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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롤러코스터

On September 10, 2018 0

가벼운 차체, 짧은 휠베이스, 경쾌한 출력. 쿼터급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이 꾸준히 인기 있는 이유다. 이젠 멋있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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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모터사이클에 앉으면 어떤 기본을 접하게 된다. 상체를 살짝 앞으로 숙이며 양 무릎으로 차체를 잡고 타는 자세. 더 엎드리려면 스포츠 장르를, 더 세우고 싶으면 투어러나 멀티 퍼포스 장르를 택해야 한다.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은 그 중간에서 자기 취향을 가늠하게 한다. 적당히 편하면서 적당히 공격적인. 기본이기에 입문자가 타기 쉬우면서, 기본이기에 돌고 돌아 결국 안착하기도 한다. 휠베이스가 짧아 민첩하게 움직이는 재미가 꽉 들어찬 장르니까. 그중에서도 쿼터급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이라면 재미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출력이 부담스럽지 않아 경쾌한 거동을 즐기기에 좋다. 도심이든, 근교든 날렵하게 오가기에도 수월하다.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웅성거리는 이유다. ‘네오 레트로’라는 멋까지 챙긴 모델이라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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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SQVARNA Vitpilen 401

Vitpilen 401
배기량 375cc 형식 수랭 단기통 변속기 6단 수동 무게 148kg 최고출력 44마력 시트고 835mm 가격 9백45만원

몇 년 전 사진 한 장을 봤다. SF 영화 속 모터사이클 같았다. 카울 형상이 간결해 미래적으로 보이면서, 덜어내고 덜어낸 커스텀 모터사이클 같기도 했다. 과거와 미래를 뒤섞어 현재에 빚어냈다. 당연히 콘셉트 모델이었다. 콘셉트니까 그렇겠지, 하며 잊었다. 그런데 양산됐다. 콘셉트와 크게 차이 나지도 않았다. 당시 토해낸 감탄사가 다시 터져 나왔다. 허스크바나의 온로드 모터사이클이 이렇게 시선을 집중시킬 줄이야. 허스크바나는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을 잘 만드는 회사다. 보통 장르 확장하면 부침을 겪는다. 익숙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허스크바나는 디자인에 집중해 새로운 영역을 제시했다. 프리미엄 디자인 모터사이클이랄까. 애플이 아이팟으로 MP3 시장을 뒤흔든 것처럼. 매혹적인 디자인이 시장을 어떻게 바꾸는지, 우린 이미 경험했다.

허스크바나 비트필렌은 아이팟이 생각날 정도로 디자인이 남다르다. 모터사이클을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싶었다. 모터사이클은 몸으로 타지만 눈으로도 탄다. 바라보며 그 위에 있는 자신을 떠올린다. 우린 누구나 주인공이 되길 원한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행위는 그 마음을 건드린다. 비트필렌이라면 정중앙을 명중시킨다. 하얀 화살이라는 비트필렌 뜻이 절묘하다. 비트필렌에 앉은 모습도 화살이 연상된다. 비트필렌은 핸들바가 낮다. 파이프 형태가 아닌 앞 포크에 왼쪽, 오른쪽 각각 붙어 있다. 스포츠 모터사이클 같은 방식이다. 해서 앉은 자세가 더욱 공격적이다. 작은 차체에 수그린 채 달리다 보면 하얀 화살이라는 이름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생김새와 자세만 보면 고회전 위주로 출력을 뽑아 쓸 듯하다. 끊임없이 엔진 회전수를 높여 몰아붙이도록 하는 성격. 하지만 비트필렌은 의외로 걸걸하다. 단기통 특유의 툴툴거리는 박력이 먼저 전해진다. 그러다 속도를 높이면 성격 바꿔 뾰족해진다. 바라보며 느낀 설렘과 엔진의 첫 느낌, 다시 속도를 올릴 때 감흥이 각각 다르다. 달라서 이질적이면서, 달라서 흥미롭다. 콘셉트 모델이 양산된 것처럼, 이럴까 싶은데 저런다. 더 천천히 알아가고 싶어진달까. 이런 모터사이클은 보통 오래 품게 된다.

+UP 바라만 봐도 흡족해지는 외관.
+DOWN 품기엔 고민이 많아지는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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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CB30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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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300r
배기량 286cc 형식 수랭 단기통 변속기 6단 수동 무게 145kg 최고출력 31마력 시트고 800mm 가격 6백49만원

혼다는 CB1100EX로 레트로 바이크 흐름에 일조했다. 전설의 CB750을 복각한 CB1100EX는 쇳덩이가 주는 원초적 아름다움을 되살렸다. 이후 CB1100RS로 변화를 꾀하더니 마침내 새로운 CB 시리즈를 선보였다. CB1100EX와 CB1100RS는 옛 전설에 바치는 헌사였다. 새로운 CB는 그 마음 담아 미래를 바라본다. 울룩불룩한 카울은 일반적인 요즘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인데, 원형 전조등을 달아 레트로 느낌을 물씬 풍긴다. 혼다는 ‘네오 스포츠 카페(Neo Sports Cafe)’ 디자인 콘셉트라고 명명했다. 먼 옛날 영국 에이스 카페에서 카페 레이스를 즐기던 모터사이클처럼 멋과 성능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랄까. 새로운 CB 시리즈는 125cc, 300cc, 1,000cc로 나뉜다. 세 모터사이클 모두 세 쌍둥이처럼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가까이서 보면 배기량과 가격에 따른 차이가 분명하지만, 언뜻 보면 비슷하다. 배기량이 낮아도, 그만큼 가격 부담이 적어도 스타일을 덜어내지 않았다는 뜻이다. CB300r은 세 형제의 중간에서 2종 소형 입문자를 반긴다. 크기와 출력, 가격까지 모든 면에서 부담스럽지 않다. 이 요소들은 쿼터급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의 역할이자 역량이긴 하다.

거기에 CB300r은 네오 레트로 디자인까지 취했다. 여느 네이키드 모터사이클과 디자인에서 다른 결을 지향한다. 일반적인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은 우주 괴물을 연상시킨다. 과격하고 과감하게 삐죽빼죽하다. 날카로운 선을 이리저리 그어 강렬함을 연출한다. 모터사이클이 강렬해야지,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디자인일 테다. 그게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의 미덕이긴 하다. 하지만 그 형상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분명 있다. CB300r은 그들을 품는다. CB300r은 초반 반응에 움찔, 놀라지만 않으면 쉽게 다룰 수 있다. 그만큼 편하다는 뜻이면서, 그래서 다소 밋밋할 수 있다. LED 원형 전조등으로 한껏 멋 부렸는데도 주행 성격은 수더분하다. 입문자가 긴 라이딩 역사를 써나갈 첫 번째 획으로 적절하다.

+UP 혼다가 딱 하나 부족한 게 멋이었다지?
+DOWN 금세 더 큰 자극을 찾을 텐데.

가벼운 차체, 짧은 휠베이스, 경쾌한 출력. 쿼터급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이 꾸준히 인기 있는 이유다. 이젠 멋있기까지 하다.

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김종훈

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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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ING EDITOR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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