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ECO

친환경적인 행동을 디자인하다

UpdatedOn October 12, 2018

3 / 10
/upload/arena/article/201809/thumb/40051-334803-sample.jpg

 

 

Eco Interview
오프 더 플라스틱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생각할 때 우리는 그 물건의 소재부터 따진다. 버려진 것들을 재활용하거나 친환경적 소재를 사용하여 물건을 만들었는가. 오프 더 플라스틱은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소비자가 그런 소재로 만든 제품을 사는 친환경적 행위는 오직 ‘구매’를 통해서만 발생해요. 그것을 사용하고 행동하는 과정까지 친환경적 행위의 범주로 끌어오지는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오프 더 플라스틱은 사용자가 물건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이 모두 환경친화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물건을 고민했다.

“곧 의견을 모을 수 있었어요. 일상 속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생활 소품을 디자인하자고요.”

오프 더 플라스틱은 브랜드 플래너인 고건, 프로덕트 플래너 정성진, 프로덕트 디자이너 강종원,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 소호현이 뭉쳐 만든 브랜드다. 이들은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에 ‘일회용 컵 안 주셔도 돼요’라는 제목을 붙여 가방을 소개하며 브랜드의 시작을 알렸다. 광고와 마케팅 과정은 일체 생략했다. 오프 더 플라스틱의 가방은 목표한 금액의 913%를 달성하며 펀딩에 성공했다.

“사실 시작과 동시에 프로젝트는 성공이라고 자평했어요. 펀딩 금액이 얼마가 될 것이냐는 중요하지 않았죠.”

오프 더 플라스틱에게는 5명의 핵심 고객이 있었다. 타깃으로 삼은 5명이 모두 만족하는 제품을 완성하겠다는 것만이 목표였다. 이 핵심 고객군에는 친환경 단체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 실천가, 친환경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 등이 포함됐다. 오프 더 플라스틱의 가방은 동그스름한 버킷 백이다. 이 가방은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습관에서 착안했다.

“환경 문제에 관심 많은 지인이 가방 안에 손수건과 개인 컵을 휴대하더군요. 생소하고 신기했어요. 이런 사람들의 ‘행동’을 도울 수 있는 가방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가방은 매일 써도 좋을 만큼 튼튼하고 단순한 패브릭으로 만들었다. 척 봐서는 ‘환경친화적 제품’이라는 사실이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오프 더 플라스틱은 직접 고안한 환경친화적인 디자인 요소를 모두 가방 내부에 숨겨두었다.

“당장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일회용품부터 줄여보기로 했습니다.”

쓰레기통에서 가장 많이 나온 건 카페에서 받아온 일회용 컵과 빨대였다. 잠시 쓰고 버린 우산 비닐 커버, 가게에서 물건을 담아 온 크고 작은 비닐봉지들도 있었다.

“이것들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와 우산 커버, 에코 백을 넣는 게 ‘당연한’ 가방을 만들기로 한 거예요.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는 일상 습관을 외출 시 휴대하는 가방에 아예 집어넣어버렸죠.”

가방 안에는 텀블러와 텀블러를 수납할 공간, 우산 커버,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에코 백이 숨어 있다. 둥근 쓰레기통 모양에 착안해 가방의 형태를 잡았다. ‘오프 더 플라스틱’이 언젠가는 친환경적인 메시지, 슬로건으로 기능하기를 바란다는 이들은 브랜드 로고마저 가방 안쪽으로 숨겨두었다.

“절대 친환경 디자인이라는 것을 이미지화해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혼자서 조용히 친환경적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 친환경적 행동을 유난스럽다고 여기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불편했던 사람들을 위한 환경친화적인 생활 소품을 만드는 것. 이것이 오프 더 플라스틱의 핵심이죠.”

시리즈 기사

시리즈 기사

 

슬기로운 에코 생활
없어도 좋아

에너지를 모으는 집
에너지가 줄어드는 공간
친환경 드라이빙
지구를 지키는 텀블러
쓰고 쓰고 쓰는 디자이너
가능한 생활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경진
PHOTOGRAPHY 이정규, 오태진

2018년 10월호

MOST POPULAR

  • 1
    괴짜 자동차
  • 2
    새로 오픈했습니다
  • 3
    Thinner
  • 4
    RE-NEW SNEANKERS
  • 5
    Beyond The World

RELATED STORIES

  • FASHION

    예술과 기술의 경지

    루이 비통은 지난 3월, 호화로운 태국 푸껫을 배경으로 새로운 하이 워치 & 하이 주얼리를 선보였다. 메종의 놀라운 공예 기술, 하이 워치메이킹의 정수가 깃든 혁신적인 패러다임에 대한 면밀한 기록.

  • FASHION

    클래식의 정수, 미니멀한 디자인의 수동 면도기 4

    면도를 일상의 작은 즐거움으로 만들어 줄 수동 면도기.

  • FASHION

    과감함과 귀여움

    튜더 펠라고스 FXD 알링기 에디션에서만 볼 수 있는 스포츠 시계의 매력.

  • FASHION

    SPRING, SPRING

    솟아오르는 스프링처럼 힘차게 생동하는 봄의 기운.

  • FASHION

    Thinner

    얇아서 우아한 시계들.

MORE FROM ARENA

  • LIFE

    급류 속으로 / 마티자 마리니치

    높은 산, 거대한 바위, 그 사이를 파고드는 물길.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쏟아지는 강줄기. 급류다. 카약에 몸을 싣고 급류를 타는 카야커들을 만났다. 고층 아파트 높이의 폭포에서 추락하고, 급류에서 회전하며 묘기를 펼치기도 하는 이들. 그들이 급류에서 발견한 것은 무엇일까.

  • LIFE

    신기술과 일상

    일상과 예술 속으로 기술이 스며든다. 그 경향을 보여주는 이번 달 이색 소식들.

  • REPORTS

    New Start, New NCT

    NCT 2018은 18명의 멤버가 참여한 초대형 프로젝트.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NCT 127, 멤버들이 다양한 조합을 이뤄 활동하는 유닛인 NCT U, 10대 멤버로 구성된 NCT DREAM 등 다양한 구성을 하나의 앨범에 담았다. 18명이나 되는 이들의 매력을 혼자만 알고 있기 아쉬워서, <아레나>는 매달 NCT 멤버들을 만나기로 했다. 첫 번째 주인공은 NCT에 가장 최근 합류한 루카스, 정우, 쿤이다.

  • FASHION

    THE ATTITUDE

    수호와 보스의 강렬한 시너지, 그리고 새로운 태도.

  • SPECIAL PICK

    BLACK ARROW

    세대를 관통하는 블랙의 견고한 듀오폴드 파카 135주년 한정 에디션.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