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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페라리

On November 05, 2018 0

488 스파이더와 GTC 4 루쏘 T 두 대의 페라리를 하루 동안 시승했다. 운전대를 뽑을 듯 잡아당기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부서져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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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C 4 루쏘 T와의 여행

여행의 그림자는 피로다. 운전을 오래 하면 자연스레 피로감이 몰려오고, 교통 상태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때로는 정체 구간에서 하염없이 브레이크를 밟고만 있어야 하거나, 굽이진 길을 만나거나, 울퉁불퉁한 낡은 도로를 지나기도 한다.

장거리 주행을 위한 자동차는 GT(Grand Tourer)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곤 한다. 페라리의 GT 모델은 루쏘다. 낮고 단단한 슈퍼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페라리가 장거리 주행을 위한 차를 제작한다는 것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낯선 느낌을 갖고 GTC 4 루쏘 T 모델을 시승했다. 청담동 페라리 매장에서 인제 스피디움까지 달렸다. 도심 구간과 고속도로, 국도로 이어진 코스였다.

루쏘는 페라리 최초의 8기통 터보 엔진을 장착한 4인승 모델로 유명하다. 가방을 위한 뒷좌석이 아닌 실제 성인 두 명이 앉아서 이동할 수 있는 좌석을 마련했다. 2열 시트는 움푹 꺼진 모양새로 앉으면 엉덩이가 깊이 들어간다. 레그룸과 헤드룸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 장시간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하는 게 답답하긴 했지만 그래도 페라리라는 점에서 즐길 수 있었다. 

루쏘는 이탈리아어로 럭셔리

GTC 4 루쏘 T는 럭셔리한 터보 엔진의 4인승 장거리 여행용 자동차를 의미한다. 실내 디자인을 살펴보면 스포츠 감각과 럭셔리한 분위기 연출이 섬세하게 조화를 이뤘다. 운전석에서 보고 만지는 것들은 기존 페라리처럼 스포티한 감각을 드러내지만, 조수석과 뒷좌석 승객은 럭셔리한 분위기를 체험한다. 조수석 글러브박스 위 디스플레이에 주행 속도와 정보를 표시해 운전자가 보는 주행 상태를 동승자도 공유한다. 중앙에는 10.25인치 HD터치스크린이 장착됐다. 애플 카플레이 등 최신 기능은 모두 지원된다. 이외에도 경량 소재를 사용하되 가죽으로 마감하여 우아한 페라리만의 기품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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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드라이빙

시동을 걸면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GTC 4 루쏘 T의 3,855cc 8기통 터보 엔진은 터보랙 없이 민첩하고, 경쾌한 가속력을 발휘한다. 가속 성능과 잘 정제된 배기음, 작은 크기 등 페라리 엔진 중에서도 뛰어난 평가를 받는다. 실제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올해의 엔진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610마력으로 8,000rpm에서 발휘되며, 최대토크는 77.5kg·m로 3,000rpm과 5,250rpm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꾹 바르면 순식간에 속도가 오른다. 100km/h 도달 시간은 3.5초에 불과하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으면 금세 200km/h에 도달한다. 더 밟고 싶은 욕구를 부추긴다. 최대속도는 수치상 320km/h이다.

자동차 성능이 드러나는 순간은 회전 구간을 통과할 때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브레이크를 힘껏 밟으면 GTC 4 루쏘 T는 후륜이 살짝 미끄러진다. 후륜구동과 사륜 조향 시스템의 결합과 46:54라는 정교한 무게 배분은 스포티한 주행의 아찔한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위트처럼 느껴진다.

