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운근성풍

運斤成風

좋은 옷과 시계, 구두는 남자의 품격을 높여주지만 그에 못지않게 관리법도 중요하다. 그래서 물었다. 약은 약사에게, 관리법은 장인에게.

UpdatedOn February 07, 2019

3 / 10
/upload/arena/article/201901/thumb/41203-354362-sample.jpg

 

남정현 가죽 수선 장인
구두와 가방을 비롯한 가죽으로 만든 모든 제품을 수선한다. 에르메스가 수선을 맡길 정도니 실력은 더 이상 말해 무엇하리. 한 땀 한 땀 수작업하는 과정에 정성을 더해 결과물이 완성됐을 때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그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좋은 구두를 고르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특별히 좋은 구두를 고르는 법은 없지만 굿이어 웰트(접착제를 쓰지 않고 실로 밑창을 꿰매는 방식) 제법과 홍창(도토리나무나 박달나무 따위의 진액으로 가죽을 이겨서 만든 붉은 빛깔의 구두창)을 적용한 구두의 만듦새가 견고하다.

구두를 오래 신을 수 있는 관리법이 궁금하다.
외출 후 귀가하면 항상 먼지와 물기를 닦아줘야 한다. 바닥 역시 오염을 제거하고 크림을 살짝 발라 갈라짐을 방지한다. 특히 스웨이드 소재는 까다로워 더욱 신경 써야 하는데 미지근한 물에 주방 세제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잘 희석한 후 부드러운 칫솔모로 살살 닦아주고 마른 걸레로 물기를 말끔히 제거해준다.

신지 않을 때 보관법은?
외관이 변형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문지를 넣으면 형태도 잡아주고 신발 속 습기와 냄새 제거에도 탁월하다. 마른 녹찻잎도 함께하면 금상첨화. 또한 가죽은 습기에 약하니 햇볕이 안 드는 서늘한 곳이나 상자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가죽 수선을 하시는 분들의 나이가 보통 내 또래다. 젊은 사람들이 없다는 얘기지. 가죽 수선은 모든 게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에 불황이 없는 직업이다. 경기가 좋을 땐 사람들이 물건을 많이 맡기고 어려울 땐 고쳐 쓰니까. 젊은 친구들이 더 많이 배웠으면 싶다. 정년도 없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보람된 직업이기에.

  • 명품정
    경력 35년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58 서울숲 포휴 105호
    문의 02-2284-0350



3 / 10
/upload/arena/article/201901/thumb/41203-354376-sample.jpg

 

정재형 시계 수리 장인
장인을 만나기 위해 가게에 들어섰을 때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바로 벽 한편을 빼곡하게 차지한 수상 경력. 그 영광스러운 상장들이 실력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그저 한 우물만 오랫동안 판 결과라고 겸손히 말하는 그에게서 훌륭한 장인의 품격이 느껴졌다. 

시계가 자주 고장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뽑자면 충격과 방수다. 대부분 사람들이 떨어뜨리거나 크게 부딪힐 정도의 충격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주 작은 충격에도 파손될 수 있다. 시계 부품들은 머리카락만큼 얇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침수 역시 주원인인데 다이버 워치라도 오랜 시간 물과 닿는 것은 삼가야 한다.

물에 빠졌을 때 응급처치 방법은?
드라이어로 말리기보다 뚜껑부터 열어야 한다. 열지 않고 말리는 건 별 의미가 없다. 부품들이 물에 젖으면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뚜껑만 열고 말려도 어느 정도 응급처치 효과는 있다.

특별한 관리법이 있을까?
글쎄, 특별한 관리법보다 기본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메탈 밴드를, 겨울철에는 가죽 밴드를 착용하는 게 좋다. 가죽은 물과 땀에 취약해 갈라지기 십상이니 말이다. 항상 충격에 조심하는 게 좋고 손을 씻을 때도 잠시 풀어둔다.

이미테이션 시계 구별법이 있을까?
자세히 보면 오리지널과 달리 이미테이션은 글씨가 조잡하고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다. 밴드 부분도 오리지널은 착 감기는 맛이 있는데 이미테이션은 뻣뻣하고 날카롭다.

끝으로 여러 시계를 다뤄왔는데 최고로 생각하는 단 하나의 시계를 뽑아달라.
주저 없이 롤렉스. 세계 최고의 시계 중 하나이기도 하고 다른 회사들과는 다르게 고유의 자체 무브먼트를 쓴다. 조금만 뜯어보더라도 단번에 롤렉스 제품임을 알 수 있다.

  • 시계동네
    경력 32년
    주소 서울시 종로구 서순라길 21
    문의 02-3673-1808



3 / 10
/upload/arena/article/201901/thumb/41203-354379-sample.jpg

 

김진원 세탁소 장인
곁눈질로 배우며 시작한 것이 벌써 40년이 됐다. 명품 코트를 도둑맞아서 물어주기도 하고, 행어에 걸어놓은 옷을 바꿔치기 당하는 등 산전수전 다 겪으며 지내온 세월이 그를 장인으로 만들어주었다. 

직장인이 셔츠에 볼펜 자국을 많이 묻히는데 간단하게 지우는 방법이 있을까?
약국에서 파는 공업용 알코올을 분무기에 담아 뿌리기만 하면 된다. 굳이 비빌 것도 없이 단순히 뿌려만 주고 살짝 닦아내도 볼펜 자국이 말끔히 없어진다.

