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EATURE MORE+

'SNOW CAMPERS' 토머스 제리

그들이 혹한의 설원으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 스노 캠핑 좀 한다는 세계 각국의 남자들에게 물었다. 눈 덮인 산맥은 혹독하지만 경이롭고, 설원은 침묵하는 아름다움이라 한다. 그리하여 설원에서 무엇을 보았느냐 물으니, 그곳에는 고독한 자신이 있었다고 답했다. 대자연의 겨울을 거울 삼은 스노 캠퍼들이 말하는 자유와 고독이다.

UpdatedOn January 18, 2021

3 / 10
/upload/arena/article/202101/thumb/47040-440051-sample.jpg

 

 

토머스 제리

THOMAS JARREY @thomasjarrey

삶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언젠가 어른이 되리란 건 청춘들도 안다. 안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우리가 아는 건 자연의 순리 정도다. 나이 든 내 모습을, 30대의 자신을, 40대에 무슨 일을 할지 알 수 없다. 앞날은 알 수 없기에 삶은 모험이고, 우리는 그저 모험을 해나가야만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사소한 것이지만 또 그것이 삶의 전부이기도 하다. 순간의 기쁨을 즐기고, 안식을 취하는 것. 그 정도면 됐다. 무엇을 더 해야 하나? 눈 속을 헤매는 것도 누가 부추긴 것은 아니다. 토머스는 모험을 해야만 했다. 그의 여자친구는 23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토머스는 살아갈 에너지가 필요했다. 극심한 우울을 새하얀 눈으로 덮었다. 토머스는 산에 오를 때, 별도의 탈것을 이용하지 않는다. 특정한 물건을 구비하지도 않는다. “도전하겠다는 마음뿐이에요. 대자연에서 홀로 생존하고, 혹독한 환경을 견뎌내는 게 즐거워요. 마음만 준비하면 돼요.” 빈손으로 나선 토머스의 모험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위치 공유는 필수
설원에서는 무슨 일이 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도 예상해야 한다. 만약 통신 신호도 닿지 않는 오지라면? “첫 번째 주의 사항은 당신이 어디로 갈지 누구에게든 미리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 본 사람이어도 괜찮아요. 산에서는 언제나 조난당할 위험이 있어요.” 토머스가 말했다. 그는 설원에 갈 때는 반드시 서바이버 키트를 구비할 것을 강조했다. “해당 지역을 분석하고, 눈사태의 위험에도 대비해야 해요. 날씨도 유의할 점이죠.” 토머스는 도보로 산을 오른다. 걷다가 안전해 보이는 자리가 있으면 눈을 파고 나무를 잘라 셸터를 만든다. 텐트를 설치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이글루를 만들기도 한다. 침낭을 편 다음에는 대자연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2,750m 고도에서
설원에서 경험한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토머스는 일몰과 일출을 꼽았다. 그다음으로 경이로운 순간은 밤이었다. 달과 별뿐인 완전한 자연의 밤. “보름달이 뜨는 밤은 달라요. 달빛이 눈에 반사되어 환해져요. 드문 현상이지만 경이롭기만 하죠.” 그는 매우 소수의 사람들만 경험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보름달은 한 달에 두 번만 뜨지만 해는 매일 뜨고 진다. “2,750m 고도에 올라 홀로 일출을 바라볼 때면 후회하죠.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연에 있는데, 왜 더 일찍 경험하지 않았을까요?” 토머스가 꼽은 최고의 캠프는 모두 북극권에 위치했다.

3 / 10

 

벌레 없는 캠핑
토머스는 혹한기 훈련을 받아본 적 없으니, 겨울 캠핑의 낭만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 스노 캠핑을 좋아하냐, 여름에 야영하는 게 낫지 않냐는 물음에 토머스가 답했다. “비가 내리지 않죠. 당연히 모기도 없고, 식수는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맥주도 차가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요. 장점을 나열하면 끝도 없지만 무엇보다 스노 캠핑이 더 아름다워요.” 설원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능력으로 살아남아 생을 즐기는 것. 대자연에 맞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매 순간 도전하는 것이 기쁨이라고 토머스는 말한다. 스스로 히어로가 되는 것이다. 히어로가 되기 위해선 자신을 믿어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신의 땅
눈과 하늘과 낮과 밤만 있다. 토머스는 북극권을 가리켜 신의 땅이라고 말했다. “스노 캠핑은 자연과 산에 존경심을 갖게 만들어요. 왜 조상들이 이곳을 신의 땅이라 했는지 이해돼요.” 그래서 신의 땅에서 살아남은 아담이 되려면 반드시 기억할 점은 무엇인가? 불이다. “설원에서 불을 피우면 눈이 녹아요. 지면을 돌로 단단하게 다진 후 불을 수직으로 피워야 해요. 나무를 2층으로 쌓고, 그 위에 작은 나뭇가지를 올리고 불을 피우세요. 온기가 지속될 거예요.” 아담의 꿀팁이다.

