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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부시의 수장 윤안

지금 가장 뜨거운 패션계의 이슈 메이커, 앰부시를 이끄는 윤안은 우주로 나아가고 있다.

UpdatedOn April 1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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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대란 그 단어를 내뱉는 순간에도 변하기에 동시대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의 무게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흐름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가. 들숨 날숨 한 번 사이에 브랜드가 생기고 사라지는 지금, 앰부시는 패션계라는 거대한 땅에 뿌리를 단단히 내렸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윤안이 주얼리로 시작한 브랜드 앰부시는 어패럴로 영역을 확대하며 시대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 셀러브리티의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는 특유의 볼드한 액세서리와 스트리트 무드가 적절히 녹아든 의상은 Z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꿰뚫었다. 루이 비통, 사카이, 나이키, 리모와 등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한 배경에는 트렌드를 읽고 창조하는 능력과 더불어 한국에서 태어나고 미국, 일본에서 자라며 얻은 다양한 경험이 디자인 철학에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앰부시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윤안은 지난 2018년부터 외부인에 보수적인 디올 맨의 주얼리 라인까지 맡으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패션 비전공자치고 그녀가 운이 좋았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지난 2017년 ‘LVMH 프라이즈’의 최종 결승 진출자 8인에 선정되면서 실력까지 검증받았으니 말이다. 시그너처인 금발과 자신감에 찬 표정, 흘러넘치는 스타일링 센스를 무기로 스스로 시대의 아이콘이 된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한 문장은 무엇인가?
나는 꿈을 꾸기 위한 잠을 자지 않는다.

앰부시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브랜드명에 담긴 의미와 함께 설명해달라.
남편 버벌은 내가 일본으로 거처를 옮겼을 때 취업 비자를 취득하고, 회사를 만들어 도쿄에서 비즈니스를 하길 원했다. 그의 권유로 앰부시를 시작하게 됐고, 그는 브랜드명에 대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우리가 무언가 하고 싶거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을 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17년 전에는 이 이름이 지금처럼 큰 의미를 가지게 될 줄 몰랐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일본 등지에서 생활했다. 결국 도쿄에 정착한 이유가 있나?
아버지가 미군이었기 때문에 그의 근무지에 따라서 한국과 미국을 오갔다. 내가 미국 시민권자가 되기로 결정했을 때 우리 가족은 시애틀에 정착했고, 유년 시절을 그 곳에서 보냈다. 그 뒤 나는 동부 보스턴에 있는 칼리지에 입학했고 많은 뉴욕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었다. 졸업 후에 보스턴에서 일했지만 더욱 진취적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에 도쿄로 오게 되었다. 그렇게 17년이 지난 지금, 나는 도쿄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앰부시 하면 협업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에게 컬래버레이션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협업이란 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함으로써 정의된 것들을 달성하기도 하고, 새롭고 독특한 것들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내 활동에서 꽤 주요한 부분인데, 나는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 혹은 회사와 함께 새로운 것을 세상에 보여주는 일이 정말 좋다.

지금까지 진행한 수많은 협업 중 가장 흥미로웠던 작업은 무엇이었나?
모든 협업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어서 한 가지만 고르기는 너무 어렵다. 협업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각각의 프로젝트들이 하나같이 특별했다고 생각한다. 모두 열거하긴 어렵지만 나이키, 불가리, 디올 맨, 모엣, 사카이, 루이 비통, 아마존 등과의 작업이 모두 재미있었다!

나이키와의 협업은 앰부시의 브랜드 파워를 여실히 드러내고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이 정도의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을 예상했나?
오히려 부담감이 컸다. 나이키는 이미 긴 시간 여러 독창적인 제품들을 선보인 브랜드이기 때문에 어떻게 더 새롭고 눈에 띄는 제품을 만들어야 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제한된 규칙 없이 한 명의 외부인으로서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지난 몇 년 동안 나이키와 함께한 작업이 여러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준 것 같아 기쁘다.

