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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는 작가들: 스트레이 키즈 방찬

기술 발전과 가장 밀접한 매체는 게임이다. 사실적인 그래픽과 정교한 구조는 사람들을 게임에 깊이 몰입시킨다. 이제 게임은 사용자로 하여금 이야기를 직접 만들게끔 유도하고, 사용자는 오직 자신만의 서사를 갖게 된다. 비록 로그아웃하면 그만인 휘발성 강한 서사라 할지라도 사용자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아 다른 형태로 표현된다. 시나 소설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설치미술로 눈앞에 등장하기도 한다. 미래에는 게임이 선도적인 매체가 되리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지금, 게임에서 영감을 받는 작가들을 만났다.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게임과 예술의 기묘한 연관 관계를 추적했다.

UpdatedOn November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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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오브 레전드> (이하 ‘롤’)

가장 좋아하고 즐겨 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팀워크가 무척 중요한데, 스트레이 키즈 멤버 필릭스, 창빈, 승민, 매니저 형까지 한 팀으로 플레이한다. 창빈이는 미드, 정글 포지션, 승민이는 서포터나 원딜 포지션, 필릭스는 미드와 원딜 포지션을 한다. 나는 남는 포지션을 한다. 모르는 사람들과 팀을 짤 때도 비슷하다. 원래 계정에선 골드 티어였는데 최근엔 새로 만들어 티어가 없다.

팀플레이와 리더십

지시하고 시키는 건 좋은 리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중요도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리더의 몫 아닐까. 게임 플레이 스타일과 그룹 리더로서의 태도가 닮았다. ‘롤’도 팀플레이를 잘해야 하듯, 그룹 곡을 프로듀싱할 때는 멤버들이 어떤 도전을 하고 싶어 하는지 듣고 의견을 조율하고 합을 맞추는 과정이 필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에코’

<리그 오브 레전드> ‘에코’

<리그 오브 레전드> ‘에코’

에코

내가 주로 플레이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이다. 에코는 어떻게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포지션을 바꿀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팀 내 암살자가 필요하면 암살자가, 탱커가 필요하면 탱커가 될 수 있다. 난 팀업플레이에선 남는 포지션을 하는 게 좋아서 에코를 택하곤 한다. 플레이 스타일도 좋다. 에코는 시간을 거스르는 자라 부활할 수 있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시간에 대해 고민하고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거든. 지금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에코는 그런 게 가능한 캐릭터라 좋다. 부활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RPG 게임과 스트레이 키즈

많은 게임을 좋아하지만 특히 애착을 가진 건 RPG 게임이다. RPG 게임의 매력은 시작과 끝이 있고, 캐릭터가 레벨업하며 성장 서사를 쓴다는 것이다. 내 캐릭터가 성장하는 데 책임감을 느끼지. <젤다의 전설> <포켓몬스터> <슈퍼 마리오>를 즐기며 자랐다. 뮤츠와 망나뇽, 요시와 베이비 마리오를 좋아했다. 스트레이 키즈 앨범을 작업할 때도 그런 성장 서사를 부여했고, 시리즈 간의 연결 고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 앨범의 <I AM> 시리즈와 <Clé> 시리즈의 성장 서사에도 공들였다. 우리 노래 ‘Easy’의 가사 중 “쉽게 다 깽판 치고서 다음 판 하나씩 다 깨고 제패하게”라는 부분이 있다. 게임엔 늘 단계가 있고 끝판왕이 있잖아. 우리 음악을 한 단계씩 레벨업하듯 끝판왕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이스터에그

이번 정규 앨범도 뮤직비디오를 보면 전 시리즈와 연결된다. 일종의 이스터에그다. ‘神메뉴’ 뮤직비디오 중 연구소 장면에 빨간 꽃이 나오는데, 우리의 초기곡 데뷔곡 ‘District 9’​에 등장한 장미꽃과 이어진다. 어떤 뜻이냐고? 그건 비밀. 이스터에그의 숨겨진 뜻은 직접 찾아봐야 재미있는 법이잖아.

<니드 포 스피드>

<니드 포 스피드>

<니드 포 스피드>

<헤일로>

<헤일로>

<헤일로>

뮤직비디오

스트레이 키즈 뮤직비디오는 게임 같은 비주얼이 많다. ‘District 9’은 완전히 사이파이인데 엑스박스 게임인 <헤일로> 시리즈와 무드가 비슷하다. ‘Back Door’는 게임 포털의 게임들을 생각나게 하고, ‘神메뉴’엔 <니드 포 스피드>의 레이싱 게임을 생각나게 하는 장면들이 있지. 나와 필릭스는 어릴 때부터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지, 게임 그래픽 같은 비주얼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몰입을 잘한다. 게임 속 주인공이 된 듯, 내 음악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말이다.

