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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버버리의 젊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토퍼 베일리. 2006 F/W 컬렉션을 마친 그를 밀라노에서 만났다.

UpdatedOn February 19, 2006

 

 어제 컬렉션을 마쳐서 그런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컬렉션을 마친 소감은?

오랜 시간 빠듯한 일정과 긴장된 마음으로 컬렉션을 준비했다. 컬렉션을 마치면 그런 긴장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려 묘한 느낌이 든다. 큰일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안도감과 편안함도 물론 있다. 중요한 시험을 마쳤다는 허탈감도 약간 느껴지고. 하지만 다음 프로젝트를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일상으로 뛰어드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가끔 너무 바빠 피곤할 시간도 없는 듯하다. 이번 컬렉션에 대해 주위의 반응이 좋아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시즌 최고의 컬렉션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정말인가? 그렇게 평가해주니 고맙다. 그런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 내게 먼저 알려달라(하하하).

좋은 팀원들 때문에 매시즌 성공적인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다. 우리는 돈독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도전 정신을 갖고 일한다. 나를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버버리라는 브랜드, 버버리의 역사를 사랑하기 때문에 일을 즐기면서 한다. 누구든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호흡이 잘 맞는다면 강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디렉팅을 맡은 후로 버버리는 전통이 있는 브랜드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그것을 실감하는가?

버버리가 전통 있는 브랜드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버버리에 합류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오래전 버버리가 누린 화려한 인기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사람들 사이에서 버버리가 이슈가 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버버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도전 정신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책임이었다. 그런 점에서 현재 많은 부분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 버버리를 맡았을 때는 이 정도까지의 성공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성공을 즐기고 만족할 만한 여유를 느끼지는 못한다. 계속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열심히 일에 매진하는 것이 현재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그것을 즐기면서 하고 있다.

리스토퍼 베일리가 만들어내는 버버리와 버버리 프로섬의 매력은 무엇인가?

버버리는 클래식한 브랜드면서 매우 민주적인 브랜드다. 버버리는 단순히 패션 피플만을 위한 브랜드가 아니며, 진부하거나 고루한 브랜드도 아니다. 버버리는 그 어떤 브랜드 못지않게 다양한 라인을 전개하며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을 고객으로 받아들인다. 한가족을 예로 들면 전통을 중요시하는 아버지와 트렌드를 필요로 하는 젊은 아들, 귀여운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성원이 버버리를 즐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버버리의 매력이다. 버버리 프로섬은 그중에서도 가장 젊은 감각을 추구하고, 오늘날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젊은이를 위한 브랜드다. 현재 내 나이 또래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새롭게 부각될 새로운 세대를 위한 것이 바로 버버리 프로섬이다.

버버리 프로섬 컬렉션은 항상 트렌드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무엇을 통해 컬렉션의 아이디어를 얻는가?

이번 시즌엔 이것이 트렌드니까 컬렉션을 통해 꼭 소개해야겠다는 식으로 일을 하지는 않는다. 내 삶의 곳곳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감성에서 영감을 얻어 컬렉션을 준비한다. 책이나 잡지를 읽으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느끼는 감정, 파티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등 삶의 곳곳에서 순간순간 영감을 받는다. 원단에서 느껴지는 감촉, 재킷을 입었을 때의 피팅감, 모델에게 옷을 입혀볼 때의 느낌 등 일을 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가 된다. 내 일을 즐기면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버버리의 모든 라인을 디렉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라인은 무엇인가?

물론 버버리 프로섬이다. 버버리 프로섬은 나에게 어린 아기이자 자식 같은 존재다. 내가 버버리에 와서 처음 시작했고, 나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다. 버버리 프로섬은 단순히 트렌드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버버리라는 전통 있는 브랜드에 기초를 두고 클래식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다.

버버리 프로섬 남성 컬렉션도 그렇지만 여성 컬렉션도 성공적이라고 알고 있다. 여성복에 비해 남성복이 갖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컬렉션을 준비할 때 남성복과 여성복에 차이를 두지는 않는다. 또한 남성복과 여성복을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패션을 자신 있게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버버리 남성복의 매력은 진지한 자세로 패션을 받아들이고 세련되게 즐기는 사람들에게 어필한다는 것이다. 슈즈·벨트·글로브 등 작은 액세서리를 만들 때조차 이러한 버버리의 세련되고 엘리건트한 매력을 조금이라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올해로 버버리 론칭 1백50주년이 되었다. 특별히 기획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2006년은 버버리에게 매우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각종 파티와 전시회, 새로운 제품과 1백50주년 기념 제품 출시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버버리의 모든 라인은 좀 더 트렌디하고 모던한 감각으로 이미지를 정리하고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며칠 후 런던에서 열릴 버버리 런던의 새로운 여성 향수 론칭을 시작으로 다양한 행사가 시작될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남성 패션 아이콘은?

어떤 한 인물을 패션 아이콘으로 정해놓지는 않는다. 시대별 패션이나 문화의 아이콘이라고 여겨지는 많은 사람의 스타일을 선별적으로 취하려고 한다. 완벽한 한 사람의 스타일과 매력을 강조하기보다, 각각의 사람이 가진 독특한 매력과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잘 재단된 테일러드 재킷과 트렌치코트, 앤티크한 느낌의 핸드메이드 슈즈 등  클래식한 아이템이 나에게는 더욱 중요한 아이콘이 된다.

젊은 나이에 큰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일에서나 개인적인 삶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나를 지지해주고 믿어주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몇 년 후의 일이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살아가지는 않는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어느 순간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현재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난 항상 심플한 삶을 추구한다.

앞으로 버버리 프로섬이 아닌 크리스토퍼 베일리라는 이름을 걸고 컬렉션을 열 생각은 없는지?

아마 내 개인 컬렉션은 열지 않을 것이다.         버버리 프로섬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면서 여러 브랜드에서 제의가 많았고 파격적인 조건의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버버리를 위해 일하는 것이 좋고 현재 위치에 만족한다. 아직은 내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버버리를 통해 표현하고 싶다. 사람들이 버버리를 얘기할 때 나는 그들의 관심 밖에 있었으면 한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아닌 버버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철칙이다. 나는 버버리에서 우리 팀과 함께 일하는 것을 너무 사랑하고 그 자체가 행복하기 때문에 아직은 내 컬렉션을 열 생각이 없다.

일 년에 네 번의 컬렉션을 치르고 버버리의 모든 라인을 디렉팅하는 일은 매우 바쁘고 힘들어 보인다.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나 바쁜 삶의 활력소를 얻는 방법이 있다면?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도 잠깐의 여유가 생길 때면 패션 필드와는 전혀 무관한 요크셔의 한적한 고향집으로 날아가곤 한다. 조용하게 식구와 시간을 보내고 친구를 만나 담소를 나누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것, 정원의 화초를 손질하는 것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런 여유로움 속에서 영감과 힘을 얻어 새롭게 일을 시작하게 된다.

<아레나> 코리아는 현재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지를 콘셉트로 창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통 있는 영국 잡지인 <아레나>에 대해 당신이 갖고 있는 느낌은?

<아레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잡지 중 하나로 스타일리시함을 추구하는 남자에게는 바이블과도 같다. <아레나> 코리아가 남성 패션지라고 하니 더욱 매력적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아레나>는 남자에게 패션 감각을 심어주고 트렌드에 대한 디렉션을 준다. 또한 단순히 남자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주는 잡지다. 자연스럽게 남자의 삶 속에 녹아들 수 있는 정보와 자극을 주는 것이 <아레나>라고 생각한다. <아레나> 코리아도 그런 모습으로 한국 독자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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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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