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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갈아입는 네이버, 무엇이 달라지나

더 이상 정보의 메인은 뉴스가 아니다.

UpdatedOn December 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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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얼굴을 새로 단장한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를 열고 새 방향성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모바일 페이지의 베타 버전으로 소개됐다. ‘검색’을 중심으로 왼쪽은 ‘쇼핑과 결제’, 오른쪽은 ‘뉴스와 콘텐츠’로 구분했다.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분야를 가르고 양옆으로 화면을 밀어 넘기는 형식을 통해 영역을 완전히 떼어놓았다.

여느 웹 서비스들처럼 새 네이버의 중심도 모바일이다. 이미 네이버 트래픽의 절반 이상은 모바일에서 일어난다. 네이버는 개편의 목표와 요소들을 설명하면서 모바일 페이지만 꺼내 들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접하는 콘텐츠들은 사실 그리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 콘텐츠를 찾아 들어가고, 또 그를 접하는 방법은 모바일로 전환된 지 오래다. 새로운 콘텐츠가 흘러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늘어나는 콘텐츠들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적어도 지금의 네이버, 특히 모바일 화면은 뉴스가 그 중심에 놓여 있었다. 네이버는 얼마 전 카페와 블로그를 VIEW라는 이름으로 통합했고, 그 구분을 더 단순화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네이버의 새 메인 화면은 적어도 깨끗한 검색창을 꺼내놓음으로써 ‘검색어를 중심으로 정보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분명하다.

화면 가운데에는 ‘그린닷’이라고 하는 초록색 원을 두어서 이 버튼을 눌러 세상을 검색하도록 했다. 세상을 검색한다니 거창해 보이지만, 카메라로 사물을 인식하거나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제목을 찾아주고, 목소리를 알아듣거나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 정보를 검색해주는 것이다. 모바일의 검색 영역이 인터넷 속에 머물지 않고 세상의 모든 것으로 확장되는 것을 반영한 셈이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뉴스’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가장 독보적인 웹페이지이자 대한민국 모든 정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네이버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다. 기사를 보여주는 영역이나 네이버가 품고 있는 전체 콘텐츠 중에서 뉴스는 아주 작은 일부다. 하지만 그 자리는 PC에서나 모바일에서나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뉴스는 네이버가 가장 시달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상에 뉴스는 많은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뉴스 편집이란 없다. 보편적인 편집을 한다지만 누군가에게는 편파적일 수 있고, 누군가는 불공정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 윤리적으로 네이버는 뉴스에 시달렸고, 그 사이에 미디어들은 네이버를 통해 노출되는 뉴스로 가치를 확인해왔다. 뉴스의 목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네이버에 노출되는 것을 통해 모든 것이 설명됐고, 뉴스는 점차 미디어의 것이 아니라 네이버 안으로 파고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미디어 시장이 이미 네이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위기는 어제오늘의 논란거리가 아니다. 모두에게 볼멘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 네이버 뉴스지만 네이버 역시 쉽게 손대지 못했다. 네이버 스스로도 사람들이 정보를 찾아 모여들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가장 ‘싱싱한’ 콘텐츠가 바로 뉴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이권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줄타기인 셈이다.

네이버의 새 화면 구성은 바로 뉴스의 재해석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첫 화면은 검색으로 두되, 정보가 필요하면 화면을 넘겨야 한다. 그런데 그 뉴스의 편집은 인공지능이 맡는다. 뉴스 편집은 직접 구독하는 내용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개인화해서 보여주는 것으로 나뉜다. 결국 공정성에 대한 시비를 기술로 풀어내겠다는 의도다.

네이버의 국내 주목도만큼 구글의 추격세는 무섭다. 네이버 경쟁자는 ‘구글닷컴’이 아니라 ‘유튜브’다. 뉴스 외 세상의 더 많은 정보를 다양한 방법으로 모아야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으로 기술이 쓰인다. 네이버가 손봐야 하는 것은 첫 화면보다도, 뉴스보다도 정보의 가치를 높이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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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WORDS 최호섭(IT 칼럼니스트)
ILLUSTRATOR HeyHoney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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