보면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가도 아이의 서슴없는 애정 발언에 걱정부터 드는 게 부모 마음이다. 

5~6세 아이들에게 ‘친구’란 나를 재미있게 해주고 내가 재미있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있다. 안정된 자아상을 갖추었기 때문에 다른 친구와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엄마 아빠와 노는 것보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생활에서 친한 친구를 만들기도 하는데, 만 4세 무렵에는 자신의 성을 명확하게 인지하면서 이성에도 눈을 뜨기 시작한다. 

그 전까지 이성 친구는 ‘함께 노는 친구’라는 개념이 컸지만, 6세를 기점으로 이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하는 것. 성이 다른 여러 명의 친구들 중에 한두 명을 더 마음에 들어 하기도 하고, 놀이를 할 때 각자 성 역할을 확실히 구별하거나 다른 성을 가진 친구들에게 심하게 장난을 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성인이 갖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는 분명히 다르다. 자기 인식의 명령을 내리는 주체인 뇌는 6세 전후로 남자의 뇌, 여자의 뇌로서 특성이 더욱 강해진다. 성에 대한 특성이 뚜렷해지면서 나와는 다른 이성 친구에게 관심을 가지고 의식하는 것.

이때 부모는 아이의 질문을 피하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알아들을 수 있게 잘 설명해줘야 한다. 부모와 아이간의 의사소통 폭이 넓을수록 아이가 이성에 대해 이해하기 쉽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Q 요즘 부쩍 좋아하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겠다고 해요. 어떻게 말해주는 게 좋을까요?
A 아이는 현재 자신이 가장 친근감을 느끼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이 곧 결혼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OO를 많이 좋아하나 보구나. 그렇지만 아직 어려서 결혼할 수가 없어. 결혼은 엄마 아빠처럼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거야. 결혼할 수 있는 나이는 법으로 정해져 있거든. OO가 좋으면 지금처럼 친한 친구 사이로 잘 지내면 돼”라고 설명해주세요.

Q 5세 딸아이의 결혼 상대가 매일 바뀌어요.
A 이 시기 아이는 결혼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단지 마음에 드는 친구와 함께 있고 싶다는 의미인 거죠. 친구를 향한 좋고 싫은 감정을 결혼을 한다, 안 한다는 말로 표현하는 겁니다. 어느 날은 잘해주니 결혼하겠다고 했다가, 다음 날은 마음에 들지 않아 결혼하지 않겠다는 식이죠. 

감정 조절이 빠른 아이들이 그런 말을 자주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며 이유를 물어보고 그 이유가 혹시 아이에게 스트레스는 아닌지 살펴보세요. 6~7세가 되면 결혼의 의미를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이성의 존재를 받아들일 겁니다.

Q 우리 애가 좋아하는 친구가 다른 아이하고만 논대요. 침울해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주는 게 좋을까요?

A 우선 “많이 속상했겠구나. 엄마도 어렸을 때 좋아하는 친구가 다른 친구랑 놀면 마음이 슬펐어”라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세요. 그리고 그 친구가 놀아주지 않아도 여전히 소중한 엄마 아들(또는 딸)이라는 걸 설명해주세요. 

한 친구와만 놀고 싶어 하는 것은 아이의 성향입니다. 아이의 성향을 알고 미리 대처하면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어요.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또 한 친구와만 사귀는 것이 어떤 단점이 있는지, 입장을 바꿔 다른 친구가 자기하고만 놀자고 하면 어떤 마음이 들지 등을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눠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아이가 짝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한 친구가 마냥 좋대요.
A 부모는 아이가 이성 친구에게 외면당할까 봐, 마음속 깊이 상처를 입을까 봐 걱정하지만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에게 이성에 대한 개념은 ‘사랑’보다 ‘공감’의 의미가 크며, 아이들의 마음은 쉽게 움직이기 때문이죠.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고백 전이라면 상대 친구에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미 고백했다면 자칫 상처를 입지 않게 격려해주시면 됩니다.

