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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 + style

On December 01, 2011

나 독고진이야, 한마디는 올해의 대사로 손색없었다. 사실 차승원이 뭔가 보여줘야 할 때였다. 9회 말 투아웃에 타석에 선 4번 타자가 친 굿바이 역전 홈런. 차승원은 올해 홈런 쳤다.



차승원은 사진 찍힐 줄 안다. 그동안 만난 이름깨나 있는 배우들 중에 발군이다. 그도 알고, 사진가도 안다. 무심하게 서서 미세하게 움직인다. 야간 침투하는 특수부대원이 하룻밤에 1m를 움직이듯이 그렇게. 그러면서 그는 카메라 렌즈로 침투한다. 그 미세한 변화 속에, 좀 과장하면 여러 감정이 뒤섞인다. 이때 차승원이 한마디 한다. 이건 좀 순수해 보이는데? 압축-폭발-배기가 일어난다. 다시 압축. 그가 서 있는 스튜디오의 흰 공간은 크다. 누구든 혼자 서 있으면 덩그러니 놓인 기분일 게다. 하지만 차승원이 다시 들어서자 채워진다. 단지 서 있을 뿐인데도. 차승원이라는 배우의 역량이다. 빈틈이라곤 찾을 길 없는 그가 입을 연다. 위기란다. <최고의 사랑>으로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직후인데? 마저 듣는다. 예전에도 위기였고, 지금도 위기란다. 엄격하다. 그의 턱선이 날렵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에이어워즈를 받는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좋다. 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해에 기억할 만한 인물이었다는 건 기분 좋은 거다. 한마디로 수확이다.
올해를 시작할 때 연말을 이렇게 마무리할 거라고 예상했나?
전혀. 올해 초는 별로 안 좋게 시작했다. <아테나-전쟁의 여신>을 끝내고 나서 굉장히 우울했다. <아테나> 중반부터 빨리 가벼운 장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장르 뭐하세요 하고 물을 때 정해진 것이 없는데도, 막연히 로맨틱 코미디를 할 것 같다고 했는데 정말 한 거다. 갑자기 <최고의 사랑>이 들어왔다.
그동안 너무 무거운 배역을 연달아 맡아 지친 건가?
아니다. 장르가 무겁고 가볍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가벼운 장르도 소진되는 부분이 있다. 무거운 장르들은 나 혼자 이끌어가는 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다지 내가 확 뭘 못했다. 그런 것에 대한 갈증을 <최고의 사랑>에서 푼 거다. 작품을 선뜻 못 정한 게, 딱히 마음에 드는 작품도 없었지만 조금 쉬었다 해야겠다고 생각해서다.
사람들이 <최고의 사랑> 독고진에 환호했다. 처음 대본을 볼 때 이런 반응을 예상했나?
대본 보면서, 이거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희한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겠는데? 이렇게 생각했다. 그동안 보지 못한 캐릭터, 내가 늘 꿈꿔온, 줄타기 같은 희비극을 오가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을 듯했다. 극에서 코미디와 정극을 넘나들 때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생길 거란 걱정은 없었다. 이미 나란 사람은 이것도, 저것도 해봤으니까. 그냥 그 장면에 대해서 생각했다. 앞으로도 그럴 거지만, 코미디는 조금 무겁게, 무거운 장르는 조금 가볍게 맞춰나갈 거다.
촬영장이나 화보 촬영 현장에서 보던 실제 모습이 <최고의 사랑>에서 자연스레 묻어나 즐거웠다. 자유롭게 마음껏 풀어헤친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는 층과 드라마를 보는 층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얼마 전 <완득이>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연기는 똑같은데, 영화는 확실히 좀 더 조심해서 연기해야겠다고. 하나하나 많이 생각하며 연기해야겠더라. TV는 틀어놓고 보다 안 보다 하지만 영화는 집중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좀 튄다. 드라마는 1, 2회 캐릭터를 잘못 잡은 것 같으면 다음 회에 만회할 수 있다. 영화는 그게 안 되니까.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 안 했는데 요즘 그런다. 그러니 영화는 잘 선택해서 해야 한다. 100% 다 잘하는 게 아니라, 120% 잘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 때 영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 드라마가 편할 때가 있다. 이것저것 해보니까. 이거 안 되면 요거 해보고, 좀 더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힘을 뺀 역할과 모습에 대중이 열광했다.
