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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갬성'은 어떻게 키우나?

우아한형제들 CBO 장인성

On October 17, 2019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다. 조금 과장하자면 그렇다. 콘텐츠는 더 이상 매체의 전유물이 아니다. 마케터들은 반 발 빠른 트렌디한 콘텐츠로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목을 끄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걸까. 브랜드, 광고, 공간, 데이터를 다루는 마케터들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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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ER•
장인성 우아한형제들 CBO
브랜드 마케팅

장인성은 우아한형제들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다. 과거에는 브랜드 관련 일을 했고, 마케터로 근무하다 지난 2013년부터 우아한형제들의 형제가 됐다. 배달의민족이 진행한 치믈리에 자격시험, 배민 신춘문예 등 웃기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고 싶어 안달나게 만드는 캠페인을 다수 벌였다. 그는 지난해 <마케터의 일>이란 책을 냈다. 목표를 세우고, 방법을 찾고, 계획을 실현하는 마케터를 위한 책이다.

소비자라는 개인
마케팅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비자라는 인간 개인이다. 숫자로서 파악하는 감각도 있지만 사람 단위로 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것들이 태반이다. 우리는 한 사람 단위로 들어가서 이야기한다. 한 사람이 좋아하면 두 사람이 좋아할 수 있고, 비슷한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다. 우리의 마케팅은 대중이 아닌 한 사람을 찾아가는 일이다. 그 사람에게 말 걸고 행동을 바꾸도록 유도하듯. 특정 사람에게 주는 메시지인 것처럼 글 하나 그림 하나, 이벤트 하나를 만들 때도 그 사람의 표정을 상상한다. 대중이 아니고 사람으로서의 소비자라는 것이 중요하다.

인물상 만들기
인물상을 만들 때는 주변 사람을 차용한다. 이벤트를 계획할 때는 부모님이 내게 연락을 했으면 좋겠다고 설정하거나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친구가 연락하게 해보자. 이렇게 고객을 정했다. 대상을 구체적으로 잡아야 한다. 커뮤니티 몇 개를 정해놓고 이벤트를 펼쳐 그 커뮤니티에 한 시간 안에 우호적인 댓글이 반 이상은 달리게끔 해보자. 그럼 대상은 어떤 커뮤니티의 특정 게시판이 된다. 그렇게 구체적으로 만든다. 회사에는 사회적인 이슈에도 별 반응 안 보이는 사람이 하나씩 있다. 그럼 그 김아무개가 신기해할 만한 캠페인을 만들자고 한다. 이름 석 자까지 써가면서 대상을 구체화한다.

마케터에게 필요한 덕목
제일 중요한 건 호기심. 호기심 없는 사람이 마케터가 되기는 어렵다. 뒤집어서 말하면 호기심은 마케터에게 중요한 재능이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 신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해야 한다. 호기심을 갖고 소비자로서 경험이 많으면 척 보면 뭔지 알아보는 데이터가 쌓인다.
두 번째는 공감력이다. 드라마 보며 울고, 친구가 울면 함께 울어주는 사람이 마케터로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책 보며 요즘 사람들은 이렇다더라가 된다. 공감력이 없으면 한 발짝 늦을 수밖에 없다. 호기심을 품고 사람들과 공감을 하면 마케터로서 데이터가 쌓인다.
세 번째는 인과관계 파악이다. 마케팅이란 결국 문제를 푸는 일이 될 텐데 무엇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파악을 못하면 일을 할 수 없다. 열심히 했는데 의도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런 이성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네 번째는 예술적인 감수성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모든 것을 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혼자 다 못한다면 뭐가 좋은 감각이고 좋은 계획안인지 분별할 수 있는 눈이라도 갖춰야 한다. 그래야 고객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마케팅의 힘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퀄리티와 양이 곱해져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만드는 사람이 퀄리티에 대한 감이 없으면 감 빠지는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 문화 예술을 소비하거나, 여력이 된다면 생산하면서 그런 느낌들을 계속 개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실행력이다. 마케터는 말만 해선 안 되는 직업이다. 머릿속에만 있던 계획을 손에 잡히는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것까지 마케터가 해야 되는 일이다. 이거 못하면 결과물은 없는 거다. 실행력까지가 다섯 가지의 기본 혹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감각 유지하는 팁
SNS에서 일부러 조금 더 폭넓게 팔로를 한다. 10대, 20대, 50대 혹은 나와 취향과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을 팔로한다. SNS는 내 취향과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보이기 마련이다. 나와 세대, 취향,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간접적으로라도 보려 한다. 또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변하지 않는 건 무엇인지 보려고 책을 읽는다. 인류학에 관한 서적을 좋아한다. 왜 어떤 이유로 진화해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해갈 것인가 보면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려 한다. 또 사람들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스틸북스라는 서점이 진행하는 스틸클럽에는 책 저자들 중심이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다. 저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인데 회사에선 만날 수 없는 분들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 고민을 들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

변화에 공감하기
사회는 변한다. 그 변화 속에 기회가 있다. 신규 브랜드는 기회를 잡고 성장하고, 기존에 잘해온 브랜드들은 새로운 변화에 공감하며 늙지 않는 브랜드로서 계속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호기심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 같다. 트렌드를 공부하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시키지 않아도 궁금해서 찾아다니는 사람이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잘 대처한다.

