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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코도모는 소코도모니까

소코도모는 이상하고 괴기한데 멋있는 걸 하고 싶다고 했다. 밈, 짤, 베이퍼웨이브처럼.

UpdatedOn October 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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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래퍼 3> 이후 어떻게 지냈나? 그사이 소속사도 생겼네?
꾸준히 열심히 살았다. 앨범 작업하고 스케줄 소화하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여름방학에는 음악 프로듀서 세사미(sesa°me) 형 만나서 곧 발매할 앨범 작업을 마무리했다.

새 싱글 ‘Go Home’이 이렇게 시작하지 않나. ‘나는 돈 번 지가 얼마 되지 않아 그냥 막 쓰는 시간’. 돈 좀 벌고 있나보다.
대기업 초봉 정도는 버는 것 같다. 엄청 여유 있는 건 아니지만, 난 스무 살이니까. 스무 살인데 삼성이나 LG 같은 기업의 초봉 정도 버는 건 나쁘지 않지.

엄청 괜찮은 거지.
맞다. 돈 관리도 해야 하는데 정리가 안 되고 있다. 월급으로 받는 게 아니어서.

하하. 막 쓰고 있나?
장비들이 필요해지면 조금씩 산다. 옷이나 신발은 안 산다. 대신 맛있는 거 많이 먹는다. 비싸고 맛있는 거. 식비로 낭비를 하고 있다. 원래 그다지 생각하고 행동하는 편이 아니다. 부모님이 늘 “공부하면서 음악 해라”라고 말씀하셨는데 공부를 안 했지. 그때도 뭐 어떻게든 되겠지 했다.

원래 먹고 싶은 거 바로 사 먹고 필요한 거 제때 사는 게, 경제 활동하는 성인의 유일한 재미다. 어른 된 기분이 드나?
운이 좋구나 싶다. 운 좋게 방송 나와서 노출되고, 노출되니 운 좋게 일이 들어온다. 계약도 하고.

10월 말에 정규 앨범을 낸다며. 프로듀서 세사미와 작업한 곡이 많이 실릴 모양이던데, 둘은 어떻게 만났나?
교회 엑스텐션(사회교육원)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예술, 음악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바비큐 먹으며 친목 다지는 자리였다. 나와 세사미 형만 나이가 많이 어렸다. 마침 나는 프로듀서가 필요하고 세사미 형도 플레이어가 필요한 상태여서 함께 작업해보기로 했다.

잘 맞는 구석이 있던가?
우리 둘 다 색깔이 없었다. 음악에. 서로 영향을 끼치면서 각자의 색깔을 만들어갔던 것 같다. 성격은 완전 마이너스와 플러스다. 나는 비현실적이고 세사미 형은 현실적이다.

둘이 만나니 어떤 스타일이 나오던가?
진짜 멋있는데 말이 안 되는 것. 여섯 번째 작업물을 만들 때쯤 조금씩 방향이 잡히기 시작했다. 인터넷 문화 중에 밈이나 짤 혹은 베이퍼웨이브 분위기로. 베이퍼웨이브 문화가 대략 2010년대 초반에 시작되어 2015년쯤에 끝났는데, 나는 2017년에 알게 됐다. 2년 늦게. 세사미 형은 이미 그 문화를 향유했더라고. 엄청 핫했던 그 당시에. 어쨌든 그런 걸 음악에 담고 싶었다. 왠지 끌리고, 진짜 멋있지만, 괴이하고 이상한 거.

싱글 ‘Go Home’의 아트워크에도 그런 바이브가 담겨 있지.
작업해준 아티스트 이름이 ‘레어버스’다. 아주 유명한 형님이다. DPR 라이브의 앨범을 통해 레어버스를 알게 됐다. 일러스트레이션이 곡마다 붙어 있더라고. 그게 정말 멋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팔로’했는데, 이번에 앨범 준비하면서 연락했다. 전신 스캔도 하고 뮤직비디오도 찍어서 소스가 꽤 생길 것 같았거든. 이 정도로 수준 높은 작품이 나올 줄 몰랐는데, 가능하더라. 아, 역시! 했다.

첫 앨범이 곧 나온다. 각오가 남다를 텐데. 어깨에 잔뜩 힘이 든 상태인가?
4월부터 작업한 앨범이다. 그사이에 개인적인 일도 많았고 갑자기 처리해야 하는 계약 건도 생겼다. 소속사 생기기 전 2개월간은 부모님과 함께 계약 건을 처리했다. 계약 절차에 치이다 보니 앨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안 하는 느낌이더라. 그때부터 머리가 복잡해졌다. 소속사가 생긴 후에는 적응해야 할 게 많았다. 그러니까 한 3개월은 현실에게 얻어맞으면서 지냈다. 악, 악, 으악, 현실, 악! 하면서.

슬럼프 아닌 슬럼프였네.
계속 작업을 하긴 했다. 앨범에 수록되는 곡 중 4~5개가 그 기간에 만든 거다. 총 40~50곡 정도 작업하고 그 가운데 골라서 앨범을 엮었다. 최근 한 3일 전부터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거지? 그냥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안 되는 건데.’ 그때부터 막 살고 있다.

