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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논객

On September 23, 2019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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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BORGHINI Huracán EVO

전장
4,520mm 전폭 1,933mm 전고 1,165mm 축거 2,620mm 공차중량 1,422kg 엔진 5.2리터 V10 자연흡기 엔진 배기량 5,204cc 최고출력 640hp 최대토크 61.2kg·m 변속기 자동 DCT 7단 구동방식 풀타임 4륜구동 최고속도 325km/h 0-100km/h 2.9초 가격 3억4천5백만원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1 기능과 아름다움이 어우러졌다
슈퍼카에게 별것 바라지 않는다. 안락한 실내 공간 같은 거 바라지 않고, 실용적인 수납공간 따위 없어도 되며, 좋은 가격표를 붙이지 않아도 뭐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생긴 것’에 대해선 매우 엄격하다. 슈퍼카는 슈퍼모델만큼 아름다워야 한다. 누가 봐도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쑥 빠져들어야 한다. 람보르기니는 이런 걸 참 잘한다. 멋없는 차를 만든 적 없다. 우라칸의 부분 변경 모델인 우라칸 에보 앞에서도 다리에 힘이 쭉 빠진다. 누가 봐도 멋지고, 삐딱하게 봐도 멋지다. 그런데 그냥 예쁘게 보이려고 한 게 아니다. 공기의 흐름대로 각을 잡아 만들어낸 것이다. 앞 범퍼 아래 날개를 달아 다운포스를 증가시켰고 뒤 유리창을 타고 들어가 엉덩이로 빠지는 공기의 흐름을 다듬어 공기역학과 열 배출을 두루 돕는다. 기능을 따라 매만진 건데, 아름답기까지 하다. 기능과 아름다움이 서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어우러졌다는 것만으로도 디자인적 가치가 매우 높다. 혹자는 부분 변경이 너무 싱겁다고 하던데, 잘 생각해보자. 람보르기니를 비롯한 슈퍼카들의 부분 변경이 후련했던 적이 있었는지. 부분 변경 때 확 바뀐 슈퍼카를 본 적이 있다면 제보 바란다. ★★★★

2 ‘선수’로 만들어준다
움직이는 물체엔 관성이 있다. 원래 움직이던 대로 움직이고 싶어 한다는 얘기다. 자동차에서 코너를 돈다는 건, 그대로 가려는 관성을 이겨내면서 차의 방향을 돌리는 거다. 하지만 자동차는 말처럼 잘 돌지 않는다. 계속 직진하고 싶어 한다. 앞바퀴가 관성에 의해 코너 바깥으로 벗어나면 ‘언더스티어’, 뒷부분이 코너 바깥으로 벗어나면 ‘오버스티어’라 한다. 우리는 더욱 빨리 코너를 돌기 위해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공부하면서 부단히 노력해왔다. 이걸 잘하면 선수라 했고, 못하면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공부가 모두 물거품이 됐다. 우라칸 에보는 이런 걸 알아서 한다. 코너를 돌 때 바깥쪽 바퀴를 더 세차게 돌려 바깥쪽으로 나가려고 하는 차를 안쪽으로 밀어 넣는다. 또한 코너 바깥쪽으로 나가려고 하는 뒷바퀴들을 코너 안쪽으로 살짝 틀어서 밀어 넣는다. 전에 없던 신기한 장치를 더해 코너링이 월등히 좋아졌다. 더 빠른 속도로 안전하게 코너링을 즐길 수 있게 된 거다. 이 정도면 할아버지가 몰아도 웬만한 카레이서 수준의 기록이 나올 것 같다. 람보르기니에서는 이 신기한 장치를 LDVI(통합 차체 컨트롤 시스템)라 부른다. 코너를 돌면 돌수록 놀라운 장치다. 우라칸 에보의 매력 중 9할은 이 장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3 엄청난 숫자들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의 우월한 숫자를 살펴보자. 5.2리터 V10 자연흡기 엔진이다. 터보나 슈퍼차저 같은 거 돌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640마력, 최대 61.2의 토크를 뽑아낸다. 자연흡기 1.6리터 엔진이 달린 아반떼가 123마력에 토크가 15.7이다. 아반떼와 우라칸의 무게가 각각 1.2톤, 1.4톤으로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우라칸 에보가 대략 4배 강한 파워로 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라칸 에보와 아반떼는 길이도 비슷하다. 우라칸 에보가 4,520mm, 아반떼는 10cm 긴 4,620mm다. 그런데 높이가 많이 다르다. 우라칸 에보는 1,165mm인 반면, 아반떼는 1,440mm로 27.5cm나 껑충하다. 그래서 확 달라 보였던 거다. 여러 숫자 중 가장 압도적인 건 역시 가격이다. 계속 비교당했던 아반떼가 대략 1천7백만원 정도인 반면,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는 3억4천5백만원으로 아반떼를 20대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참고로 아반떼는 시속 160km 정도까지 달릴 수 있지만, 우라칸 에보는 2배 빠른 시속 325km까지 달릴 수 있다. ★★★★

+FOR 슈퍼카=과부제조기라는 말은 집어치우자. 우라칸 에보는 너무 똑똑해서 무식한 남편이 몰아도 카레이서처럼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아 나간다.
+AGAINST 우리나라에 어떤 옵션이 붙어 들어오는지 모르지만, 3억4천5백만원이라는 가격표가 좀 불편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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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모터트렌드> 디지털 에디터

‘차덕후’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패션 잡지를 보는 자동차 기자.