어떤 배우들은 몇 시간 전부터 막 준비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게 안 된다. 순간적으로 확 뭔가를 했을 때 훨씬 더 연기도 밀착감이 있다. 이건 성격인 것 같다. 내일모레 중요한 장면을 찍는다고 그때부터 분위기 잡으면 안 된다. 이미 그전에 다 생각해 놓고, 현장에선 별거 아니야, 하며 할 때 오히려 사람들이 반응한다. 이건 배우에 따라 스타일이 다르다.
드라마 대본을 받으면 세로로 출력해 본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제본된 대본은 여러 장을 넘겨야 하는데 A4 용지로 뽑으면 길지 않은 이상 한 장에 한 신이 들어간다. 나만의 숙지법인데, 난 어떤 글자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하는 것까지 암기한다. ‘나는 독고진이고 특별한 사람이야’라는 대사가 세로 A4 용지 두 번째 줄 오른쪽에 있는 것까지 안다. 대사를 외우는 걸 넘어, 그게 어디 위치하고, 다음에 어떤 배우가 어떤 말을 하고 지문이 어떻고 하는 것까지 다 기억하는 거다. 대사를 완벽하게 외우지 않아야 연기를 잘한다고 하는 배우가 있지만, 나는 아니다. 대본을 보면 볼수록, 훨씬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는 나름의 철칙이 있다. 드라마 대본은 보면 볼수록 연기가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대신 영화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대본보다는 감독하고 소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드라마는 대본대로 가니까. 배우가 캐릭터를 만들어서 연기하고, 연출자는 전체 그림을 짠다. 특별히 모나지 않는 이상 웬만큼 경력 있는 배우에겐 디렉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영화는 확실히 감독의 성격, 살아온 습관이 주인공한테 스며든다. A라는 인물이 B라는 길로 가는 게 누가 봐도 좋지만 감독이 A라는 길로 가야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감독과 소통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동안 필모그래프를 보면 지루할 만하면 꼭 터뜨리는 순간이 있었다. <최고의 사랑> 독고진도 그랬고. 물론 그러니까 당연히 10년 이상 연기한 거겠지만,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번에도 안 됐으면 농사졌을 거다.(웃음) (매니저를 가리키며) 당신 나하고 농사져야 했어!
그런 순간마다 어떻게 선택했나? 본능적인 감각인가, 철저한 계획인가?
늘 그런 요소가 있다. 내가 하는 작품에 소소한 웃음거리가 포진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작품은 잘 안 된다. 그게 너무 과한 작품도 안 된다. 진지하고 무거운 것도 좋은데 그것만으로는 별로 재미가 없어요, 당신의 다른 매력도 보여줘요 하는 거 같다. 그래서 아주 진지하더라도 재미있는 요소를 넣을 수 있는 작품을 골라야 한다. 그런 선구안이 예전보다는 나아지지 않았을까? 어떤 시나리오는 대본은 좋은데 나와는 어울리지 않더라. 예전 같으면 대본이 좋으니 했을 거다.
언젠가 이젠 멋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이제 그 욕구를 충족하고 나서 새로운 방향성을 터득한 건가?
멋있는 거로만 승부할 순 없으니까. 멋졌다가 웃겼다가, 멋졌다가 웃겼다가.(웃음) 결국 위트와 유머가 있는 역할이다. 역시 그런 역이 내가 하기에 좋다고 생각한다. <구르믈 버서난 달>이나 <포화 속으로>를 촬영하면서 스스로 계속 답답하다고 느꼈다. 다른 게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독고진 같은 역할은 몇 번 더 해도 되겠다.


한 번 써먹은 거니까 안 써먹어야지, 이런 건 없다. 요새 들어 배우로서 한 작품 끝내고 쉬는 동안 좋은 글(시나리오)을 보면서 언제 들어갈지 준비하는 과정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좋은 글을 만나 분석하고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하는 과정이 예전보다 지금 훨씬 더 절실하다. 좋은 글, 좋은 사람을 만나 어떻게 해볼까 생각하는 재미를 예전보다 점점 더 느낀다.
예전에 만났을 때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남자는 각이지’ 하며 턱선이 날렵한 사진을 좋아하더라.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한편 그런 모습을 보며 자신에게 엄격하단 느낌도 들었다.
성향이다. 사람의 외형은 확실히 성향에 따라서 변하는 것 같다. 습관, 성격이 좌우하니까. 난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노력보다 습관적이다. 그 외의 것들은 나랑 맞지 않는 습성이라고 여겼다.
듣고 보니 외모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엄격할 듯하다.