<에스엠라운지>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GUEST EDITOR 정소진

2021년 01월호

MOST POPULAR

  • 1
    알아두면 좋을 5가지 패션 &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 2
    어제의 이연희는 잊어
  • 3
    전기차 모두 모여
  • 4
    푸마 스웨이드 빈티지
  • 5
    스트레이 키즈의 두 소년

RELATED STORIES

  • FEATURE

    클럽하우스와 탈중앙화

    클럽하우스 접속하면 날밤 샌다고들 한다. 다른 소셜 미디어나 커뮤니티와는 달라서 그렇다. 음성 대화 방식이 차이라면 차이겠지만 그보다는 선명하게 다른 구조에서 차이가 읽힌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소셜 미디어와 커뮤니티보다 블록체인과 더 유사하다. 중앙 시스템 대신 사용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블록체인 구조에 목소리를 담으면 클럽하우스가 된다. 신선한 소셜 미디어의 등장을 깊이 들여다봤다.

  • FEATURE

    도시 기억하는 법

    도시의 이면을 보았다. 앞으로 더블린은 등 굽은 노인들의 뒷모습으로, 요하네스버그는 슬럼가 주민들의 표정으로, 뉴욕은 그라비티가 새겨진 지하철의 갱단들로 기억될 것이다. 요하네스버그, 뉴욕, 런던, 키예프, 더블린,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를 독특한 시선으로 기록한 사진가들의 책을 들췄다. 도시 사진집 7선이다.

  • FEATURE

    로봇 취업 추천서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고의 로봇 제조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다. 최근 몇 년 사이 로봇 공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위험한 지역을 돌아다니는 로봇이나 가파른 산을 타는 로봇, 조깅하는 로봇, 상품을 정리하는 로봇, 건설 현장에서 자재 운반하는 로봇 등 로봇은 산업 현장과 재해 현장, 일상에서 활동할 준비를 마쳤다. 한국 사회에 진출할 로봇들을 위해 그들의 이력서를 만들었다. 적성에 맞길 기대하며.

  • FEATURE

    재난에서 살아남기

    디지털 세계의 위협은 계속되지만 그렇다고 현실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지진, 조난, 침수, 화재 등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위협들로부터 생존할 수 있는 팁을 전한다.

  • FEATURE

    논란에서 살아남기

    이제 당신도 논란의 주인공을 피할 수 없다. 갑질부터 층간 소음까지, 연예인, 인플루언서, 업주, 고객, 이웃 등 일반인도 피할 수 없는 저격과 논란 공론화의 장. 당신의 잘잘못이 여론의 심판 위에 올랐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아이돌, 배우,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 변호사, 정신과 전문의가 노하우를 전한다.

MORE FROM ARENA

  • VIDEO

    스트레이 키즈 현진&필릭스는 서로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 INTERVIEW

    '정점에서 다시' 김광현 미리보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선발 투수로 인상적인 한 해를 보낸 김광현의 화보가 공개됐다.

  • FEATURE

    이미 떴어?

    드라마 주연 자리 하나씩은 꿰찼다. 주목할 신인 남자 배우들에 대한 기대와 근심.

  • FEATURE

    10시 10분 그리고 1분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크리스마스라고 다를 것 없다. 에디터들이 축복의 밤에 잃은 것과 얻은 것을 고백한다. 담담한 어조로 솔직하게.

  • INTERVIEW

    지진희는 젊고

    지진희는 부기가 빠지지 않은 손가락을 보여줬다. 액션신 연기 중 입은 부상이었다. 드라마 <언더커버>를 촬영 중인 그와 함께 짤막한 대화를 나눴다. 1970년대생 배우와 액션신, 레고와 다이캐스트에 대하여.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