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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논객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November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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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 ROVER All New Defender
전장 5,018mm 전폭 1,996mm 전고 1,967mm 축거 3,022mm 엔진 I4 2.0 디젤 배기량 1,999cc 최고출력 240hp 최대토크 43.9kg·m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9.6km/L 가격 8천5백90만원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헤리티지로 시작, 디자인으로 끝!
결론부터 얘기한다. 이 차는 헤리티지로 시작해서 디자인으로 끝난다. 엔진과 변속기, 차고 높이 조절 등의 장치들은 이미 다른 랜드로버에서 본 것들을 조금씩 만진 것이다. 디펜더는 정말 유구하다. 랜드로버의 시작이 디펜더의 시작이고, 디펜더의 시작이 사륜구동의 시작과도 맞물린다. 제2차 세계대전에 쓰였던 사륜구동 차를 기본으로 1948년에 만들어진 차가 2015년까지 팔렸다. 이게 디펜더 1세대고, 우리나라에 며칠 전 출시된 게 2세대 디펜더다. 1세대 디펜더는 실제 군용으로 쓰이기도 했고, 오지탐험가들도 많이 타고 다녔으며, 1990년대 이후로는 패션 아이템으로도 유명해졌다. 갖고 있으면 지금도 가격이 시나브로 오르는 자동차 중 하나다. 반면 2세대는 고급스러운 다목적 사륜구동 차다. 기존의 기계적이고 순수한 느낌으로 포장됐지만, 그 속은 최첨단, 디지털 장비로 채워졌다. 이런 것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진정한 디펜더가 아니”라며 “이름만 물려 썼을 뿐, 또 다른 레인지로버”라 평하기도 한다. 나도 그런 게 아쉽다. 1세대 디펜더처럼 소박하고 담백하며 기계적으로 만들 순 없었을까. 여튼 디자인은 참 멋지다. 오리지널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멋진 건 멋진 거다. ★★★★

오프로드 역시 최고!
사륜구동 차를 타고 산에 오르기 시합을 한다면, 어떤 차를 탈까? 예전엔 당연히 지프 랭글러였는데, 이젠 디펜더와 나란히 두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기계적인 랭글러가 우세할 것 같기도 하지만, 디펜더에 들어간 첨단 장비의 위용을 무시할 수 없다. 각 바퀴의 미끄러짐을 최적으로 제어하는 능력은 물론, 차체 최대 높이가 145mm까지 오르내릴 수도 있다. 여러 개의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안전하고 치밀하게 산에 오를 수 있고, 특히 차량 전면 보닛을 투과해서 보는 것 같은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는 사용하면 할수록 신박하다. 카메라 여러 개로 주변 경관을 조합해 3차원 차량 모형과 결합해 보여주는 기능도 놀랍다.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뒷부분 바닥까지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고개를 차 밖으로 내밀어 장애물을 살필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첨단 장비들이 격한 오프로드 주행 상황에도 견딜 수 있을까? 한 번 사면 몇 년을 타야 하는데, 정말 고장나지 않을까? 첨단 기술이 가져올 행복과 걱정이 동시에 밀려온다. 랜드로버는 늘 이랬다.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데 과감했고, 그래서 더 매력적이고 편안한 차를 만들어왔지만, 품질이 덜미를 잡았다. 1억에 육박하는 차가 말썽 부리는 것을 웃어넘길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

디자인도 최고!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각 잡은 사각형 차체에 동그란 헤드램프, 동그란 타이어. 가장 상식적인 형태를 아주 근사하게 만들어냈다. 둥글게 휘거나 삐딱한 사선 없이 수직-수평으로 견고하게 잘 만들었다. 차 자체가 든든한 공구처럼 튼튼해 보인다. 이 차를 디자인하면서 얼마나 신이 났을까? 차체 프레임을 그대로 노출시킨 대시보드와 센터 터널. 볼트 자국을 그대로 노출해 기계적인 맛을 살린 디테일 등이 압권이다. 디자인이 너무 좋아서 탈이다. 예쁜 등산화 사서 애지중지하는 격이다. 너무 아까워서 감히 산에 신고 가지 못하는 등산화, 디펜더가 그렇게 될 것 같아 걱정이다. 대략 9천만원이나 하는 고급 사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마구 산에 오르는 게 쉬워 보이진 않는다.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첨단 장비가 꿈틀거리지만, 진흙 묻히면서 산에 오르기엔 좀 부담스럽다. ★★★

+FOR 지금으로선 최고의 등산화다.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한 대 사고 싶은 디자인이 압권.
+AGAINST 너무 커지고, 너무 첨단이고, 너무 다재다능해졌고, 너무 비싸졌다.