그러려고 노력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게으름이다. 나랑 연관되지 않은 사람은 상관없지만, 나랑 연관되어 있는 사람이 게으르면 서로 영향을 주니 중요하게 여긴다. 게으르던 사람이 부지런해질 순 없다. 게으른 사람은 게으르다. 자기 딴에는 부지런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주 게으른 것과 조금 게으른 것의 차이일 뿐이다. 예전에 난 엄청나게 술을 많이 마셨다. 그러다 어느 순간 술 마시고 한참 누워 있는 게 굉장히 싫어졌다. 부지런히 자꾸 일을 만드는 사람은 그 습관과 습성이 몸에 배어 중요한 일이 왔을 때 빨리 임한다. 그런 준비가 필요하단 거다. 좋은 시나리오가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시나리오를 선택할 수 있는 눈도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미미하지만 늘 뭔가를 생각하고, 살아 있는 동안에 움직이려고 한다. 오랜 시간 습관으로 배어 있었으니까.
차승원 하면 멋진 남자라고 모두 인정한다. 그런 말을 들으며 살아온 당사자로서 멋진 남자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외형적인 걸 떠나서,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아주 단순한 차이인데, 다른 사람이 해도 되지만 그 사람이 했을 때 확연하게 드러나는 사람.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걸 내가 했더니 확실하게 격차가 나서, 이래서 이 사람이 값어치 있구나, 생각하게끔 하는 남자. 멋있는 남자는 값어치가 있는 남자다. 또 물건이든 뭐든 볼 때 문제점을 아예 모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조목조목 짚어내는 사람이 있다. 남자는 좀 그런 면이 있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는 남자. 그 사람의 목소리가 커져도 짜증이 나는 게 아니라 일리 있는 말이라고 느끼게 하는 남자. 그게 힘이다. 그래야 결정적인 순간에 자기 목소리를 내서 일을 잘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다가 힘에 부쳐 뻥을 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사기다. 누군가 10을 해줄 듯이 얘기했는데 막상 7밖에 못 주면 불신이 생긴다. 그럼 그 사람은 능력이 안 되는 3을 채우기 위해 다른 방법을 취한다. 다른 걸로 자기를 포장한다. 그런 것들이 계속되면 남자로서 동행할 수 없다는 낙인이 찍힌다.
사실 3이 포장인지 아닌지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포장인지 아닌지 모를 수도 있고, 유혹에 빠지기도 쉽다. 배우란 자리가 그렇지 않나?
나라고 왜 욕심이 없겠는가. 내가 할 수 없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분명히 판단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가장 어려운 건 자기 값어치를 스스로 매기는 거다. 배우는 어떻게 보면 자신감일 수도, 허세일 수도 있으니까 정확히 매겨야 한다. 그 값어치가 안 될 땐 과감히 접어야 하는데 욕심이 생긴다. 배우는 협업하는 직업이니까. 협업하더라도 자기 건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지 누가 대신해줄 순 없다. 배우가 연기로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
그동안 연기하면서 그런 고민에 빠진 적 있나?
물론 늘 고민하고 있다. 일단 마음은 뚫고 가려고 하는데, 잘 안 풀릴 때도 있고 그냥 넘어갈 때도 있다. 늘 위기였다. 지금도 위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만족합니다! 할 순 없지 않나. 지금 나한테 딱히 좋은 작품이 안 들어왔거든. 그럼 나한테 위기다. 언제 들어올지 어떻게 아는가. 난 지금 위기다.
이번에 서울 컬렉션 때 런웨이에 섰다. 거의 매년 선다고 들었다. 꾸준히 모델로서 런웨이에 서는 게 차승원만의 어떤 의식 같단 생각도 들었다.
설 수 있을 때 서는 거다. 설 만하지 않은데도 서는 건 아니다. 그리고 모델로 서는 거다. 모델로 설 만할 때, 내가 생각하기에 아직 괜찮다고 여길 때 선다.
실제로 본 사람마다 남다르다고 칭찬하긴 하더라.
잘하겠지 20년인데. 난 컬렉션 보러 온 사람 이름도 적을 수 있다. 런웨이를 걸으면서도 다 본다. 어느 쪽으로 서면 정확히 조명이 어디로 닿는지 아니까. 난 연예인들이 런웨이에 서는 건 싫어한다. 쭈뼛쭈뼛 나와 온전한 패션쇼를 망쳐버린다. 패션쇼 모델로 나왔다면 그곳에 어우러져야 하는데 다른 모델하고 동떨어진 사람들이 나와서 아는 사람 왔다고 인사하는,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상황이 싫다. 그곳은 컬렉션이다. 바이어들이 있는 컬렉션. 컬렉션은 모델을 보는 게 아니고 옷을 보면서 주문하는 곳이란 말이다.
