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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뉴웨이브 5

이미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지금 당장 눈여겨봐야 할 젊고 창창한 디자이너 브랜드 5.

UpdatedOn January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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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HYUK
최강혁과 손상락 듀오가 전개하는 강혁. 그 시작은 우연히 발견한 자동차의 에어백이었다. 남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에어백 소재에 집중하고 분해와 재가공을 통해 입을 수 있는 옷으로 탈바꿈시켰다. 독창적인 시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2019 LVMH 프라이즈의 세미 파이널 리스트 선정, 리복과의 성공적인 협업 그리고 제16회 SFDF 수상을 이뤄냈다.

KANGHYUK

최강혁, 손상락
-

강혁이 해온 것은?
손상락(이하 손) 우선 LVMH 프라이즈의 세미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점, 단기간에 도버 스트리트 마켓을 비롯한 톱 클래스 편집숍에 입점한 점 그리고 리복과 진행한 핸드메이드 프로젝트 정도를 뽑을 수 있겠다.
최강혁(이하 최) 독창성 있고 완성도 높은 옷을 9시즌 동안 전개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

2019 LVMH 프라이즈 세미 파이널리스트, 리복과의 성공적인 협업 그리고 SFDF의 제16회 수상자가 됐다. 디자이너로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한정된 자원과 시간 속에서 브랜드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여러 시행착오가 많았다.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만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컬렉션을 전개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건 뭔가?
매력과 완성도 그리고 남다른 독창성. 다른 이들과는 무언가 하나라도 달라야 직성이 풀린다.
소재와 실루엣에 가장 중점을 둔다. 그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가장 주력하는 시장은 어디인가?
우리 옷에 대한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주목한다.
현재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유럽도 좋지만 아시아 시장이 최근 들어 가장 활성화됐다고 생각한다.

강혁의 차별점은?
아무래도 소재의 독창성과 완성도라 생각한다.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에어백 소재에 주목한 것. 에어백을 이용해 동시대적 흐름에 맞춰 다양하게 표현한다. 이를 재활용해 옷과 오브제를 만드는 게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나타내는 가장 큰 요소다.

다른 소재와 달리 에어백만이 가진 물성은 뭘까?
에어백 소재를 사고 차량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독특한 질감에 매료돼 바로 폐차장에서 소량 구매한 후 해체하고 평면화해 옷을 만들었다.
에어백 소재의 매력 요소는 눈에 띄는 가시성과 넓은 범용성이다. 에어백의 확장성을 보여주려 옷뿐만 아니라 오브제를 만들기도 한다. 에어백은 어떤 것도 될 수 있고 어느 곳에도 존재할 수 있다.

같은 소재를 활용해 여러 시즌을 전개하는 게 디자이너만의 무기지만, 에어백 외에 다른 소재를 사용할 계획도 있나?
다양한 소재를 쓸 준비는 항상 하고 있다. 시간이 되면 보여줄 계획이다.

아직 런던, 파리, 밀라노 등 해외 패션위크 일정에 맞춘 쇼에 서진 않았다. 계획이 있을까?
브랜드의 내부적인 구조에 더 집중하고 싶다. 그 후 여력이 된다면 꼭 컬렉션 쇼도 도전할 거다.

강혁의 옷은 어떤 사람들이 입으면 좋겠나?
특별히 누가 어떻게 입느냐에 관한 문제는 내가 고려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입으면 좋겠다.
다양한 사람들이 입으면 좋겠다.

한국 패션 시장의 현재는 어떤 것 같나?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가장 활성화된 시장인 것 같다. 그리고 패션에 관심이 많은 도시다.
한국 패션 시장은 굉장히 트렌드에 예민하다. 그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

2021년을 위한 계획은?
지금처럼 브랜드를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좀 더 탄력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이고 빠른 의사 결정과 진행으로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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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JE
디자이너 강주형, 제양모의 르쥬는 프랑스어로 ‘자아’라는 뜻. 예술, 문화, 그 외 사회 전반의 것들, 우리 일상에서 공유하고 찾아낸 영감을 바탕으로 매 시즌 새로운 자아를 표현하고자 한다. 가장 큰 모토는 엘레강스. 구체적으로 위트 있는 엘레강스를 추구한다. 또 다른 모토는 ‘시처럼 세상을 보다’. 이런 모토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LEJE

