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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On April 12, 2019

분재 아티스트 고바야시 겐지는 말 없는 식물과 매일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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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아름다움을 찾아 가꾸는 것. 분재는 지금 국내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떠오르는 중이다. 그 시작에는 국내에 분재 문화를 전파하는 복합 문화 공간 에세테라가 있다. 얼마 전 에세테라에서 처음으로 소개한 분재 아티스트 고바야시 겐지가 내한해 직접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25년 전, 자신의 브랜드 시나지나를 통해 경치 분재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시한 그는 부유한 사람들만 즐기던 분재 문화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실용적인 문화로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다. 그에게 분재의 매력과 분재를 즐기는 방식에 관해 물었다.

우선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분재 아티스트 고바야시 겐지입니다. 25년 전, 저의 분재 브랜드 시나지나를 통해 경치 분재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활동 중입니다. 주로 분재를 만들어 판매하지만, 일본식 모던 정원을 조성하는 일도 겸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분재 문화가 이제 막 시작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분재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분재를 뭐라고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분재는 인간이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을 작은 화분 속 식물을 통해 바라보는 문화입니다. 이를 통해 계절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도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문화도 생겨나고 있고요.


25년 전 처음으로 새로운 장르의 분재를 창시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예전에는 분재를 귀엽다고 표현하는 것이 금기에 가까웠습니다. 즐긴다기보다는 작품으로 바라보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이 분재 작품을 보면서 ‘귀엽다’ 혹은 ‘갖고 싶다’는 생각으로 먼저 접근하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젊은 사람도 향유할 수 있게 된 거죠. 좀 더 적극적으로 분재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하는 중입니다.


전형적이고 클래식한 것에서 벗어나 참신하고 새로운 유형의 분재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분재를 처음 배운 곳은 미국이었어요. 만약 일본에서 분재를 배웠으면 저도 전통적인 방법을 시도했을 거예요. 미국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로 시작해 제한을 두지 않고 작업을 하다 보니 저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형성된 것 같아요. 그래도 기본적인 원칙은 지키려고 합니다.


주로 어떤 환경에서 분재 작업을 하는 편인가요?
낮에는 시나지나 직원들과 다 같이 작업을 하는데, 신나는 록 음악을 들으면서 해요. 창문도 열어서 바깥 공기도 들어오게 하면서 낮의 분위기를 만끽하려고 해요. 반대로 저녁에는 주로 혼자 작업하는데 주로 재즈 음악을 틀어놓죠. 주로 풍경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인데, 혼자 작업을 할 때마다 예전에 여행했던 장소 사진을 자주 봅니다.


분재 작업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사람도 하나하나 모습이 다른 것처럼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닌 식물을 바라보다 가장 예쁜 부분을 찾아냈을 때가 신나요. 식물의 진짜 가치를 찾아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혹시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분재나 컬래버레이션 작업이 있을까요?
컬래버레이션을 많이 시도하는 편인데, 아직 안 해본 영역이 있어요. 그림이나 설치 미술 안에 분재가 들어가는 작업은 어떨까 해요. 아직 식물의 초록색이 한정적인 영역과 공간에서 사용되는 것 같은데 생각하지 못한 곳에 분재 작품을 두는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밥을 먹는 플레이트 위에 놓는다든지요.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인 유형의 작품에 비해 분재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매력인데요. 변화하는 식물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마치 아이를 키우는 기분입니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아요. 그러면서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목격하기도 하고요.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낍니다.


분재를 하면서 삶의 변화를 겪었나요?
식물은 말을 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말하지 않는 것과의 소통에 대해서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이제 막 분재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분재를 즐길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하나만 말씀해주세요.
분재는 사람 손을 계속 거쳐야 살아나갈 수 있어요. 잠깐이라도 자주 분재와의 시간을 가져야 해요. 사람도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망가지기 쉽잖아요. 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분재 아티스트 고바야시 겐지는 말 없는 식물과 매일 대화를 나눈다.

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강예솔
PHOTOGRAPHY
이우정

2019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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