나이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평소 테크웨어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안다.
그렇다.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매우 많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날씨와 환경의 불확실성을 더 많이 직면하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기술을 활용한 테크웨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너무 나약하고, 자연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위험성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그래서 옷이 우리를 보호해주는 수단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더라. 이미 어느 정도 그 기능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 앞으로 더 실용적으로 발전해나가지 않을까 싶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 혹은
회사와 함께 새로운 것을 세상에
보여주는 일이 정말 좋다.”

 

앰부시와 힙합 신은 떼어놓을 수 없는 것 같다. 힙합이 삶에 영향을 끼쳤나?
뮤지션들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스스로 거침없이 드러내는데, 그들의 패션과 스타일도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나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데, 특히 힙합은 나에게 큰 힘을 주곤 한다. 예전에 어두운 분위기의 시애틀에서는 그런지나 록 음악을 좋아했다. 그 후 보스턴으로 간 뒤에 뉴욕 친구들이 힙합이란 장르를 내게 소개해줬고, 덕분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아마도 이민자로서 백인 사회인 미국에서 살아온 시간 동안 마치 아웃사이더 같았지만, 힙합을 통해서 꿈에 대해 갈망하고 언젠가 그 꿈을 이루는 날이 오리라 믿는 힘을 얻지 않았나 싶다. 이것이야말로 음악의 힘이 아닐까? 미래를 그려나가는 시작점 같은 힘 말이다.

힙합적인 요소를 브랜드에 녹이고 있는가?
그렇다. 뭐랄까, 지금은 조금 더 태도나 자세 같은 부분에 녹여내고 있다. 나는 힙합의 샘플링, 리믹스 같은 걸 정말 좋아하는데, <아레나> 독자도 이런 힙합적인 요소를 창의적인 분야에 적용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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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S/S 컬렉션.

2021 S/S 컬렉션.

  • 2021 S/S 컬렉션.2021 S/S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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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MBUSHⓇ ARTIFACT 002.AMBUSHⓇ ARTIFACT 002.

2021 S/S 컬렉션의 콘셉트에 대해 설명해달라.
사람들이 올해 옷장에 두고 싶고, 필요로 하는 것들을 상상하면서 근본적인 편안함이 충분히 느껴지도록 준비했다. 집에 있는 것처럼 충분히 이완된 상태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와 동시에 다양한 세상과 어떤 매혹적인 것들, 테크놀로지, 아웃도어 그리고 미래 지향적이고 도시적인 것들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노력했다. 나는 옷이 사람들을 그저 감싸서 압도해버리는 게 아니라 편안함과 동시에 그 안에서 매력적인 일탈도 선사해 오히려 힘을 북돋고, 자연스러운 성적 매력까지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에 나는 단추나 다른 여밈 장치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칼라가 없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 격식을 조금 덜 차린 듯 보이게 말이다. 이번 컬렉션 준비를 위해 조사하면서 앨런 왓츠의 연설을 많이 들었는데, 그것들이 이번 시즌의 칼라 디자인에 영향을 준 것 같다.

 

“화성으로 향하는 것. 우주로 가는
것이야말로 나의 진짜 목표다.”

 

지난 시즌보다 조금 더 차분하고 실루엣에 집중한 것 같다. 어쩌면 일상에서 더 편하게 입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 앰부시의 레디투웨어가 추구하는 방향성이라고 봐도 될까?
처음에 앰부시는 주얼리 브랜드로 시작했고, 그 후에 의류를 조금씩 소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덜 정리된 수준이었다고 할까? 그리고 여러 시즌 동안 노력하고 고민하다 보니 마침내 앰부시가 옷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2021년 F/W 컬렉션에서도 우리는 계속 지난 시즌과 결이 같은 여정을 걸어간다. 마치 계속해서 새 집을 위한 기초를 쌓아가듯 말이다.

