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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 OF THE YEAR 77

HIP OF THE YEAR 21~30

힙이란 무엇인가. 2019년 <아레나>는 힙하다는 곳들을 찾아다녔고, 힙한 사람들을 만났으며, 힙한 삶을 취재했다. 열한 권의 책을 만들고, 연말이 되어서야 겨우 ‘힙’의 함의를 이해하게 됐다. 우리가 올해 보고 느낀 가장 ‘힙’한 것들을 꼽았다. 지금도 힙이 한철이다.

UpdatedOn December 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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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전기차 | 포뮬러e

‘포뮬러e’라는 전기차 경주가 있다. 겉모습은 F1 경주차처럼 멋지게 생긴 차들이 엔진이 없어서 모기 소리(전기모터 소리) 내면서 질주하는 경주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경주에 각종 비아냥만 쏟아졌다. ‘아이들이나 환호하는 RC카(무선조종차) 경주’라는 이도 있었고 ‘덩치 큰 모기들의 (바보 같은) 축제’라며 놀리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포뮬러e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자동차 경주가 됐다. 올해 벤츠와 포르쉐 등의 자동차 경주 명문가에서도 포뮬러e에 출사표를 냈다. 그 누구보다 기름과 엔진을 사랑한 모터스포츠판조차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피할 수 없었다. 전기차는 이미 대세다. 지금이야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로 나눠 말하지만, 머지않아 이런 구분도 의미가 없어질 터다. 세상의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가 되고 있으니, 자동차가 곧 전기차이고, 전기차가 곧 자동차가 되겠지.
WORDS 장진택(<미디어오토> 기자)

 22  커플 | 현아 & 이던 커플

요즘 세상이 참 달라졌음을 현아와 이던 커플을 통해 느낀다. 걸 그룹 출신의 아이돌 현아와 보이 그룹 출신의 이던이 사랑에 빠졌다는 걸 온 세상이 알고 있으니까. 물론 이전에도 공개 연애를 선언한 선배들은 있었지만 이토록 당당하게, 꾸준히 ’럽스타그램’을 올리는 커플은 처음이다. 둘이 만나서 물만 마시나 싶을 정도로 깡마른 모습도 왠지 힙해 보이고, 화보 같은 앵글로 사랑을 담아 올리는 사진도 멋스럽다. 최근엔 예능 <아는 형님>에 동반 출연해 어떻게 연애를 시작하게 됐는지를 시시콜콜하게 털어놨다. 아직도 눈만 마주치면 미소부터 번지고 좋아서 몸이 꼬이는 그 모습을 시청자가 전부 봤다. 이던은 <라디오스타>에 나와 “헤어져도 사진은 지우지 않을 거다. 혹시 다시 만날 수도 있고 추억으로 남을 테니 사진을 다 지우는 건 우리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정도면 왜 2019년 가장 힙한 커플인지 더는 설명이 필요 없겠지.
WORDS 서동현(대중문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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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협업 | 디올 맨×BTS

이거 하면 멋있을 것 같긴 한데… 했던 거다. 디올 맨즈웨어의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가 방탄소년단 월드 투어인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더 파이널’에 발맞춰 단 7벌의 무대 의상을 선사했다. 거대한 쇼피스가 널린 컬렉션은 아니지만 이례적이고 완벽하게 준비됐으며, 올해 가장 힙한 컬래버레이션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아티스트는 무대에서 빛을 발한다. 그 때문에 섬광처럼 번쩍이는 소재가 무대 의상을 이루곤 한다. 킴 존스는 디올 맨의 2019 프리폴 컬렉션에서 보여준 것과 방탄소년단의 기존 무대 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레트로-퓨처리즘 요소가 섞인 스포츠웨어를 디자인했다. 월드 투어로 ‘스타디움 도장 깨기’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기록에 기록을 갱신한 방탄소년단에게 킴 존스가 날개를 달아준 셈이니 그 흔한 컬래버레이션 이상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둘의 조합은 환한 조명을 받으며 월드 투어 내내 쾌활하게 떠다녔다. 최초이면서, 최고이면서, 올해 가장 예측 못한 아름답고 힙한 협업이다.
WORDS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  24  피처링 | <놀면 뭐하니? 유플래시> ‘날 괴롭혀줘 + 내가 못한 게 아니고’ 황소윤, 수민