<고등래퍼 3>에 출연하는 동안에도, 지금과 비슷한 기승전결이 있지 않았나?
아, 그렇지. 방송에서 보인 모습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실상은 좀 달랐다. 처음에 부담감이 컸고, 그다음엔 부담감이 더 커졌고, 갈수록 부담감은 커져서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계속 불어났다. 불기만 했다. 감당하기 힘들었다. <고등래퍼 3>가 끝난 다음에도 멘털이 되게 약해진 상태였다. 예민하고, 머리 아프고, 짜증나고. 프로그램이 후반부에 접어들 때쯤엔 곡을 낼 때마다 ‘미치겠다. 망해라’ 했다.

그래서 <고등래퍼 3>는 본인에게 어떤 걸 남겼나?
되게 좋은 경험. 오랜 기간 그 정도의 압박을 받으며,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지낼 기회는 드물잖아. 아무튼 나는 좋았다. 그전에 나에겐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고등래퍼 3>의 첫 무대에서 컬러풀한, 미니 프로펠러가 달린 모자에 투박한 고글을 썼다. 그렇게 처음부터 비주얼로 ‘캐릭터’를 만든 사람은 양승호밖에 없었다.
보통 래퍼들처럼 입으면 내 음악과 전혀 맞지 않을 것 같았거든. 그 모자는 방송하기 1년 전부터 쓰고 다니던 거다. 중3 때 산 모자다. 고글은 고2 때 샀고. 예전부터 그런 거 사는 걸 좋아했다. 이상한 거. 내 음악과 비슷한 에너지를 비주얼로 만들어서, 말도 안 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근데 솔직히 나는, 왜 아무도 그런 생각을 안 했는지 모르겠다. 왜 나만 그런 식으로 했는지. 내 음악과 잘 맞는 옷 입어서 관심 끌고, 음악도 잘하면 멋있는 거 아닌가. 왜 지금까지 그렇게 한 사람이 없었을까? <쇼미더머니>든 <고등래퍼>든.

사운드, 퍼포먼스에 더해 ‘이미지’로 음악을 보여주는 것이 양승호에겐 당연했다는 거지?
너무나 당연했다. 영상을 조금 공부한 데다 원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에 진학하고 싶었거든. 음악 하느라 준비할 시기를 놓쳤지만. 그만큼 영상, 영화, 비주얼에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휴대폰으로 영상 편집하며 놀았다. 그 후에는 특성화고에 입학했는데… 특성화고라고 하면 약간 ‘꼴통’인가 싶겠지만, 나름 괜찮은 학교다. 거기서 혼자 무언가를 많이 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2백만원짜리 드론을 비치했는데, 아무도 안 만지더라. 나는 만날 갖고 놀면서 이것저것 했다. 고등학교 생활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만 하다가 끝났다.

이미지로 음악을 보여주는 작업에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어렸을 때부터 정말 많이 본 것 중 하나가 오슬라(Owsla)의 공연이다. 오슬라는 EDM 프로듀서들로 구성된 레이블이다. 스크릴렉스랑 조시 판 등 EDM 신의 톱 클래스가 모여 있는 레이블이다. 오슬라가 비주얼 메이킹을 정말 잘한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혼자 전자 음악을 많이 찾아 들었다. 음악을 즐겼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재즈도 많이 듣기는 했다. 이것저것 많이 보고 듣고 느끼며 자란 편이다.

환경적으로 다양한 자극을 받으며 성장했지. 성장기에 여러 국가를 옮겨 다니며 거주하지 않았나.
카니발의 스케일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나? 엄청나다. 서서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혀 올려다봐야 할 정도의 규모다. 그 정도 높이에서 사람들이 춤을 춘다. 디즈니랜드의 퍼레이드 같은 건 상대도 안 된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풍경, 여기저기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그런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내 안에 무언가가 축적됐겠지. 그런 걸 끄집어내 상상력을 발휘할 때도 있을 거고. 대신 나는 한국적인 느낌은 못 낸다. 아무리 해도 안 나온다.

인터뷰 마치기 전에 곧 나오는 앨범 자랑이나 한 번 신나게 해볼까.
힙합 앨범은 아니다. 나는 힙합 앨범을 만들지 않을 거다.

영원히?
영원히. 그런데 정말 이번엔 힙합 앨범이 아니니까. 사실 힙합의 정의를 잘 모르겠다. 힙합은 문화지. 음악적인 정의는 잘 모르겠다. 이번 앨범은 장르가 없다. 느끼는 대로 만들었다. 물론 그 느낌을 왜곡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난 절대 왜곡되지 않을 거다. 랩이 들어가는 음악을 조금 더 예술적으로 유연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뭐,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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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경진
PHOTOGRAPHY 이우정
STYLIST 이명선
HAIR & MAKE-UP 이은혜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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