영감의 구체화
영감은 차곡차곡 쌓아놓는 편이다. 영감이라고 표현될 만한 게 터지는 순간은 동료들과 대화할 때다. 그래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려 한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생각을 말하고 옆에서 듣고 있던 사람은 또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생기고 영감을 걸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그 이야기가 일로 연결되면 나는 조직장으로서 팀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서 어떤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업무를 전한다. 우리의 영감이 결과물로서 잘 나올 수 있게 만들고, 담당자가 그 일을 하고 싶어 하도록, 가치 있는 일로 만든다. 이런 과정이 영감을 만들고 영감을 구체화하는 방법이다.

주목받는 콘텐츠를 만드는 법
많은 회사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욕심을 버리기 어려워하는데, 욕심이 드러나는 콘텐츠는 재미없다. 고객 입장에서는 ‘내가 보고 싶고 궁금하던 얘기’여서 보는 것이다. ‘네가 간절하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구나 뭔지 들어줄게’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많은 회사들은 당연한 걸로 알고 잘하고 있다. 광고 회사도 늘 하는 얘기다. 그럼에도 아직 수많은 회사들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한다. ‘우리의 신제품이 이렇게 많이 좋아졌어’ ‘좋은 제품을 싸게 팔고 있는데 너는 왜 안 쓰니?’라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세상에 좋은 제품은 너무 많다. 만드는 사람들은 피땀 흘려 기능 개선을 했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관심 없을 수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기능 개선이 얼마나 많이 이루어졌나? 10년 전 포털과 지금을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 그런데 그동안 많은 기능 개선을 경험하면서 놀라워하거나, 좋아졌다고 생각한 적 있을까? 소비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할 뿐이다. 자사의 노고, 경쟁사보다 더 좋다는 것, 경쟁사보다 싸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데 소비자는 듣기 싫다, 듣고 싶은 건 따로 있다. 그래서 소비자가 듣고 싶은 얘기가 뭔지 관심을 기울이고 그 얘기를 들려주는 것이 주목받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에서 제일 중요한 기본이 아닐까.

새로운 플랫폼 대하기
플랫폼보다는 소비자를 먼저 봐야 한다. 틱톡이 새로 선보여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지만, 그건 10대 고객에 관심을 기울이기 전에는 눈에 안 보인다. 회사에서 10대 고객은 아직 필요 없다고 하면 안 하면 된다. 아무리 인기 있다고 해도 그렇다. 그런데 10대 고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10대 고객은 무엇에 관심이 많고 어디에서 영향을 많이 받을까? 주변 아들딸을 보면 유튜브로 검색을 많이 한다더라. 그러니 우리도 유튜브에 광고를 하자고 할 수도 있다. 틱톡을 많이 쓴다면 틱톡에 광고를 싣는다. 필요한 상황에 맞는 도구를 쓰면 되고 아니면 말고라는 접근이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플랫폼들은 이렇다더라가 아니라 결국은 이렇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을 만큼 써봐야 된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많이 사용한다. 틱톡은 몇 번 보고 나서 흥미가 쉽게 생기지 않으니까 잘 못 봤다. 유튜브는 출퇴근길에 차에서 본다. 주로 연설이나 건강에 대한 콘텐츠, 금융이나 세계 정세 종류의 귀로만 듣는 강연 콘텐츠들을 경청한다. 집에서 TV를 볼 때도 50%쯤은 유튜브를 틀고, 49%쯤은 VOD나 넷플릭스, 1%쯤이 공중파를 보는 것 같다. 소비자가 소비하는 것들을 기왕이면 직접 써보는 편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갬성’을 키울 수 있을까?
성실하게 꾸준히가 중요하다. ‘갬성’이란 평생 없는 사람들도 있다고 믿는다. 연습하면 다 된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문화 예술 분야의 감수성이란 절반쯤 타고나는 것 같다. 관심이 없는 것을 어떻게 하나? 해도 잘 안 되는데. 그렇게 태어났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문화 예술적인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 감각 없는 사람이 되는 것도 한 순간이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듯이 꾸준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게 아닐까? 사람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쏟고 문화생활에 대한 관심을 갖고, 변화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보인다. 나는 타고나기를 변화에 대해서 피곤해하지 않고 즐거워한다. 그러니까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변화, 인간, 문화 예술 그런 것들에 대해서 성실하게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지 않나.

'갬성'은 어떻게 키우나? 시리즈 기사

'갬성'은 어떻게 키우나? 시리즈 기사

 

제일기획 CD 이채훈

Thinking Lab CEO 박진아

VMD 이경미&정은아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다. 조금 과장하자면 그렇다. 콘텐츠는 더 이상 매체의 전유물이 아니다. 마케터들은 반 발 빠른 트렌디한 콘텐츠로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목을 끄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걸까. 브랜드, 광고, 공간, 데이터를 다루는 마케터들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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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
PHOTOGRAPHY
조성재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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