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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울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전시 4개의 기획자가 말 대신 글로 도슨트를 열었다.

UpdatedOn April 01, 2019

 <크리스 조던: 아름다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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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기획 의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는 말에 예외인 사람은 없다. 이 전시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화두로 시작되었다. 태평양 외딴 섬에 사는 알바트로스 새들이 첫 날갯짓도 못한 채 스러져가는 다큐멘터리를 접하면서 아름다우면서 슬픈 사랑 이야기를 전시로 함께 나누고 싶었다. 작가 크리스 조던의 사진과 영상을 통해 표면적이고 추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유머, 비애, 충격, 분노, 애도, 그리고 사랑이라는, 더 깊고 구체적인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전시로 기획 방향을 잡았다.

기획자가 추천하는 숨은 보석 같은 작품
도슨트 해설이 없으면 감상 포인트를 놓칠 수 있는 작품 한 점을 소개한다. ‘석탄’이다. 그냥 보면 검은색 패널 4개가 나란히 걸린 추상화 같은 이 작품은 인류가 화석연료를 쓰면서 매 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파운드 수를 석탄 알갱이로 표현한 사진 작품이다. 가까이 다가서서 휴대폰으로 확대하면 석탄 알갱이가 하나하나 보이고 멀리 떨어져 보면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전시의 관람법 중 하나가 ‘작품에 가까이 가서 보세요, 휴대폰으로 확대해 보세요’다.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
첫 작품은 ‘고래’ 브라이언 오스틴의 고래 사진을 차용해 5만 장의 비닐 봉지로 표현한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은 섹션6의 ‘알바트로스 엄마새와 아기새’, 그리고 영화 <알바트로스>. 인간이 버리고 잊어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해류를 타고 태평양으로 모여든다. 바다가 주는 모든 것을 믿고 받아먹던 알바트로스들은 플라스틱 쓰레기마저 바다가 주는 먹이로 알고 먹고, 세상에서 가장 긴 날개를 활짝 편 채 태평양 높이 날아야 할 어린 새들은 고통 속에 스러져간다.
이은진 플랫폼C 대표

장소 성곡미술관(서울시 종로구 경희궁길 42)
일정 5월 5일까지


 <불멸사랑> 

전시 기획 의도
인간은 삶이 유한함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삶을 소중하게 느끼고,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런데 인간 욕망은 끝이 없어서 삶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원한다. 인간의 그런 욕망이 인간사를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클라우드상에서 인간 불멸이 가능해졌다는 기사를 자주 접하면서, 이러한 디지털 환경이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구체적으로 실현시켰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현세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 것인가? 지금 우리에게 역사란 무엇이고, 종교란 무엇이며, 예술은, 사랑은 어떤 의미일까? 다소 추상적인 질문들에서 시작된 전시다.

전시를 관통하는 작품 하나
강이연 작가의 작업이 이 전시의 제목을 가장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강이연은 GPS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플랫폼, 아마존, 넷플릭스, 유튜브의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컴퓨터가 제시하는 결정들에 따라 움직이고 문화를 소비하는 이 시대, 역사의 주체로서 인간의 존재와 역할에 주목한다. 컴퓨터 코드는 우리가 직면한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들을 추상화해버리고, 이로 인해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에 대한 질문보다는, 컴퓨터의 기계적 본질인 분절적이고 수학적인 계산을 처리하는 데 몰두하도록 우리를 마비시킨다. 이뿐만 아니라 VR, MR, AR 등의 기술을 통해 누리게 될 다른 차원의 삶은 더더욱 신체를 벗어나고픈 욕구를 키울 것이다. 강이연 작가의 작업은 이와 같은 초월적인 경험, 새로운 형태의 감각과 인지가 결국 우리의 신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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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가 추천하는 숨은 보석 같은 작품
5층에 위치한 권하윤 작가의 VR 작업. VR 특성상 고글 안경을 쓰고 보는 개인적 경험이기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거나, 작품이 있는 줄 모를 수 있다. 권하윤 작가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자신의 상상력을 덧붙여 작품으로 구성해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으로 만든 새로운 시공간 속에서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러한 주제를 표현하는 매체로서 그는 ‘이야기’라는 원초적 소통 수단에 주목하는 동시에, 3D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VR 등을 사용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사람들이 이전의 방식과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감정을 느끼며 타인과 관계 맺고 있는지 보여준다.
조주현 일민미술관 학예실장

장소 일민미술관(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52)
일정 5월 12일까지


 <영국에서 온 메이드인 조선: 북한 그래픽디자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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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기획 의도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의 그래픽디자인을 알아보는 전시다. 정치적, 사회적 이념을 벗어나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가 아닌 일상적으로 쓰는 용품의 그래픽을 통해 북한이라는 사회에 대하여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시선이 아닌, 그들의 다양한 모습을 알아보자는 취지의 전시다.

전시를 관통하는 작품 하나
통조림 라벨이 이 전시의 성격을 잘 나타낸다. 전시된 통조림의 라벨을 보면 상품의 내용이 무엇인지 글씨를 보지 않아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사실적인 그림이다. 자본주의 디자인이 소비에 집중한다면, 북한의 디자인은 내용물에 집중하는 편이다. 또 의외인 점은 북한의 통조림에 영어가 쓰인 것인데, 이는 1990년대 사회주의 국가들과 무역을 시도하기 위해 판매 제품에 영어를 함께 써놓았기 때문이다.

기획자가 추천하는 숨은 보석 같은 작품
북한에서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내용의 기념우표가 발행되는데, 외국인이나 역사적 사건을 표현한 우표도 발행된다. 또한 한정판 우표는 전 세계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북한은 외화 벌이 수단으로 이러한 우표를 발행한다. 그중 하나가 1982년 발행된 윌리엄 왕세자의 탄생 기념 우표다. 이렇게 깨알같이 숨어 있는 재미를 전시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김지현 컬쳐앤아이리더스 팀장

장소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57)
일정 4월 7일까지


 <제3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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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속사정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매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6년 2월 24일 앰네스티가 광화문에서 홀로그램으로 시위한 적이 있다. 경찰은 실체가 없는 홀로그램 시위에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의 적용 여부를 고민했다. 이건 미술계도 참고해야 할 사례가 아닐까 싶다.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미술계에 1839년 사진술이 세상에 소개되던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기존 미술의 정의에도 영향을 미칠 거다. 더불어 그 영향으로 미술 작품의 생산과 소비 방식도 변해갈 거다. 그렇다면 미술과 작품의 정의도 재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재검토를 위해서는 사진도 미술도 타 학문과의 협업이 절실하다.

관람객이 가장 오래 머물렀으면 하는 작품
사진을 소재로 서로 다른 작업을 하는 작가 8명의 작품들이기에 하나하나 모두 눈여겨봐야 한다. 그중에서 고르자면 2명의 작가가 완성한 비디오 작업인데, 비디오 역시 활동사진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보다 넓은 범주에서 사진 작업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
전시장을 들어섰을 때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건 박진호 작가의 작품이다. 몇 년 전부터 달을 찍는 그는 달을 피사체 겸 광원으로 바라본다. 그는 카메라를 붓 삼고 달을 먹물 삼아 일필휘지로 초서를 쓰듯 빛으로 그린 달을 선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만나는 작품은 유비호 작가의 작품이다. ‘군중 속 고독’이라는 역설적인 현실에서 개인은 어떤 존재일지 고민한 작가가 각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하며 사는 현실을 서정적이면서도 함축적인 영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

장소 김종영미술관(서울시 종로구 평창32길 30)
일정 4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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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강예솔

2019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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