와인이나 김치 국물이 묻었을 때 응급처치법이 있다면?
베이킹소다. 베이킹소다는 락스나 표백제에 들어가는 나트륨 성분을 함유해 물에 타서 오염 부위에 살살 문질러주면 된다. 천연 세제인 셈이다.

데님 팬츠는 뒤집어서 세탁하는 방법이 맞나?
물세탁을 하면 데님의 물이 확 빠진다. 드라이클리닝이 가장 좋지만 집에서 세탁할 경우 뒤집어서 살살 눌러 빤다. 세제에는 물과 기름을 분리하는 계면활성제가 있어 살짝 담갔다가 빼기만 해도 때가 우러나오니 물 빠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겨울철 옷 관리하는 법을 알려달라.
옷의 생명은 습도다. 무통 재킷같이 가죽을 사용한 옷은 흡습성이 강해 곰팡이가 잘 생기므로 장에 보관하지 말고 공기가 통하게 행어에 걸어두는 게 좋다. 패딩을 입고 눈·비를 맞았을 때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그늘에 말린다. 특히 패딩은 한 번 입었더라도 꼭 세탁해야 한다. 우리 몸에서 나오는 노폐물과 땀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변색하기 때문이다. 보관법은 옷걸이에 걸면 털이 아래로 쏠리므로 최소한으로 접어 신문지와 함께 케이스나 봉투에 넣어둔다.

  • 현대크리닝
    경력 40년
    주소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95길 53
    문의 02-516-0026

<에스엠라운지>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김성지
PHOTOGRAPHY 양순식

2019년 02월호

MOST POPULAR

  • 1
    올 봄 꼭 가져야 할 아이템
  • 2
    몬스타엑스 아이엠 'I.M. WHAT I AM' 화보 미리보기
  • 3
    어제의 이연희는 잊어
  • 4
    도시 기억하는 법
  • 5
    유준상 '엉뚱한 유준상' 미리보기

RELATED STORIES

  • INTERVIEW

    유준상 '엉뚱한 유준상' 미리보기

    유준상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토록 섹시한, 유준상

  • INTERVIEW

    이광수 'NOW OR NEVER' 미리보기

    이광수, 남다른 분위기의 마스크 화보

  • INTERVIEW

    황인엽 '햇볕처럼' 미리보기

    배우 황인엽, 순수하고 맑은 컨셉 패션 화보 공개

  • INTERVIEW

    몬스타엑스 아이엠 'I.M. WHAT I AM' 화보 미리보기

    몬스타엑스 아이엠, 고딕 컨셉의 화보와 진솔한 인터뷰 공개 “그룹과 어우러지면서도 나만의 색을 간직하는 것, 그게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다."

  • INTERVIEW

    이동욱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 미리보기

    햇살 보다 눈부신 이동욱 화보 공개

MORE FROM ARENA

  • FASHION

    ‘집콕’ 시대의 패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충분히 아늑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줄, 매일같이 가까이 하는 라운지 웨어 브랜드 3.

  • INTERVIEW

    로즈 와일리의 불손한 세계

    86세의 미술가 로즈 와일리는 무엇이든 그리고, 매일같이 그린다. 순수하고 불손한 힘으로 가득한 로즈 와일리의 세계.

  • INTERVIEW

    아티스트 김영진과의 대화

    김영진 작가는 자신의 삶을 스쳐 지나간 흔적들로부터 파도를 만들어낸다. 반려견 금자를 떠나보낸 후, 그리고 긁고 뜯어내고 다시 덮는 작업을 반복하는 ‘Dechire’ 연작을 그리며 기억을 통과하는 법을 익혔고, BLM 운동을 보며 ‘Yellow is Beautiful’을 떠올리기도 했다. 숭고함과 범속함을 뒤섞어 상위와 하위의 구분을 무화하는 그의 다양한 실험들. 개인전 을 진행 중인 김영진 작가를 만나, 지금 그를 움직이는 파도에 대해 물었다.

  • FASHION

    GLITTER & GOLD

    호화로운 주얼리들로 총총하게 채운 연말의 밤.

  • FEATURE

    일본 대중문화는 왜 낡은 미래가 되었나

    일본의 것이 가장 힙하고 새로웠던 시절이 있었다. 1998년 한국에 일본 문화가 개방된 후 ‘일드’를 보며 일본어를 익히던 친구들이 있었고, 더 거슬러 가면 오스 야스지로를 비롯한 거장들이 걸출한 작품들로 영화제를 휩쓸던 시절이 있었다. 일본 대중문화는 왜 멈췄을까? 조악한 옷을 입은 아이돌들이 율동을 하는 가운데 K-팝 산업에서 공수받은 JYP의 ‘니쥬’가 최고 인기며, 간만에 대형 히트작의 공백을 메운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완성도는 초라하다. 한국인이 지금도 좋아하는 일본 대중문화는 레트로 시티팝, 셀화 애니메이션으로 대변되는 20세기 버블 경제 시대의 산물일 따름이며 과거의 영광은 재현되지 못한다. 그 시절 꽃피운 <세일러문>과 <도쿄 바빌론>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최신 리메이크작을 찾아본다면, 그 결과가 얼마나 처참한지 이미지 한 장만으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본 대중문화는 왜 그리운 느낌 때문에 들춰보게 되는 낡은 미래가 되어버린 걸까?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