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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맛

On September 14, 2018 0

보는 것을 넘어 읽는 재미가 넘치는 네 가지 인덱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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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ÈS
Slim d’hermès Quantième Perpétuel Platine

가장 에르메스다운 시계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슬림 데르메스를 선택하겠다. 그중에서도 퍼페추얼 캘린더 플래티넘. 윤년 2월 29일을 별다른 작동 없이 표시하는 기술력과 다양한 요소를 한데 묶은 디자인은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브랜드의 기량을 가장 대담하게 드러낸 부분은 인덱스다. 그래픽 디자이너 필립 아펠로아가 슬림 데르메스만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타이포그래피를 적용했다. 시계 윤곽 본연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둥근 형태와 여백을 강조한 분절된 디자인은 시계의 정체성을 오목조목 설명하는 듯하다. 에르메스 최초로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에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한 시계 가격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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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IER
Tank Louis Cartier Watch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해 전장에서 맹활약한 탱크의 모습을 형상화한 시계. 전투적인 태생과 달리 디자인은 한없이 낭만적이다. 정갈한 장방형 케이스와 오늘날 브랜드의 상징이 된 로마 숫자 인덱스는 곱씹어도 질리지 않는다. 로마 숫자에 대한 까르띠에의 애정은 익히 유명하다. 오늘날 복잡한 스켈레톤 시계의 브리지까지 로마 숫자로 가공할 정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하자면 1960년대부터 까르띠에는 위조 방지를 위에 로마 숫자에 ‘시크릿 레터’를 숨겨두었다. 대부분의 로마 숫자 인덱스 ‘Ⅹ(10)’이나 ‘Ⅶ(7)’의 획 하나는 ‘Cartier’라는 단어가 자리를 대신한다. 쿼츠 무브먼트를 사용한 18K 옐로 골드 케이스의 라지 사이즈 1천1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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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GER-LECOULTRE
Master Ultra Thin Moon


번쩍이는 디자인과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고성능 시계들을 수없이 봐왔지만 정작 머릿속에 남는 건 담백한 시계들이다. 매일 대면하기에 과하지 않은 시계들. 그런 의미에서 마스터 울트라 씬 문의 서정적인 디자인은 오래 두고 볼 만하다. 그렇다고 그저 단순하다는 건 아니고. 드러나지 않을 뿐 시계에는 분명 일관된 형색이 있다. 두께 9.9mm의 스틸 케이스와 다이얼, 그 위를 가로지르는 검 모양의 날렵한 도피네 핸즈는 도회적인 시계 이미지를 완성한다. 여기서 허를 찌르는 부분은 바로 인덱스다. 핸즈와 동일한, 마스터 울트라 씬 문에서만 볼 수 있는 날 선 인덱스는 예리한 금속성과 간결한 우아함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오토매틱 칼리버 925를 장착해 43시간 파워 리저브가 가능한 시계 1천1백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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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NE PANERAI
Radiomir California 3 Days

인덱스를 유심히 봤다면 당황했을 거다. 로마와 아라비아 숫자, 바형과 삼각형으로 이뤄진 다이얼의 이름은 바로 ‘캘리포니아’다. 탄생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지만 어원에는 다양한 설이 있다. 다이얼을 만든 공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다는 주장과 1980년대 캘리포니아에서 이 다이얼이 유독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검은 다이얼과 대비되는 명확한 디자인, 범상치 않은 인덱스의 조합이 묘하게 매력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 시계는 1936년에 파네라이가 이탈리아 왕실 해군 장교를 위해 만든 라디오미르 프로토타입을 다시금 선보인 모델이다. 캘리포니아 다이얼 역시 그대로 사용한 건 당연하고. 브랜드의 인하우스 무브먼트 P.3000 칼리버를 적용한 케이스 지름 47mm의 시계 9백만원대.

 

보는 것을 넘어 읽는 재미가 넘치는 네 가지 인덱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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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김장군
PHOTOGRAPHY
이수강

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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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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