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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to my Dream

살며시 꿈속으로 끌어당기는 오존의 <jon2>.

UpdatedOn April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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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올은 리바이스, 데님 재킷은 칼하트, 흰색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버올은 리바이스, 데님 재킷은 칼하트, 흰색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중학교 때 밴드부 기타를 치면서 음악을 시작한 오존. 초·중·고 동창 신세하와 함께 ‘신세하 앤 더 타운’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2016년 10월 첫 솔로 앨범 <[O]>를 시작으로 2017년 2월 <kalt>, 2018년 1월 <jon1> 그리고 최근 <jon2>를 발매했다.

오랜만이었다. 앨범을 정주행한 뒤 뮤지션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증해진 건.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온 오존의 첫인상은 어딘지 모르게 단단함이 느껴지는 사람. 얼굴에는 고집이 묻어 있었는데 인사를 건네며 피식 웃는 순간 소년다움이 엿보였다. 소년다움이란 대체 뭘까? 나는 그의 음악에서 느꼈던 소년다움의 정체를 찾을 수 있었다. 나른함과 우울함이 혼재된 곡, 파편적이고 꿈속을 유영하는 듯한 가사. <jon1>에서 너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던 오존이 이제 <jon2> 꿈속을 유영한다. 그리고 꿈에서 보자고 제안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 글을 적는 지금도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고 싶다. 희한한 일이다.

우울함을 즐긴다고 들었어요.
자기 전이나 아니면 이상한 일을 겪고 집에 돌아왔을 때 기분이 가라앉으면서 생각이 많아지잖아요. 그럴 때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좋아져 뭔가를 적는데, 그게 가사가 되기도 해요. 이런 식으로 즐기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런가? 오존의 음악에는 우울함이 깔려 있어요. 근데 절대 우울하다고 포장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렇죠. 감정을 티내는 걸 꺼리는 편이고 중의적이거나 은유적으로 얘기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가사나 곡 모두 그런 편이에요. 일부러 약간 그렇게 의도했어요. 


감정의 극단에 치달은 사람은 투정 부리기 마련인데, 노련하게 대처하네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 거 같아요. 뭔가 말할 곳도 없고. 결국에는 혼자 있으니까 혼자 풀어야 하잖아요. 혼자 앓다 보니까 즐기게 된 거죠.
워낙 익숙해져서. 다른 사람들보다 우울함의 역치가 높은 거죠. 그러다 보니 즐겁게 맞이하는?

 

그래서인가? ‘R’같이 비교적 밝은 노래에도 우울함이 공존해요. 우울하지만 즐거울 때도 있다는 듯이.
그렇죠. 하하.


음악만큼 계속 재미를 느끼는 일이 없다는 얘기를 한 적도 있더라고요.
어릴 적에는 바둑을 배워보겠다고 3개월 했다가 그만두고, 컴퓨터 학원도 얼마 못 가서 그만두고. 늘 이런 식이었어요. 취미로 무언가를 시작해도 친구들이 끝까지 할 때 저는 중간에 그만두고. 사실 지금도 그래요. 조깅을 해야겠다고 뛰어다니다 일주일 만에 그만둬요. 나는 본래 이런 사람인가 보다 하고 살았는데, 신기하게 음악은 계속 하게 돼요. 생각대로 될 때까지 밤새 붙잡고 있어요. 책임감도 느끼면서 재밌어요. 취미이자 직업인 셈이에요. 작업하다 보면 종종 우울함을 잊기도 하고, 또 문득 우울한 기운이 올 때가 있는데 그런 시간에는 가사를 써요. 뭘 하든 음악이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방황하는 거 같아요. 기타 치는 게 질리면 건반을 쳐보고, 건반을 치다가 재미가 없고 힘들면 다른 음악 듣고, 질리면 뮤직비디오를 찾아보고. 이런 식으로 계속 왔다 갔다 하는 제 자신이 너무 신기할 정도로 즐거워요. 


<jon2> 수록곡은 모두 영어로 되어 있잖아요. ‘Seeyouin’의 가사 중 일부를 직역하면 ‘나는 결코 내 사랑을 이길 수 없어. 차라리 내 사랑을 죽일 거야’라는 뜻이죠. 이런 직관적인 가사는 경험에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또 그만큼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야 쓸 수 있고요. 요즘 음악을 들으면 늘 ‘어떻게 만들었지?’가 화두였는데 덕분에 참 오랜만에 만든 사람이 궁금해졌어요.
재밌네요. 하하. 그렇죠. 전부 제 개인적 얘기고 몇몇 예외적으로 정말 친한 사람 입장이 돼서 쓰기도 해요. 전부 내 얘기니까, 그래서 더 상상력을 펼치기에도 좋았어요. 


