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그라플렉스에게 묻다

궁금했다. ‘몽블랑×그라플렉스 볼드 에디션’에서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은 과연 무엇인지.

UpdatedOn December 03, 2018

/upload/arena/article/201811/thumb/40718-345838-sample.jpg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의뢰받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공통적으로는 ‘도전’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래픽 아티스트와 일러스트레이터, 시각 디자이너와 토이 작가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부끄럽지만 다 했다. 3D 그래픽 디자이너로 시작해, 피겨를 만들기도 하고, 아트 디렉터로 활동도 했다. 요즘엔 그냥 아티스트라고 불러주는 것이 가장 편하다.

그라플렉스는 무슨 뜻인가?

고등학생 때 그라피티를 했었다. 당시 그라피티와 그래픽을 오가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래서 ‘유연하다’라는 뜻의 플렉서블(Flexible)을 결합해 그라플렉스라 이름 지었다. 말하자면, ‘그라피티와 그래픽을 유연하게 오간다’는 뜻이다. 고등학생 때 지은 이름이라 지금은 좀 창피하다.(웃음)

그라플렉스의 첫 시작 이후 활발한 활동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 보는 걸 좋아했다. 거기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화가가 되기보단 만화가를 꿈꿨고, 그래픽이 ‘끝내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게임을 전공했다. 졸업하자마자 게임 회사에 들어갔는데, 회사원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더라. 그러다 피겨 아티스트인 쿨레인을 만났다. 그와 함께 NBA 피겨 시리즈를 제작하고 다이나믹 듀오가 이끄는 아메바 컬처(Amoeba Culture)의 아트 디렉터로 합류해 앨범 재킷, 공연 포스터 등 비주얼 작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틈틈이 내 개인 작업을 병행해왔는데,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당신의 작품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반면,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하는가?
내 작업은 나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회사를 처음 그만뒀을 때, 사실 많이 두려웠다. 나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인 ‘볼드’는 그렇게 탄생했다. 볼드는 굵은 선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담대함이라는 뜻도 담고 있지 않나. 그때부터 굵은 선을 이용해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내 작품을 보면 동그라미와 세모 같은 도형도 많이 등장한다.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그것들은 결국 도형에서 기반한 것이다. 나는 도형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가령 세모로 저항을 나타낸다든지, 네모에 사선을 그어 중력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무엇입니다’라고 단정 짓고 싶지는 않다. ‘제가 이런 상황에 이런 그림을 그렸습니다’ 정도만 이야기하면, 자유롭게 작품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작품을 보면 유독 손이 많이 등장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만화가를 꿈꿨었다. 손은 클래식 카툰에서 감정을 나타내는 데 많이 쓰인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손동작을 많이 그렸는데, 그것이 이젠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주로 영감받는 곳이 있다면?
정말 많은 것을 본다. TV, 만화, 유튜브, 그림, 넷플릭스…. 이 세상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다. 닥치는 대로 보다 보면, 퍼뜩 영감이 떠오를 때가 있다.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들과 협업을 진행했다. 대표적인 작업을 소개한다면?
YG(엔터테인먼트) 베어로 알려진 크렁크(Krunk) 캐릭터를 개발했고, 던킨도너츠의 강남과 홍대 매장을 디자인했다. 가장 많이 협업한 곳은 나이키인데, 코엑스에서 진행한 덩크 갤러리와 에어맥스 데이, 월드컵 기념 티셔츠 등을 제작한 바 있다. 뉴에라, 버드와이저와의 컬래버레이션 작업도 기억에 남는다.

협업 파트너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을 것이다.
내가 잘 알고, 또 좋아하는 브랜드여야 한다. 그래야 내가 어떤 그림을 그리면 좋을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든.

이번 몽블랑과의 컬래버레이션은 어땠나?
대한민국 남자치고 몽블랑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당연히 아주 잘 아는 브랜드였고, 또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였기 때문에 흔쾌히 컬래버레이션 제안에 응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진취적인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몽블랑 향수와 진행했다. 평소 몽블랑 향수에 대한 이미지는?
매일 뿌리기엔 캐주얼한 느낌의 ‘몽블랑 레전드 스피릿’이, 특별한 모임이 있는 날엔 ‘몽블랑 레전드’가 잘 어울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몽블랑 레전드 스피릿’이 더 좋다. 특별한 모임이 별로 없어서.(웃음)

