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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 OF THE YEAR 77 시리즈

HIP OF THE YEAR 77

HIP OF THE YEAR 11~20

On December 04, 2019

힙이란 무엇인가. 2019년 <아레나>는 힙하다는 곳들을 찾아다녔고, 힙한 사람들을 만났으며, 힙한 삶을 취재했다. 열한 권의 책을 만들고, 연말이 되어서야 겨우 ‘힙’의 함의를 이해하게 됐다. 우리가 올해 보고 느낀 가장 ‘힙’한 것들을 꼽았다. 지금도 힙이 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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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BIT

 11  트랜스젠더 | 네이선 웨슬링

네이선 웨슬링은 올해 인생에서 가장 큰 모험을 감행했다. 성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귀엽고 엉뚱한 인상의 빨간 곱슬머리 소녀 나탈리가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쿨한 청년 네이선으로 다시 태어났다. 2014 S/S 마크 제이콥스 캠페인에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고 등장해 주목받은 그는 이후 모델로서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늘 불안과 우울에 시달렸다. 18세부터 여자친구와 함께 지낸다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밝힐 정도로 정체성에 대해 당당했지만 대중 앞엔 말괄량이 삐삐 같은 귀여운 여자 모델로 나서야만 하는 상황 때문이었다.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온갖 테라피와 치료를 반복하다 끝내 결단을 내린 그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남자가 됐다. 네이선으로 선 첫 무대가 지난 5월 상하이에서 열린 프라다의 2020 S/S 시즌 남성 컬렉션. 그 용기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WORDS 안주현(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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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역주행 | 곽철용

곽철용의 역주행은 <타짜: 원 아이드 잭>이 신호탄이었다.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 최신작. 이는 사람들의 시선을 다시금 출발선으로 돌려놓았다. 2006년 개봉한 영화 <타짜>.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처럼 개성 짙은 캐릭터와 주옥같은 대사는 뭇 남성의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극 중 주인공이었던 고니, 정마담, 평경장, 고광렬을 돌아 곽철용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름처럼 차갑고 냉정한 로맨티시스트.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원수도 없는 현실주의자. 요즘 세대의 신조어 ‘아이언 드래곤’을 있게 해준 “묻고 더블로 가!”의 카리스마까지. 배우 김응수는 한동안 곽철용으로 살아야 할 것 같다.
EDITOR 차종현

  •  13  커버 | <버팔로 진> 2019 S/S

    <버팔로 진>의 9호 2019 S/S는 커버 타이틀로 ‘Copy(right)’를 내세웠다. 커버는 무려 10종인데 하나같이 어딘가 익숙한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베낀 패러디 커버들이다. <데이즈드> <아레나 옴므 플러스> <판타스틱 맨> <032C> <시스템 매거진> <젠틀우먼> 등 유명 매거진 표지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 했고, 각 매거진의 인상적인 커버 신들을 패러디해 촬영했다. 잡지가 발행된 이후 해외 서점들이 <버팔로 진>과 패러디된 잡지를 나란히 진열해둔 그림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거다. 진지하지 않고 산뜻하게, 하지만 이토록 치밀하게 짜인 이벤트라니. 단순히 잘했다는 칭찬보다는 제대로 힙하다는 표현이 제격이다. 이런 생각은 어떤 사람들이 하는 걸까 하면서 오랜만에 들어간 <버팔로 진> 웹사이트는 마침 공사 중. 임시로 마련해둔 홈페이지 디자인 역시 골 때리게 웃기다.
    EDITOR 이상

  •  14  AI | 구글 어시스턴트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 단순히 흥미가 떨어졌다기보다는 이제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는 쪽에 가깝다. 올해 인공지능 기술들은 다소 조심스러워진 것 같다. 바둑판을 휩쓴 알파고와 전화 통화를 대신하던 구글 듀플렉스처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기술 혁신이 좋기만 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스마트폰과 스피커 속에 들어간 인공지능의 말솜씨가 늘어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구글 어시스턴트와 애플 시리의 억양이나 강세 등이 세밀해지면서 말이 자연스러워졌고, 심지어 구글 어시스턴트는 목소리의 높낮이를 표현할 수 있어 노래도 부를 수 있게 됐다. 가장 기본적인 대화 기술을 익혔다는 건 이제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올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WORDS 최호섭(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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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구단주 | 존 W. 헨리

스포츠 바닥에서 ‘힙’한 것은 역시 번쩍이는 트로피다. 존 W. 헨리는 2010년 리버풀을 인수하면서 “이기려고 왔다. 이기기 위해 필요하다면 뭐든지 할 작정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리버풀은 성적 부진과 전임 구단주의 무능력함으로 라이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상태였다. 9년 뒤, 리버풀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을 2-0으로 제압하며 통산 여섯 번째 유럽의 별을 달았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친아’ 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선두를 질주한다. 여기까지 우승하면 헨리 회장의 ‘힙함’은 치명적 수준에 다다른다. 대서양 건너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벌어진 일이 진짜라는거, 여러분 다 아시죠오오.
WORDS 홍재민(축구 칼럼니스트)

