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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절 드라마, 만화

On June 23, 2007

만화 원작 드라마나 영화가 나올 때마다 만화 팬들은 격분한다. 과연 원작의맛을 제대로 살린 작품은 없는 것일까. 만화광 5인에게 물었다. “만화를,그냥 두는 게 나을까요?<br><Br>[2007년 7월호]

Editor 이지영

최고의 만화 원작 드라마(혹은 영화)를 꼽는다면. <노다메 칸타빌레>. 만화보다 더 만화 같았던 드라마. 애니메이션도 나쁘지 않지만 오히려 드라마가 만화의 느낌을 200% 살렸다고 생각한다. 오버액션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등장인물은 기대한 것 이상으로 만화 속 캐릭터들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노다메는 만화보다 더 귀엽고, 치아키는 만화보다 더 멋있다(흰 와이셔츠와 검은 두 줄 바지가 실사에서 웃기지 않고 멋있을 수 있다니!). 거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음악을 클래식으로 깔다니!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음악 배치는 내용 전개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말 그대로 국어 시간에 배운 공감각적 효과의 극대화가 뭔지 보여줬다.

반대로 가장 실망스러운 작품을 꼽는다면.

역시 <비천무>. 수많은 만화 팬들이 개봉하지 말았어야 할 영화로 꼽는 건 다 이유가 있다. 만화 속 명대사들은 배우들의 ‘새 된’ 연기로 <개그콘서트> 이상의 콩트 상황을 연출했고, 내용과 따로 노는 액션 장면은 감독이 과연 원작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특히 신현준의 땅 끝에 칼을 긁는 비천신검은 기가 막힐 따름. 비천신검은 하늘을 나는 검이란 말이다!). 당분간 이보다 말도 안 되는 만화 원작 영화나 드라마는 나오지 않을 듯.

만화를 드라마(혹은 영화)로 만들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본 시놉시스, 캐릭터와 상황 설정, 거기다 콘티까지 생생하게 그려져 있으니 영화나 드라마 제작진 입장에서 만화는 매력 만점의 애인이다. 얼굴 잘생겨, 스타일 좋아, 돈도 잘 벌어, 거기다 착하기까지! 하지만 그렇게 멋진 남자에게 추종자 하나 없을까. <비천무>, <풀하우스>, <궁> 등 이제까지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원작 팬들의 감시로 자유롭지 못했다. 소설과 달리 이미 그림으로 시각화 작업이 되어 있는 만큼, 이를 2차적으로 영상화해서 보여주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 인기 만화라면 이 부담은 더욱 커진다. 똑같은 그림으로 만드는 애니메이션도 원작 만화의 재미를 살리지 못한다고 지탄받는 마당에 아예 실사 화면으로 만드는 드라마나 영화는 오죽할까. 이럴 때 제작진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원작에 충실할 것이냐, 아니면 기본 설정만을 가져온 채 완벽히 새로운 것으로 재창조하느냐. 승산은 어느 쪽에 있냐고? 글쎄…, 그때그때 달라요! 어찌됐건 판단과 책임은 제작진의 몫이다. 결국 가장 필요한 것은 순간의 결정력?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었으면 하는 만화가 있다면.
성공 확률은 잘 모르겠고…, 드라마나 영화로 보고 싶은 작품은 카오루 모리의 <엠마>. 제작은 워킹 타이틀이 맡고, 낸시 마이어스나 이안 내지는 리처드 커티스가 감독을 맡도록. 엠마 역은 오드리 토투, 윌리엄 도련님은 크리스천 헤이든 처치 아니면 <전망 좋은 방> 시절의 줄리안 샌즈? 빅토리아 시대의 메이드와 귀족 청년의 사랑 이야기는 완결될 때까지 애간장이 녹으면서 봤다. 할리퀸 로맨스의 전형일 수도 있지만, 역시나 신분을 뛰어넘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재미있다! 우리나라에서 <올드보이>도 만드는데, 워킹 타이틀이 판권 사서 <엠마>나 만들어줬으면.

