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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퍼들의 성지

전 세계 내로라하는 프로 서퍼들에게 물었다. 어느 해변의 파도가 가장 경이로울까? 집채만 한 파도에 덮쳐진 이후에도 다시 서핑을 하는 이유는 뭘까. 파도 위에서 태어나 파도를 타고 살아가는 이들의 서핑 철학을 담았다.

UpdatedOn June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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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존 마이클 반 호헨슈타인
(John Michael Van Hohenstein)
@johnny_the_ripper


서퍼의 성지는 하와이가 아닐까. 하와이안 서퍼 존 마이클 반 호헨슈타인에게 서핑은 일상의 탈출구다. 고민, 불안, 걱정, 스트레스, 살아가며 겪는 고통은 모두 파도 위에서 털어낸다. 해변에 떠밀려온 거품이 그가 버린 고뇌들이 아닐까 싶다. 존은 서핑할 때 즐겁다고 말한다. 이유는 진정한 자유를 느끼기 때문이란다.

최고의 파도 퀸스 서핑 스폿
하와이 토박이 존에게 최고의 파도를 묻는 것은 곧 하와이 최고의 서핑 스폿을 알려달라는 뜻과 같다. 질문의 의도를 단번에 이해한 존은 와이키키 해변의 퀸스 서핑 스폿에 대해 이야기했다. “퀸스 서핑 스폿에서 내 인생 최고의 파도를 만났어요. 처음에는 평소처럼 순탄한 서핑이 이어질 줄 알았죠. 그런데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절 덮쳤어요.”
최악의 파도 오아후 북쪽
해안 퀸스 서핑 스폿의 파도는 순한 맛이다. 파도를 타는 서퍼들의 표정도 밝다. 존 역시 퀸스 서핑 스폿에서 타는 서핑을 가장 즐거운 기억으로 꼽는다. 겁 없는 청년 같은 존에게도 두려운 순간은 있었다. 오아후 북쪽 해안에서의 서핑이다. 퀸스와는 파도의 질이 다르다. 훨씬 거대하며 강력하다. 당시 존은 거의 익사 위기에 쳐했었다. 죽음과 종이 한 장 차이로 비켜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파도를 타는 프로 서퍼다.
최고의 해변 와이키키 퀸스 해변
존은 고민할 것도 없이 와이키키 퀸스를 최고의 해변으로 꼽았다. 대부분의 서퍼들이 그렇지만 고향 바다를 최고라 치켜세운다.
일출 vs 일몰 둘 다
언제가 아니라 어떤 조류냐가 중요하다는 게 존의 주장이다. “서핑의 재미는 조류의 흐름과 방향에 달려 있어요. 북해 조류가 오는 겨울보다 여름 파도가 더 즐기기 좋습니다.”
서핑 팁 괴짜처럼
하와이 토박이인 존에게 서핑은 생활이다. 그는 서핑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낯설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서핑 초보자를 ‘괴짜’라고 부른다. 그가 괴짜들에게 서핑 팁을 알려줬다. “괴짜들이 유의할 점은 이거예요. 파도 가까이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파도 속에는 서핑을 즐기는 서퍼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갑자기 파도가 덮치면 보드에 부딪칠 위험도 있으니까요. 다칠 수 있어요. 진지한 조언이에요.”
가고 싶은 해변 발리, 타히티, 인도
그의 목표는 발리, 타히티, 인도의 파도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 해변들이 멋지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곳에서 꼭 서핑을 즐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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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코틀랜드
세바스티안 히메네스(Sebastian Jimenez)
@sebastian_surfscotland


