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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택연의 자유와 평화

On October 15, 2019

전역 후 자유를 누리고 있는 옥택연. 그와 함께한 평화로운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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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티셔츠는 이자벨 마랑, 검은색 팬츠는 준지, 신발은 반스 제품.

흰색 티셔츠는 이자벨 마랑, 검은색 팬츠는 준지, 신발은 반스 제품.

소년 만화를 떠올렸다. 기묘한 모험을 떠나는 소년이나, 마왕을 처치하러 가는 용사가 옥택연과 겹쳐 보였다. 갓 전역한 캡틴 코리아의 듬직한 체격 때문만은 아니다. 뚜렷한 이목구비 때문도 아니다. 촬영 중 장난기 어린 표정과 시원하게 웃는 미소 때문이라면 어느 정도 동의. 정답은 그와 나눈 대화 때문이다. 옥택연은 절망과 우울, 나르시시즘에서 비롯되는 오만 등과 정반대에 있는 사람이다. 끝없이 낙천적이고, 호쾌하고, 겸손하며, 당당하다. 과찬이 아니다. 어쩜 이리 자존감이 높을 수 있을까? 의아할 정도였다. 긍정적인 기운은 전염된다. 한 시간여 동안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를 듣고 나니, 입가의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서른에 입대했다. 나이 먹고 군대 가면 어떤가?
서른 살의 2년과 스무 살의 2년은 느낌이 다르다. 서른 살에게 2년은 짧은 시간이지만, 20대 초반에게 2년은 굉장히 길다. 군 복무 기간이 길고 답답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동기들이 전부 20대 초반이었는데, 그들이 종종 말했다. 자신들은 복학하면 화석이라고. 그럼 30대인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런 생각도 들었고, 시각의 차이가 생겼다. 마냥 예전 같지는 않다.

동기 생활관 세대인가?
자대 배치받고 한 3개월 뒤에 동기 생활관이라는 게 생겼다. 나와 한날 입대한 동기들끼리 지냈다.

동기들끼리 생활하면 재미는 있었겠다.
확실히 재미는 있다.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이라 서로 양보도 많이 하고, 배려도 하고, 나름 규칙도 잘 지키려고 다 함께 노력했다. 그런데 우리 생활관이 행정실 바로 앞이라서 떠들다 많이 걸렸다. 하하.

 

“사람들이 힘들어질 테니 그런 일탈은 하면 안 된다.
일탈을 하려면 내가 할 일은 다 정리하고 난 뒤에 시도해야겠지.”

 

캡틴 코리아 사진을 봤다. 훈련을 열심히 받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교육부대에 복무해서 훈련을 열심히 했다. 내가 직접 훈련을 받는 것보다는 교육하는 일이 더 많았다. 잘 가르치는 것이 내게는 훈련이었지. 훈련 시범을 보이는 것도 많지만 무엇보다 모범을 보여야 될 때가 많았다.

제일 자신 있는 훈련을 꼽자면?
제식이다. 조교 입장에서 제식은 칼같이 맞춰야 한다. 또 춤을 춰서 그런지 제식이 좀 수월했다.

어떤가? 전역하고 나니 세상이 달라 보이지 않나?
하나의 관점으로만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태도가 내게 생긴 가장 큰 변화다. 예전에는 그룹 활동을 하면서 같은 사람들과 함께 오래 지내다 보니 새로운 관점으로 전환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관점은 한 번 굳으면 변하는 게 쉽지 않다. 전역하고 나서는 ‘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고 나와 다른 생각도 이해하게 됐다. 그 외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세상도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사회에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많았다. 조금 더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군대에서는 별의별 사람을 다 겪는다고들 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다.
조교이다 보니 전국에서 입대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처음 보는 독특한 사람들도 있었다. 훈련병을 가르치고 그들이 군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함께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들을 겪게 된다.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상황들 말이다. 같은 말을 해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한 기수에 스무 명가량 책임지는데, 한 번 말하면 스무 명이 모두 제대로 알아듣는 것은 아니다. 못 알아듣는 사람도 있고, 다르게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한 번으로는 완벽히 내 뜻이 전달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내가 한 말을 못 알아듣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다면, 지금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뭐 못 들었겠지 혹은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 등.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군 생활만큼이나 학교 생활도 모범적이었다고 들었다. 모범적으로 살기란 쉽지 않은데, 어떻게 해내는 건가?
내 입으로 모범적이었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하하. 일부러 성실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건 아니다. 성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다. 그저 본분에 맞춰 생활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학생이니까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하는 것이고, 군대에서는 군인이니까 열심히 군 생활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일탈하고 싶은 적이 없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이었다면 일탈을 꿈꿨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 아니다. 음, 가끔 일탈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던 것 같다. 대범한 일탈은 아니고 소소한 일탈. 예를 들면 오늘 하루 스케줄 팽개치고 쉬고 싶다는 생각 정도다. 훌쩍 떠나 잠수를 타면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질 테니 그런 일탈은 하면 안 된다. 일탈을 하려면 내가 할 일은 다 정리하고 난 뒤에 시도해야겠지.

그건 일탈이 아니라 여행 아닌가?
하하. 그런가?

수업을 ‘째’거나, 과제를 안 하거나. 이 정도까지만 소소한 일탈로 봐줄 수 있다.
학생의 경우에는 그렇겠지. 근데 수업을 안 받으면 피해는 내가 받는다. 수업을 안 듣고 공부를 못한 내가 손해다.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내가 일탈하면 주위 사람들만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일탈을 하더라도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는 선에서 해야 한다.

