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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zy Car Wash Crew

CAR WASH LOVER 이정규

세차를 하며 마음을 비우고 세상의 이치를 찾으며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 세차 좀 한다는 남자 네 명에게 물었다. 세차의 매력에 대해.

UpdatedOn August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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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포토그래퍼
도요타 크레시다 왜

빈티지 자동차를 탄다. 어떤 차인가?
국내에 한 대밖에 없는 빈티지 자동차다. 보통 일본 자동차는 핸들이 오른쪽에 있다. 근데 이 차는 북미 수출용으로 제작돼 핸들이 왼쪽에 있고 수동 미션까지 탑재해 더욱 가지고 싶었다. 전 주인에게 일 년 정도 연락한 끝에 구매했다. 이 차 외에도 빈티지 자동차를 몇 대 더 소유하고 있다.

빈티지 자동차를 모으는 이유가 있을까?
단순하다. 우선 남들이 안 타서 희소성이 있는 거. 새 차는 구입함과 동시에 감가상각이 발생하는데 빈티지 차들은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진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요즘 차처럼 복잡한 기능 없이 단순한 것도 마음에 든다. 꼭 필요한 기능만 갖춰 유지와 관리가 쉽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빈티지 자동차는 관리하기 어려운데 본인만의 비법이 있나?
차도 사람이랑 똑같다. 집에서 오래 쉬면 나태해지지 않나? 차도 지속적으로 타야 고장이 안 난다. 억지로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타며 점검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수온 게이지에 변동이 있는지, 오일이 새는지 세심하게 체크하면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관리, 유지 방법에는 세차도 포함되나?
그렇다. 세차를 하면서 보닛도 열어보고 오일이 새거나 이상 징후는 없는지 확인한다. 도장면과 타이어도 스크래치 및 오염이 생겼는지 살펴보고. 내게 세차의 목적은 차의 상태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세차가 주는 즐거움은 뭘까?
세차를 하면 어질러진 방을 정리할 때같이 상쾌함을 느낀다. 그리고 차에 대한 애착으로 상태 점검을 할 수 있다. 완벽하게 광택까지 내서 동호회에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반응이 좋을 때 얻는 성취감도 크다.

세차를 할 때 어떤 생각을 하나?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했다. 팔 근육도 쓰고 하체에도 힘이 들어가니 전신 운동이 됐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건 지겨웠는데 세차를 하면서 몸을 쓰니 상쾌했다.

세차 과정 중 가장 공들이는 작업이 있을까?
멋진 수트를 입었는데 오염된 신발을 신으면 최악이다. 깨끗하게 관리된 구두만이 수트 차림에 방점을 찍어준다. 타이어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차의 도장면이 광이 나도 타이어와 휠이 더럽다면 깨끗하다는 생각이 안 든다. 남들이 보기에 티가 안 나는 흠집도 공들여 닦고 관리했다. 심지어 휠을 집에 보관하기도 했다. 한때는 세차에 중독됐을 정도다.

어떻게 중독됐나?
하루에 차 한 대를 아침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닦았다. 손으로 고체 왁스를 바르며 광택을 내고 왁스가 마르면 코팅까지 했다. 보통 한 달에 한 번은 꼬박 세차를 했는데 1박2일이 소요됐다. 어느 순간은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차를 타려고 구입한 거지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구입했나’ 하는 생각에 빠지게 됐다.

세차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겠네?
사람이 차를 이동 수단으로 즐기는 거지 너무 빠지면 차를 모시는 격이 된다. 이제는 더러워지면 더러워지는 대로 자연스럽게 두다가 가끔 세차한다. 주객이 전도되니 정신이 피폐해지고 차에 작은 흠집 하나라도 발견하면 잠 못 자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세차의 가치를 정의하면?
사람들은 중요한 자리를 가거나 격식을 갖추어야 할 때 장소에 맞게 옷을 입고 예의를 차린다. 세차도 차가 너무 더러워 기분 나쁜 감정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만 관리하면 된다. 병적으로 열심히 관리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너무 더러워서 내 차를 타기 싫다는 감정만 느끼지 않으면 된다. 자기 몸 관리하듯 적정선에서 세차를 즐기는 게 건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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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성지
GUEST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이우정

202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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