게임 사운드

게임 안에는 다양한 사운드가 있다. 곡 프로듀싱을 하는 만큼 귀가 밝은 편이고, 여러 소리에 관심을 갖는데 게임도 매력적인 소리가 흐른다. ‘롤토체스’에서 캐릭터들이 이모티콘으로 감정 표현을 할 때 들리는 소리나, 몬스터 소리, 발자국 소리, 문 여는 소리 등. 그런 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나도 실험적인 소리를 만들어보곤 한다. ‘Back Door’의 종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도 마치 게임 사운드 같지 않나? 스네어 드럼 대신 진짜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따서 쓴 거다. 음악은 듣는 매체고, 계속 듣게끔 하는 흥미로운 요소가 필요하다. 우리가 게임할 때 긴장하고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끼는 것처럼, 음악에도 그런 요소가 있어야 한다. ‘똑똑똑’ 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 ‘혹시 지금 누가 내 방문을 두드리고 있나?’ 싶은 스릴을 유발하고 싶었다. ‘이제 또 나온다! 긴장해!’ 하는 느낌인 거지. 소리와 음악만으로 다른 공간으로, 다른 세계관으로 데려가고 싶다. 게임도 음악도 하나의 세계관 안으로 유저와 리스너를 초대하는 거니까.

<어몽 어스>

온라인에서 하는 마피아 같은 게임인데, 크루원과 임포스터 역할을 배정받고 서로 제거하는 게 목표다. 멤버들과 진짜 재미있게 한다. 서로 배신 때리는 맛이 있다. 정체를 알고 보니 다른 편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때도 짜릿하지! 나는 호주 출신이라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데, 이 게임을 즐기며 한국말이 진짜 많이 늘었다.

게임하면 혼나는 시대는 갔지

게임은 머리를 쓰는 일이다. 예전엔 어른들이 애들한테 게임 많이 한다고 잔소리도 하셨지만, 게임은 문제를 던져주고 어떻게 풀지,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매체다. 방 탈출 게임도 좋아하는데, 항상 예상할 수 없는 답을 찾아나가다 보니 생각하는 훈련이 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뻔하지 않고 예상할 수 없는 걸 찾아야 하거든. 곡 작업을 하다 막힐 때 다른 세계로 탈출하듯 게임을 한다. 그렇게 재충전하면, 또 새로운 악상이 떠오른다.

게임 음악

작업하는 곡 중에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곡도 있고, 애니메이션 OST도 역시 RPG 게임 같은 느낌을 살려서 작업한 곡이다. 언젠가 이 게임을 위한 곡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아보고 싶다. ‘롤’에 이매진 드래곤스의 노래가 삽입됐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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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 키즈 ‘<MIROH>’

스트레이 키즈 ‘<MIROH>’

  • 스트레이 키즈 ‘<MIROH>’스트레이 키즈 ‘<MIROH>’
  • <툼 레이더><툼 레이더>
  • <언차티드><언차티드>

‘MIROH’

스트레이 키즈 ‘MIROH’의 가사는 그야말로 게임 같다. ‘힘들지 않아 거친 정글 속에 뛰어든 건 나니까 I’m okay, We goin’ higher, 다음 도시 속에 빌딩들 내려보며 Fly all day’라는 가사나, ‘독, 덫, 독버섯 어디 한번 깔아봐라 결국에 난 살아남아, 어떻게든 살아남아, 나는 알아, 함정 따위 깔아봤자 난 더 세게 밟아’라는 가사만 봐도 그렇지 않나? 이 노래를 게임으로 만들면 고전 RPG 게임일 거다. <언차티드>나 <툼 레이더>처럼 정글을 헤매고 보물을 찾아 모험하는 게임 말이다. 영화로 치자면 <인디아나 존스> 같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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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 키즈 ‘Back Door’ MV

‘Back Door’

스트레이 키즈의 최신 곡인 ‘Back Door’도 게임이 될 수 있겠다. ‘손잡이를 돌려 내가 원하던 걸 다 볼래’라고 말하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공간에 대한 이야기니까. 문을 열면 계속해서 공간이 바뀌는 게임이면 어떨까? 2D다운 게임도 좋고, VR로 체험형 게임도 재미있을 것 같다!

방찬 스트레이 키즈

방찬 스트레이 키즈

스트레이 키즈는 게임 그래픽처럼 강렬하고 컨셉추얼한 음악과 비전을 제시하는 아이돌 그룹이다. 직접 작사 작곡하는 그룹 내 프로듀싱 유닛 ‘쓰리라차’ 소속이기도 한 스트레이 키즈의 리더, 방찬이 게임과 음악, 게임 내 팀플레이와 실제 팀플레이의 상호 관계에 대해 시시콜콜 말해줬다. 어린 시절부터 게임하며 자란 1997년생 창작자로서, 게임은 더 이상 혼나면서 할 게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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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이예지
GUEST EDITOR 정소진

202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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