3 / 10

 

서인수 <모터트렌드> 기자

첨단 기술과 자율주행 시대를 환영하는 <모터트렌드> 토박이 자동차 기자.

실물 깡패
솔직히 첫인상은 별로였다.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모습을 공개한 신형 디펜더를 사진으로 보고 난 얼굴을 찌푸렸다. 디펜더는 네모반듯한 실루엣이 생명인데 그게 전부 사라진 거다. 랜드로버 디자이너들에게 혹시 모서리 공포증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서리란 모서리는 모조리 둥글렸다. 거기에 윗부분을 뚝 자른 반원 모양 헤드램프까지…. 디펜더가 성전환수술을 받고 온 것 같았다. 하지만 실물로 본 디펜더는 달랐다. 사진으로 본 것처럼 여성적인 분위기를 폴폴 풍기지 않는다. 특히 디펜더 110(국내에는 110만 먼저 출시됐다)은 길이가 5,018mm, 휠베이스가 3,022mm에 달한다. 커다란 덩치가 마초적인 분위기를 돋운다. 실내도 랜드로버 형제들과 완전히 다르다. 운전대 너머엔 디지털 계기반이 달렸지만 운전대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대신 각종 버튼이 고스란하다. 센터페시아에도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다이얼과 각종 기능을 설정하는 버튼을 살려둬 디지털 일색인 랜드로버 형제들과 뚜렷하게 차별화를 꾀했다. 조수석 쪽 대시보드에는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든 크로스카 빔을 그대로 돌출시켜 상남자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

뼛속까지 오프로더
디펜더가 모노코크 섀시를 두른 것에 눈을 흘기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디펜더의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는 비틀림 강성을 높여 역대 랜드로버 모델 중 가장 견고한 차체를 자랑한다. 기존의 보디 온 프레임 섀시보다 세 배나 견고하다는 설명이다. 앞에는 더블위시본, 뒤에는 인테그럴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얹어 울퉁불퉁한 노면도 착 움켜쥐고 달리는 실력이 수준급이다. 네 바퀴엔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됐는데 오프로드에서 지상고를 기본 75mm, 추가로 70mm 더 높일 수 있어 커다란 바위나 움푹 파인 구덩이도 가뿐하게 넘을 수 있다. 여기에 뒷바퀴 미끄러짐을 단속하는 액티브 리어 디퍼렌셜까지 더해지면 어떤 길도 달릴 수 있는 무적 디펜더가 된다. 실제로 오프로드 주행 실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주먹만 한 자갈이 깔린 흙길은 물론 진흙으로 뒤덮인 길, 깊게 파인 구덩이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 그때마다 좌우로 출렁이긴 하지만 온몸이 저릿저릿한 정도는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에 오프로더라고 부를 수 있는 차는 랭글러가 유일했다. 그런데 ‘찐’ 오프로더가 하나 더 늘었다.★★★★

온로드도 제법인데?
오프로드의 단점은 온로드에서 불편하다는 거다. 산골 오지에 살지 않는 이상 오프로드보다 온로드를 달릴 일이 더 많은데, 잠깐의 오프로드를 위해 평소 불편함을 참는 게 과연 합리적일까? 하지만 디펜더는 다르다. 온로드에서도 불편하거나 움직임이 어색하지 않다.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승차감도 매끈하다. 과속방지턱을 사뿐히 넘는 폼도 인상적이다. 극단적인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모두 가슴 졸이거나 인상 쓰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차는 국내에서 디펜더가 유일해 보인다. 아, 휠베이스가 3m 이상인데 7인승 모델이 없다는 건 좀 아쉽다(국내엔 5인승만 출시됐다). ‘차박’이 유행인 요즘, 2열 시트가 편평하게 접히지 않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FOR 체격부터 성능까지. 안팎으로 ‘찐’ 오프로더.
+AGAINST 오프로드는 정복했지만 차박 정복은 소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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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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