세바스티안에게 서핑이란 열정이다. 어려서부터 그의 삶을 이끌어왔다. “누구든 열정을 가진 자만이 자신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핑은 내게 모든 것을 의미하고 내 삶과 운명을 알려줘요.” 파도를 탄다는 것은 자연과 하나되는 것이다. 서핑에 대한 열정으로 바람과 조수, 모래의 종류와 해변에 대해 이해한다. 세바스티안은 서핑을 통해 모든 파도는 결코 같을 수 없음을 배웠다고 한다. 파도를 즐기는 순간은 매번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서핑은 지난 18년간 내 직업이 되어주었어요. 세계 엘리트 서퍼 순위에 오를 수 있는 길을 열어줬죠. 매일 삶의 활기를 가득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최고의 파도 니카라과의 콜로라도
세바스티안은 2008년 니카라과 콜로라도 해변에서 일생일대의 파도를 만났다. 파도의 크기와 힘, 형태까지 모든 요소가 완벽한 파도였다고 한다. 그 파도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가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이죠. 당시 니카라과의 한 호스텔에 묶고 있었어요. 가족과 여행 온 캐나다인과 친구가 됐죠. 우리는 함께 서핑을 했어요. 콜로라도 해변에 도착했을 때 조수는 매우 높았고, 우리는 서핑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뱀과 거미가 가득한 위험한 산을 오를 수밖에 없었죠. 엄청 피곤한 등반이었는데, 해변에 도착했을 땐 제가 꿈꿔온 것보다 더 경이로운 파도가 쳤어요. 큰 보상이었죠.”
최고의 순간 코스타리카
세바스티안은 새로운 장소의 새로운 파도 찾기를 즐긴다. 여행할 때 완벽한 파도와 사람이 적은 해변을 발견하면 기억하는 게 습관이다. 물론 서핑 인생에서 아름다운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코스타리카에선 첫 번째 파도에 잘못 들어가 겨우 빠져나와야만 했다. 두 번째 파도는 잘 이겨냈지만, 세 번째에는 빠져나올 타이밍을 놓쳤다. 파도가 그를 세차게 때렸고, 보드마져 빼앗아갔다. 고막이 파열되었고, 왼쪽 몸통이 마비됐다. 의식이 희미한 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신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인명구조원으로서 많은 생명을 구해왔고, ‘절대 물에 빠지지 않을 거야’라고 속으로 외쳤죠. 그 순간 간신히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귀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두 달간 서핑을 하지 못했다.
최고의 스폿 비밀(그의 집 근처)
“유감스럽게도 가장 좋은 스폿은 비밀입니다.” 서퍼들은 언제나 조용한 바다를 원한다. 세바스티안은 살짝 힌트를 줬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굉장한 바다가 있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할 파도와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서핑하기에 알맞은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라고 했다.
일출 vs 일몰 겨울 서핑
일찍 일어나는 게 어렵지만 바다에는 그만큼 아름다운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일몰에는 바람이 잠잠해지고 파도는 더욱 조화롭게 이어진다. 그는 여름 서핑은 더위와 태양을 즐기는 맛이 좋지만 바다의 힘이 작다고 했다. 겨울 서핑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아주 춥고, 해가 짧아 에너지가 빨리 소비되지만 바다의 힘이 커 오래 즐기기 좋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겨울 서핑을 더 좋아하죠.”
서핑 팁 조수의 흐름
세바스티안은 바다, 바람, 조수의 흐름을 파악하길 권한다. 그는 많은 팁을 주고 싶지만 몇 시간이 소요될 거라며 난색을 표했다. 대신 핵심을 전했다. “중요한 건 항상 겸손하고 경험이 더 많은 선배에게 다가가 조언을 구하는 겁니다. 그곳 서퍼들의 규칙을 존중하고, 바다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 반응하는지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언젠가 다시 포스트 코로나
지금 스코틀랜드는 해변 입장이 금지된 상태다. 세바스티안은 다시 자유로워지는 날이 오면 가장 먼저 스코틀랜드 해변에 가고 싶다고 했다. “바다가 그리워요. 좋은 파도가 일렁이는 날이면 저의 ‘베프’ 빌 모스, 로저, 앤디와 함께 파도 타고 싶어요. 날씨가 좋다면 아내와 아들, 개도 동행하고요. 태양 아래서 책을 읽고 바비큐 파티를 즐겨도 좋겠죠.”
가고 싶은 해변 서소이스트
세바스티안은 동쪽과 서쪽 해안을 여행하곤 하는데 아직 북쪽 해안을 볼 기회가 없었다. 6시간 이상 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북쪽에 위치한 ‘서소이스트(Thurso East)’에 가고 싶어요. 그 지역의 모든 곳을 방문하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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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피터 콘로이(Peter Conroy)
@pedro2468


피터 콘로이는 아일랜드의 파도는 꽤 훌륭하다고 말한다. 피터는 파도에서 행복을 찾는 서퍼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과로했을 때 바다를 찾고, 파도에 몸을 맡겨 마음을 진정시킨다. 그에게 서핑이란 행복이자 일상에서 벗어나는 탈출구이며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바다와 하나가 될 때 자연을 깊게 이해하게 된다고 했다. 서퍼 선수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곧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가족과 함께 서핑하는 것이 그의 다음 목표다.