보통 모델 출신 배우들이 다시 런웨이에 서는 걸 꺼린다.
싫어하겠지. 가치로 따져볼 때, 모델로 인식되는 게 싫으니까. 모델과 배우를 비교해볼 때, 배우가 넓고 깊다고 인식되어 있으니까. 모델로 서면 단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자신이 이러면 배우로 가는 데 장애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거 같다. 난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들이 연기를 잘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또 좋은 걸 하고 있지도 않고.
근육통 CF를 보다가 후배가 그러더라. 차승원이라는 배우는 골프 CF와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골프와 어울린다는 말에는 묘한 상징성이 있다. 다른 배우는 딱히 골프와 어울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근데 골프와 어울리지 않는 배우들이 골프 더 좋아하는 거 아나? 안 칠 것 같은데 미쳐 있다.(웃음) 희한하다. 나도 골프를 치긴 하지만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냥 시간 있을 때 나간다. 가끔 골프를 치면 친한 사람들끼리 장시간 오래 있을 수 있으니까. 보통 운동은 헬스 위주로 한다. 딱히 다른 운동도 하지 않는다. 난 그렇다. 여행도 계획해서 갈 때도 있지만 일로든 뭐든 나갈 일이 많으니까 그게 여행인 거다. 딱히 어딜 가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가 인도에 간다고 치자. 인도라는 다른 환경을 체험하면 나한테 뭐가 남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생각은 많아질 거다. 확실히 외국에 나가면 내가 좁은 데 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난 아무것도 아닌 일에 걱정하고, 바쁘다는 건 느낀다. 그런데 그게 일주일, 딱 일주일이면 없어진다. 한국에 오면 한국은 그곳이 아니니까. 현실적이고 상대적이니까.
배우 차승원으로서, 남자로서 멋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봤을 텐데, 멋진 아버지라면 어떨까?
그렇게 돼야지. 사실 좋은 아버지보다 좋은 남편이 되는 게 제일 힘들다. 좋은 남편이 내 목표이기도 하다. 좋은 남편이 돼서 아내와 한평생 같이 잘살면서 마무리 짓는 것. 나와 오랜 기간 함께한 사람한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면서 죽는 것. 이게 궁극적인 목표다. 좋은 아버지는 어느 정도 노력하면 될 수 있다. 왜냐면 아버지니까. 아버지는 그래도 적정 수준이라는 게 있다. 그거 밑으로만 안 하면 된다. 어쨌든 애들은 내가 튼튼하게 만든 울타리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 보살피면 된다. 아이들이 커서 울타리 바깥으로 나가면, 난 그 안에서 보는 거다. 내가 관여할 수 없다. 아내는 울타리 안에 계속 있다. 그러니까 어렵다. 욕심이다. 누가 봐도 좋은 남편인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남편도 많다. 돈만 잘 번다고 좋은 남편인가? 그렇지 않다. 나는 진짜로 좋은 남편이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예전보다 그게 좀 더 간절해졌다.
어떻게 노력하나?
좋은 일을,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 또한 그 목표로 가는 과정이다. 내가 좋은 작품을 하면 아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 좋은 얘기들을 해줄 거다. 그런 게 굉장히 많이 작용한다. 목표지만 도달하기엔 너무 힘들다. 다른 사람들한테 나쁜 놈처럼 보이는 거? 그런 건 상관없다. 24시간 보고 있는 게 아니니까. 그들은 다른 일을 통해서, 다르게 만회할 수 있는데 이 문제만큼은 그렇지 않다.
맞다, 어렵다. 좋은 남자친구가 되는 것도 힘든데, 좋은 남편이라니. 그것에 비하면 다른 건 쉬운 편이다.
요즘 들어 그게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 사랑이 포함되어 있는 거다. 막연하게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렇다. 대중에게 차승원은 가정적이야, 이렇게 보이고 싶지도 않다. 그걸 떠나 아내는 나를 낳아준 부모님보다 오래 함께하는 사람인데, 내가 뭘 해주겠나. 금전적인 건 정말 빙산의 일각이다. 아내가 행복한 삶을 살게 뭘 해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다.


나 독고진이야, 한마디는 올해의 대사로 손색없었다. 사실 차승원이 뭔가 보여줘야 할 때였다. 9회 말 투아웃에 타석에 선 4번 타자가 친 굿바이 역전 홈런. 차승원은 올해 홈런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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