어제 오후 청담동에서 러닝하는 옥택연을 보았다는 등 옥택연 목격설이 속속 들어온다. 연예인은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해서 마스크를 쓰거나 모자를 푹 눌러쓰는데, 옥택연은 자신을 감추지 않는다.
마흔이 되었을 때 못할 거 같은 것들은 하지 말아야겠다. 데뷔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편의점 갈 때 예쁘게 입거나, 평소에도 메이크업을 하거나.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면 하겠지만, 내 성격상 유지할 수가 없겠더라. 마흔 전에 포기할 것 같은 습관은 빨리 그만뒀다. 그리고 매번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신경 쓰다 보면 자아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그런 이유로 일부러 더 시선을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직업이 특수할 뿐이지 평범한 20대 청년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러닝할 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사실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주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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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니트는 우영미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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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코듀로이 수트는 롤플레잉레코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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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버클 셔츠와 검은색 재킷은 모두 요지 야마모토 제품.

자존감이 진짜 높은 것 같다.
하하. 그런 얘기 많이 듣는다.

옥택연은 공부도, 음악도, 연기도 두루두루 잘한다. 진짜 하고 싶은 건 뭘까?
정확히 무엇을 하고 싶다고 답하기는 힘들다. 내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아직 못 찾았다. 누구나 꿈은 가질 수 있다. 지금 내가 이 분야에서 이런 목표를 갖고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은 꿀 수 있지만, 하나의 장르로 정하기보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단기적인 목표를 이뤄나가는 것이다. 지금 해야 할 목표를 끝내고, 하나씩 해나가면서 결과물들을 조합하면 나의 장기적인 목표가 드러나지 않을까?

지금 완수하고자 하는 목표는 분명한가?
그렇다. 단기간의 목표를 잡으면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것들을 시도한다. 예를 들면 이번 드라마는 전역 후 첫 작품이지만, 죽음 직전의 순간을 보는 캐릭터이다 보니 굉장히 어두운 인물이 될 것 같다. 그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날카로운 모습 등 비주얼적인 면도 연구하고 있다.

연기의 재미는 무엇일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 연기를 통해 시청자가 극의 전개를 알아간다는 게 재미있다. 시청자들은 배우의 연기를 보고, 상황을 이해한다. 장면들, 상황들을 연기를 통해 설명한다는 게 재미있다. 두 번째는 호흡이다.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재미가 있다. 특히 상대 배우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느낌으로 대사를 하면, 나는 또 다른 느낌으로 대사를 하게 되고. 그런 재미가 있다.

보고 읽는 게 많다. 창작 활동도 할까?
최근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과 영상을 찍고 있다. 조금 더 잘 찍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얼마 전 가족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 드론으로 촬영을 시도해봤다. 저렴한 드론을 사서 그런지 내가 원하는 장면을 찍을 수 없더라. 그래서 촬영 욕심이 생겼다. 창작 활동뿐만 아니라 그냥 재미있게 살고자 한다. 유튜브 덕분에 굉장히 편하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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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보라색 수트는 라프 시몬스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

유튜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촬영하는 동안 옥택연의 유튜브 채널을 살펴봤다.
별것 없다. 옛날에 찍어둔 영상도 있고, 자주 업로드하지 않는다. 20대 때만 해도 셀피를 찍지 않았다. 나 자신을 찍어야 된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요즘 들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상황을 남겨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씩 다큐멘터리로 남겨놔야지 내가 그 나이에 뭘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나?
요리 채널에 빠졌다. 요리를 해보려고 한다. 친구들에게도 몇 번 요리를 해줬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삼시세끼> ‘복귀각’인데?
나는 <삼시세끼>에서 요리를 못하는 캐릭터였는데, 그때에 비하면 진짜 일취월장했다. 글쎄, 복귀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지.

옥택연을 자극하는 건 뭘까?
뭐든 나보다 더 잘하는 주위 사람을 보면 큰 자극을 받는다. 멤버들과 지낼 때는 멤버마다 잘하는 게 있어서 늘 멋있다고 느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보통 내 활동 분야에서 질투를 느끼지 않나?
음, 이건 질투보다는 존경심인 것 같다. 본받고 싶다는 감정이 더 크다. 저 사람은 저 사람이고, 나는 나다. 내가 조금 더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자극이 된다.

단기적인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고 했는데, 한계에 부딪칠 때는 어떻게 극복하나?
한계는 언제나 느낀다. 계속 부딪치다 보면 임계점이 늘어나는 것처럼, 스스로 한계라고 느낄 때는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해본다. 그러다 보면 조금씩 발전해나갈 것이다. 그것이 단기 목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장기적인 플랜보다는 짧은 목표를 세우고, 최대한 노력해 목표에 도달한다. 그럼 된 거다. 그리고 또 다른 단기 목표에 도전하고, 그런 식으로 해야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실패를 경험한 적 있나?
그렇다. 실패해도 털고 일어나는 덤덤한 성격이다. 물론 실패의 원인과 이유를 분석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실패로 인해 좌절하지는 않는다. 좌절감, 절망감에 한 번 빠지면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릴 테니까.

서른둘이다. 현재 단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드라마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함께하는 제작진들이 전부 좋다. 분위기 좋아서 드라마를 잘 마무리했으면 한다. 그리고 후배 가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 그들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때, 모범으로 삼을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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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수트는 산드로 옴므, 체크무늬 오버사이즈 재킷은 우영미, 빨간색 슈즈는 컨버스 제품.

전역 후 자유를 누리고 있는 옥택연. 그와 함께한 평화로운 순간들.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김영준
STYLIST
남주희, 정기빈(제로스앤원스)
HAIR
김승원
MAKE-UP
원조연

2019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김영준
STYLIST
남주희, 정기빈(제로스앤원스)
HAIR
김승원
MAKE-UP
원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