강주형, 제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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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컬렉션 이외에 ‘패러그래프’ 컬렉션이라는 게 독특하다.
풀 컬렉션의 한 단락 같은 의미인데, 시즌별로 핵심적인 한 가지 아이템만 소개하는 것. 첫 번째는 바지였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로봇 틴맨을 모티브로, 패턴을 조각조각 이어 붙인 디자인. 하나의 디자인을 소재와 색을 변형해 15가지 버전으로 구성했다. 이 시즌이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20 S/S 시즌이었던 두 번째 컬렉션은 베스트였다. 이렇게 시즌마다 진행되는 단락이 모여 결국 하나의 컬렉션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주력하는 시장은?
처음 세 시즌은 파리에서만 머물렀다. 바이어들의 반응을 보면 일본과 뉴욕이 우리에게 가장 큰 시장이다. 근데 이젠 지역적 경계가 의미 없는 것 같다. 현재는 주로 파리와 한국을 오가고 있다.

르쥬가 해온 것?
컬렉션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옷 몇 벌로 작은 갤러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던 우리가 어느새 하나의 브랜드로, 레이블로 인정받는 것 자체가 굉장한 일이다. 무엇보다 첫 시작부터 고수했던 우리의 아이덴티티, 철학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게 자랑스러운 일. 또 그걸 알아봐주고 인정해주는 사람들을 볼 때 정말 감회가 남다르다.

르쥬의 차별점은?
시작부터 보통의 남성복과는 다르긴 했다. 당시 스트리트 웨어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우린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 파리는 소량의 원단을 구입하려고 해도, 무조건 에이전시를 통해야 한다. 신인으로선 쉽지 않은 일. 사실 그런 이유로 첫 시즌을 데드스톡으로 진행하게 됐다. 당시 서스테이너블이 큰 화두는 아니었는데, 여러모로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다 보니, 어느새 우리의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말하자면 럭셔리 서스테이너블. 고급스럽고 웨어러블한 소재에 특이한 재료들로 포인트를 주는데 소뿔, 크리스털, 자개 같은 것이다. 그런 부분이 차별되었던 거 같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내세우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투박한 성향을 띠는 데 반해 우린 더 고급스럽고 정교한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수작업을 추구한다. 발망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 수작업 담당이었다. 그들이 갖고 있는 헤리티지가 굉장히 멋있었지만, 한국의 헤리티지 또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비록 아직은 신인 디자이너라 샤넬의 공방 컬렉션만큼 화려한 것을 이룰 순 없지만, 그래도 한국 장인들의 작업을 계승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작업 과정에서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고. 실질적인 서스테이너블이라고 할 수 있지.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0 S/S 컬렉션의 아트피스는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특히 베스트나 드레스에 사용된 플라스틱은 페트병을 세척 공정만 거치고 패턴을 그대로 살려 작은 조각으로 재단하여 사용했다. 재생 가능한 소재를 그대로 사용해도 자연스러운 옷으로 보였으면 했다.

남다른 노력이 필요한 2021년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대중과 좀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동안 새로운 아티스트, 사진작가들과 재밌는 작업을 많이 했는데, 국내에서도 그런 작업을 하고 싶고, 또 우리의 작업을 대중에게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서스테이너블 패션이란 것도, 결국 대중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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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NKEE
킨키는 2018년 디자이너 김형기가 론칭한 남성복 브랜드다. 지금까지는 독창적이고 미래적인 프린트와 남성복에 집중한 컬렉션을 전개해오고 있다. 뉴욕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2020년 자신의 결혼식에서 촬영한 2021 S/S 디지털 컬렉션 ‘Field New’ 역시 자유분방하고 다큐멘터리적인 시선을 가진 디자이너의 사고방식이 녹아 있다.

KEENKEE

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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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키가 해온 것?
2019 F/W 뉴욕 컬렉션의 프레젠테이션으로 데뷔했고, 2020 F/W 시즌에는 뉴욕 패션위크 런웨이 쇼를 진행했다. 2021 S/S 컬렉션은 런웨이 360을 통해 디지털 컬렉션으로 선보였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시장은?
전 세계가 고려 대상이다. 그래야만 하지 않을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킨키의 차별점은?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프린트일 것이다. 남성복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보았을 때 색상이나 소재를 사용하는 데 다소 유연한 브랜드로 생각될 것 같다.

