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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가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와 건축가 4인을 ‘초대’했다.

UpdatedOn May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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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는 안주하지 않는다. 매 시즌 허를 찌르는 새로운 시도로 전 세계를 깜짝놀라게 만들곤 한다. 이것이야말로 프라다의 진정한 정체성이다. 프라다가 아니라면, 나일론 소재로 그토록 멋지고 고급스러운 가방을 만들 생각을 대체 누가 했겠는가. 이는 고정관념을 깨고 격식을 탈피하고자 하는 프라다의 창의성이 만든 결과였다. 가끔은 파격도 서슴지 않는다.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얼마 전 우리는 만화책처럼 건물 외관을 장식한 프라다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두 눈으로 확인한 바 있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만화를 모티브로 한 의상과 액세서리도 선보였다. 자칫 유치해 보일 수도 있는 디자인이었지만 프라다의 손길로 매만지고 정돈하면, 결과물은 언제나 고급스럽다. 컬래버레이션에 가장 적극적인 럭셔리 브랜드 역시 프라다다. 프라다의 컬래버레이션은 여느 브랜드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다른 브랜드들이 주로 디자이너나 성격이 판이한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펼치는 반면, 프라다는 창의성을 공유하는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컬래버레이션 테이블로 끌어들인다.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프라다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건축가들과 함께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선보였다. ‘산업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손에서 탄생한 프라다라니….’ 더욱이 이번에 프라다와 협업을 펼친 산업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진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인 로낭 & 에르완 부홀렉(Ronan & Erwan Bouroullec) 형제와 독일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Konstantin Grcic)를 비롯해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과 도쿄 아오야마의 명물 프라다 에피센터 등을 지은 스위스 건축가 그룹 헤르초크 & 드 뫼롱(Herzog & de Meuron)과 미국 <타임>지가 최고의 현대 건축물 중 하나로 선정한 베이징 CCTV 본사 사옥을 지은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 등이 그 주인공이다. 프라다는 이들에게 프라다의 상징인 블랙 나일론 소재로 독특한 제품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프라다의 초대’라는 멋스러운 프로젝트명도 붙었다.

지난 1월 1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비알레 오르틀레스(Viale Ortles) 창고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프라다의 2018 F/W 컬렉션이 공개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기다린 건, 당연 산업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만든 프라다, 즉 ‘프라다의 초대’ 프로젝트였다. 패션쇼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이번 프라다가 선보인 F/W 시즌 컬렉션에는 작업복 느낌의 의상이 눈에 띄었다. 그제야 무릎을 ‘탁’ 쳤다. 왜 프라다가 산업 디자이너와 건축가에게 협업을 요청했는지. 특히 실용적인 느낌의 의상을 여럿 선보였는데, 스포티하기보다는 우아한 방식으로 셔츠와 타이를 작업복과 매치하는 식이었다. 역시 프라다다웠다. 프라다의 새로운 컬렉션에 한창 정신이 팔려있는데, 노란색 모자를 쓴 모델들이 성큼성큼 런웨이로 들어섰다. 산업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의 손에서 탄생한 ‘프라다의 초대’ 프로젝트가 세상에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프라다는 이번 프로젝트의 의상을 노란색 모자와 함께 스타일링해 특별함을 더했다. 산업 디자이너 부홀렉 형제는 고무 밴드와 아일릿으로 포인트를 준 검은색 숄더백을 만들었고, 건축가 그룹 헤르초크 & 드 뫼롱에서는 알파벳을 수놓은 재킷과 티셔츠를 선보였다. 또한 산업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는 낚시 조끼를 응용한 블랙 나일론 소재 앞치마를, 건축가 렘 콜하스는 실용성이 뛰어난 가방을 만들었다. 그들의 명성에 걸맞은 ‘위대한 탄생’이었다. 프라다에서는 국내 남성지 중 유일하게<아레나>에만 이번 프로젝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기로 했다. 그 특별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전하고자 한다. 다음 페이지를 주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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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Willy Vanderpe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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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 Koolhaas

“1984년, 프라다는 백팩의 부활을 불러왔습니다. 야외 활동을 할 때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한 백팩은 이제 도시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가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백팩은 어깨에 메기 때문에 손이 잘 닿지 않는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물건 하나를 찾으려고 해도, 먼저 가방을 벗고 지퍼를 열어 온갖 물건들 헤집어 원하는 물건을 꺼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끔 공항에서 기내 반입용 수하물을 확인하기 위해 줄을 서 있으면, 특별할 것도 없는 백팩이 노트북, 책, 여행용 파우치 등 네모난 물건들로 꽉 차 있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가방에 내용물을 넣고 빼는 모든 입구는 어울리지도, 크기에 맞지도 않는 느낌입니다. 저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도시의 현대인에게 더욱 잘 어울리도록 새롭게 해석한 백팩을 제안합니다. 이 새로운 백팩은 앞으로 메는 가방입니다. 물건을 언제든지 쉽게 꺼낼 수 있고, 가방 내부는 다양한 크기의 수납공간으로 채웠습니다. 앞으로 메는 가방은 제어가 쉬우므로 무심결에 여기저기 부딪히는 사고를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방을 좀 더 자신의 소유물로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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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Willy Vanderpe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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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stantin Grcic

“제 디자인은 낚시 조끼를 참고했습니다. 낚시 조끼는 주머니가 많이 달린 실용적인 옷으로, 주로 나일론으로 만들어져 왔습니다. 처음에는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 의 유명한 낚시 조끼를 프라다의 블랙 나일론 소재로 다시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흐른 뒤에는 이 주제를 좀 더 추상적으로 해석한 ‘앞치마’와 ‘모자’라는 두 가지 모델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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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Willy Vanderpe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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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zog & de Meuron

“언어는 주장을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시적인 단어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힘을 상실했습니다. 언어는 계몽을 위한 무기였습니다. 언어는 주장과 의미를 구성했고 중요한 진실을 파헤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언어는 언어로, 주장은 다른 주장으로 반박할 수 있었습니다. 비판적인 언어는 사회 내부에서 바깥으로 뻗어나가며 과거의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가치에서 나아가 사회질서를 해방함으로써 혁신을 꾀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언어는 사람들을 계몽하는 능력을 상실했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소위 정보사회에서는 진실과 절반의 진실, 진실이 아닌 것들이 똑같이 취급됩니다. 언어는 진실한 내용이나 깊이 있는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더 이상 사람들의 믿음을 얻을 수 없는 언어는 무력해지고, 몰락하고, 해체되어 학문의 영역으로 물러났습니다. 한때 강력했던 상징 및 기호와 유사하게 텍스트(언어)는 디자인이나 패턴, 장식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단어와 문단이 단순히 장식으로 사용된 이 디자인에서 언어는, 발굴 현장에서 만난 고대의 옷이나 동전 등 유물과도 같이 우리를 매혹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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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Willy Vanderpe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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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an & Erwan Bouroullec

“저는 항상 폴더를 옆구리에 끼고 걷는 사람들의 옆모습이 좋았습니다. 기하학적으로 깔끔하게 커팅된 직사각 모양의 폴더가 사람들의 움직임과 대비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그 기하학적인 구조를 숄더백에 적용해보기로 했습니다. 블랙 나일론 소재가 주는 통일된 느낌에 내부 거싯과 낮게 달린 패스닝, 고무 밴드와 아일릿으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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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GUEST EDITOR 이승률

2018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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