‘몽블랑 레전드’와 ‘몽블랑 레전드 스피릿’에 각각 다른 그림을 그렸다.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의뢰받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아는 몽블랑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할지, 아니면 브랜드의 기원이자 로고인 몽블랑산에 대한 그림을 그릴지 고민이 깊었다. 결국 둘 다 하기로 했다. 우선 ‘몽블랑 레전드’에는 몽블랑의 브랜드 스토리를 담았다. 전체적으로는 몽블랑의 도전 의식을 그렸는데, 가령 뾰족한 삼각형으로 몽블랑의 시작이 된 만년필 펜촉을 형상화한 식이다. 내가 아는 몽블랑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도전해온 브랜드거든. 또 흑백을 사용한 건, 만년필 잉크가 보통 검은색이어서다. 반면 ‘몽블랑 레전드 스피릿’에는 몽블랑산을 형상화했는데, 흰색과 블루 계열로 우뚝 솟은 설산과 하늘을 표현했다. 그림 속에 등장한 손은 산을 정복하려는 사람의 의지 혹은 도전을 나타낸다. 공통적으로 ‘도전’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이 이 제품을 선택했으면 하는가?
음…. 사실 향수는 지극히 개인의 취향으로 선택하는 제품이다. ‘이 향은 남성적이다’ ‘이 향수에선 아빠 스킨 냄새가 난다’ 등은 선입견이라고 생각한다. 향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내가 경험한 몽블랑 향수는 누구에게나 아주 잘 어울린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당장 대구에서 아트 페어가 있다. 그리고 12월 대만에서 열리는 어반 아트 페어에도 참가한다. 내년엔 한국에서 두 차례 개인전을 열고, 대만과 필리핀에서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여기까진 결정된 것이고, 여태까지 그래 왔듯,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

욕심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최종 꿈이 있다면?
그냥 죽을 때까지 원하는 걸 하고 싶다. 조금 쓸데없는 짓이라도.(웃음)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이승률
PHOTOGRAPHY 한준희

2018년 12월호

MOST POPULAR

  • 1
    권정열, “10CM 음악의 근간은 결핍인 것 같아요.”
  • 2
    나의 첫 위스키
  • 3
    아메리칸 차이니즈 레스토랑 4
  • 4
    과감함과 귀여움
  • 5
    배우 이영애가 들려주는 평소의 생각들(feat. 취미, 고민, 작품 그리고 돈까스)

RELATED STORIES

  • INTERVIEW

    이민기, “제 나이에 맞게 역할을 해내는 배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배우 이민기의 <아레나> 5월호 화보 및 인터뷰 미리보기

  • INTERVIEW

    권정열, “10CM 음악의 근간은 결핍인 것 같아요.”

    10CM 권정열의 <아레나> 5월호 화보 및 인터뷰 미리보기

  • INTERVIEW

    문수진, “내가 듣고 부르고 싶은 음악으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싱어송라이터 문수진의 <아레나> 5월호 화보 및 인터뷰 미리보기

  • INTERVIEW

    라도, 지창욱 2024 새로운 캠페인 영상 및 화보 공개

    지창욱과 함께한 라도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스켈레톤 캠페인이 공개됐다.

  • INTERVIEW

    <아레나> 5월호 커버를 장식한 배우 송중기

    단단한 눈빛이 돋보이는 송중기의 <아레나> 5월호 커버 공개!

MORE FROM ARENA

  • LIFE

    존쿡 델리미트의 팜 프레시 무브먼트

    존쿡 델리미트가 작정하고 만든 프리미엄 고기 전문 식당 ‘더 미트 퀴진’은 신선한 고기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한다.

  • REPORTS

    서울, 청춘

    지금 서울의 청춘들은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 유스 컬처(Youth Culture)의 최전방, 어느 젊은 날의 초상이다.

  • INTERVIEW

    곽동연, “궁금함과 신뢰를 동시에 주는 배우가 되면 좋겠습니다.”

    <눈물의 여왕> 배우 곽동연의 <아레나> 4월호 화보 및 인터뷰 미리보기

  • INTERVIEW

    이광수 'NOW OR NEVER' 미리보기

    이광수, 남다른 분위기의 마스크 화보

  • INTERVIEW

    가짜사나이들의 진심 미리보기

    에이전트H, 로건, 야전삽 짱재, 가짜사나이 교관들의 첫 패션 화보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