킨키의 밝고 리드미컬한 이미지는 스펙트럼에 가까운 컬러웨이에서 나오는 것 같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나?
남성 혹은 남성성, 남성이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하거나 상상한다. 프린트의 경우는 예일대학교 대학원 시절부터 해오던 이런저런 이미지 실험에서 시작됐다. 이미지 실험 중에 나온 결과들을 원단에 프린트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결혼식장에서 촬영한 2021 S/S ‘Field New’는 매우 독특하면서도 한국적이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내 결혼식에서 촬영했던 이번 컬렉션은 확실히 한국적이다. 사실 너무 정신없이 지나가서 나중에 사진들을 보고서야 상황 파악을 했다.

디지털 컬렉션이 공개됐을 때, 국내와 해외의 반응이 꽤 상반됐을 것 같은데 어땠는지?
당시 한국의 방역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결혼식장 내부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축하하는 하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얘기 등이 있었다. 특히 사진 작업하는 사람들이 꽤 좋아했다.

한국 패션 시장의 현재는 어떤 것 같나?
2013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후 킨키를 시작하고 나서 2020년 중순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고 느끼는 건 특정한 상업적 잠재력을 가진 트렌드를 짚어내고 따라가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것. 한편으로는 다양한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가 생산이자 소비의 주체가 되어가면서 조금씩 자기만의 목소리와 취향을 찾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 가장 흥미로운 관심사나 몰두하는 작업이 있다면?
2021 F/W 컬렉션.

2021년을 위한 계획?
작업을 하고 컬렉션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고유성을 갖추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시도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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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STUDIO
디자이너 장지윤의 에이티엠스튜디오. 자유분방한 스타일과 이미지를 제안하는 유니섹스 브랜드다. 개인적으로 아트 디렉션 및 세트 디자인, 콘텐츠 제작도 함께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전시도 진행한다. 현재 밀라노에 거주하고 있는 장지원을 화상 채팅을 통해 마주했다.

ATMSTUDIO

장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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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엠스튜디오가 이룬 일들?
브랜드 시작 전부터 패션 필름이나 전시 형식으로 진행하는 작업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영국 쇼스튜디오, 닉 나이트에게 소개되기도 하고 일 년에 한두 번 방문 형식의 프로젝트 전시와 윈도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숨어 있는 의외의 장소를 선정하고 영상, 패션 관련 전시도 한다(예를 들어 차이나타운에 있는 생선 냄새 가득한 공간 등). 패션과는 거리가 있는, 시각적으로 접근하는 아트 전시다. 브랜드 초창기 시절 에이티엠스튜디오와 어울리는 사람은 누굴까 고민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직접 캐스팅했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볼 때 제일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건 상대의 에너지 때문인데, 일반적인 미의 기준과는 조금 다른 독특하고 개성 있는 성격의 모델을 찾는다. 이런 점이 에이티엠스튜디오의 흥미로운 매력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평생 다시는 그렇게 순수하게 작업하지 못할 것 같은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My Beautiful Laundrette)’(동명의 영화와는 전혀 무관한 단편 클립의 필름). 2015년에 만든 이 컬렉션은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개인 프로젝트였고, 그래서인지 그 시절 나는 세탁소라는 주제 아래 이상하고 독특한 의상을 만들었다. 이후 이 필름에서 에이티엠스튜디오의 시그너처 제품인 세탁소 블레이저 재킷, 그리고 하프 칼라 셔츠가 나왔다. 세탁소 컬렉션을 위해서 찾은 장소는 50년 전 지어진 세탁소 공장. 유럽 영화의 세트장 같던 그곳은 모든 게 진짜였고 촬영하며 보낸 시간도 소중했다. 단순히 포트폴리오로 남기고 싶어 작업한 것인데, 뜻하지 않게 주목을 받았다. 4분 49초의 짧은 영상이지만, 언제 봐도 기분 좋아지는 느낌.

색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한데, 주로 어디서 힌트를 얻나?
영화나, 디자인이나 아트 서적을 가리지 않고 많이 보고 연구하는 편. 개인적 취미로 요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시장에서 보는 자연의 식자재나 향신료에서도 영감을 받는데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자연스레 표현되는것 같다.

에이티엠스튜디오의 차별점은?
내가 추구하는 건 다름이다. 비즈니스에 너무 몰두하거나 욕심 부리지 않고, 마니아층을 기다려주는 것. 또 시각적인 이미지나 디자인 스토리 그리고 취향을 공유하는 것.