  •  16  전술 |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2018-19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어마무시’한 일을 해냈다.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FA컵, 리그컵,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총 60경기를 치렀다. 득점이 무려 1백69골!! 우승 트로피도 3개나 땄다(아무도 모르는 트레블인 게 함정). 정교한 위치 선정을 바탕으로 하는 수비 조직이 단단하게 뒤를 지키고, 패싱 게임으로 상대 진영을 허무는 공격 빌드업은 기계처럼 돌아간다. 공격진에 키 큰 선수가 없어서 더 재미있다. 맨시티는 페널티박스에 최대한 접근한 뒤에 땅으로 깔아 차는 크로스로 슈팅 기회를 만든다. 노골적인 수비 전술로 다른 팀들을 상대하면서도 다득점에 성공하는 맨시티의 공격 전술이야말로 섹시하고 힙하다. 한 시즌에 20골 이상 득점자가 세 명(세르히오 아구에로 32골, 라힘 스털링 25골, 가브리엘 제수스 21골)이나 나왔으니 말 다 했다.
    WORDS 홍재민(축구 칼럼니스트)

  •  17  모바일 게임 | 콘트라 리턴즈

    콘트라 리턴즈는 아이콘부터 힙하다. 겨자색 머리의 코만도와 파란색 머리의 람보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표정이 무척 비장하다. 둘의 이름은 빌과 렌스. 코만도가 빌이다. 그들 외에도 마초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세기말 오락실 감성을 끌어낸다. 과거 오락실 게임을 표방한 횡스크롤 방식의 슈팅 게임으로 모바일 게임 중에서 가장 뉴트로하다고 할 수 있다. 해상도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캐릭터는 도트 느낌을 강조했다. 캐릭터의 점프, 이동 등의 움직임 또한 1990년대 스타일이다. 지루해질 법할 때마다 다양한 무기와 스킬 레벨업 등으로 종료하지 못하게 만든다. 더 강한 코만도를 키우며, 잠들었던 내 안의 마초를 일깨우게 한다. 적들도 하나같이 악랄하게 생겨서 마음이 동한다.
    EDITOR 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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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문학 | 조남주, 정세랑, 최은영

책 못지않게 작가에 대해 말하고 싶다.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보건교사 안은영>을 쓴 정세랑, <쇼코의 미소>를 쓴 최은영 그리고 몇몇 소설가가 더 있다. 우연인지, 시대 상황이 반영된 결과인지 단언할 수 없지만, 여자인 소설가의 작품이 올해 부쩍 사랑받았다. 굳이 영화를 거론하지 않아도 <82년생 김지영>은 여전히 논쟁적이다. 이 책은 2016년 10월에 출간됐지만 여전히 신간 같다. 8월에는 은희경의 새 장편소설 <빛의 과거>가 출간되었다. ‘여전히’와 ‘역시’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게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사랑받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소설들을 읽지 않았다. 정세랑의 새 책 <지구에서 한아뿐>과 <덧니가 보고 싶어>도 읽지 않았고,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도 읽지 않았다. 더 솔직히 말하면 어떤 두려움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은데,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글을 쓰는 남자 작가의 막연한 열등감일 수도 있고, 소설을 소설 그대로 보기 어려운 담론들 때문일 수도 있다. 나로선 이 글 안에서 일괄적으로 적었으나, 저들은 ‘여자인 소설가’가 아니라 ‘소설가’다. 성으로 구분되는 어떤 담론과 상관없이, 각자 고유한 글을 쓰는 작가다. 소설과 소설가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지만 2019년을 가장 ‘힙’하게 보낸 작가들이다.
WORDS 이우성(시인)

  • ©SHOWBIT

    ©SHOW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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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브랜드 | 보테가 베네타

    지금껏 보테가 베네타와 ‘힙’이란 수식은 어울리지 않았다. 토마스 마이어가 물러나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대니얼 리가 임명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니얼 리는 생소한 인물인 데다 흔한 인스타그램 계정 하나 없었던 것. 하지만 2019 S/S 컬렉션이 열리자 반전이 일어났다. 즉각적이고도 폭발적인 반응. 새로운 보테가 베네타의 구조적인 실루엣, 정제된 컬러 팔레트, 담백하고 세련된 스타일링에 찬사가 쏟아졌다. 이후 ‘힙’의 정의가 바뀌었다. 복잡하고 화려한 스트리트 룩, 대담한 로고 플레이는 이제 일반적이며 어떨 땐 지루하기까지 하다. ‘투 머치’에 지친 사람들이 공들여 만든 우아한 옷을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이러한 경향을 이끈 건 의심의 여지 없이 보테가 베네타다.
    WORDS 안주현(프리랜스 에디터)

  •  20  셀러 | 염따

    염따의 본명은 염현수. 2006년 싱글 앨범 <Where Is My Radio>로 데뷔한 래퍼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잘 모른다. 그럼에도 ‘힙’해지기 시작한 것은 유튜브 때문이다. 그는 구독자 수 33만 명이 넘는 유튜버다. 음악 관련 영상보다는 일상을 올린다. 허세로 가득한 일상. 그는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돈을 막 쓴다. 유행어도 있다. ‘빠끄’. 비속어를 순화한다고 한 것이 유행어가 됐다. 타이틀을 힙한 래퍼나 호갱이 아닌 ‘셀러’가 된 것은 유튜브를 하면서 제작한 티셔츠와 굿즈 때문. 단 3일 만에 2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택배 싸기 힘들다며 제발 그만 사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그게 재밌어서 또 산다. 그렇게 그는 올해 가장 힙한 셀러가 됐다. ‘빠끄’.
    EDITOR 이광훈

HIP OF THE YEAR 77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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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 OF THE YEAR 71~77

힙이란 무엇인가. 2019년 <아레나>는 힙하다는 곳들을 찾아다녔고, 힙한 사람들을 만났으며, 힙한 삶을 취재했다. 열한 권의 책을 만들고, 연말이 되어서야 겨우 ‘힙’의 함의를 이해하게 됐다. 우리가 올해 보고 느낀 가장 ‘힙’한 것들을 꼽았다. 지금도 힙이 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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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아레나>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