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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젊음을 춤추게 하는 데이비드 게타를 만났다.

UpdatedOn July 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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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울트라 코리아 2018 축제의 마지막 날, 데이비드 게타가 메인 스테이지에 올랐다. 전광판에 그의 이름이 뜨자마자 사람들은 이미 그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흥을 예열하기 시작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52세인 게타는 고령의 DJ다. 촌스럽게 굳이 나이를 언급하는 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EDM 신에서 늘 한결같은 ‘퀄리티’로 장수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전날 울트라 코리아 무대에 올랐던 체인스모커스의 태거트가 열다섯 살 때 데이비드 게타의 음악을 들으면서 EDM을 꿈꿨다고 하니, 그 이름이 얼마나 전설적인지 알 수 있다. 1980년대부터 디제잉을 해온 1세대 EDM DJ인 그는 하우스와 일렉트로닉 음악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그리고 DJ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온 주인공이다. 하우스 음악이 언더그라운드 클럽에서 음습하고 음침한 젊은이나 즐기는 음악으로 취급받던 시절의 판도를 확 바꿔놓았다. 해답은 간단했다. 누가 들어도 엄청나게 좋은 음악으로 편견을 날려버린 거다.

데이비드 게타에게는 유난히 ‘처음’ 혹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다닌다. ‘<빌보드> 매거진 커버를 장식한 첫 번째 DJ’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스트리밍 횟수 20억을 넘긴 첫 번째 DJ’ ‘최초의 그래미 어워드 2관왕 DJ’ 등. 최초와 최고의 타이틀을 하나하나 격파하며 여기까지 왔다. EDM 신에 팝스타의 피처링 붐을 가져온 것도 그다. 제목만 들어도 피가 끓어오르는 ‘Sexy Bitch’가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전 세계의 클럽과 매체를 가뿐히 정복했다. 히트 싱글 ‘When Love Takes Over(Electro Extended Remix)’로 제52회, ‘Revolver’로 제53회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리믹스 레코딩을 수상한다. 전설이 된 데이비드 게타는 무대를 마치고 내려왔다. 그는 상기된 얼굴로 ‘태극기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의 ‘미친 열정’을 기억하고 싶어서일 거다. 모두를 춤추게 만들고 싶다던 그는 아마 당분간 계속 우리와 함께 춤을 출 것이다.
 

“내가 뭔가를 꼭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리지널 하우스 음악과 팝 중에서 하나만 골라야 해’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정답은 간단하다. 좋은 게 좋은 거다. 듣기 좋은 음악이 가장 좋은 것 아니겠나.”

이미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정말 한국인이 공연장에서 엄청 잘 놀던가?
진짜 최고다. 오늘 무대 봤나? 완전 미쳤다. 공연 전에 잉그로소를 만났는데 “데이비드, 너 이 사람들 얼마나 잘 노는지 상상도 못할 거야. 직접 봐봐.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야”라고 하더라. 그런데 오늘 보니까 잉그로소의 말이 사실이었다. 하하. 오늘 완전 난리 났다.

데이비드 게타를 소개할 때는 처음’ 혹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언론에 알려진 ‘최초’의 기록들 중 스스로 가장 의미 있는 ‘최초’는 어떤 것인가?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I Gotta Feeling’ ‘Sexy Bitch’ 같은 댄스 뮤직이 장르와 국적을 넘어 모두의 사랑을 받았던 일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클럽에서, 파티에서 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즐기다니. 늘 꿈꿔온 일들이 이뤄진 거다.

데이비드 게타가 음악 신에 가져온 변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지점이다. 1980년대부터 디제잉을 해오면서 하우스 음악에 대한 편견, DJ에 대한 인식 등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들었다.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내가 처음 디제잉을 하던 1980년대에는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언젠가, 내가 하고 있는 이 음악이 록이나 힙합처럼 유명해졌으면 좋겠다’고. 이뤄지길 바랐지만 한편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이 무대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정말 그렇게 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EDM 신이 훨씬 더 커졌다. 하우스나 일렉트로닉 음악이 술이나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즐기는 것처럼 인식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에서나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모두 밝고 행복하게 춤을 출 수 있다. 내가 개척하고 만들어 나간다기보다, 좋은 음악을 다 같이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

흔히들 ‘데이비드 게타가 EDM 음악의 장벽을 낮췄다’고 말한다. 팝 친화적인 EDM을 만들고 또 그 방향을 고수하는 데는 특별한 의미가 있나?
나는 댄스 음악을 만드는 프로듀서이자 DJ다. 그런 한편 음악을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음악을 만들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다양한 음악을 듣고 즐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해 지금은 팝 신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언더그라운드 음악과 문화를 사랑한다. 내가 뭔가를 꼭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너는 오리지널 하우스 음악과 팝 중에서 하나만 골라야 해’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정답은 간단하다. 좋은 게 좋은 거다. 듣기 좋은 음악이 가장 좋은 것 아니겠나.

투어를 하다 보면 비행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텐데,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나?
어떤 땐 잠을 자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어제 같은 경우는 비행기에서 음악을 만들었다. 언더그라운드 레코딩 스타일로 작업을 해봤다. 오늘처럼 큰 페스티벌이 아닌, 클럽 이비사 같은 곳에서 공연을 할 때는 내가 만든 작은 음악들을 플레잉하곤 한다.

이상하게도 그 나이대에 즐기는 음악이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울트라 코리아 같은 EDM 페스티벌은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젊은 층만 몰리고 말이다. ‘나이’와 ‘음악’에 대한 이 촌스러운 생각에 대해 한마디 해준다면?
나는 젊은 사람들이 춤추기 좋은 음악을 만든다. 어떻게 보면 젊은이들을 위한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그렇지만 그 음악을 만드는 나는 더 이상 20대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20대 때는 EDM을 즐겨 들었는데 나이를 좀 더 먹었다고 갑자기 클래식 음악을 들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댄스 음악은 누구나 들을 수 있고, 춤을 출 수도 있다. 나 역시 언제나 젊은 뮤지션들의 음악에 귀 기울이고 영감을 받는다. 이건 사람의 성향에 따른 문제다. 하지만 당신이 젊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면 영원히 젊게 살 수 있을 거다. 그 점은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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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서동현
PHOTOGRAPHY 이정규
COOPERATION 워너뮤직, 울트라 코리아

2018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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