당신이 패션 디자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현실을 반영하는 자세랄까. 내 옷들은 그저 벽에 걸리는 예술품과 같이 길이길이 남는 것이 아니라 작품처럼 멋있으면서도 사람들로 하여금 착용까지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앰부시 작업을 할 때와 하우스 브랜드인 디올의 액세서리 디자인을 맡았을 때는 다른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어땠나?
나는 패션을 공부하지도 않았고, 패션 업계에서 일한 적도 없다. 그저 부딪히며 배워나가는 사람이었다. 주얼리 디렉터로서 디올과 일했던 경험은 나만의 브랜드, 나만의 하우스를 만들어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과거를 받아들이면서 뿌리가 되는 것들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것, 이게 바로 LVMH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덕분에 나는 미래를 더 큰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디올 옴므의 2019 S/S 컬렉션 피날레에서 킴 존스와 함께 무대를 뛰었다. 예정되었던 건가?
쇼가 끝나기 5분 전에 킴 존스가 내게 나오미 캠벨의 옆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피날레 무대에 나를 데리고 올라간다고 말이다.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결과적으로 5인치 스틸레토 힐을 신은 채 런웨이에 올라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내려왔다는 사실이 기뻤다.

킴 존스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궁금하다.
우리는 도쿄에서 열렸던 데리야키 보이즈 공연의 백스테이지에서 만났다. 카니예 웨스트가 그들과 공연을 했었다. 킴이 카니예의 어패럴 라인 ‘파스텔’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언을 할 때였다. 아마 2000년대 후반이었던 것 같고, 그가 던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도 전이었다. 그러고 보니 시간 참 빠르다.

당신은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모든 문화 영역. 주위의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내게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오감을 열어두는 편이고, 무엇이든 내 주의를 끄는 것에 대해 집중한다. 닫힌 마음으로 사물을 좁게만 보는 것보다는 항상 열린 마음을 지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루는 나의 고양이들, 또 하루는 일론 머스크가 내게 영향을 주는 것처럼.

영화나 음악을 삶의 가까이에 두는 편인가?
나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감각적인 짧은 순간들을 더해가며 분위기를 고조시켜가는 방식이 좋다. 많은 것들이 모여 한순간을 두드러지게 해준다. 결국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감정은 그것과 관련된 필수적인 클리셰보다 그 이야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스타일을 통해 보이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의 영화에는 클라이맥스도 말도 안 되는 드라마도 없다. 그저 현실과 같은 단편적인 일상의 순간뿐이다. 비록 현실과 다르게 영화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 때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오곤 하지만. 나는 그의 영화를 통해서 일상의 순간들에 감사하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를 더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음악 얘기를 하자면, 내게 음악은 음식과도 같다. 순간순간 내 마음 가는 대로 듣는다. 마일스 데이비스에서 나인 인치 네일스로, 또 갑자기 드레이크에서 블랙 핑크로 옮겨가는 것처럼 말이다.

당신은 워커홀릭인가?
난 워커홀릭이 맞다. 내 일을 너무나 사랑하고, 일을 하면 할수록 내가 아직 해내지 못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 내가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것과 같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환경적인 부분을 탓하지 않고, 꿈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분명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거다. 마이클 조던은 그냥 가만히 앉아 있다가 지금의 마이클 조던이 된 게 아니다. 그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고가 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엄청난 노력을 했다. 나도 그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건강을 해치지 않기 위해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저 어떤 일에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몰두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고.

주로 도쿄에서 지내나? 업무를 하지 않을 때에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이동 제한 때문에 도쿄를 떠날 수 없어서 요새는 모든 업무가 화상회의, 이메일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출장이 어려워지고 나서야 도쿄라는 도시를 즐길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 그저 당연하게 여겼던 시부야나 신주쿠의 작은 식당들을 마치 도쿄를 재탐험하듯이 발견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최근 사진에 푹 빠져서 오래된 카메라 가게를 돌아다니는데 너무 재미있다. 도쿄에는 여러 전문점들이 있어서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된다면 관련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화성으로 향하는 것. 우주로 가는 것이야말로 나의 진짜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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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노현진

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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