정지인 (MBC 드라마국 PD)
초등학교 시절 만화가가 꿈이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축구 선수와 결혼하는 걸 꿈으로 바꿨다가 그들은 모두 170cm 이상의 팔등신 미녀와 결혼한다는 걸 안 후 좌절, 방황. 결국 학업에도 큰 지장이 생겨 재수까지 했다. 사춘기보다 더 힘든 질풍노도의 시절을 보낸 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방송국에 입사. 만화가를 꿈꾸던 때는 아득하지만 여전히 만화책을 사 모으고, 수백 권의 만화책과 동거하고 있다.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보고 있는 만화는 김규삼의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와 요시나가 후미의 <오오쿠>. 특히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의 드라마화가 가능한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 중. <오오쿠>는 언젠가 NHK 대하 사극으로 방영하지 않을까?

최고의 만화 원작 영화를 꼽는다면.
만화에서 시작했다 해도 어차피 영화이기 때문에, 만화와 떼어놓고 보아도 영화적으로 재미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타짜>, <스파이더맨>은 원작을 읽어보지 못했음에도 정말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다. <300>의 원작을 만화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면(내가 볼 땐 만화라기보다는 그림 소설에 가까웠지만) <300> 역시 재미있게 봤다. 원작에서 느껴지는 강한 느낌을 ‘영화가 아니라면 불가능해!’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영화적으로 재해석해서 보여준 작품이었다.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도 정말 좋았다. 원작 만화의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과 드라마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의 균형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할까.

반대로 가장 실망스러운 경우를 꼽는다면.
최고로 꼽은 영화 중 하나인 <300>이 가장 실망스러웠다. 고증에 충실한 역사물이 아닌, 만화를 원작으로 한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충실하다 페르시아인을 대책 없이 야만적으로만 묘사하는 오버를 하고 말았다니. 생김새는 원작의 페르시안인들이 그대로 걸어 나온 듯 똑같지만 원작의 태도에는 영화와 달리 그들에 대한 경외심 같은 것이 분명 있었다. 흥행에 대한 압박이 심한 영화의 특성상 그런 애매한 입장은 생략해버린 게 아닐까 싶다.

만화 원작 드라마(혹은 영화)의 장단점을 논한다면.
만화는 제작 과정이 간단하고 제작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흥행, 비평에 대해 비교적 부담 없이 만화가 개인의 자기 세계를 보여주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창작물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색다른 스토리나 구성, 캐릭터의 디테일을 영화(드라마)화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아닐까. 만화 자체로 스토리뿐 아니라 시각적인 정보가 모두 공개된 상태이기 때문에 관객의 기대치가 제한되어 있다는 점은 누가 봐도 단점일 것이다.

만화를 드라마(혹은 영화)로 만들 때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균형. 시각적인 연출까지 이미 완성되어 있는 만화를 원작으로 할 때, 잘못하면 만화를 그대로 영상화한 재현물이 되기 쉽다. 반대로 너무 영화(드라마)적인 재해석에 집착하다 원작 만화의 핵심적인 매력을 놓칠 수도 있고. 원작을 해체하고 재조립할 수 있는 냉정함도 함께 갖춰야겠지만 역시 핵심은 균형!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었으면 하는 만화가 있다면.
내 만화 <사각사각>을 시트콤으로 만들면 어떨까(1년에 1초쯤 생각한다). 심플하지만 정교한 권교정 작가의 만화 중 하나를 영화로 보고 싶다.

김나경 (만화가)
<빨강머리 앤>을 시작으로 <사각사각>, <토리 고!고!>, <호박 같은 계집애>, <오월의 개> 등 짧은 만화를 그린 지 11년 된 명랑 만화가. 지금은 모 영화 주간지에 내 맘대로 영화 감상 ‘말해봐요 보바씨’를 연재하고 있다. 좋아하는 만화만 보고보고 또 보고 또 보는 스타일이라 만화책은 한 달에 10권 정도 사서 보는 정도. 신간이 나오면 서점에서 펄쩍펄쩍 뛸 정도로 좋아하는 만화는 <원조 괴짜가족>, <알바고양이 유키뽕>. 클래식 중에는 <닥터 슬럼프>, <닥터 스크루>, <이나중 탁구부>를 뻥치고 1백 번씩 봤다. 잔잔히 웃기는 게 좋다.

