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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ritique

너도 캠퍼?

UpdatedOn July 21, 2020

튜닝 시장이 개막했다. 캠핑카로 개조하느라 구청에 다녀올 필요 없다. 누구든 신고 없이 캠퍼를 만들 수 있다. 튜닝 규제 완화로 캠퍼가 늘어나는 추세다. 캠핑장에서 으리으리한 캠퍼를 보면 나도 한 번 사볼까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는다. 주차할 공간, 유지 관리, 비싼 개조 비용도 걱정이다. 캠퍼의 세계에 입문하려거든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신중하자, 우리.

‘장비병’이라는 말이 있다. 취미 활동에 필요한 장비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큰 비용을 쓰는 행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캠핑도 많은 장비를 사용하는 취미 생활 중 하나다. 장비 종류도 많고 수준도 천차만별이라서 욕심을 부리면 한도 끝도 없다. 자동차는 캠핑 장비를 실어 나르는 보조 수단 성격이 강하다. 얼마나 많은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동차가 캠핑 장비로 쓰이기 시작했다. 내부에 캠핑 시설을 갖춰서 자동차가 캠핑 공간 역할을 한다. 캠핑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차종 선정이나 업그레이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캠핑 장비화된 자동차를 우리나라에서는 캠핑카라고 부른다. 캠핑카는 특수하다. 내부에 캠핑 시설을 갖추고 사람이 차 안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자동차로는 어림도 없고 적어도 미니밴보다는 커야 한다. 캠핑카 구분 기준은 여러 가지인데, 스스로 달릴 수 있는 모터 캐러밴과 자동차 뒤에 연결해 끌고 다니는 트레일러 캐러밴으로 나뉜다. 해외에서는 모터 캐러밴을 타거나 트레일러를 끌고 다니는 캠핑을 오토캠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캠핑장에 가서 차 옆에 텐트를 치고 캠핑하는 방식을 말한다.

오토캠핑은 국내에서 2000년 이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전에 캠핑이라고 하면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며 야외에서 생활하는 ‘알파인 캠핑’을 뜻했다. 오토캠핑이 발달하면서 국내에서는 ‘캠핑=오토캠핑’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캠핑카를 끌고 다니는 진정한 의미의 오토캠핑은 발달이 더뎠다.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퍼졌다. 2007년 캠핑카 등록 대수는 2백14대였고 캠핑 트레일러를 합쳐도 3백46대에 그쳤다.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야외 활동에 알맞은 SUV나 미니밴의 인기도 덩달아 올랐다. 더욱 전문적인 캠핑을 원하는 사람은 캠핑카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캠핑카는 캠핑에 최적화한 만큼 만족도는 높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다. 수입 모터 캐러밴은 보통 1억원이 넘어가고, 국산 승합차나 미니밴, 1톤 트럭을 개조한 캠핑카도 최소한 5천만원 이상 줘야 한다. 비싼 돈을 주고 사지만 일상과 캠핑에 모두 사용하기는 힘들어서, 1년 3백65일 캠핑하지 않는다면 활용도는 떨어진다. 미니밴 캠핑카는 일상에서 탈 수도 있지만, 내부가 캠핑카 구조여서 미니밴 본연의 용도를 살리기는 쉽지 않다. 크기가 큰 모터 캐러밴이나 트레일러 캐러밴은 사용하지 않을 때 세워놓을 장소 확보도 문제다.

단점에도 불구하고 캠핑카를 사는 사람은 계속 늘었다. 그만큼 새로운 캠핑 경험을 원하는 욕구가 크다는 뜻이다. 2014년에 (트레일러를 포함한) 캠핑카 등록 대수는 4천 대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2만5천 대 선까지 올랐다. 눈여겨볼 부분은 개조 캠핑카다. 11인승 이상 승합차 개조가 허용된 2014년 이후 개조 캠핑카는 큰 폭으로 늘었다. 2014년 1백25대에서 지난해에는 7천9백21대를 기록했다. 전체 캠핑카 중에서 개조 캠핑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이른다.

11인승 승합차에 한정하지 않아서, 자신이 원하는 차를 개조해 캠핑카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바람을 이룰 날이 드디어 찾아왔다. 올해 3월부터는 모든 자동차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법이 바뀌었다. 자동차 개조 시장을 활성화하고 관련 산업 고용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규제를 완화했다. 완전히 캠핑카처럼 꾸미지 않고 일부분만 바꿔도 된다. 규제 완화 전에는 캠핑카에 취침 시설과 취사, 세면 시설을 모두 갖춰야 했다. 취침 시설도 제작할 때는 승차 정원만큼, 개조할 때는 2인 이상 필요했다. 이제는 취침 시설은 승차 정원의 3분의 1 이상이면 되고 변환형 소파도 설치할 수 있다. 취침 시설 외에 취사 시설, 세면 시설, 개수대, 탁자, 화장실 중 1개 이상 시설만 설치하면 캠핑카로 인정받는다.

규제 완화 덕분에 개성을 살리고 용도에 맞게 필요한 만큼 자신의 자동차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됐다. 승합차나 미니밴이 캠핑카 개조에 적합하겠지만, 차종에 제한이 없는 만큼 아무 차나 캠핑카로 변신할 수 있다. 차 안을 전부 캠핑 시설로 꾸미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간 활용만 잘하면 차 한 대로 일상과 캠핑에 모두 만족할 수 있다. 단, 차가 크지 않다면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시설 때문에 일상용 여유 공간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집에 차가 여러 대라면 차 한 대는 아예 캠핑용으로 바꿔도 된다.

타던 차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어서 전용 캠핑카를 사는 부담을 덜겠지만 비용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적게는 몇백만원만 들여도 개조할 수 있지만 욕심을 부린다면 비용은 수천만원대로 높아진다. 상황에 따라서 캠핑카를 따로 살 때보다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세금도 따져봐야 한다. 조건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기본 차 가격에 개조 비용을 더한 금액의 5%를 개별소비세로 내야 한다.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도 추가로 붙는다. 자동차 구매 시 개별소비세를 냈던 차는 이중 과세 문제가 불거진다. 중고차를 싸게 사서 캠핑카로 개조하려면 세금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논란이 생겨서 관련 기관에서도 개별소비세 면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니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자동차 시장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 캠핑용 자동차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세단이든 해치백이든 타던 차에 캠핑 짐을 싣고 다니던 시절이 지나고, 캠핑을 위해 야외 활동에 알맞은 SUV나 RV로 옮겨간다. SUV나 RV를 타던 사람은 새로운 캠핑 경험을 위해 전문 캠핑카로 넘어가고자 하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개조가 자유화되면서 비용을 덜 들이면서 자신에게 맞는 캠핑카를 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캠핑카 오너가 될 수 있다. 장비병에 걸리더라도 가볍게 치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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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
WORDS 임유신(자동차 칼럼니스트)

2020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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