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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July 24, 2018

혼다 어코드 스포츠를 타고 양평-여주 고속도로를 달렸다. 과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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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ACCORD 2.0 Turbo Sport

엔진 직렬 4기통 직접 분사식 / DOHC VTEC Turbo / 변속기 10단 자동변속기 / 최고출력 256마력 / 최대토크 37.7kg·m / 복합연비 9.3km/L / 가격 4천2백90만원

우리는 언제쯤 달릴 수 있을까? 내 차를 추월해 빠르게 사라지는 스포츠카를 보면서 생각했다. 자동차는 저마다 목적이 있다. SUV는 실용성을, 세단은 편안함을 추구한다. 속도를 통해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스포츠카의 일이다. 세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세단에게 바라는 것은 편안함이다. 일과에 지친 몸을 부대끼는 지옥철에 구겨 넣고 싶지 않아서 세단에 시동을 건다. 피로는 예민함을 부른다. 온몸이 스트레스로 곤두섰을 때 디젤 엔진의 힘찬 떨림과 동전들이 부딪치며 나는 잔망스러운 소음은 징벌처럼 다가온다. 세단을 타는 이유는 열심히 살아온 날들을 보상받고 싶어서다.
새로운 혼다 어코드는 세단이다. 넓고 슬림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소재는 안락한 분위기를 풍긴다. 인체공학적 시트와 8인치 디스플레이, 7인치 디지털 계기반, 애니메이션이 적용된 HMI 등 첨단 기능도 제법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공허함을 채우기 부족하다. 새벽에 완성한 보고서를 메일로 보냈을 때, 얻는 건 성취감이 아니라 허탈함이다. 승자는 깨끗한 물로 샤워를 하고 노곤한 몸으로 깊이 잠들었을 시간이다. 내 속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약간의 스릴이다. 그러나 세단은 안락하기만 할 뿐 야근으로 잃은 시간은 보상하지 못한다.

10세대 어코드 스포츠라면 기대해도 좋다. 인상부터 날렵하다. 저중심 설계를 적용해 기존 모델 대비 전고가 15mm 낮아 지면에 바싹 붙는다. 보닛에는 볼륨을 넣었고, 루프라인은 쿠페처럼 다듬었다. 이게 내가 알던 세단이 맞나 싶다. 2.0L VTEC 터보 엔진과 혼다가 독자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부드럽고 정확하게 변속하며 빠른 가속을 실현한다. 동급 최고 수준인 37.7kg·m 토크와 256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발휘한다. 혼다 측에서는 압도적이라고 소개했다. 어코드 스포츠의 가속이 빠른 이유는 엔진 저회전 구간에서 응답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고 고속도로에 올랐다. 기어를 낮추고 스로틀을 열자 인공적이긴 하지만 경쾌한 엔진 소리를 내며 가속이 이루어졌다. 고속주행 시 정숙함을 위해 방음 패키지를 적용했다. 측면에 탑재된 마이크는 실시간으로 실내 소음을 조절한다. 새로운 고강성 소재로 만든 에이스 보디는 고속 주행 시 차체 떨림을 최소화하였고, 낮은 공기저항계수는 속도를 즐기기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시속 200km에 도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았을 뿐이고, 스티어링 휠과 차체는 떨리지 않았다. 어코드는 과묵했다. 위로하는 방법을 안다는 듯이 조용히 속도를 냈다.

혼다 어코드 스포츠를 타고 양평-여주 고속도로를 달렸다. 과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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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