    유재석이 <놀면 뭐하니?>라는 예능에서 드럼을 친다고 했을 때,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수년간 <무한도전>에서 봤던 그 감동 코드가 왠지 뻔하게 나올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멤버들을 보자마자 생각이 달라졌다. 기타 피크를 입에 물고 찡그린 미간으로 음표를 그리는 황소윤을 이 프로젝트에서 만날 수 있다니. 여기에 힙한 뮤지션들의 피처링으로 일가견이 있는 수민까지 합세했다. 이건 뭐 힙의 신전에서 뛰쳐나온 두 명의 신을 알현하는 셈. 결과물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유재석의 ‘정박’ 드럼에 맞춰 ‘함께하지 않으면 텅 빈 집 같은 나를 불러내 괴롭혀달라’고 부탁하는 황소윤과, ‘내가 못한 게 아니고 안 한 거다’라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는 수민의 목소리는 두고두고 듣고 싶을 정도로 좋다. 오랜만에 전율이 일 정도로 멋진 무대였고, 음원이었다. 이 조합은 가히 혁명적이다.
    WORDS 서동현(대중문화 저널리스트)

  •  25  단어 | 찐

    ‘찐’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들어봤다고 해도 옛날 버전일 것이다. 예전에는 지질한 사람을 가리켜 ‘찐’이라 일컬었지만, 지금의 ‘찐’은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진짜의 줄임말로 쓰이는 ‘찐’. 이 단어의 확장형은 의식의 흐름대로 SNS 채널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찐텐(진짜 텐션)’ ‘찐이다(진짜다)’ ‘찐사랑(진짜 사랑)’을 들 수 있다. 어디에 붙여도 한 몸처럼 움직이는 올해의 SNS 단어 ‘찐’. 앞으로도 ‘찐’하게 사용될 예정이니 몰랐다면 이번 기회에 숙지하길 바란다.
    EDITOR 차종현

  •  26  팝업 | 루이 비통 2019 F/W 남성 컬렉션 뉴욕 팝업 스토어

    한정된 시간을 전제로 하는 팝업은 짧은 시간 효과적이고도 강렬하게 사람들 뇌리에 각인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루이 비통의 2019 F/W 남성 컬렉션 뉴욕 팝업 스토어는 대성공이라 할 만하다. 이들은 지난 7월, 뉴욕 로어 이스트에 네온 그린 컬러로 뒤덮은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 내부 벽과 바닥은 물론이고 테이블과 소파, 램프, TV, 실물 크기의 사람 조각까지 온통 눈을 저릿하게 만드는 형광 초록색. 심지어 건물의 외벽과 환풍구, 매장 앞의 우체통과 소화전까지 모두 형광색 페인트를 칠했다. 이 매장은 단박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리빙턴 스트리트를 지나가다 이곳을 놓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홀린 듯이 매장 안으로 발길을 옮겼고, 단 9일 동안만 운영했음에도 인스타그램에는 관련 포스팅이 넘쳐났다. 버질 아블로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EDITOR 윤웅희

  •  27  스트리밍 드라마 | 넷플릭스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수사물들은 대개 수사관과 범인의 대립 구도로 그려져왔다. 범인은 매력적이고 기발하며 독특한 존재였다. 범인의 심리를 분석하고, 기상천외한 범죄 수법에 주목하며, 그에게 매혹당하거나 분노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범인이 아니라 피해자의 심리를 분석하고, 범죄 묘사는 건조한 태도로 필요한 만큼만 한다. 강간 사건을 다룬 드라마지만 여성들의 몸을 관음하는 카메라 워킹이 전무하다(유일하게 등장하는 나체는 구속된 강간범의 것이다). 시청자는 범인이 어떤 인간인가에는 관심 두거나 공포를 느끼지 않고도 피해자와 수사관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가 몇 년 형을 받는지 지켜볼 때의 쾌감이라니!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느라 따분해지지 않았냐고? 교회 소녀라는 놀림에 “구약 보세요. 우린 복수에 미쳐요”라고 담담하게 내뱉는 여성 형사는 아내나 딸을 잃고 분노하는 남자 형사보다 백배는 더 힙하다.
    WORDS 한지완(드라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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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사진가 | 휴고 콤테