평일 오전 인제까지 가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서울을 빠져나오기까지 교통체증에 시달려야 했다. 스포츠카를 타고 천천히 이동하는 건 꽤 불편하지만, GTC 4 루쏘 T는 의외로 저속 주행에서 정숙한 모습을 보였다. 부드럽고 편안하게 이동했다. 장거리 여행을 위한 자동차는 다양한 교통 상황과 도로 환경을 맞게 된다. 도로가 비었다고 해서 속도를 내기보다는 페라리가 제안하는 우아한 여행을 감상했다. 경쾌한 엔진음을 즐기고, 예리한 조향을 느끼면서 GTC 4 루쏘 T의 편안한 주행 감각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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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 스파이더와의 질주

인제 스피디움은 고저 차이가 큰 트랙이다. 국내의 다른 트랙에 비해 짜릿하고 난이도가 높다. 방문할 때마다 허리에 힘을 팍 주게 되는 곳이다. 어려운 코스를 488 스파이더로 주행하기로 했다.

488 스파이더는 8기통 미드리어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스포츠카다. 접이식 하드톱으로 오픈 에어링을 만끽하기도 좋다. 예술 작품과도 같은 실루엣을 자랑하는 488 스파이더는 보기에만 좋은 물건이 아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고, 속도를 내고, 운전대를 돌리며 진심을 다해 운전해야 진짜 매력이 드러난다. 거창한 설명을 하는 이유는 트랙에서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다. 내일 체력까지 끌어 모아 운전을 하니 그제야 488 스파이더가 신명나는 감각으로 응답했다.  

섬세한 실루엣

가장 어려운 코스는 직선 도로 다음 나타나는 고저 차이가 큰 S자 코스였다. 브레이크를 정확히 밟아 속도를 재빨리 제어하고, 차체가 미끄러지지 않게 조향을 섬세하게 조절한 다음 다시 스로틀을 열어 코너에 진입하고 빠져나가기를 반복해야 한다. 488 스파이더는 급정지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졌고, 이내 운전대를 틀어 가속을 하자 당연하다는 듯이 지면에 밀착된 상태로 속도를 높였다. 오버스티어 없이 안정적으로 코너를 빠져나간 비결은 운전 기술보다는 488 스파이더의 성능에 있었다.

비결은 몇 가지 있지만 우선 우수한 골격을 꼽겠다. 페라리 스칼리에티 센터의 알루미늄 세공 기술은 매우 뛰어나다. 488 스파이더는 11개의 알루미늄 합금과 마그네슘 등의 금속이 결합된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를 완벽히 구현했다. 오픈 에어링을 즐기라며 만들어놓은 하드톱은 쿠페 수준의 비틀림 강성을 지녔다. 하드톱을 장착하되 강성과 아름다움은 포기할 수 없었던 페라리는 효율적인 공기역학 성능을 접목했다. 다운포스가 고속에서 안정감을 더하고, 공기저항은 감소시켜 엔진의 힘을 온전히 발휘하게 돕는다.  

페라리의 여유

트랙에서 차량 속도를 확인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따금 계기반을 봐도 rpm만 잠깐 확인할 뿐이다. 제어하기 어려운 속도를 즐기고 있을 때는 특히 그렇다. 488 스파이더의 리어미드 엔진은 V8 터보 엔진으로 기존 자연흡기 방식에 비해 100마력이 강하다. 최고 670마력을 8,000rpm에서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77.5kg·m다. 트랙에 들어서고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이면 차량은 3초 만에 100km/h에 도달한다. 기어는 수동으로 변속하지 않았다. 수동으로 속도를 제어하기에는 변속 타이밍도 빨랐기 때문이다. 변속 타이밍은 수치상으로 0.06초라고 한다. 터보랙 없이 가속이 이루어져 기어비는 생각할 틈이 없다. 빠른 스로틀 반응은 레이싱 영역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다. 페라리는 자사의 최첨단 기술을 양산차에 아낌없이 넣고 있다. 488 스파이더를 타고 코너와 직선 주로를 돌파하며 느낀 것은 탄탄한 차체 제어 성능과 부드러움과 안정감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은 자기 유동식 댐퍼로, 안정감은 사이드 슬립 앵글 컨트롤을 통해 구현했다. 레이서가 아님에도 어려운 코스를 경쾌하게 질주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트랙에서 안락함을 제공하는 여유는 페라리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488 스파이더와 GTC 4 루쏘 T 두 대의 페라리를 하루 동안 시승했다. 운전대를 뽑을 듯 잡아당기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부서져라 밟았다.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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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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