Q 딸아이가 남자 친구는 무조건 다 싫대요.
A 이성 친구에 대해 반감을 갖는 경우는 대부분 놀이 방식이나 언어 사용, 행동이 자신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이유를 들어보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세요.

“아빠, 할아버지, 삼촌도 남자지? OO는 남자들하고도 잘 지내잖아.” 이런 식으로 아이 주변의 친숙한 남자를 예로 들어 설명하거나 엄마와 아빠가 자연스럽게 스킨십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Q 평소 쑥스러움이 많은 아이인데 여자 친구들 앞에만 서면 돌변해서 뽀뽀도 하고 포옹도 서슴없이 해요.
A 이성 친구에게 잘해주거나 과잉 행동을 보이는 것은 자신과는 다른 외모와 성향의 사람에 대한 호감의 표시이므로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부끄럼을 많이 타는 아이가 유독 이성 친구 앞에서 돌변한다면 애교가 많거나 집에서 엄마 아빠가 서로에게 하는 행동을 보고 배웠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성 친구에 관해서는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죠. 

그러나 표현이 지나칠 경우 아이가 거부감을 가질 수 있으므로 불편하지 않게끔 엄마가 조절해주세요. 과한 애정 표현 대신 좋아하는 간식 나눠 먹기, 카드 쓰기 등으로 마음을 전달하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여자 친구와 엄마아빠 놀이를 하면서 신체 접촉을 해요. 그냥 두어도 되나요?
A 아이들이 놀면서 신체 접촉을 한다고 해서 놀이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됩니다. 만약 뽀뽀나 포옹 정도가 아니라 성기를 만지거나 보여주는 행동을 할 때는 너무 놀라지 말고 “이 인형으로 대신해볼까?”라는 식으로 무심한 척 타이르는 것이 좋습니다.

약 호기심에 이성 친구의 성기를 만지려 한다면 “아기씨를 만드는 소중한 곳이니까 함부로 만져서는 안 돼. 다른 사람이 네 성기를 만지려고 할 때도 만지게 해서는 안 된단다.”라고 이야기해주세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같이 놀 때는 문을 닫고 놀지 않게 하고, 아이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거리를 두고 어떻게 노는지 잘 관찰하세요.

Q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가 다른 친구를 좋아한대요.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말해줘야 하나요?
A 이 시기에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쉽게 마음이 상합니다. 특히 친구 관계에서 자신에게 향하던 애정이 다른 아이에게 향하면 질투심이 생기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죠. 

친구와의 관계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아이일수록 질투심이 강할 수 있는데, 이때는 아이와 엄마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질투심을 느끼는 이유가 뭔지 물어본 뒤 다른 친구도 그 친구를 좋아할 수 있고, 아이 또한 다른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세요.

Q 7세 아이가 이성 친구에게 관심이 없어요.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요?
A 본래 유아의 또래 관계에서는 이성보다 동성 또래 집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자신과 놀이 취향이 다른 이성 친구보다는 취향이 같은 동성 친구에게 관심을 갖는 거죠. 이성보다는 동성 친구와 노는 걸 즐기는데, 이러한 성향은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계속됩니다. 

아이가 이성에 관심이 없다고 억지로 접촉하게 하면 오히려 거부감이 커질 수 있어요. 다양한 사회생활을 통해 모든 친구와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는 걸 경험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아이가 성적 고정관념을 갖고 특정 놀이에 참여하지 않거나 ‘남자 놀이’, ‘여자 놀이’를 규정해 반대 성에 해당하는 활동이나 놀이를 거부한다면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놀이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은연중에 남녀의 차이를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되짚어보세요.

“아빠밖에 모르던 딸아이가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했대요.” “좋아하는 친구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펑펑 울어요.” 이성에 눈뜬 아이로 인해 ‘멘붕’ 상태에 빠진 엄마를 위한 친절한 답변.

Credit Info

기획
김은혜 기자
일러스트
경소영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