‘사고의 결이 다르다.’ 휴고 콤테를 설명하고 싶은 말이다. 그의 앵글 안에 모델의 애티튜드는 어딘가 이상하고 남다르다. 휴코 콤테가 불러 모은 그날의 주인공들은 뭘 하려다 그 자리에 딱 멈춰 있다. 합의하에 동결된 그 장면들은 철학적이고 영화적으로 느껴진다. 혹은 1990년대의 잘 다듬어지지 않은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장면을 일부러 사진으로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 1990년대 필로소피에 열광하는 지금 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포토그래퍼인 그 역시 1990년대 영화와 패션을 사랑했다. 그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어떻게 설계할지 분명히 알게 된 올해 가장 좋은 작업들을 남겼다. 영화적 앵글, 인위적으로 만든 듯한 그림자와 조명, 그것들과 맞닿은 인물의 움직임과 배경까지. 휴고 콤테는 스스로를 ‘이미지 메이커’로 설명한다. 오랜 연구 끝에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를 완성해낸 그의 미래가 더 궁금해진다.
WORDS 강국화(비주얼 디렉터)

  •  29  시나리오 | <벌새>

    한국 문화가 바라보는 1990년대는 사랑과 낭만과 젖과 꿀이 넘쳐흐르던 ‘응답하라’의 시대였다. <벌새>는 다르다. <벌새>의 소녀는 가부장에 숨죽이고 입시 경쟁에 숨 못 쉬고 엄마와 언니의 외면에 한숨 쉬는, 성수대교가 붕괴한 것처럼 모든 관계의 붕괴를 겪으며 1994년을 통과한다. <벌새>의 각본을 쓴 이는 영화를 연출한 김보라다. 김보라 감독은 자신이 중학교 시절 겪었던 1994년의 사연을 영화에 담았다. 당시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던 13만 명 넘는 관객이 이 영화를 찾았다. 그러니까 감독 개인의 사연이 우리 모두의 보편으로 치환된 셈이다. 우리 모두 다사다난했던 1994년을 통과해 지금에 이르렀다는 어깨동무의 연대이자 하나된 목소리의 응원이다. 그렇게 <벌새>의 시나리오는 1990년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입체를 더했다.
    WORDS 허남웅(영화 평론가)

  •  30  한국 술 | 그랑꼬또 청수

    ‘없어서 못 판대’가 이제 그랑꼬또 청수에 대한 첫 설명이 되었다. 대부도의 양조장에 가야만 제한된 수량을 살 수 있는 술이 되었다. 이전에 붙던 설명은 ‘한국에서 개발한 품종인 청수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인데 여타 와인에서 볼 수 없는 개성이 있어서 한국의 와인이라 할 만하다’였다. 한국 술 전도사가 된 정준하가 두 박스를 샀다든가, 동료들과 양조장에 방문했다든가 하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가운데 지난 9월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청수 갈라 디너도 열렸다. 요즘 호텔 최강자로 회자되는 뷔페 식당 ‘플레이버즈’가 만석으로 꽉 찬 가운데 그랑꼬또 청수가 테이블마다 빈 잔으로 놓였다 다시 채워졌다. 힙하다는 말에는 ‘힘차다’는 뉘앙스가 필연적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전 중인 한국 와인의 힘찬 약동, 그중에서도 높은 완성도로 맛보는 사람마다 다시 기꺼이 찾게 하는 그랑꼬또 청수를 올해의 힙한 한국 술로 추대한다.
    WORDS 이해림(푸드 칼럼니스트)

HIP OF THE YEAR 77 시리즈

HIP OF THE YEAR 77 시리즈

 

HIP OF THE YEAR 01~10

HIP OF THE YEAR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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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 OF THE YEAR 61~70

HIP OF THE YEAR 7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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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아레나> 편집팀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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