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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니까 예쁘지

공승연을 처음 만났는데, 예뻤다. 만난 지 30분쯤 지났을 땐 쑥스러워하며 카메라 앞에 선 모습이 예뻤다. 2시간쯤 지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신의 생각을 강단 있게 말하는 모습이 예뻤다. 글쎄, 그녀에게 다른 수식어가 더 필요할까.

UpdatedOn January 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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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브이넥 니트 톱은 제인하우, 회색 체크무늬 울 팬츠는 노앙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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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더블브레스트 재킷은 김서룡, 핀 스트라이프 롱 셔츠 원피스는 렉토, 로즈 골드 네크리스는 반자크×디엘핀 제품.

흰색 더블브레스트 재킷은 김서룡, 핀 스트라이프 롱 셔츠 원피스는 렉토, 로즈 골드 네크리스는 반자크×디엘핀 제품.

흰색 더블브레스트 재킷은 김서룡, 핀 스트라이프 롱 셔츠 원피스는 렉토, 로즈 골드 네크리스는 반자크×디엘핀 제품.

갈색 면 셔츠는 제인하우, 회색 울 니트 원피스는 브이라운지, 실버 이어링은 엠주, 베이지 블로퍼는 모노톡시 제품.

갈색 면 셔츠는 제인하우, 회색 울 니트 원피스는 브이라운지, 실버 이어링은 엠주, 베이지 블로퍼는 모노톡시 제품.

갈색 면 셔츠는 제인하우, 회색 울 니트 원피스는 브이라운지, 실버 이어링은 엠주, 베이지 블로퍼는 모노톡시 제품.

공승연이 우리 눈에 들어온 건 아무래도 2015년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부터였을 거다. 주말 내내 아르바이트를 뛰고, 그 돈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교 4학년생 ‘서누리’. 임신해서 재벌 집에 시집간 동생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면서도, 그 덕을 봐서라도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야망 있는 언니. 극 중에서 차분하고 조용하게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던 신인 연기자 공승연은 꽤 빛났다.

누군가는 드라마와 <우리 결혼했어요> 등의 예능 방송에 동시 출연한 그녀를 두고 ‘운이 좋았다’고 표현하겠지만, 실은 수도 없는 고배를 마신 끝에 거머쥔 노력의 결실이었다. 어린 시절 대형 기획사에 발탁돼 소위 말하는 ‘연습생’ 생활을 거치기도 했고, 배역을 따내기 위해 손으로 꼽을 수도 없을 만큼 오디션도 봤다. 그렇게 얻은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은 그녀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작품을 이어가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 <마스터-국수의 신>, 웹드라마 <마이 온리 러브송> 그리고 <내성적인 보스>까지 쉬지 않고 연기하는 중이다. 또 일요일마다 걸 그룹 ‘트와이스’의 멤버이자 친동생 정연, 그리고 배우 김민석과 함께 SBS <인기가요>를 진행한다. 예쁘게 생긴 젊은이들이 알콩달콩 사회를 보는 모습이 꽤 생동감 넘친다. 음악 방송 MC는 송중기 등 톱스타가 풋풋하던 시절 거쳐 가는 관문과도 같은 것이라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다. 매일같이 드라마 촬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에는 동생과 친한 오빠와 함께 방송 일을 하는 요즘이 그녀는 참 행복하다고 말한다. 멈추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거니까.


오늘처럼 사진 촬영하는 거 좋아하나?
어색하다.

처음엔 쑥스러워하더니 나중엔 잘하는 거 같던데?
아니다. 끝까지 쑥스러웠다. 하하. 너무 민망하고 어떻게 해야 내가 예쁘게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저렇게 찍어도 예쁘다. 실제로 수줍음이 많은 성격인 것 같다.
여동생 두 명이 있는데, 둘 다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언니로서 동생들을 이끌어주고 싶어서 ‘리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사실은 나 역시 엄청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그런데 내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노력한 거였다. 엄마가 일부러 웅변학원을 보내면서 성격을 고치려고 했다. 그래서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면과 밝고 외향적인 면이 공존하는 것 같다.