1 분위기는 같아도 속은 달라
그냥 봐서는 기존 모델과 구분하기 어렵다. 하관이 살짝 바뀌긴 했는데, 그 차이를 정확히 짚어내긴 어렵다. 그래도 미묘한 차이가 달릴 때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차체 곳곳에 더한 날개들이 앞으로 들어오는 공기를 알차게 활용한다. 차체를 바닥에 지그시 누르기도 하고 바람을 가슴 안쪽으로 끌어와 뜨거운 심장을 식히기도 한다. 우라칸 에보는 기존 모델 대비 에어로다이내믹 효율성을 6% 높이면서 엔진 냉각에 쓰이는 공기의 양은 16% 증가시켰다. 다운포스 역시 7% 올랐다. 뒤로 흩뿌려지는 공기가 세차서일까? 뒷모습은 기존 우라칸보다 좀 더 강렬하다. 디퓨저의 크기도 키우고, 양옆 하단에 달려 있던 배기구도 위쪽으로 끌어올리면서 가운데로 모았다. 뭔가 더 응축된 힘을 내뿜을 것만 같은 분위기다. 실내 역시 큰 차이 없다. 센터페시아에 놓인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만 새로움을 뽐낸다. 이제 다이얼을 돌려서 오디오 볼륨을 조절하는 건 옛말이다. BMW처럼 허공에 손가락을 휙휙 돌리든가 우라칸 에보처럼 디스플레이 중앙을 검지로 쓱 쓸어 올려야 멋도 살고 최신 느낌이 난다. ★★★☆

2 누구나 쉽고 빠르게
성질만 부릴 줄 알던 황소가 화를 누그러뜨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성질 다루는 법을 깨우쳤다. 우라칸 에보의 코너링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의 플리커 잽처럼 날카로우면서도 강렬하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에 적당한 입력 값을 넣으면 에보는 정확히 파악하고 완벽한 라인을 그려낸다. 설령 그 값이 알맞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한다. 좀 더 안쪽으로 파고들어야 하면 뒷바퀴를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살짝 틀고, 바깥쪽 바퀴에 힘을 더 보탠다. 또 차체는 지면과 최대한 밀착되어 있고, 공기의 흐름까지 다스리니 움직임은 물 찬 제비나 다름없다. 모든 과정은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거기에 코르사(Corsa, 영어로는 Race) 모드까지 더하면 운전자의 심장은 더욱 쿵쾅거린다. 순간 ‘내 드라이빙 스킬이 언제 이렇게 늘었지?’라는 착각이 들지만, 사실 우라칸 에보에 새롭게 들어간 LDVI 실력 덕분이다. 뭐 어쨌든 운전은 내가 했으니까, 옆 좌석 동승자는 내 드라이빙 실력을 우러러보겠지? ★★★★★

3 일상을 아우르는 슈퍼스포츠
기존 우라칸에는 퍼포만테라는 고성능 모델이 존재한다. 최고출력 640마력에 군살까지 걷어내 마력당 무게비가 2.16kg밖에 되지 않는 녀석이다. 심지어 뒤에 달린 큼직한 날개가 남다른 포스까지 더한다. 멋도 멋이지만 실제 바람을 다스리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람보르기니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양산차 중 가장 빠른 6분 52초를 기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타이틀은 돈 많은 고객의 구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무턱대고 퍼포만테를 지르기엔 제약이 많다. 특히 운전석에 앉는 순간 후회가 밀려올지도 모른다. 경주용 차에서나 느낄 법한 딱딱한 승차감에 시트는 뒤로 젖힐 수도 없다. 물론 퍼포만테를 사는 사람이라면 한 대의 차만 소유하지 않겠지. 그래도 이 모델은 일반 도로가 아닌 서킷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록을 깨기 위해 태어난 차다. 반면 에보는 퍼포만테와는 지향점이 다르다. 정확히 따지면 일반 도로와 트랙 사이 정도? 물론 세단에 비하면 차원이 결이 다르긴 하다. 일상에서 얼마든지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으며, 서킷 공략도 가능하다. 더욱이 퍼포만테에 없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뒷바퀴 조향 시스템까지 탑재했다. 최고출력도 같은데 가격은 조금 더 싸다. 곧 있으면 또 우라칸 에보의 고성능 버전이 나오겠지만, 기록을 깰 것도 아니고 일상에서 폼나게 타는 용도라면 우라칸 에보가 딱이다. ★★★★

+FOR 슈퍼스포츠 사고 싶지만 부족한 운전 실력이 걱정인 재력가.
+AGAINST 람보르기니는 거칠고 불편한 게 미덕이라 믿는 사람.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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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