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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차 시대가 도래할까?

팰리세이드, G90 등 대형 차량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2019년은 대형차가 주류인 시대가 될까?

UpdatedOn January 25, 2019

판매량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

얼마 전 판매에 들어간 G90이 이슈다. 기존 ‘EQ900’ 이름을 수출용 이름으로 통일하고 대대적으로 달라진 디자인으로 등장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치고는 상당히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G90을 출시하며 곧바로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를 공개했다. 기아자동차는 곧 텔루라이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수입 차로 눈을 돌려보면, 국내에서 인기 좋은 익스플로러의 새로운 모델도 곧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BMW는 7시리즈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기다리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풀체인지 모델을 2020년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다고 2019년부터 ‘대형차’의 인기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섣부르다. 자동차 시장은, ‘공유’ 문화가 점점 힘을 얻고 있기에 판매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유럽 브랜드는 자동차 공유 문화에 맞춰 자체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어느 정도 판매량 감소를 인지하고 있다는 소리다. 대형차는 소형차보다 공유 문화에서 약간 유리한 면이 있지만, 판매량이 유별나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양한 대형차가 등장할 수는 있지만, 무조건 판매량이 올라간다는 의미는 될 수 없다. 오히려 국내에는 싼타페와 그랜저 등 대형차 바로 아래 모델의 인기가 좋아지고 있다. 이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증명되는 부분이다. 한때 쏘나타와 아반떼가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대형차의 판매는 어느 정도 이루어질 것이다. 차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고정 수요층이 있다는 뜻이다. S클래스와 7시리즈 그리고 아우디 A8도 마찬가지다. 오래전부터 만들던 최고급 세단은 그들의 상징성을 나타내기에 판매량이 떨어진다고 해서 제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금 더 앞을 내다보면,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급스러운 미니밴 스타일이 현재의 대형 세단보다 인기가 좋을 수도 있다. 이동하면서 업무를 볼 수 있고 두 다리 쭉 펴고 편하게 쉴 수도 있으니 말이다.

WORDS 최재형(<car 매거진 코리아> 편집장)

대형차는 시장의 주류가 될 수 없다

큰 차들이 줄줄이 튀어나오고 있다. BMW는 그들 역사에 없던 X7이라는 대형 SUV를 선보인다. SUV를 전혀 생산하지 않았던 롤스로이스, 벤틀리, 람보르기니도 5m가 훌쩍 넘는 SUV를 내놓았다. 현대자동차도 5m에 육박하는 팰리세이드를 SUV 라인업 가장 위에 올렸고, 제네시스 G90도 모습을 완전히 바꿔 출시했다. 액면으로만 보면 큰 차들이 줄지어 출시되면서 대형차가 시대의 주류와 흐름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사실 대형차는 자동차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주류였던 적이 없다.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폭스바겐 골프, 토요타 코롤라 등 작은 차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는 B 세그먼트 SUV들이다. 물론 포드 F 시리즈 픽업트럭도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에 올랐지만 미국 시장의 특수성과 픽업트럭이라는 목적성에 따른 특수한 경우일 뿐이다.

대형차가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될 수 없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바로 가격이다. 차체는 커질수록 비싼 게 당연하다. 크다는 것은 그만큼 무겁다는 뜻이고 무거우면 운동 성능은 저하되고 기름은 많이 먹는다. 운전도 불편하다. 물론 자동차 제조 기술의 발달로 차체를 더욱 가볍고 견고하게 만들 수 있기는 하지만, 큰 기계 덩어리를 가볍게 만드는 건 물리적 한계가 있다.

1950~70년대 미국에선 크지 않아도 되는 걸 크게 만드는 경우가 있었다. 단 두 명이 타는 컨버터블을 5m 이상 길게 늘어뜨리고 쓸모도 없는 로켓 핀을 뒤에 단 캐딜락 엘도라도다. 당시 엘도라도는 부와 멋의 상징이었고 많은 사람이 이 차를 선망했다. 그런데 쓸모없이 크게 만든 엘도라도가 그 시대의 주류였을까? 미국 시장만 놓고 보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엘도라도는 그 이름처럼 시대적 허영이 만든 사치품에 불과하다. 요즘 큰 차들은 엘도라도처럼 허영과 사치의 결과물로 볼 수는 없지만, 그런 의도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인류는 자신의 부와 명성을 자동차의 크기로 표현했고, 그렇게 큰 차를 탈 수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극소수의 점유를 시대의 주류라고 할 수 있을까? 대형차 시대는 도래하지 않는다. 그런 시대는 없었으니 말이다.

WORDS 이진우(<모터 트렌드> 편집장)

반짝 유행할 것

지난 연말부터 대형차 출시 기사가 계속되고 있다. 안티가 많기로 유명한 현대자동차 기사에 긍정적인 댓글이 많았던 점이 인상적이다. 형제 회사 기아자동차도 대형 SUV 출시를 앞두고 있다. 수입 차 중 BMW는 X시리즈의 두목이라 할 수 있는 X7을 소환했고, 8시리즈도 국내 시장 데뷔를 목전에 두고 있다. 큰 차가 쏟아지니 한국 사람들이 갑자기 기름 많이 먹는 대형차를 선호하게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니다. 대형차를 떠올려보자. 7인승 이상의 SUV, 회장님 차라 불리는 고급 세단은 누가 살까? 고급 세단이야 기업에서 운용할 테니 고정 수요층이 존재한다고 쳐도, 대형 SUV를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7인승 차량이 필요하다면 카니발이나 미니밴 등 명확한 대안이 있다. 문제는 그 대안이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과 폼이 안 난다는 것이다. 7인승 미니밴은 아무리 치장을 해도 멋지지 않다. 바비큐를 잘 구울 것 같은 성실한 가장의 모습이 투영된다. 가족과 화목한 시간을 보내고, 주말이면 주차칸이 명확히 구획된 깨끗한 국립공원에서 캠핑을 즐길 것도 같다. 자식들 중에는 뒷좌석에 가로로 누워 자는 아이도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미니밴은 실용적이고 다정하지만 한편으로는 욕구불만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잠깐 자동차에서 실용성을 떼놓고 욕망의 대상으로만 설정해보자. 으르렁거리는 엔진을 단 매끈한 쿠페나 번쩍이는 24인치 휠을 장착한 대형 SUV는 섹시하다. 속도든 험로든 제압하는 발군의 능력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값비싼 대형 SUV는 섹시한 자동차에 대한 욕망을 채워준다. 남들이 소유하지 못한 것을 가졌을 때 느껴지는 우월감, 거대한 차체에서 느껴지는 마초성 등 봉인해두었던 욕구를 분출하기 참 좋다. 하지만 욕망이란 쟁취하지 못할 때 더 가치 있는 법. 다시 성실한 근로자로 돌아와 새로 출시하는 대형차들을 눈여겨보자. G90, X7은 먼 곳으로 밀어놓고 현실적인 가격대의 차량들만 골라보자.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형 SUV라면 드림카에 대한 욕구를 절반은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걸 현실적인 드림카라고 불렀던가. 팰리세이드와 익스플로러 풀체인지 모델은 꿈과 현실의 타협점에서 비상등을 켜고 있다.

EDITOR 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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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WORDS 최재형( 편집장), 이진우(<모터 트렌드> 편집장)

2019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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