연기자 생활을 하려면 억지로라도 성격을 바꿔야 할 필요성도 있을 것 같은데?

맞다. 어떤 자리건 간에 말없이 가만히 있으면 얌전한 게 아니라 버릇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하. 그래서 일부러 더 밝게 인사하고 말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런 점이 시간이 흐르면서 진짜 내 성격의 일부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게 힘들거나 어렵지 않고 편하니까.

1월에 방송되는 드라마 <내성적인 보스>도 그런 내성적인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요즘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은 죄다 할 말 못 할 말 다 하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굉장히 특이한 설정이다.
제목 그대로 내성적인 보스가 회사를 운영하며 사람들과 소통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나는 보스의 동생 ‘은이수’ 역할을 맡았다. 극도로 내성적인 오빠 밑에서 자라다 보니 오히려 부모님 눈치를 많이 보게 되고, 그래서 자신의 진짜 성격을 숨긴 채 일부러 외향적으로 행동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밝고 착하고 돈도 많아서 콤플렉스도 없을 것 같은 여자다.

남들이 보기엔 그렇지만, 알고 보면 진짜 성격은 따로 있는 건가?
그렇다. ‘은이수’의 내면은 완전히 엉망진창이다. 참고 참고 참다 보니 나중엔 폭발한다.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만들어진 성격과 그녀의 진짜 성격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거지.

그런데 정말, 모든 사람이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일 순 없다. 나만 해도 은근히 수줍은 성격인데 매달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친한 척 이야기를 나눈다.
결국에 이 드라마가 말하고 싶은 건 모두가 다 밝고 당당하게 살 필요는 없다는 거다. 소심하고 수줍음 많은 사람들도 그만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요즘엔 모두가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고, 앞에 나서서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 아닌 강요를 받는다. 드라마를 봐도 거의 대부분 여주인공이 씩씩하고 거침이 없다. 남자 주인공도 책임감 많은 리더 캐릭터가 많고 말이다. 아마 우리 드라마를 보면 ‘내성적인 매력’이 뭔지 알 수 있을 거다. 하하.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작품이다.

그래서 지금 공승연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 것 같나?

내성적이기도 하고 외향적이기도 하다. 일할 때와 집에 혼자 있을 때의 내가 좀 다른 것 같다. 일할 때는 활발해지려고 노력하지만 집에 혼자 있을 때는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긴다. 보통 집에만 있는 걸 답답해하는 친구들도 많던데 나는 사색하는 그 시간이 참 좋다.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 보통 집에만 있어도 잘 지낼 수 있다. 혼자서.

걸 그룹 ‘트와이스’의 정연이 친동생이지? 동생과 함께 사나?

아니다. 동생은 숙소 생활을 하고 나는 따로 나와 산다.

동생과 전주로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 있다. 되게 현실적인 자매라고 생각한 것이, 카메라 앞이라고 특별히 친한 척한다거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지 않더라. 서로 놀리는 게 기본이고.
근데 그나마 조금 미화된 모습이었다. 하하. 나름 방송용으로 많이 순화한 거다.

 


검은색 딥 브이넥 니트 톱은 올세인츠, 짙은 남색 실크 팬츠는 렉토 제품.

세 자매 중 첫째다. 동생들에게 어떤 언니인가?
예전에는 동생들에게 이런저런 제안을 많이 했다. 이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저건 저렇게 해야 한다. 이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런 방법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들이 워낙 알아서 잘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누구 하나 비뚤어지거나 노력을 안 하는 아이들도 아니다. 그래서 동생들의 선택을 믿고 지지해주되, 도움을 요청할 때 조언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일요일마다 동생과 함께 <인기가요>를 진행한다. 자매가 같이 일하는 건 어떤 기분인가?

