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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택 건축가의 피, 땀, 눈물

가구 디자이너가 만든 카페의 가구는 특별할까? 건축가가 사는 집은 화려할까? 최근 문을 연디자이너들의 카페와 건축가의 집을 다녀왔다. 조각가 부부는 정과 망치를 내려놓고 커피를 만든다. 젊은 공간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준 어린 시절 본이미지를 공간으로 재현했고, 동네 친구 넷이 의기투합해 커피 마시는 행위로 채워지는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디자이너들의 공간에는 그들의 세계관이 농밀하게 담겨 있었다.

UpdatedOn August 19, 2019

박진택 건축가가 직접 시공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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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건물을 짓는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기가 살 집의 터를 직접 고르고 설계하고 토목, 마감 공사까지 하는 건축가가 있을까? 자신을 ‘노가다꾼’이라고 설명하는 박진택 건축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건축가이자 시공자인 셈이다. 목재와 유리로만 지은 이 집은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하지 않다. 공간과 공간 사이 빈 곳을 빛으로, 바람으로 채웠다. ‘집 안에 우주를 담고 싶다’는 철학이 그대로 묻어나는 경기도 양평 국수리의 집에서 박진택 건축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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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꽤 떨어져 있는 곳이다.
딱히 전원생활을 꿈꾸면서 지은 집은 아니다. 혼자서 집을 짓겠다고 결심했을 때 한적한 곳을 고려했다. 국수리를 만나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우연한 일이다.

외관이 무척 독특하다. 나무밖에 보이지 않는다.
집의 뼈대 역시 모두 목재다. 목구조물을 시공할 수 있는 업체는 국내에 많지 않다.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이 집을 시공하게 된 이유다. 나무를 하나하나 자른 뒤 끼워 맞추는 과정이 필수다. 오차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0.2mm 정도의 오차가 난다.

나무 구조 때문에 한옥 느낌이 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부는 또 다른 분위기다. 영국의 AA 스쿨에서 수학했다고 들었는데 그 영향 때문인가.
한옥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넓은 층고라든가 뚫린 창 같은 것이 그렇다. 사실 모던한 분위기를 내고자 노력했다. 혹자는 이 집을 보고 ‘외국의 주택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집을 건축할 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집에 들어와서 보면 알겠지만 어떤 공간도 하나의 목적만 가지고 있지 않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사랑방 또한 그렇다. 정사각형인 이 공간은 3면을 유리로 마감했다. 모든 사람이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실 수도, 혼자서 업무를 볼 수도, 누워서 편히 쉴 수도 있는 공간이다. 거실도 그렇다. 집 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집의 내부가 모두 시야에 들어온다.

방과 방 사이의 구분이 없다. 문이 없어서 그런가?
그 효과를 의도했다. 어디서도 집 안의 모든 공간이 훤히 보인다. 층고를 높게 설계하고 창을 집 내부로 냈다. 열려 있으면서도 닫혀 있고 어디서나 닿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이 집은 빛에 따라 달라진다. 빛을 집 안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효과를 내고 싶었다.

지금 이 집은 완성된 건가.
계속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는 얘기일 거다. 2년 동안 혼자 공사를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손보아야 할 것들이 많다. 외관의 칠도 절반 정도밖에 하지 못한 상태다. 그저 이 집에서 살아가며 꾸준히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이 집을 짓게 된 이유는 뭘까.
내가 만든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당연히 있었다. 더 큰 이유는 건축가로서의 포부다. 건축가에게 프로젝트를 따낸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생업이 달린 문제기도 하다. 프로젝트를 따려고 아등바등하기보다는 내 집을 직접 지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하다 이 집을 지었다.

그렇다면 이 집은 일종의 쇼룸인 셈이다.
그렇다. 내가 지은 집이 이런 집이다, 박진택은 이런 스타일로 집을 짓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행히도 많은 이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 이 집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도 들어왔고.

하나하나 모두 손으로 직접 시공했으니 집에 대한 애착이 크겠다.
지금 밟고 있는 테라조 바닥도 직접 손으로 갈아낸 것이다. 먼지 뒤집어쓰면서 몇 달에 걸쳐서 한 작업이다. 건축가와 시공가가 현장에서 싸우는 일은 굉장히 잦다. 서로의 작업을 이해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시공해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학교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는 경험을 지금도 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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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GUEST EDITOR 백문영
PHOTOGRAPHY 김민영

2019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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