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서울 커피

춤카페 춤을 이루는 키워드들.

UpdatedOn October 10, 2021

3 / 10
/upload/arena/article/202110/thumb/49275-468287-sample.jpg

 

미니멀리즘

요즘 서울 카페의 인테리어는 미니멀리즘일까? 아니. 제대로 비워진 카페는 드물다. 비우는 것은 채우는 것만큼 힘들다. 카페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있다. 의자와 테이블. 커피 잔을 편히 둘 곳과 몸을 편히 기댈 곳. 상대와의 대화가 비는 행간에 잠시 시선 둘 곳. 볼거리도 필요하다. 테이블은 다른 테이블과 적당한 거리를 두어 개인의 영역이 지켜지도록 배려하는 것. 역시 카페가 갖춰야 할 필요조건이다. 공간은 비워질수록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 채워야 한다. 그건 커피의 향일 수도, 감성일 수도, 분위기일 수도 있다. 충무로에 위치한 ‘춤’은 미니멀리즘이 실현된 카페다.

태양계

‘한 공간에 각기 다른 것들이 춤을 춘다’, 카페 춤의 콘셉트다. 춤의 가구들은 창가에 있다. 아무런 특징 없는 묵직한 질감의 검정 가죽 소파들은 가지런한 어금니처럼 마주 보고 있다. 그 사이에는 과묵한 혀처럼 하얀 나무 테이블이 놓여 있다. 반대편 창가에는 키 낮은 우드 큐브와 책이 없는 낮은 책장 같은 것이 벽을 채운다. 의자이기도 하고, 테이블이기도 한 것. 몸이든 커피든 잠시 얹어둘 수 있는 것들이다. 중앙은 비어 있다. 천장에는 둥근 등과 둥근 거울 오브제가 슬그머니 지상을 비춘다. 태양계를 은유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우주야말로 비어 있는 곳이니까.

빅뱅

춤의 빈 공간에선 빅뱅 현상처럼 충돌과 탄생이 발생한다. 가게를 찾은 손님부터 협업할 브랜드, 아티스트 등이 춤의 중앙에서 무언가를 펼쳐 보인다. 지난 8월에는 패션 브랜드 앤초비의 오프라인 프리오더를 진행했다. “날것 같되, 정돈된 느낌. 그리고 춤 앞에 카페, 와인 바라는 수식어가 안 붙으면 좋겠어요. 그냥 공간 자체로 존재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춤 대표의 이 말은 이 공간이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는 듯했다.
춤의 매력은 인테리어나 시각 요소가 전부가 아니다. 아인슈페너처럼 진하게 내린 블랙커피에 춤이 직접 만든 동물성 생크림을 올리고, 가니시로 간 원두를 올린 메뉴는 벌써 입소문을 탔다. 또한 크루아상과 젤라토, 양저 치즈 등을 재료로 한 춤의 대표 디저트 메뉴도 있다.

3 / 10
/upload/arena/article/202110/thumb/49275-468286-sample.jpg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정소진
CONTRIBUTING EDITOR 양보연
ASSISTANT 김나현
PHOTOGRAPHY 박원태, 박도현

2021년 10월호

MOST POPULAR

  • 1
    새로 오픈했습니다
  • 2
    Beyond The World
  • 3
    이 자리를 빌어 '싱어게인' 작가님들께 사과드립니다
  • 4
    나의 첫 위스키
  • 5
    봄의 공기청정기

RELATED STORIES

  • LIFE

    봄의 공기청정기

    미세먼지가 걱정스러운 계절이라 모아본 오늘날의 공기청정기 4종.

  • LIFE

    꽃구경도 식후경

    눈과 입 모두 즐거운 식도락 봄나들이.

  • LIFE

    스타와 메가

    1위와 2위. 스타벅스와 메가커피는 오늘날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다. 하지만 두 카페는 거의 모든 면에서 다르다. 어떤 점이 스타벅스를 혹은 메가커피를 찾게 할까?

  • LIFE

    가구 보러 왔습니다

    나 혼자 사는 1인 가구라면 지금 소개하는 5곳을 저장해둘 것.

  • LIFE

    코로나 때 어떻게 하셨어요?

    비대면과 거리두기의 코로나 시대가 불과 몇 년 전이다. 많은 이별과 폐업과 변화를 만들어낸 이 병의 특징 중 하나는 극단적으로 낮은 20대 발병률과 사망률이었다. 즉 20대는 한창 나이에 마스크를 끼고 시작도 하지 않은 밤의 술자리를 빠져나와야 했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섹스는 어땠을까? 더했을까 덜했을까?

MORE FROM ARENA

  • FILM

    제네시스 X 육준서

  • REPORTS

    소녀들의 자취방

    우주소녀가 첫 정규 앨범 활동을 마친 여름의 끝자락. 휴식기에 접어든 엑시, 성소, 은서, 설아, 미기 다섯을 망원동 자취방에서 만났다.

  • FASHION

    가을을 맞이하는 향수

    여름이 머물다 간 자리에 묵직하게 내려앉은 가을의 향.

  • FASHION

    세차 환자의 패션

    자신을 ‘광빨에 미친 세차 환자’라 표현하며 셀프 세차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샤인프릭. 그와 세차의 쾌감을 즐기는 감성 패션 브랜드 크레이지 카 워시 크루의 사이에는 ‘세차’라는 키워드로 하나 되는 교집합이 있다.

  • DESIGN

    오후만 있던 일요일

    ‘오벌’과 ‘AP 숍’에는 되도록 해가 쨍한 오후에 향하는 것이 좋다. 볕이 넘실거리는 공간에 서서 정물 같은 풍경을 오랫동안 바라보기 좋으니까.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