진짜, 너무 좋다. 정연이랑 나랑 분야는 다르지만 어쨌거나 연예계에서 일하고 있어서 대화가 잘 통한다. 정연이는 목표 의식이 강해 혼자 열심히 묵묵하게 자기 길을 가고 있다. 그래서 서로 많이 의지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부모님보다 이야기하기 편한 순간도 있다. 매주 고정적으로 일한다는 것도 무척 기쁜 일인 데다 동생과 만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더 좋다. 일요일이 기다려질 정도다.

이렇게 기쁘게 일요일에 일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같이 진행하는 김민석 오빠랑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인기가요>를 진행하는 지금을 나중에 돌아보면 다시 돌아가고 싶을 때일 것 같다고 말이다. 우리 셋 모두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송중기 선배님도 음악 방송을 진행한 기억이 너무 재밌고 다시 한 번 돌아가고 싶은 소중한 순간이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래서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방송되는 대부분의 드라마 오디션에서 떨어졌다고 들었다. 잘될 것 같았는데 안 되는 과정이 반복되면 누구나 힘들 거다.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뎠나?

되게 어린 나이에 연예계 데뷔를 준비했다. 배우를 하겠다고 뭔가 계속 준비하고 시도는 하는데 딱히 결과물이 없었다. 집에서 눈치도 보이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목표를 갖고 한번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끝까지 해봐야 하는 일이었다. 포기하면 오히려 내가 견디지 못할 거 같아서 열심히 버텼다.

연기하는 모습에서도 강단이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고집과 뚝심이 있는 모양이다.

많은 시간 공을 들인 목표라서 어떻게든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 싶었다.

2016년을 참 바쁘게 보냈다. 가장 좋았던 기억은 뭔가?

우선 나와 동생이 아무 탈 없이 활동하고 있고. 정연이가 나보다 잘돼서 참 좋았다. 연말에 여기저기서 상도 많이 받고, 그래서 온 가족이 함께 기뻐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은 늘 적응이 안 되는 일이다. 배우라서 특히나 나이에 민감할 것 같기도 한데 어떤가?
2016년에도 누군가에게 내 나이를 이야기할 때 스스로 깜짝깜짝 놀랐다. 아마 올해도 또 깜짝 놀라면서 내 나이를 이야기하겠지. 하하. 벌써 20대 중반으로 넘어가버렸다. 예전에는 어려 보이는 게 싫어서 성숙해 보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이제는 고등학생같이 어린 역할에 도전하고 싶기도 하고. 하하.

아직까지 영화 출연 경험은 없다. 2017년 계획에 ‘영화’가 포함되어 있나?

영화는 언제나 도전해보고 싶은 매체다. 드라마 현장도 너무 좋지만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영화 현장도 느껴보고 싶다.

혹시 영화 <라라랜드> 봤나?
아직 못 봤다. 그렇지만 라이언 고슬링을 너무 좋아해서 꼭 볼 거다.

그런 뮤지컬 영화에서 캐스팅이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노래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니, 나는 노래하는 걸 별로 즐기지 않는다. 노래와 춤, 그리고 감정 연기까지 복합적으로 해내는 뮤지컬 배우를 존경한다. 주변 선배님들을 봐도 항상 새로운 뭔가를 배우시는 분들이 많다. 예지원 선배님은 거의 매일 수업을 받으신다. 언어, 춤, 노래를 비롯해서 정말 다양한 분야를 배우시는데, 나도 저렇게 배움을 즐기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노래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수영이나 요가 등 몸 쓰는 것을 좀 더 수련해야겠다.

이왕이면 라이언 고슬링 같은 남자와의 로맨스를 연기하면 좋겠지?

라이언 고슬링 나오는 영화는 전부 다 봤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노트북>이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모든 걸 다 바쳐 사랑하는 영화를 좋아한다. 1백 번도 넘게 봐서 대사도 다 외울 수 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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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서동현
PHOTOGRAPHY 박정민
STYLIST 한혜연(Art Hub Teo)
HAIR 정연
MAKE-UP 려인

2017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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