내 인생 최고의 만화 원작 드라마를 꼽는다면.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최고의 드라마를 꼽는다면 <내 이름은 김삼순>을 망설임 없이 꼽을 수 있듯이, 만화 원작 드라마로는 <궁>을 꼽고 싶다. <궁>은 원작 자체의 상품성이 뛰어났지만, 드라마화되면서 원작 이상의 매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궁>은 소재가 자극적이고 매력적인데 반해, 그림체가 너무 말랑말랑한 ‘진성’ 순정 만화로 독자 층이 넓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드라마로 태어나면서 매력적인 신인 배우의 발굴과 황인뢰 감독만의 색깔(세월이 지나도 늘 남아 있는 그만의 어눌함과 풋풋함)이 더해져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처절하게 재미없었고 죽도록 망했던 <궁2>를 생각하면 시너지든 뭐든 원작의 탄탄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가장 실망스러운 만화 원작 드라마는 무엇이었나.
<궁2>가 가장 실망스러웠지만, 다른 작품을 말한다면 김재원, 소유진, 김민정, 김주혁 주연의 <라이벌>을 꼽겠다. 일본 최고의 만화가 중 하나인 우라사와 나오키의 원작 <해피>의 매력 중 만 분의 일도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기분이 나빴던 건 원작의 매력을 살리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저 지지부진한 조연의 질투와 비참함으로 얘기를 끌어갔다는 것. 원작 값이 아깝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만화 원작 드라마(혹은 영화)의 장단점에 대하여.
<궁>처럼 매력적인 소재에 색깔 있는 연출력과 맛깔 나는 배우의 연기가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는 크지만, 단순히 만화의 강력한 삼각관계만 차용해 쓴다면 원작이 1회에서 소재로만 등장할 뿐 무색해지는 경우가 많다. 비와 송혜교가 연기한 <풀하우스>가 가장 좋은 예다. 그럼에도 배우의 연기력과 명성과 외모로 인기를 끌 때는 착잡한 마음이 든다. 원작을 살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 드라마는 표방한 원작의 개성보다는 지리멸렬한 삼각 구조만 답습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만화를 드라마나 영화로 잘 만들 수 있을까.
만화를 드라마로 만들 때는 그 만화의 개성이 이미 드라마화되어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그것을 제대로 살려서 옮길 각오를 해야 한다. 그냥 삼각 구조만 가져다 쓰면서 로열티를 지불하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라. <궁>처럼 만화책도 들쳐 보게 만드는 재밌는 드라마를 만들 수도 있다면, <풀하우스>처럼 드라마에서 그 재미가 확장되지 않는 단순한 상품도 있는 것이다. <쩐의 전쟁>처럼 남자 만화의 세계를 즐겁게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드라마도 있고, <라이벌>처럼 만화에 대한 오해를 만들어 소송을 걸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도 있다. 문제는 여기서 언급된 만화들은 모두 성공작이다. 또한 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성공한 편이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원작의 개성을 보여주었느냐의 수준은 천차만별이고 그중 어느 작품은 ‘저질’이라고 할 정도로 원작을 무시했다. 허허, 피디와 대본 작가의 양심과 지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드라마로 만들었으면 하는 만화가 있다면.
권교정의 <정말로 진짜!>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하지만 그녀의 비굴하면서도 나른한 캐릭터들이 시각화된 현실 속 배우로 치환되기엔 힘들 것이다. ‘아저씨 느낌의 여자 아이’라는 주인공 캐릭터를 도대체 어떤 배우로 채워 넣을 수 있을까? <풀하우스>의 엘리 지는 무척 마르고 키가 큰 지적인 느낌이었지만, 실제로는 짜리몽땅 왕 가슴의 백치미 송혜교가 연기했고, <궁>에서 볼륨감 있지만 분명 마른 몸매인 여주인공을 통통한 윤은혜가 연기한 것처럼, 명확한 이미지도 대체가 안 되는 시점에 권교정 만화는 캐스팅부터 난항에 부딪칠 것 같긴 하다. 그럼에도 소소한 일상을 섬세하게 펼쳐가는 드라마를 보고 싶은 이 시점에 권교정 만화 하나 드라마화된다면 너무 기쁠 것 같다.

