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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의 정수

포르쉐 신형 911 GT3가 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돌아왔다.

UpdatedOn December 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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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 911 GT3 

 엔진  6기통 수평대향 자연흡기  배기량  3,996cc  최고출력  510ps  최대토크  48.0kg·m  0-100km/h  3.4초  구동방식  후륜구동  공차중량  1,475kg  복합연비  6.5km/L  가격  2억2천만원

아침 일찍 일어났다. 나이가 들어 아침잠이 줄기도 했지만 포르쉐 신형 911 GT3를 트랙에서 시승하는 날이라 전날부터 좀 떨렸다. 소개팅하는 날 같기도 했고. 여튼 많이 설레었다.

언제나 911은 포르쉐의 정수였다. 특히 911 GT3는 포르쉐 기술의 ‘엑기스’만 모은 다음 레이스 트랙 주행에 맞게 쥐어짜낸 기술들이 적용된 특별한 차량이다. 포르쉐 모터스포츠 부서와 함께 개발해 순수 레이싱 기술이 차량 전반에 적용됐다. 포르쉐에서는 신형 911 GT3가 레이스 트랙과 일상에 모두 잘 어울린다고 강조하지만, 일상에서 타기에는 부담스러운 생김새다. 공기 저항을 낮추기 위해 특별히 개발된 스완 넥 리어 윙, GT 레이스 911 RSR의 디퓨저 같은 것들은 주위 시선을 잡아끈다. 신형 911 GT3가 있어야 할 곳은 레이스 트랙이다. 레이스 트랙으로 가는 고속도로도 인정. 빠르고 과감하게 달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오케이다. 신형 911 GT3는 이전에도 한 번 봤다. 출시 행사에서 카메라로 차량 내부를 구석구석 훑었다. 차량 곳곳에 모터스포츠 유전자가 깊이 새겨져 있었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만 봐도 그렇다. 몸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알칸타라가 엉덩이와 등허리에 부착되었고, 카본섬유로 제작한 프레임은 단단하고 가볍다. 경량화를 위한 과감한 시도가 많다. 뒷좌석 시트가 없는 점,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보닛과 가벼운 글라스 윈도, 경량 알로이 휠 등이다. 기술이 추가되었음에도 전작과 같은 수준의 무게를 유지한다.

모터스포츠 감성은 운전석에 앉으면 깊이 체감된다. 콕핏에 트랙 스크린이 추가됐다. 버튼을 누르면 중앙에 10,000rpm까지 엔진 회전수를 표시한 타코미터가 나오고, 양쪽에는 서킷 주행에 필요한 정보가 표시된다. 타이어 공기압, 오일 압력과 온도, 연료 탱크 레벨과 냉각수 온도다. 이외에도 스포츠 크로노 스톱워치나 외관 색상과 맞춘 파란색 안전벨트도 괜히 더 스포티해 보인다.

그리하여 떨리는 마음 안고 인제스피디움에 도착했고, 이런저런 행사를 하고 나서 마침내 신형 911 GT3 운전석에 앉았다. 옆에는 인스트럭터가 탑승해 차량의 특징을 설명했다. 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앞바퀴의 접지력이 향상됐다고 한다.

코너와 같은 회전구간을 통과할 때 차량의 쏠림 현상이 줄어들어 안정적으로 주행 가능하다는 것. 911은 엔진이 뒤에 있는 후륜구동인 RR 차량으로 무게중심이 뒤쪽에 위치한다. 빠르게 회전구간을 통과하다 보면 무게가 차 뒤로 쏠려 앞쪽이 상대적으로 더 가벼워지고, 따라서 전륜 접지력이 약해진다. 전륜 접지력이 약하면 조향이 어렵고 안정감도 떨어진다. 신형 911 GT3는 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스완 넥 리어 윙 등 새로운 기술을 더하며 전륜 접지력을 향상시켰다.

실제 주행에 나섰다. 빠른 가속력은 순식간에 100km/h을 넘어섰고, 이내 등장한 코너에서도 노면에 밀착된 듯한 감각을 선사하며 안정감을 드러냈다. 설명처럼 하중이 앞바퀴에 가해지는 인상도 받았다. 앞바퀴가 노면을 단단히 붙잡고 달리니 코너에서 안정감이 배가되었다. 과감하게 코너에 진입하고, 운전대를 비틀며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았다. 내 몸은 바깥으로 밀려나는데, 자동차의 네 바퀴는 밀려나지 않고 노면을 꽉 붙잡으며 회전구간을 통과했다. 내가 운전을 이렇게 잘했나? 오만해졌다. 만일 후륜이 미끄러지는 감각이 사라져 아쉽다면, 스포츠플러스 모드를 선택하거나 ESC를 끄면 된다. 자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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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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