최고의 파도 물락모어
그가 아일랜드에서 경험한 모든 파도는 그의 마음속에 특별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는 항상 바다 속에서 자연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찾는다고 한다. 그 해답을 얻기 위해 지금도 다음 파도를 고대하고 있다. 그는 인생에서 최고의 파도를 경험한 적이 있다. 7년 전 슬라이고의 물락모어에서였다. “그 파도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큰 배럴 서핑 대회 빌라봉 XXLs에 참가했죠. 지금도 그 파도는 무섭지만 동시에 최고의 파도 중 하나입니다.”
최고의 순간 목숨을 걸고
아일랜드 클레어 카운티에 있는 모어의 절벽 파도는 거대하고 매섭다. “그 파도를 만났을 때 저는 완전히 녹초가 됐죠. 절벽 아래로 빨려 들어가 갇혀버렸어요. 보드와 장비 몇 개를 내팽개치고 6m짜리 파도에 맞서 4분간 헤엄쳐야 했습니다. 다행히 근처에서 제트스키를 타던 친구가 저를 발견했고,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죠.”
그는 살아남자마자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펍으로 향했다고 한다. 살아 돌아온 게 너무 기뻐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서핑 스폿 라힌치
최고의 서핑 스폿은 아일랜드 북서쪽 해안에 위치한 라힌치 해변이다. 암초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피터가 서핑을 배운 곳으로 가장 자신 있게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다. “라힌치는 암초가 많은 지역입니다. 환경에 맞춰 다양한 보드를 사용해야 하죠. 가장 좋아하는 건 롱보드입니다.”
추억의 해변 스피니시 포인트
피터 콘로이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해양구조대원으로 근무했다. 근무지는 아일랜드 서쪽 라힌치 해변 아래 위치한 스피니시 포인트 해변이다. “그곳에 좋은 추억이 많아요. 서핑하기도 좋지만 구조대원으로서 배운 것도 많거든요.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캠핑을 하던 날도 기억나네요.”
일출 vs 일몰 일몰
피터는 노을파다. 저물녘 서핑을 선호한다. 그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여러 바다를 경험했지만 아일랜드 서해안 일몰을 이길 곳은 없다고 한다. “겨울 서핑이 더 좋아요. 물은 차갑고 사람은 적기 때문이죠. 차가운 물속에서 체온을 유지하려면 열심히 서핑해야만 해요.”
준비할 것 구급상자
친구들과 함께 서핑할 때는 차에 구급상자를 구비한다고 한다. 구조대원 출신답다. 홀로 서핑할 때는 친구나 아내에게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 중인지, 얼마나 오래 머물 것인지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일기예보 확인은 필수다. “서핑할 때 바다의 상태와 날씨에 대한 이해는 매우 중요합니다. 파도와 날씨는 급격히 변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추천 해변 라힌치, 번도런, 스트랜드힐
아일랜드에서 서핑은 매우 트렌디한 스포츠다. “카운티 클레어의 ‘라힌치’, 도니골의 ‘번도런’, 슬라이고의 ‘스트랜드힐’에는 훌륭한 식당과 펍이 가득해요. 밤 문화를 즐기기 제격이죠.” 서퍼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서핑 해변 하면 칵테일이 떠오르지만, 아일랜드에서는 기네스를 마신다. 피터는 이 지역의 멋진 서핑 숍들도 꼭 둘러보길 권했다.
가고 싶은 바다 동아시아
아일랜드 서쪽에 사는 피터의 바람은 동쪽으로 여행하는 것이다. “아주 멀리 떠나고 싶어요.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문화를 체험하고, 그들이 자연과 소통하는 방식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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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히티
미셸 보레즈(Michel Bourez)
@bourezmichel