박미혜 (자유기고가)
졸업 후 잡지 일을 하면서 무수히 많은 드라마 기사를 써왔고, 그 와중에 만화가로 데뷔하려는 노력 또한(매우 게으르긴 했어도) 멈추지 않았다. 한 만화 잡지 기자에게 찾아가 본인이 그린 만화를 보이고 “돈 많이 버셔야겠어요. 자비로 출판해야겠어”라는 말을 들은 후 지금은 만화와 드라마를 보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고로 꼽는 만화 원작 영화(혹은 드라마)는 무엇인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타짜>. 지지부진한 원작의 스토리에 연연하거나, 원작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영화만의 완결성을 갖추고 재창조됐다. 만화를 옮긴 국내 영화나 드라마 중에서 보기 드물게 ‘재창조’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미녀는 괴로워>처럼 그냥 커다란 설정만 갖고 온 게 아니라, 원작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적절히 살리고, 거기에서 흥미 요소를 매우 잘 뽑았다. 최고의 만화 원작 드라마로는 <다모>, <궁> <일곱 개의 숟가락>을 꼽고 싶다. <다모>는 전개가 스피디하면서 드라마틱했고, 액션과 드라마를 잘 조화시킨 연출이 돋보였다. <궁>은 기본적으로 원작의 설정이 너무 참신했고 인기가 많아서 사실 부담이 큰 작품이었는데, ‘만화의 실사화’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좋았다. 최근 <쩐의 전쟁>도 잘 만들었다. 훌륭한 원작-적절한 각색-멋진 연기의 전형이랄까.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원작도 무지하게 재미있지만, 드라마를 너무 잘 만들었다. 음악이 소재이기 때문에 드라마가 훨씬 더 작품의 느낌을 살리기에 좋았다.

가장 실망스러운 만화 원작 영화는 무엇이었나.
영화로는 일단 <비천무>. 원작이 독자에게 말한 진짜 메시지는 싹 뺀 채, 영화는 그냥 러브 스토리로 흘러갔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제작진은 그저 특수 효과에만 신경 썼지 정작 배우의 연기는 그냥 넘어갔다. 김희선은 책을 읽는다. 심지어 젊었을 때와 아이의 엄마로 나올 때의 모습이 다르지 않다. 관객이 감정 이입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수박 겉 핥기도 이 정도일 수는 없다. 드라마로는 <풀하우스>. 이 드라마는 순전히 원작의 인기를 그냥 등에 업고 가려 했다. <나나>는 원작이 너무 인기가 많고, 주연 배우들이 훌륭해 일본에서 흥행했던 것뿐이지 그대로 원작을 베끼는데 그쳐서 지루했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었을 때 성공 확률이 높을 것 같은 만화가 있다면.
이건 정말 오랫동안 추천한 만화인데 요시다 아키미의 <러버스 키스>와 <바나나 피쉬>. <러버스 키스>는 한 2부 정도의 특별 극이면 매우 적당한 분량이다. 총 2권인데 같은 사건을 다른 시선으로 보여주는 스타일. 여름, 대학생, 첫사랑, 동성애, 이별 등의 모든 요소들이 쿨하게 그려져 있음. <바나나 피쉬>는 같은 작가의 방대한 첩보전 비슷한 것인데 꽤 길고, 감정도 복잡하기 때문에 제대로 드라마를 만들면 괜찮을 듯싶다(영화로는 절대 소화할 수 없는 분량). 최근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비를 보면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엔딩이 정말 훌륭한 작품이다.