2021년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시작 당시 패션계의 빠른 움직임에 맞추기보다 프로젝트 형식으로 나름의 정체성과 표현 방식을 지키려고 했는데 막상 현실에 시간을 맞추다 보니, 초창기의 마음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이번 코로나19로 자연스럽게 컬렉션을 건너뛰게 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내 브랜드를 통해 행복을 주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앞으로 에이티엠스튜디오가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할지, 어떻게 하면 좀 더 단단한 신념을 가지고 흥미롭고 유기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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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USEUM VISITOR
브랜드명을 직관적으로 해석하면 박물관 방문객이다. 디자이너 박문수는 박물관을 자주 드나드는 사람이었다. 그가 박물관에서 영감을 얻듯 더뮤지엄비지터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들었다고. 다채로운 색감과 붓 터치, 강렬한 레터링을 바탕으로 컬렉션을 전개하며 세트 디자인과 설치미술, 조명과 영상 및 오브제를 이용한 전시도 연다.

THE MUSEUM VISITOR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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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뮤지엄비지터가 이룬 일들은?
베를린을 비롯한 해외에서 전시를 했다. 해외 편집숍에 입점되기도 했고. 아직 더뮤지엄비지터가 완성형 브랜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뮤지엄비지터의 차별점은?
상업성보다는 예술성이 아닐까? 브랜드는 수익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반면 더뮤지엄비지터의 시작은 판매 목적인 브랜드가 아니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서 옷을 만들지도 않았고 그저 우리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전개했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브랜드의 정체성을 쌓는 데 도움이 됐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이유가 됐다.

첫 컬렉션을 베를린에서 열었다. 이유가 있을까?
뉴욕에서 패션 공부를 하다 염증을 느꼈다. 후에 베를린을 갔는데 큰 영향을 받았다. 틀에 박히지 않은 교육, 여러 방향으로 도전하며 자신의 생각을 풀어보는 태도에 매료됐다. 여느 유럽의 관광지와는 다르게 로컬 분위기가 강하고 처음으로 방문한 유럽의 도시여서 그런지 애정이 있었다. 베를린을 브랜드의 시작으로 삼은 건 운명 혹은 필연이었다.

회화는 인간이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다. 더뮤지엄비지터는 회화를 바탕으로 전개하는데 어떤 메시지를 표현하고 싶었나?
인간은 표현하고 살아야 한다. 나는 말과 글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다. 옷에 그림을 그려 내 감정과 가치관을 전달했다. 사실 큰 메시지는 없다. 현대미술이란 주관적이지 않나?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양하다. 내 옷을 입는 사람들도 저마다 주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끔 옷을 만드는 것이 좋다.

드로잉과 프린팅를 주로 사용한다. 이를 잘 표현하기 위해 소재에 대한 고민도 하나?
어떤 소재가 우리의 색감을 잘 표현할 것인가 항상 고민한다. 최근에는 주로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해 컬렉션을 전개한다. 폴리에스테르에 프린트 기법을 적용하면 색감이 잘 구현되더라. 그 외에도 우리의 색감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를 계속 연구 중이다.

초창기의 옷은 지금보다 더 구조적이던데 변화한 이유가 있나?
다방면으로 도전하고 싶다. 지금 컬렉션은 초창기보다 캐주얼하고 이미지에 집중하고 있다. 테일러링도 잘하고 이미지를 페인팅으로 풀기도 하며 전통적인 패션 하우스를 만드는 게 목표다.

예술과 상업의 간극을 느끼나?
브랜드를 전개하는 건 예술성과 창작을 양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은 수익성을 띨 수밖에 없지 않나? 내가 하고 싶은 예술만 하면 안 된다. 예술성을 비롯해 팔리는 옷이 무엇인지를 고려하며 그 간극을 메우려 고민한다.

더뮤지엄비지터는 어떤 사람이 입으면 좋을까?
생각이 많은 사람? 내 옷을 입고 느끼고 생각하며 현대미술처럼 주관적으로 해석하기를 바란다.

한국 패션 시장의 현재는 어떤 것 같나?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 대중의 눈과 취향이 높아졌고 원하는 걸 쉽고 빠르게 구한다는 것. 반면 그렇기에 더욱 가치 있는 소비를 하는 추세다. 옷 하나를 사더라도 의미를 담은 신중한 소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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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최태경, 이상, 김성지
PHOTOGRAPHY 이우정

202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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