미셸 보레즈는 타히티 출신의 세계적인 서핑 선수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에서 가족과 함께 서핑을 즐기며 산다. 서핑은 그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먼저 그에게 세계 여행을 할 기회를 주었고, 다른 영혼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도 주었다. 서핑은 그에게 모든 것을 선사한 셈. 그는 유년 시절을 줄곧 해변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의 삶은 끝이 없는 해변과도 같았다. 그는 파도를 바라보며 자랐고, 해변에서 친구를 사귀었고, 모래에서 축구 하며 추억을 쌓아왔다. “어떤 수식도 필요 없어요. 파도와 보드면 충분합니다.” 현재 그는 서핑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서핑 스폿 타히티
미셸이 뽑은 최고의 서핑 스폿은 타히티다. 경이로운 파도와 다정한 사람들이 선정 이유다. 매년 8월에는 세계 투어 콘테스트도 열린다.
최고의 파도 테아후포
미셸은 서핑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파도 좀 친다는 어지간한 해변은 거의 다녔다. 그런 그가 최고로 뽑는 파도는 폴리네시아 타히티에 있다. 서퍼들 사이에선 테아후포(Teahupo’o)라 불린다. “테아후포는 지구상에서 무서운 파도 중 하나로 꼽혀요. 지난 몇 년간 겪은 파도 중 가장 거대했고, 매우 강렬했으며 동시에 무서웠습니다. 테아후포 파도가 지나간 자리엔 고요함만 남죠.”
아찔한 순간 암초와 충돌
4년 전 미셸은 타히티에서 테아후포를 맞이했다. 엄청나게 거대한 파도를 마주한 순간을 ‘혼이 빠져나가는 경험’이었다고 묘사했다. 테아후포는 미셸을 제멋대로 잡아 흔들었고, 실컷 갖고 논 다음에는 암초 위로 던져버렸다. 암초에 충돌한 후 미셸은 머리가 찢기고 손을 다치는 부상을 당했다. 3개월간 서핑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일몰 vs 일출 일출
서핑하기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일까? 미셸은 이른 아침을 꼽았다. “이른 아침에 하는 서핑을 사랑해요. 사람이 없을뿐더러 사진을 찍으면 비현실적이고 경이로운 장면이 연출되기 때문이죠.”
초보자를 위한 팁 규칙을 따르라
미셸은 서핑 초보자는 항상 다른 서퍼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길 권했다. 바다에서 다른 서퍼와 충돌이라도 한다면 그다음은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아찔하다. 파도에서 넘어질 때 서프보드가 발목에서 풀리지 않도록 항상 끈으로 묶어두는 것도 강조했다. 미셸은 해변에서 지켜야 할 주의 사항을 강조했다. “어디를 가든 그 지역 주민들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터전에선 그들의 규칙을 따르세요.”
해변 즐기기 주민을 따르라
해변을 즐기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맛집 찾기다. 미셸의 맛집 찾는 법은 이렇다. “주민이 가는 식당을 따라가세요. 주민은 어느 식당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하는지 알거든요.”
가고 싶은 해변 나미비아
지구에서 가장 길고 훌륭한 파도가 치는 나미비아 해변은 그의 버킷 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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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호주
펠릭스 리버(Felix Leaver)
@felixleaver


프로 서퍼들에게 서핑은 무슨 의미일까? 아직 앳된 얼굴이 남아 있는, 소년에 가까운 서퍼 펠릭스 리버. 그에게 서핑의 의미를 물었다. 그는 서핑이란 자신의 세계이며, 가장 친한 친구와 교감하는 방법이라고 답했다. 바다에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과 행복을 찾는 어린 서퍼와의 짧은 인터뷰다.