박은경 (영화 주간지 <무비위크> 기자)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만화를 사 모으기 시작함. 지금은 방이 좁아 아끼던 만화책을 꽤 많이 처분하고 약 2백 권 정도만 소장. 하지만 지금 역시도 <20세기 소년>과 <신의 물방울>은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 사 모으고 있다. 만화 연출의 교과서로는 <슬램덩크>를 꼽으며, 최고의 만화로는 <불의 검>, <비천무>, <20세기 소년>,

, <슬램덩크>, <데스노트> 등을 꼽고 있다.

최고의 만화 원작 드라마(혹은 영화)를 꼽는다면.
<비트>. 캐스팅이 원작보다 더 좋았던 거의 유일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적인 방식으로 만화의 재미를 잘 표현한 듯. 애니메이션으로는 <피구왕 통키>를 꼽고 싶다. 명절에 TV에서 방송해 본 기억이 있는데, 불꽃 슛의 특수 효과가 놀라웠다. 말 그대로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었다. 다음으로는 <노다메 칸타빌레>를 꼽겠다. 미르히 경, 치아키 선배, 그리고 노다메. 이보다 완벽한 캐스팅은 없다!

가장 실망스러운 작품을 꼽는다면.
<헐크>. 이안 감독도 그렇고, 영화화도 그렇고 에릭 바나의 연기도 그렇고 기대가 커서인지 엄청 실망했다. <드래곤 헤드> 역시 실망이었다. 국내 개봉이 불발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보고서야 알았다. 츠마부키 사토시에게 숯 검댕을 해놓고 2시간 내내 기게 만드니 재밌을 리가.

만화를 드라마(혹은 영화)로 만들 때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만화 원작 드라마나 영화는 유복하다. 아무리 허황되어도(유치해도) 용서받을 테니까. 팬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일단 만화 원작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려면 캐스팅이 가장 핵심이 아닐까. 그런 다음 만화를 옮겨놓는 표현에서는 원작의 재미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에 따른 수위 조절(특수 효과, 이야기 구조들)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비극은 이 모든 게 전적으로 만드는 사람 센스의 문제니 설명하기 힘들다. 영화란 수만 가지 선택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니까.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었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1/2 란마> 작가의 이라는 단편 작품집이 있는데, 그녀의 단편은 모든 게 영화화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이 탄탄하고 훌륭하다. <오오쿠> 요시나가 후미 작가의 역작. 그녀가 그린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는 미국식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만화임에도 영화화하면 재밌을 것 같다. 그녀의 만화는 모두 영화화해도 좋을 듯하다. 또 하나. 박찬욱 감독이 만들려다 포기했다는 <멋지다, 마사루>의 영화화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나중 탁구부> 작가의 <나쁜 녀석들>은 국내 4권까지 해적판으로 나오고 끊겼는데, 이상일 감독이나 소더버그 감독이 만들면 멋질 것이다. <타로 이야기>는 일본에서 아라시 주연 드라마로 만든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강동원이 나오면 재밌을 것 같다.

김하나 (영화사 ‘스폰지’ 대리)
만화를 사서 보기 시작한 이후로 예전만큼 못 본다. 한 달에 한두 번 홍대에서 4, 5권 정도씩 산다. 요즘은

소장본을 모두 모으기 위해 열심히 2권씩 구입하고 있다. 최근 <페르세폴리스>라고 이란 만화도 샀다. 사서 보기 시작한 건 한 4년쯤 된 듯. 최고의 만화를 고르는 건 불가능하다. 고등학교 때 본 <에반게리온>이 중독성이 가장 심했다.

만화 원작 드라마나 영화가 나올 때마다 만화 팬들은 격분한다. 과연 원작의맛을 제대로 살린 작품은 없는 것일까. 만화광 5인에게 물었다. “만화를,그냥 두는 게 나을까요?&lt;br&gt;&lt;Br&gt;[2007년 7월호]

Credit Info

Editor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