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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의 패션 위크

다시 예전처럼, 세계 각국의 패션계 인사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붙어 앉아 새 시즌의 패션쇼를 현장에서 관람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UpdatedOn July 28, 2020

 달라진 풍경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첫 번째 패션 위크가 진행되었다. 비대면 방식은 패션 위크에 대해서도 필수 불가결한 일. 전 세계 패션계 인사들이 바글바글하게 모여 도시가 들썩일 만큼 화려하게 거행되던 패션 위크. 과연 이 시끌벅적한 이벤트를 비대면 방식으로 무사히 치러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을 안고 시작된 디지털 패션 위크는 우려와 달리 아주 안정적이고, 또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동안 화려한 오프라인 패션쇼를 메인으로 실시간 스트리밍을 선택적으로 진행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면, 정말 일순간에 그 형식이 뒤집혔고, 각 브랜드는 각자의 방법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2021 S/S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전과 동일하게 도시 별로 타임 테이블이 촘촘하게 정리되었다. 아무래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으니 비슷한 시기에 맞춰진 패션 위크 운영에 따르기보다, 자체적으로 컬렉션을 선보이는 경우가 늘었다. 가상의 공간은 그 표현 방식에 한계를 두지 않았다. 단순히 기존의 오프라인 쇼를 생중계하는 것부터 시작해, 내러티브 형식의 다큐멘터리로 새 컬렉션을 설명하거나, 세계적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패션 필름으로 소통하는 등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다양한 표현 방식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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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구찌

 각기 다른 디지털 해법 

구찌는 12시간 동안 진행된 광고 캠페인 촬영 현장을 고스란히 생중계하고, 이어지는 비디오에서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직접 컬렉션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클래식으로 돌아가 완벽히 단순하고 미니멀한 룩을 선보인 프라다는 터렌스 낸시, 조아나 피오트로프스카, 마틴 심스, 유르겐 텔러, 윌리 반데페르 다섯 명의 아티스트에 의해 다섯 가지 관점으로 해석한 멀티플 뷰 형식의 필름을 선보였다. 그간 런웨이에도 얼굴을 잘 내비치지 않았던 존 갈리아노는 닉 나이트와 함께 만든 50분짜리 영상을 통해 영감의 순간부터 작업 과정까지 메종 마르지엘라의 새 컬렉션에 대하여 공들여 소개했다. 로에베는 컬렉션 공개 며칠 전 일종의 예고편인 ‘Show in a Box’를 전 세계 프레스들에게 배송하며, 24시간 동안 매시간 다른 주제의 형식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예고하기도 했다.

 우리는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디지털 세계에선 디자이너가 상상하는 모든 게 표현 가능했다. 여러모로 디지털 패션 위크에 대한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입증된 셈. 시간과 비용 절감, 한계 없는 표현의 자유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오히려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이기도 하다. 다만 한편으론 뭔가 완벽하게 해갈되지 않은 아쉬움이 남았다. 패션 위크를 미리 보기로 훑어본 듯, 석연치 않다고 할까? 제아무리 길고 장황한 영상이었다고 해도, 아직까지 메인 이벤트가 될 순 없다. 패션쇼 전반을 압도하는 현장의 분위기, 모델이 저 먼 런웨이를 빠르게 지나는 와중에도 눈에 들어오는 디테일, 하다못해 쇼에 대한 힌트를 담은 인비테이션, 쇼장 앞을 메운 사람들의 면면만으로도 그 브랜드의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현장의 위엄을 직접 경험하고, 취재해 온 입장에선 그저 아쉬울 수밖에.

이미 디지털 방식에 적성을 찾고, 오프라인 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디자이너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다시 예전과 같은 패션 위크는 다시 없을 수도 있다. 우린 지금,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든 빠른 시일 내에 최적의 자리를 찾길. 조금 더 안정적이고 걱정 없이 교류하는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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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최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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