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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ritique

밀레니얼 세대가 만든 뉴스레터가 온다

On October 31, 2019

젊은 세대가 뉴스에 관심이 없다고? 그 누가 자신의 삶에 관심이 없을 수 있나. 대체 어떤 세대가, 자신이 속한 세상의 모습에 무관심할 수 있을까. 젊은 세대가 뉴스를 소비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를 둘러봐도 그들이 이해하기 힘든 방식으로 생산되는 뉴스만 즐비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편파 보도, 파편화된 맥락,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고 싶어지는 광고까지. 이 모든 장애물을 힘차게 헤치며 읽을 만한 뉴스를 건져 올리는 일은 소모적이다. 지금, 밀레니얼 세대가 만드는 뉴스레터가 밀레니얼 세대의 ‘미디어’로 급부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DITOR 이경진

매일 아침, 메일함으로 어피티의 뉴스레터를 받아 본다.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에는 뉴닉의 뉴스레터도 받아 본다. 잠에서 막 깨어나 본격적으로 출근 준비를 하기 전 정신을 차려야 할 때, 출근길 지하철에서 시간을 때워야 할 때 특히 유용하다. 내 또래의 누군가와 만나 “요즘 어떤 뉴스레터를 보고 계세요?”라고 물으면 다양한 대답이 나오지만, 그 속에서도 두 개의 뉴스레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뉴닉은 지금 알아야 할 시사 뉴스를 정리해서 보내주는 뉴스레터 서비스이며, 어피티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유용한 경제 소식 및 재테크 팁을 알려주는 ‘머니레터’를 표방한다. 뉴스레터가 미디어로 보일 수도 있다니. 뉴스레터를 브랜드 홍보 수단이라고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소식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에게 뉴스레터란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직접 받아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고, 따라서 뉴닉과 어피티의 뉴스레터 역시 뉴스이자 콘텐츠로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하는 중이다.

뉴닉 창업자인 김소연, 빈다은과 어피티 창업자 박진영은 모두 1990년대생 여성이다. 이들은 기존 미디어 문법에 익숙하지 않거나, 구독자와 같은 밀레니얼 세대로서 기존 뉴스에 답답함을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윗세대는 젊은 세대가 뉴스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종이 신문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것 또한 뉴스에 대한 젊은 세대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뉴스가 꼭 필요하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지속 가능한 일과 삶에 대한 불안을 그 어느 세대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세상과 돈에 무관심할 수 없다. 그동안 젊은 세대가 뉴스를 읽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것은 그들이 원하는 방식의 뉴스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넓게 펼쳐 읽어야만 하는 종이 신문은 우선 접근성부터 떨어진다. 이해관계에 따라 민망할 정도로 편파적인 보도를 내보낼 때도 있다. 각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읽으려면 수십 개씩 뜨는 민망한 광고창을 견뎌내야만 한다. 포털에서 뉴스를 읽는 건? 메인 화면에 뜨는 건 내가 읽고 싶은 뉴스보다 주로 클릭과 댓글을 부르는 자극적인 뉴스이며, 댓글창에서는 늘 싸움이 벌어진다. 게다가 온라인 뉴스는 모두 파편화되어 있어 맥락을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 사람들은 점점 바빠지는데 쏟아지는 뉴스 사이에서 읽을 만한 것,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내는 일은 점점 어려워진다. 뉴스도 독자 개개인에게 적합하지 않으면 쓰레기 정보가 되는 지금, 뉴닉과 어피티는 알아야 할 뉴스를 읽고 싶은 콘텐츠로 만든다.

‘대화형 뉴스레터’라는 형식은 이들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 9월 11일자 뉴닉 뉴스레터에는 미국의 구글 반독점 수사 소식이 담겨 있다. ‘골목식당 광고맛집편’이라는 제목 아래로 현재 구글이 어떤 상태인지, 반독점 조사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한 다음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이 발휘하는 독점적인 지배력이 어느 정도인지 수치로 보여준다. 구체적인 조사 상황과 앞으로 예상되는 전개도 빼놓지 않는다. 내용 중간중간에는 어려운 단어나 애매한 부분에 대한 질문 혹은 소제목을 삽입한다. 그 과정에서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뉴스에는 맥락이 생기고,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콘텐츠가 된다. 어피티의 머니레터도 흐름과 방식은 유사하다. 돈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회 초년생이 전체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는 동시에 개인 차원에서 실행할 수 있는 노하우 역시 알기 쉽게 뉴스레터를 구성한다.

물론, 뉴스레터라는 전달 방식 자체도 중요하다. 구독자들은 정보의 바다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직접 골라 구독하고 있다는 감각, 뉴스레터를 통해 만드는 이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낀다. 실제로 두 미디어는 뉴스레터에 피드백이 가능한 링크를 달아두고 매번 구독자의 의견을 듣는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것이 늘 장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지만, 소비자의 구체적인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운 미디어 사업의 특성상 상시적인 피드백은 어떤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며, 구독자들에게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함께 콘텐츠를 생산하는 커뮤니티의 일원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레거시 미디어 중 뉴닉과 어피티처럼 독자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점검하는 곳이 있었나? 심지어 뉴닉은 ‘고슴이’라는 고슴도치 캐릭터를 내세워 브랜드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귀여운 고슴이를 중심으로 한 팬덤, 즉 커뮤니티를 강화한다. 뉴닉 뉴스레터에는 구독료가 없지만 ‘뉴니커’라 불리는 독자들은 가상의 캐릭터인 고슴이에게 옷을 입히기 위해 후원금을 보내고, ‘고슴이 돌잔치’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뉴닉 1주년 기념 파티에 참석하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애정과 지지를 보내는 데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뉴닉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에디팅과 큐레이팅, 커뮤니티. 결국 뉴닉과 어피티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닿아 있는 세 가지 키워드를 각자의 방식대로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뉴닉과 어피티를 만드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사람들과 같은 밀레니얼 세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나와 같은 세대에게도 유용한 미디어를 만들고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는 일. 기존 미디어가 이룬 적 없는 성과다.

미디어를 중심으로 모인 커뮤니티야말로 이들의 힘이다. 앞으로 더 커지고 단단해질 커뮤니티가 이들 미디어에 어떤 미래를 열어줄지, 미디어 산업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밀레니얼 세대가 지금껏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뉴닉의 창업자들 역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이 서비스가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를 판단해야 다음 확장 계획이 세워지는데 성급하게 유료화하면 그걸 충분히 알기 어려울 것 같아요. 후원이나 콘텐츠형 광고같이 다양한 형식을 실험해볼 생각입니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 그다음에 그들의 욕구에 맞는 다른 서비스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한겨레> 뉴닉의 구독자는 이미 7만 명을 넘었다.

WORDS 황효진(커뮤니티 ‘빌라선샤인’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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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경진
WORDS
황효진(커뮤니티 ‘빌라선샤인’ 콘텐츠 디렉터)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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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경진
WORDS
황효진(커뮤니티 ‘빌라선샤인’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