‘퍼피 라디오’에서 디제이 말립과 시집을 콘텐츠로 다뤘던데, 평소에 시를 즐기세요?
굉장히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남다른 방식으로 독특하게 표현한 시들을 좋아해요. 아주 흔한 것이라도 다른 시각에서 보는 시들이요. 최근에는 김행숙 시인의 <타인의 의미>를 계속 읽고 있어요. 정말 좋아하는 시집이에요. 저는 가사가 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시를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기도 해요. 사실 세하한테 영향을 받기도 했어요. 그 친구는 일본 시 번역본을 찾아 읽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찾아 읽었는데 너무 새로운 거예요. 


보통은 새롭다고 받아들이지 않잖아요. 어렵고 고상한 척하는 것이라 단정 짓기도 하고요.
하하. 아니에요. 재밌어요. 진짜 너무 재밌어요.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하고 있죠? 일부러 안 들어가는 거예요?
제의는 많았는데 주변에서 다 말렸어요. 아직 아니다. 좋은 곳일지언정 깊이 생각하라고. 조언해준 분들이 대부분 회사에 소속돼 있는데, 자기들 경험에 비춰봤을 때 저는 스스로 네임 밸류를 만들고 회사에 들어가든가 아니면 계속 혼자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현재가 좋아요. 물론 혼자 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도와주시는 분도 많아서 정말 다행이고 또 감사하게 생각해요. 


음원이야 혼자 만들고 알음알음 유통할 수 있는데 뮤직비디오는 어떻게 만든 거예요?
새가지 비디오에서 무보수로 도와주셨어요. 개인 작업 차원에서 하는 거라며… 감사하죠. 정말 잘 만드시는 분들인데… 이번 앨범 <jon2>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아직 나올 영상이 두 개 더 남았어요.

검은색 니트는 토니웩, 팬츠는 리바이스, 모자는 캉골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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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1>과 <jon2> 앨범을 한 달 기간을 두고 발매 했어요. 질문과 답이 동시에 이뤄질 것 같은데, 굳이 나눠서 발매한 이유는 뭐예요? <jon1>에 타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면 <jon2>는 자기 내면 안으로 들어가는 테마고, 곡으로 비교해보자면 <jon2>에서는 전작들에 비해 악기를 세게 썼더라고요.
네. 맞아요, 맞아. <jon2>는 전부 제 내면에 대한 얘기예요. 첫 곡 ‘R’은 누군가에게 조언하듯 얘기하지만 사실 그 자체가 제 자신에게 하는 얘기예요. 다른 수록곡들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왜 굳이 나눠서 발매했냐는 얘기를 자주 하는데, 처음에는 <jon>이란 앨범 하나로 묶을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얘기하신 것처럼 앨범 성향이 너무 다르고 또 차례대로 완성되는 그림을 보여주는 게 재밌을 거 같았어요. 수명이 더 오래갈 것 같기도 했고요. 곧 <jon>이란 CD를 발매할 예정인데 그때는 하나로 묶되 4곡씩 테마를 나눌 거예요. ‘jon’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 중이에요. 말미는 다큐멘터리로 장식할 거예요. 


<jon2>를 만들 당시 어떤 내적인 일을 겪었던 거예요?
<jon1>과 <jon2>를 동시에 만들었어요. 그래서 정신이 없었어요. 일단 <jon1>을 만드는 와중에 <jon2>의 기획도 계속 진행하며 밸런스를 맞춰야 하니까 혼란스러웠죠. ‘Rolling’은 한참 전에 라이브 음원으로 발매한 곡인데, 편곡 때문에 막판까지 애를 먹었어요. ‘R’ ‘Seeyouin’ 그리고 마지막 곡은 무언가를 그리듯이 가사를 썼어요. 당시 제가 느낀 것이 아닌 지나간 저의 내적인 과정을 스케치하고 채색한 거예요. 전부 같은 시기의 화자는 아니지만 최대한 당시의 제 마음을 떠올리면서 쓴 거죠. 그때 썼던 일기들도 보고.


가사가 다중적이고 은유적이에요. 표독스럽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불완전한 자신의 결함에 대해 스스로 이야기하기 때문이겠죠?
그렇죠.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게. 또 느낀 당시에는 말하지 못한 걸 추후에 쓰니까 오히려 더 슬플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가사는 왜 전부 영어로 썼나요? 내면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한 앨범인데 영어로 채웠다니 좀 재미있어서요.
이전부터 영어로 가사를 쓰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가사 없이 가이드 녹음할 때 영어 가사가 나오거든요. 거기에 한글을 붙이려니 어감상 억지스러울 때가 많아요. 그래서 그냥 전부 영어로 써볼까? 했는데 진짜 어려웠어요. 근데 또 재밌는 거예요. 노하우를 터득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영어 가사를 쓰면 외국 친구들한테도 들려줄 수 있잖아요?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물론 앞으로 한글 가사도 쓸 테지만 이번 앨범은 영어로만 채우고 싶었어요. 


