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AGENDA

The Critique

실리콘밸리, 천재형 CEO 리스크 시대

On November 27, 2018 0

실리콘밸리의 천재들이 위기를 맞았다. 그들의 미래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투자자들이 조금은 이해된다.

/upload/arena/article/201811/thumb/40515-342669-sample.jpg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전기차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미국 10대들의 필수 앱인 스냅챗의 ‘에반 스피겔’. 이들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잘나가는 회사를 단기간에 만들어낸 천재형 사업가들이고 동시에 최근 위기에 빠진 CEO들이다.

우선 현실판 아이언맨이라 불리는 일론 머스크부터 살펴보자. 지난 7월 이상 기온이 지구를 뜨겁게 달군 시기, 태국 축구부가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동굴에 갇힌 소년들과 그들을 구하기 위한 각국 전문가들이 영웅으로 추앙받던 시기였다. 일론 머스크는 이 숭고한 프로젝트에서 뜬금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태국 동굴 소년을 구조한 다이버와 설전을 벌이다 그를 ‘소아성애자’라 비난해 구설수에 오른 것이었다. 영웅을 비하한 것만으로도 테슬라 팬들이 등 돌릴 만한 이유로 충분하지만, 이건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겨우 한 달이 지난 8월에는 더 큰 폭탄을 터뜨렸다.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테슬라 팬들만 놀란 것이 아니라 증권계와 경제, 테슬라와 연계된 세계 각국의 노동자와 투자자들의 뒷목을 당기게 만들었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즉각 일론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세상을 두 번씩이나 화나게 만들었지만, 일론 머스크의 일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다음 달인 9월에는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마리화나를 피우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충격적인 사고를 친 일론 머스크는 끝내 2천만 달러의 벌금을 내고 이사회 의장을 사임하며 일탈의 책임을 져야만 했다.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과 전기차 사업을 벌이는 일론 머스크가 지구온난화에 얼마나 인간이 피폐해지는지를 알려준 퍼포먼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없던 여름날이었다.

실리콘밸리를 상징하는 또 다른 천재 마크 저커버그의 2018년도 다사다난했다. 이미 괴짜 CEO로 유명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이 인수한 회사의 CEO들을 차례로 쫓아내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오큘러스의 창업자 ‘팔머 러키’가 나갔고 올해 4월에는 왓츠앱의 ‘얀 쿰’이, 그리고 9월에는 인스타그램의 ‘케빈 시스트롬’도 떠나갔다. 떠나간 이유는 하나같이 마크 저커버그와의 갈등과 지나친 경영 간섭을 꼽았다. 미디어에서 마크 저커버그는 늘 웃는 해맑은 청년 모습과 한 가지 티셔츠만 고집하는 소탈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선보여왔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절친들이 못 해먹겠다며 떠나는 모습을 보면, 역시 회사 상사와 페이스북을 같이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마크 저커버그가 몸소 알려주었다.

20대 억만장자이자 미란다 커의 남편으로 유명한 스냅챗의 ‘에반 스피겔’ 역시 CEO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스냅챗은 게시물이 24시간 내에 사라지는 서비스로 흑역사를 잘 남기는 10대들에게 특히 인기 있다. 미국에서 스냅챗을 안 쓰는 학생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스냅챗은 필수 앱이 된 지 오래다. 문제는 스냅챗의 게시물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스냅챗 서비스처럼 에반 스피겔 주위의 직원들도 사라지고 있다. 에반 스피겔은 평소에 직원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하여 꾸준히 비판을 받아왔다. 이른 나이에 성공을 거두며 천재성을 입증했지만, 거대한 기업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드는 것은 당연하고, 직원들의 의견에도 목소리를 기울여야만 한다. 내부를 잘 다지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최근에는 스냅챗 사용자가 감소하고 있고 그의 독선적인 경영에 핵심 임원들이 줄줄이 퇴사하며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세 명의 CEO는 모두 20대 때 큰 성공을 거두며 천재형 사업가로 주목받았다. 사실 잘나갈 때는 그들의 기행을 그저 천재의 가벼운 일탈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그들 사업이 침체와 위기에 빠지면서 CEO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유명하다. 스티브 잡스도 20대에 엄청난 업적을 이뤘지만 독선과 기행 속에 애플에서 쫓겨난 바 있다. 물론 스티브 잡스는 훗날 복귀해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공교롭게도 이 세 명은 제2의 스티브 잡스로 꼽히던 인물이기도 하다. 과연 그들은 쫓겨나고 복귀하는 것까지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을 생각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실리콘밸리의 천재들이 위기를 맞았다. 그들의 미래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투자자들이 조금은 이해된다.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WORDS
김정철(IT 칼럼니스트)
ILLUSTRATOR
HeyHoney

2018년 11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조진혁
WORDS
김정철(IT 칼럼니스트)
ILLUSTRATOR
HeyHoney

0 Comment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