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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댄스의 중심, 원밀리언

춤으로 세상을 이끈다. 과장이 아니다. 안무가들이 창작한 안무를 보고 배우는 아티스트 집단인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유튜브 구독자는 2천만 명이 넘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댄스 레이블이다. 최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여자)아이들과 손잡고 K/DA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금 ‘롤’에 접속하면 그들의 춤을 볼 수 있다. K/DA 프로젝트에 참여한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안무가들을 만났다.

UpdatedOn December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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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사벨이 입은 셔츠 드레스는 채뉴욕, 귀걸이는 알렉산더 왕, 슈즈는 본인 소장품. 이유정의 줄무늬 수트는 채뉴욕, 슈즈는 코치 제품. 김예지의 줄무늬 수트는 유돈 최 제품. 유메키의 검은색 수트는 아더에러, 슈즈는 나이키 제품.

(왼쪽부터) 이사벨이 입은 셔츠 드레스는 채뉴욕, 귀걸이는 알렉산더 왕, 슈즈는 본인 소장품. 이유정의 줄무늬 수트는 채뉴욕, 슈즈는 코치 제품. 김예지의 줄무늬 수트는 유돈 최 제품. 유메키의 검은색 수트는 아더에러, 슈즈는 나이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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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가죽 코트는 유돈 최, 데님 팬츠는 아티코 by 매치스패션, 부츠는 코치 제품.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이유정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좀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K/DA가 화제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소속 안무가로 활동한 지 5년 정도 됐다. 과거에는 표현에 치중하였다면, 지금은 춤을 즐기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K/DA 프로젝트는 춤에 관심이 적은 분들이나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보람이 크다.

춤을 잘 추는 것보다 즐기는 게 중요한가?
처음에는 잘 추기 위한 노력만 해왔다면 이제는 즐기는 것까지 신경 쓰게 됐다. 현재 수업도 하고 또 영상으로 사람들에게 춤을 전파하고 있는데, 종종 내 춤을 따라 하면서 아픈 마음이 치유되고, 행복을 느꼈다는 내용의 손 편지를 받기도 했다. 또 SNS로 응원해주고, 감동받았다는 말을 들으면서 우리의 춤이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실감한다. 재밌어서 췄을 뿐인데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깨달은 이후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춤으로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

춤을 추며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였나?
당연히 아플 때다. 춤이 필라테스처럼 건강을 증진하는 운동이라고 할 수는 없다. 춤은 오히려 예술 쪽에 가깝다. 그래서 몸을 혹사시키는 면이 없지 않다. 너무 무리하면 아프고, 부상이 제일 무섭다. 그래서 요즘은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운동까지 더불어 하며 몸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안무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내 작업물은 대부분이 팝 음악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에 창작된 음악과 가사로 2차 생산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온전한 내 생각을 표출하기보다는 내가 감정 이입할 수 있는 곡을 찾아 나만의 방법으로 풀어낸다. 그런 이유로 일상에서 춤 동작에 대한 영감을 받진 않는다. 대신 일상의 감정을 기억하고 안무에 활용한다.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는 엄청난 구독자를 보유했다. 1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당신의 춤을 보고 연습한다. 부담되진 않나?
모든 안무가가 부담을 느낄 것이다. 부담을 털어내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압박을 느끼곤 한다. 영상 촬영은 순간이다. 공연과 같다. 물론 다시 찍을 수는 있지만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스스로 ‘나는 괜찮아, 나는 준비됐어, 부담은 무시하자’라고 생각한다. 부담을 떨쳐낸다는 건 어렵다.

