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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NAME OF HERMÈS

On November 19, 2019

지난 6월 파리에서 에르메스 멘즈 유니버스의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Ve ´ronique Nichanian)을 만나 에르메스에서 보낸 시간과 새로운 컬렉션, 그리고 11월에 한국에서 열릴 특별한 패션쇼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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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에서 일한 지도 벌써 30년이 지났다.
1988년 에르메스에 남성복 디렉터로 합류했고, 2009년부터 레디투웨어와 신발, 가방, 실크 액세서리에 이르는 남성 파트를 총괄해왔다. 멘즈 유니버스 디렉터를 맡은 지도 올해로 10년째다.

지난 10년을 돌이켜볼 때, 에르메스의 남성복은 어떻게 변했나?
큰 변화는 없다. 장인 정신을 통한 혁신, 그리고 에르메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최상의 제품을 만드는 것.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최상의 제품이란 무엇을 뜻하나?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품질을 의미한다. 캐시미어 재킷을 예로 들어볼까? 세상에 캐시미어로 만든 재킷은 많지만, 퀄리티는 천차만별이다. 에르메스의 캐시미어 재킷을 입어보면 그 차이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소재부터 디자인, 패턴, 재봉선, 세심한 비율까지. 모든 세부가 확연히 다르다. 럭셔리는 단순히 로고나 가격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제품에 높은 가격을 매길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 제품이 럭셔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레 제품의 가치는 드러난다. 에르메스의 명성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거기서 당신의 역할은 뭔가?
모두를 같은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것.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을 정렬시키고, 옷과 가방, 액세서리를 비롯한 컬렉션의 모든 부분이 같은 이야기를 하도록 만든다. 마치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처럼.

컬렉션을 만들 때 절대 타협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뭔가?
디자인만큼은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아마 진절머리를 칠 거다. 뭐 하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으니까. 하지만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게 아닐까? 우리는 최고 중의 최고이기 때문이다. 에르메스에 대충은 없다. 나는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다시 합시다. 이건 에르메스가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배우는 것도 굉장히 많다. 아틀리에의 장인들도 얘기한다. 처음엔 힘들었는데 이젠 자부심을 느낀다고.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일하면서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들도 있을 거다.
장-루이 뒤마(Jean-Louis Dumas)를 처음 만난 날. 내게 에르메스 남성복 디자인을 맡기고 싶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 30년도 더 지난 일인데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난다. 물론 우리 팀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도 많다. 이를테면 컬렉션을 만들고 함께 행복해한 순간들. 이번에도 12분짜리 쇼를 위해 모두 6개월 넘게 노력해왔다. 오늘도 쇼가 끝나면 다 같이 모여 웃으며 박수를 칠 거다.

반대로 후회되는 순간은 없나?
거의 없다. 아직까진 모든 게 제자리에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자신의 일에 대해 그렇게 확신을 갖는 사람은 꽤 드물다.
나도 안다. 좋게 포장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에르메스에서 일한 순간들은 정말 특별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많은 경험을 하고, 좋은 사람들도 여럿 만났다.

예전에 여행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는다는 인터뷰를 봤다.
나는 여행을 굉장히 많이 다닌다. 출장도 많이 가지만 개인적으로도 자주 여행을 한다. 거리를 걷고, 박물관을 구경하고, 작은 상점에서 몇 시간씩 보내기도 한다. 건축물도 유심히 관찰한다. 도시에서 건축은 옷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건축은 사람들에게 삶의 방식을 제시한다. 옷도 마찬가지다.

작년엔 서울에도 왔다고 들었다.
맞다. 작년 9월쯤 잠깐 서울에 들렀다. 10년 만의 방문이었는데 많은 게 변해서 깜짝 놀랐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우리는 몇 달 뒤 서울에서 특별한 행사도 연다. 다시 서울을 방문하게 되어 무척 기대하고 있다.

11월엔 서울에서 에르메스의 남성 패션쇼가 열린다. 궁금했다. 왜 서울인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지금이야말로 서울에서 뭔가를 보여주기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유쾌하고 방대한 에르메스 멘즈 유니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았다. 가방이나 스카프처럼 이미 익숙한 제품뿐 아니라 전체 남성 컬렉션을 다채롭게 소개할 예정이다. 아주 신나는 파티도 하고.

요즘 우리나라 젊은 세대에게는 스트리트 패션이 대세다. 당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닐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딱히 그렇진 않다. 사람마다, 브랜드마다 각자의 색깔과 세계가 있는 거니까. 그걸 이해 못할 만큼 꽉 막힌 사람은 아니다. 당장 에르메스 남성복에 적용하기 어려운 유행이나 스타일도 있지만, 그게 잘못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는 젊은 세대에, 그들이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요즘 사람들은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다. 6개월만 입고 버리는 티셔츠보다 잘 만든, 그래서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 에르메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어떻게 옷을 입은 남자가 멋지다고 생각하나?
무작정 유행만 좇기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에르메스가 추구하는 남성상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잠시 후면 새로운 컬렉션이 공개된다. 이번 2020 S/S 컬렉션의 테마는 뭔가?
모든 컬렉션은 연결돼 있다. 꿈을 경쾌하게 표현한 2019 F/W 컬렉션에 이어, 이번 2020 S/S 컬렉션은 가벼움, 색깔, 느긋한 삶의 방식을 강조하고자 했다. 그래서 가벼운 소재와 편안한 실루엣에 집중했다. 물론 에르메스 특유의 우아함은 유지하면서. 한마디로 요약하면 ‘스포티 시크 팝’이다. 사람들이 이번 컬렉션을 보고 즐겁고 경쾌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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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파리에서 에르메스 멘즈 유니버스의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Ve ´ronique Nichanian)을 만나 에르메스에서 보낸 시간과 새로운 컬렉션, 그리고 11월에 한국에서 열릴 특별한 패션쇼에 대해 물었다.

Credit Info

EDITOR
윤웅희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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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윤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