최고의 파도 래빗힐
펠릭스의 고향은 서호주다. 서호주는 세계적인 서핑 스폿이다. 파도로 유명한 해변이 꽤 많은데, 래빗힐도 그중 하나다. 펠릭스는 이곳에서 인생 최고의 파도를 맛봤다고 했다. “당시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어요. 파도는 보이지 않았고요. 그러다 곧 해가 졌고 어둠 속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파도가 저를 덮쳤어요. 저는 그 파도를 ‘미친 파도’라고 불러요. 저도 미쳤던 것 같고요. 파도와 저는 서로 미친 상태로 만난 거죠. 파도를 타고 난 뒤에는 죽을힘을 다해 해변으로 헤엄쳐 갔어요. 해변에 가까워져서야 친구들의 열띤 응원을 들을 수 있었죠.” 그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서핑 스폿 얄링업과 래빗힐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서핑을 하는 그이지만, 고향 자랑이 계속되는 건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서호주의 얄링업과 래빗힐은 호주 서퍼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파도 맛집이다. 난이도는 높다. 그는 어려서부터 고급반에서 배웠으니 서핑 실력이 뛰어난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해변의 기억 여자친구 서핑 과외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여자친구와 함께한 시간이다. “여자친구에게 서핑을 가르쳐줄 때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저는 해변이 가장 편안해요. 제 몸에선 소금 피가 흐르거든요. 아주 짠 피죠.”
일출 vs 일몰 일출
펠릭스는 이른 아침에 서핑하며 맞는 바람과 파도는 언제나 최고라고 말한다.
주의사항 선크림
서핑을 하다 보면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다. 강한 태양 아래선 피부 보호가 중요하다. “노출 부위가 타지 않도록 선크림은 필수예요. 또 호주 바다에는 상어가 많습니다. 서핑을 할 때는 항상 상어를 주의해야만 해요. 서핑하다가 다른 사람과 충돌하지 않도록 사람들을 살피는 요령도 갖춰야 해요. 주의사항은 많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다를 존중하고 즐기는 자세입니다.”
해변의 규칙 맥주와 친구
해변을 즐기는 방법을 묻자 펠릭스는 명쾌하게 말한다. “해변에서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오직 맥주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소중할 뿐이죠.”
가보고 싶은 해변 멕시코
그가 꿈꾸는 서핑 스폿은 멕시코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멕시코의 서핑 스폿은 매우 다양하고 아름답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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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
펠리시티 팔마티어(Felicity Palmateer)
@flickpalmateer


자연과 한 몸이 되는 것. 펠리시티에게 서핑의 의미는 그렇다. 서핑을 할 때면 매 순간 바다가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녀에게 서핑은 도피이자 명상이며 또 살아가기 위한 동기다. 바다가 그녀에게 자유를 선사하면, 그녀는 바다에게 자아를 드러내 보인다. “바다는 내가 어디에서 살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는 지표예요. 나를 더욱 여성스럽게 하고 동시에 강인하게 만들죠.” 서호주 출신의 그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서핑하며 자랐다. 현재는 프로 서퍼로 활동 중이다.

최고의 파도 조스
하와이 마우이섬은 세계에서 가장 큰 파도 ‘조스’로 유명하다. 그녀는 2019년 11월 마우이섬에서 열린 WSL 빅 웨이브 선수권 대회에 참가했는데, 이때 거대한 파도 조스를 만났다고 한다. 이에 맞선 그녀는 대회 2등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서핑의 보람 보람과 공포
펠리시티는 큰 파도를 탄다는 것은 서핑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인 동시에 매우 두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녀는 그 양면성을 매우 사랑한다. “거대한 파도를 타러 갈 때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칠 거예요. 예측 불가능한 순간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펠리시티가 강조했다.
서핑 스폿 추천 퍼스
서호주는 그녀가 가장 애정하는 서핑 장소다. 친구와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퍼스 근처 트리그 해변에서 서핑하며 자랐지만, 집은 3시간 거리의 다운사우스 마거릿 리버에 있다. 퍼스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서핑 스폿들로 유명하다. 퍼스를 추천하는 이유는 명쾌하다. “서호주는 아름다우니까.”
해변의 추억 부녀의 서핑
펠리시티는 가장 행복한 추억으로 어린 시절 해변에 머무르던 순간들을 꼽았다. 그로 인해 서핑과 바다를 사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그 당시 저와 함께 서핑할 때 타시던 낡은 랜드크루저를 여전히 소장하고 계세요.”
일출 vs 일몰 일출
서핑하며 바라보는 일출은 경이롭다. “하루를 긍정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노력해요. 시작이 남은 시간을 결정하니까요.”
주의할 점 미묘한 징후
서핑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영 가능 여부다. 파도를 타려면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또 항상 해변과 바다를 존중해야 한다. 바다를 완전히 이해하고 읽을 수 있기까지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펠리시티는 말한다. “파도는 작을 수도, 클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덜 위험하거나 더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조류와 거센 파도를 이해해야 해요.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는 바다의 변화를 파악하세요. 미묘한 징후가 있을 거예요.”
가고 싶은 해변 아말피
그녀는 프로 서퍼로서 다양한 해변을 여행해왔지만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처럼 서핑 해변과는 다른 색깔의 해변을 기대했다. “노을을 바라보며 칵테일을 즐기기 완벽한 장소처럼 보여요.”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GUEST EDITOR 정소진
ASSISTANT 김인혜

2020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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