다시 K/DA 얘기를 하자. 게임이라는 가상세계에서 춤을 춘다. 무대가 없고, 내가 아닌 아바타가 표현을 대신한다. 안무가로서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신선하다. 어떤 방식으로든 춤을 소비하는 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K/DA 작업에서 내가 캐릭터를 표현한다는 것도 재밌다. 춤이 다양하게 소비될수록 좋다고 생각하기에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히려 우리와 같은 안무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리라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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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이 박힌 가죽 톱과 팬츠는 모두 이자벨마랑 by 네타포르테 제품.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예지 킴

춤을 가르치는 직업이다. 춤에 대한 철학이 뚜렷할 것 같다.
안무를 만들 때는 스토리가 중요하다. 영화를 만든다고 상상하며 안무에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춤을 업으로 삼으면 힘든 순간도 있을 것이다. 부상의 위험도 있을 테고.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다. 춤을 출 때마다 조금씩 고통을 느낀다. 그래도 춤은 내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라 참고 한다. 또 안무를 창작하면서 힘든 순간이 올 때가 있다. 수강생은 내 안무를 좋아해서 배우러 온다. 정말 진심이 담긴 안무를 공유하고 싶지만 시간에 쫓겨 안무를 짤 때가 많다. 그럴 때 아쉬움이 무척 크다.

안무를 창작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가사에 중점을 둔다. 영화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안무도 기승전결 형식으로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의미 있는 안무라고 느끼고, 또 해석을 하면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일종의 열린 안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질 수 있지만 그것도 해석의 묘미일 것이다.

당신의 춤을 보고 배우는 사람들이 많다. 유튜브 구독자는 2천만 명이 넘고, 직접 찾아오는 수강생도 꽤 된다. 인상적인 피드백은 무엇이었나?
음, “예지 쌤의 안무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좋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내 안무에서 스토리를 발견했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매우 감동적이다.

오랜 시간 춤출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인가?
먼저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안무를 만들어 사람들과 공유하고, 사람들이 내 안무를 따라 춤추기도 한다. 사람들이 내 안무를 따라 하며 함께 춤추는 커버 영상을 보면 안무의 효과를 알 수 있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안무의 영감은 어디서 받나?
영감이라기보다는 상상으로 만들어낸다. 노래 가사를 들으며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안무가 떠오른다.

춤은 몸으로 표현하는 언어다. 외국인의 반응이 뜨거운 것도 춤이 몸의 언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인이 관심을 보여주신 데는 K-팝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K-팝이 알려지면서 안무가의 춤을 보고 우리가 알려지게 됐다고 생각한다.

K/DA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댄서로 출연하는 줄 알았다. 프로젝트를 듣고는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조금 더 중요한 역할이었다. 내가 감히 이런 자리에 참여해도 되는지 고민이 들었다. ‘(여자)아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그 두 분 사이에 끼게 돼서 부담되기도 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을 해서 무척 좋았다. 주변의 롤 하는 친구들이 화면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한다. 우리 영상을 보고 롤 해야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주위 사람들도 신기해한다. 여러모로 즐겁고 재밌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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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니트와 검은색 팬츠는 모두 태우 제품.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유메키

이른 나이에 안무가로 자리 잡았다. 춤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일본에서 살던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댄스 아카데미에 보내셨다. 그때는 춤에 관심이 없었다. 고등학생 때 미국에 가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춤도 많이 췄다. 친구들과 춤을 추면서 이게 내가 원하는 일임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열심히 연습하고,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바로 안무가가 됐다.

안무가로서 안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수업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대로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아티스트의 안무를 창작할 때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해서는 안 된다.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최대한 좋은 모습과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게 안무가다. 그래서 무조건 그 아티스트에 대해 공부한다. 많이 검색하고, 어떤 성격인지, 어떤 목소리를 가졌는지, 패션 스타일은 어떠한지 전부 찾아본다. 그리고 그에게 최대한 맞는 안무를 짜려고 한다. 한편으로는 그 아티스트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 사람의 본래 캐릭터와 새로운 캐릭터를 섞는 것이다.

