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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올 팍이 장르다

지올팍은 장르를 따지지 않는다. 자신만의 장르를 창조한다. 그의 음악엔 기묘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기괴한 영상으로 표현된다.

UpdatedOn May 0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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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손의 레이블 ‘뷰티풀 노이즈’에 들어가면서 인지도가 확 올랐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뷰티풀 노이즈에 들어가서라기보다는 같은 회사 소속 아티스트 ‘원슈타인’이 유명해지면서 나도 인지도가 생긴 것이다.

그래도 터닝 포인트가 됐겠다. 마니아층이 아주 두텁던데?
내가 농담 삼아 마미손이랑 엮지 말라고 하지만, 사실 내게는 은사 같은 분이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게 끌어주는 형이어서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사실 원슈타인의 영향이 크지만. 하하하.

지올팍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가 떠오른다. 그로테스크한 콘셉트를 추구하는 이유는 뭔가?
어릴 적 크리스마스 때마다 아버지께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틀어주셨다. 나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특유의 기묘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그때부터 동심과 공포심을 동시에 자극하는 영상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꼬꼬마 텔레토비>도 즐겨봤다. 커서 보니 기괴하더라.

‘CAN’T STOP THIS THUNDER’ ‘Beautiful’ 등의 뮤직비디오에서 인물의 눈동자에 기이한 효과를 주던데, 이유가 있나?
사람들은 처음 대상을 바라볼 때 눈을 먼저 본다. 눈이 없거나 이상하면 불쾌감이 든다. 그 불쾌감을 표현하고자 눈에 기괴한 효과를 줬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뮤직비디오를 찍을 당시 예산이 없었다. 언급한 두 곡 모두 제작하는 데 20만원 썼다. 돈이 덜 들면서 임팩트 강한 걸 만들고자 한 결과물이다.

만일 억대의 예산이 주어진다면 어떤 걸 선보이고 싶나?
중세 시대 기사 콘셉트로 찍고 싶다. 기수들을 세우고 커다란 깃발을 흔들다 투구를 벗으면 현대적인 비트가 흘러나오게 연출하고 싶다. 나는 어떤 것이든 반전을 좋아한다. 이를테면 영상 속 배경과 음악이 매치되지 않는 것, 중세 시대 배경이지만 음악은 현대적인 것. 내용은 용과 기사단이 싸우는 스토리로 용은 CG로 만들 거다.

좋아하는 영화는 뭔가?
매번 바뀐다. 지금은 러시아 영화 <레토>가 생각난다. 고려인 출신인 빅토르 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소련이 배경인데 당시는 록보다는 포크가 흥하던 시대다. 그럼에도 빅토르 최는 록을 외쳤고 지금까지도 추앙받는 자유의 아이콘이다. 영화에서 그려진 그의 일대기가 흥미롭더라. 더 매력적인 건 <레토>가 소련의 자유를 외친 영화고, 러시아 정부 자금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때문에 감독이 러시아 정부에게 공금횡령죄로 끌려갔다. 그래서 감독은 칸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진짜 록이고 힙합 아닐까.

지올팍도 자신의 일대기를 영화로 제작하고 싶다며.
미국에서의 첫 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

미국 진출 계획도 있나?
사실 미국에서 음악을 시작하려 했는데 팬데믹 때문에 미뤄졌다. 내가 미국병에 걸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니다. 어릴 때 이런 마음 들잖아. 큰 무대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 단지 미국이라서 좋은 게 아니라 세계에서 제일 큰 음악 시장이 미국이라서 가고 싶은 거다.

한국 음악 시장에서 필요한 건 뭘까?
한국 음악 시장에는 다양성이 부족하고 장벽도 많다. 이를테면 내가 영어로 음악을 만드는데 영어 문법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더라. 문법을 배운 대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 그리고 언어도 표현을 위한 도구인데 사람들은 다른 언어로 음악을 만들면 높은 장벽처럼 생각한다. 영어라서 듣지 않는 경우가 정말 많다. 그런 면에서 제한이 많은 시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을 제외하고 갈망하는 게 있나?
영상 욕심이 많다. 영화를 만드는 게 30대 목표 중 하나다. ‘도널드 글러버’처럼 음악을 하다가 영상물 연출 제작으로 전향하고 싶다. 음악 하던 그가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애틀랜타>를 제작했듯 말이다.

음악을 안 했다면 뭘 했을지 상상해봤나?
튀는 직업. 평범한 걸 못 견딘다. 음악 아닌 다른 예술 행위를 할 거 같다.

5월에 새 앨범이 나온다고 하던데.
곧 선보일 싱글 앨범 제목은 <HOMEBIRD>다. 여덟 트랙 모두 기타 사운드를 담았다. 시대성 없는 음악을 선보이고 싶어 브리티시 팝 느낌을 시도해봤다. 올드팝이나 록은 시대가 변해도 계속 듣게 되더라. ‘퀸’이나 ‘미카’의 브리티시 팝을 좋아하기도 했고.

새 앨범의 뮤직비디오도 기대하면 될까?
이번 <HOMEBIRD> 앨범의 영상은 이전에 선보였던 것에 비하면 자극적이진 않다. 늘 컨셉추얼한 것만 만들었는데 이번 뮤직비디오는 비교적 부드러워 큰 도전과도 같았다.

가장 피하고 싶은 클리셰가 있을까?
영상이 생각한 대로 만들어지는 것. 곡을 듣고 사람들이 예상하는 뮤직비디오나 영상이 그대로 펼쳐지면 반전도, 재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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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GUEST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이수환

2021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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