무언가가 하나의 논리로 수렴되는 것에 대해 불신하는 편이죠?
꺼리는 편이에요. 물론 저도 그런 게 많겠죠. 제 안에도 그런 논리가 많겠죠? 그것에 갇히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고착된 무언가를 부정하고자 노력할 뿐이지, 한편으로 제 본성은 가두는 걸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다만, 의식적으로 계속 노력해요. 깨어 있으려고. 갇혀 있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부숴야 한다는 것도 잊고 있을 때가 많지만 어쨌든 의식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잖아요. 유연해지기 위한 자극을 주는 것. 어떤 방식으로든. 


가사는 한없이 내면으로 들어가는데, 정작 자신은 의식적으로 계속 깨어 있으려고 하니, 마치 깨어 있기 위해 계속 뒹구는 돌 같네요. 하하.
맞아요. 물리적으로는 스스로 가두는 편이긴 해요. 안 좋은 환경은 차단해버리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다른 사람한테 내 시간 쓰고 그 사람들한테 영향을 받느니 그냥 혼자 있는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앨범 혼자 만들고 혼자 움직이고 혼자 뭔가 꾸려나가는 게 오래 걸리고 어려워도 편하니까요. 그래서 그냥 혼자 그렇게 뭔가 쌓아나가는 게 지금은 편해요. 자신에 대한 욕심이 좀 많은 이기적인 성격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제가 더 중요하거든요. 하하하. 안 좋은 노래 나오면 안 들으려고 귀도 막고 그래요.


그래서 켄드릭 라마가 ‘돈 킬 마이 바이브’라고 했죠. 음악이 그리 좋다니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을 할게요. 음악을 하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음악이 되고 싶은 거예요?
아, 그렇죠. 예술을 하고 싶은 건지 예술이 되고 싶은 건지. 최근에 ‘예술이 뭐야?’라고 물었는데 아직까지는 표현이라고밖에는 설명을 못하겠어요. 배출의 의미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무언가를 표현하면 그게 예술이 될 수 있는데, 예술 자체가 되는 건 아직 엄청난 꿈같아요. 아직까지 예술을 제 안에 소유하고 싶은? 예술, 음악 자체가 딱 되려면 아직 너무 많이 남은 거 같아요. 제 안에 채워진 걸 보면 아직은 예술보다 제 자신에 대한 에고가 좀 더 크거든요. 그나저나 이런 인터뷰는 처음인 거 같아요. 늘 본질적인 얘기를 안 하고 그냥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얘기들만 많이 하잖아요. 물론 그런 게 효율적으로 맞을 수 있지만,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죠. 너무 좋아요.

 

오존과 함께 듣는 이달의 신보

  • Porches <The House>

    포체스는 뉴욕 기반의 아티스트 애런 마니가 이끄는 프로젝트 팀이다. 포체스의 음악은 매번 깔끔한 인상을 주면서 들을수록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안겨준다. 앨범 군데군데 배치된, 뜬금없어 재밌는 요소들은 몇 번이나 더 들어야 익숙해질까? 신스 팝이라 할 수 있는 이 앨범은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평소보다 과감한 옷을 사두고는 집에서만 입어보는 사람의 마음처럼, 입을수록 민망한 쪽보다 잘 산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디자인의 옷 같다.
    Words 오존

  • Okay Kaya <Dance Like U>

    정규 앨범을 발매한 바는 없으나 일전에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올렸던 곡들로 큰 기대를 얻고 있는 아티스트다. ‘Dance Like U’는 곧 발매될 앨범에 수록될 곡으로, 오케이 카야만의 솔직함이 묻어나는 목소리와 미니멀한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부터 흐르는 오르간 소리는 참 따뜻하고 나른하다. 위에서 소개한 포체스의 애런 마니와 연인 사이인데, 그도 이번 앨범에 참여했다고 하니 기대해보자.
    Words 오존

Starchild & The New Romantic <Language>

스타차일드 앤 더 뉴 로맨틱은 싱어송라이터 브린든 쿡의 솔로 프로젝트다. 만약 프린스 앤 더 뉴 제너레이션이 떠올랐다면 정답. 실제로 프린스와 샤데이 음악을 들으며 꿈을 키운 브린든 쿡. <Language>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프린스가 연상된다. R&B 발라드, 레트로 스타일의 팝, 댄스 뮤직, 뭐 하나 빼놓지 않고 전부 흑인 특유의 그루브로 담아낸다. 힙하지 않고도 신선하게.
Words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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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김민수
PHOTOGRAPHY 오태진
STYLIST 박초롱
HAIR&MAKE-UP 이현정

2018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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