K/DA의 안무를 기획했다. 과제로 삼은 것은 무엇이었나?
처음 K/DA 안무 디렉팅을 제안받았을 당시 롤이라는 게임은 알고 있었지만 멤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멤버의 개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안무를 창작해야 하는데 잘 모르는 상태라서 고민이 있었다. 추후에 멤버들을 만나보니 모두 자기 색이 뚜렷했다. 개성이 두드러지고 겹치지 않았다. 과제는 전체적인 느낌을 아우르되 멤버 개개인이 가진 개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안무를 창작하는 과정에서 고민한 점은 무엇이었나?
안무가는 춤추는 사람의 매력과 개성을 최대한 좋은 모습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안무가가 해야 하는 일이다. ‘(여자)아이들’에 대한 사전 정보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어떤 매력이 있는지, 개성은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알아가야 했다. 좋은 안무를 보여주려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 그들이 이전에 했던 활동과 연습을 많이 찾아봤다. 그것들을 보고 분석하고 안무를 만들었다. 안무를 만든 다음 ‘(여자)아이들’을 실제로 만나서 연습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다양한 안무를 소화하더라. 안무를 시현하는 자리에서 안무가 각 멤버에 맞게 조금씩 조율됐다.

안무가로서 보람 있을 때는 언제인가?
안무를 빨리 짜는 편이다. 그런데 안무를 창작하는 일이란 결국에는 내가 가진 것들을 소비하는 것이다. 계속 꺼내 쓰다 보면 없어지고 만다. 안무가로서 또 선생님으로서 내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럴 때마다 다른 아티스트, 가수들을 공부하고,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다른 안무가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한다. 문제를 혼자 헤쳐 나가기 보다 주변 동료들과 대화하며 안무를 만들어나갈 때 재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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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톱·팬츠·재킷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원밀리언
댄스 스 튜디오
이사벨

수강생에게 춤을 가르쳐준다는 건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내 색깔을 전하는 일이니까. 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기준으로 삼은 건 무엇인가?
춤을 캐나다에서 시작했기에 한국에서 가르칠 때는 조금 어색했다. 여기서는 한 번에 알려주지만, 캐나다에서는 똑같은 안무를 계속해서 춘다. 완전히 습득할 때까지. 한국은 너무 빠르다. 나도 한국식으로 가르치려고는 하지만 조금 더 천천히 진행하는 편이다. 1시간 20분 안에 수강생이 내 안무를 습득하는 건 어렵다. 그래서 천천히 두 번 알려준다. 그래야 더 잘할 수 있을 테니까.

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춤은 표현이다. 음악마다 다르겠지만 사람들이 내 춤을 보고 무언가를 느끼길 바란다. 힙합을 춘다면 재미를 느끼고, 슬픈 안무를 춘다면 사람들이 슬픈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 느낌을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안무가로서 춤이 가장 즐거운 순간과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
한국에 오고 2년 지나서 수업을 못하게 됐을 때 힘들었다. 문제는 비자였다. 당시 내가 가진 비자에는 안무가가 해당되지 않았다. 지금은 해결됐지만 당시 비자 문제로 고충을 겪을 때 무척 힘들었다. 선생님으로서 수강생에게 안무를 알려줄 수 없다는 건 마음 아픈 일이다.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첫 수업을 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나에게 이 일은 엄청나게 중요하고, 또 수업하면서 행복함을 느낀다.

안무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나?
평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얻는다. 주변인이 대부분 댄서다. 그 친구들에게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고, 다른 분야에는 크게 관심 없다. 집에서도 항상 음악을 듣고, 뮤직비디오를 본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 살면서 겪는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 나는 나쁜 일이 생기면 춤으로 푼다. 춤으로 해소할 때 행복하고, 스트레스도 좋은 에너지로 바뀐다.

K/DA 프로젝트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여자 아이돌 작업을 많이 안 해봤다. 그래서 처음에는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노래였다. 노래를 듣자마자 힘이 느껴졌다. 노래가 너무 좋아서 단번에 참여하게 됐다. 아마 다른 노래였으면 안 했을 거다. 이 노래는 나와 느낌이 잘 맞는다.

본인의 안무 영상을 본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길 바라나?
사람들이 내 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았으면 좋겠다. 나는 신기할 정도로 내 모습을 전부 보여준다. 그걸 보고 열심히 춤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자신만의 색을 당당히 드러낼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내 춤에 담긴 내 감성도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

목표는 무엇인가?
2백 명, 3백 명 모여서 다 함께 춤을 공유하는 댄스 워크숍을 열고 싶다. 오래된 목표인데 코로나19 시대라 언제쯤 가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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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이우정
STYLIST 배보영
HAIR&MAKE-UP 이현정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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