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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취향을 담은 한 잔: 클라우스 톰슨

커피 향에는 시간과 노고가 담긴다. 농부의 땀부터 생두를 선별하고 볶아 상품으로 만드는 이들의 가치관까지. 남다른 커피를 세상에 알리는 전 세계 커피 마스터들의 커피 철학을 옮긴다.

UpdatedOn October 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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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우스 톰슨
커피 콜렉티브 대표

클라우스 톰슨은 덴마크 커피 브랜드 ‘커피 콜렉티브’의 대표다. 2000년 바리스타 일을 시작한 그는 생두의 재배와 로스팅, 원두 제조, 커피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과 복잡성에 매료됐다. 그리고 올해로 20년째 커피 산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커피와 함께해온 시간 속에서 커피 열매를 재배하는 농부들의 애환을 깨달은 그는 농부들이 합리적인 거래와 이익을 누리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커피 제조 가이드가 인상적이다.
집에서도 좋은 커피를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가이드로, 커피 맛을 더욱 훌륭하게 만드는 사소한 팁들을 많이 담았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려 한다. 많은 이들이 원두의 가치를 깨달을수록 농부들은 큰 보람을 느낄 것이다.

커피 산업의 문제는 어떻게 바라보나?
향기로운 스페셜티 커피를 영원히 즐기고 싶다면 농부에게 합당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오늘날 상당수의 농부들이 생산 비용조차 거두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농부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며 그들의 생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경제 문제뿐 아니라 환경 문제도 뒤따른다.
커피는 씨앗에서 한 잔의 컵에 담기는 과정 속에서 탄소 배출량이 높다. 몇 년 전부터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 대신 풍력발전기를 사용해왔다. 또한 쓰레기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점심 식사와 전기 자동차를 타는 등 개인적인 노력도 멈추지 않는다. 그렇지만 커피 콜렉티브의 목표 중 하나인 탄소 제로화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환경보호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

커피로 세상을 바꾸려 노력하는 사람의 커피 취향이 궁금하다.
에티오피아나 케냐의 블랙 필터 커피나 파나마 게이샤를 즐긴다. 재스민, 로즈힙, 라일락 같은 플로럴 계열과 블랙베리, 라즈베리, 감귤류 같은 과일 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커피 한 잔에 존재하는 다채로운 아로마는 음미할 때마다 놀랍다. 원두는 케냐에서 온 ‘키에니’를 추천하고 싶다. 키에니는 내가 좋아하는 향과 맛이 모두 담긴 원두다. 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키에니의 적절한 산도와 풍부한 맛에 매료될 것이다.

커피와 궁합이 좋은 디저트는 무엇인가?
커피는 아로마가 다양하기 때문에 품종마다 어울리는 디저트가 다르다. 케냐 커피는 베리류와 같은 산도 있는 과일과 어울리며, 과테말라 커피는 초콜릿이나 견과류와 안성맞춤이다. 우유에 커피콩을 넣은 푸딩 ‘판나코타’를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아주 좋아한다.

커피가 당기는 때는 언제인가?
매 순간이다! 덴마크에서는 잠들기 직전에 이브닝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있다. 이브닝 커피도 좋지만 시간대별로 다른 커피를 마신다. 아침은 필터 커피로 시작하고 오전 10시쯤엔 카푸치노, 점심 직후에는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날씨가 따뜻하면 콜드브루에 질소를 넣어 생맥주처럼 뽑아낸 ‘니트로 커피’를 차갑게 마시고, 가을과 겨울에는 따뜻한 오리지널 커피 한 잔으로 포근히 몸을 감싼다. 거기다 재즈 레코드까지 더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커피가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겠다. 성인이 된 후부터 내 삶은 커피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 과정에서 뜻깊은 순간들이 있었다. 다채로운 커피를 경험하기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한다. 커피 여행은 내게 다른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길잡이가 됐고 전 세계인과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2006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다. 챔피언십 우승은 동료 페데르 두폰트, 카스페르 엥겔과 함께 커피 콜렉티브를 설립할 수 있는 발판이 됐고 14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내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커피 사업의 목표는 무엇인가?
평생 커피와 함께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매일 커피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거다. 인생의 절반인 20년을 커피와 함께했지만 배울 게 여전히 많다. 커피 생산자를 만날 때마다 내가 가진 커피 지식은 수박 겉핥기 수준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게다가 불과 지난 10년간 커피는 아주 발달했고 앞으로의 10년도 무척 기대된다. 새로운 제조법, 새로운 커피 기계와 음료, 원산지에는 어떤 품종과 가공법이 새롭게 등장할지 궁금하다. 그렇기에 커피에 싫증을 느끼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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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EDITOR 정소진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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