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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런트의 두 번째 서울

그에게 서울은 흥미로운 도시다. 음악 이야기를 나눌 친구들이 있고, 그의 노래를 목청껏 따라 불러주는 관객이 있으며 맛있는 소주도 마실 수 있어서다. 2016년을 뜨겁게 보낸 뮤지션 갤런트가 두 번째로 서울을 찾았다. 단독 공연을 마친 뒤 시원한 소주 한잔도 잊지 않았다.

UpdatedOn December 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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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올해 여름 전까지, ‘갤런트(Gallant)를 안다’고 하면 좀 있어 보였다. 데뷔 앨범 <The Ology>를 들고 등장한 신인 뮤지션이지만 ‘실(Seal)’에 버금가는 팔세토 창법을 아름답게 들려주는 보컬리스트임을 언급하면서 타이틀 곡 ‘Weight In Gold’ 한 소절을 들려주면 충분했다. 음악에 대한 조예가 매우 깊어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이들보다 앞서나가는 ‘감성 힙스터’처럼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월 열린 ‘서울 소울 페스티벌’ 이후 음반 감상만으로는 더 이상 아는 척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페스티벌을 통해 첫 내한한 갤런트가 이미 수많은 관객 앞에서 소름 돋는 라이브를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그의 저력과 매력에 흠뻑 빠진 이들이 대거 양산되면서 갤런트는 이제 한국에서 진하게 사랑받는 솔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열기가 가시기도 전에 믿기 힘든 소식이 들려왔다.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갤런트가 단독 콘서트를 연다는 것이었다. 그의 인스타그램에 공연에 대한 공지가 한국어로 올라왔다. ‘제가 11월 6일 공연하러 한국을 다시 가요. 티켓 오픈했어요.’ 한국 관객의 뜨거운 사랑에 대한 화끈한 화답이다. 서울에는 그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함께할 타블로와 에릭남 같은 친구들도 있다. 곧 그들과 작업한 신곡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소주에 보쌈을 곁들여 마실 줄 안다는 갤런트는 두 번째 방문을 통해 다시 한 번 한국 음악 팬에게 확실한 지문을 남겼다. 그는 우아하고 격조 높은 R&B 솔을 선보이는 재능 많은 뮤지션이자 서울을 사랑하고 도시의 흥을 존중하는 호기심 많은 청년이다. 수줍은 성격이라면서 ‘모델’ 같은 포즈도 곧잘 취하고, 지난주에는 케이 타운에서 도수 높은 소주를 마셔봤다고 자랑도 하는 정이 많이 가는 친구다. 앨범에 수록된 것보다 훨씬 멋진 라이브로 충성도 높은 팬을 만들어놓고 훌쩍 떠났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새드 페이스(Sad Face)’ 일러스트가 그려진 티셔츠와 모자까지 완판한 채. 내년 봄까지, 갤런트의 열정 넘치는 투어는 계속 된다.

 


먼저 갤런트의 정확한 발음에 대해 묻고 싶다. ‘갈란트’ ‘갤런트’ 어떻게 불러야 하나?
정확한 발음은 ‘글란트’에 가깝다. 그런데 영국에 갔더니 다들 나를 ‘갤런트’라고 부르더라. ‘갤런트’는 사전적 의미로 정중한 남자라는 뜻이 있다. 실은 어떻게 불러도 괜찮다.

엄청 더운 여름, 한국에서 처음 공연을 했다. ‘서울 소울 페스티벌’은 어떤 기억인가?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나는 자리였다. 날씨보다 그 에너지가 엄청나게 뜨거웠다. 분명 우리는 처음 만나는 건데도, 고향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편했다. 하하. 페스티벌 자체도 처음 열리는 거라고 들었다. 하지만 관객의 호응과 뮤지션의 열정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다시 또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하. 한국 팬도 내년 페스티벌에 꼭 다시 와달라고 말해줬다.

고향인 미국에서 공연할 때와 반응이 다르지 않던가? 한국 사람들은 정말 열정적이다.
맞다. 한국 관객은 모두 목청껏 내 노래를 따라 불러줬다. 그런데 미국 관객은 쿨해 보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하. 그래서 그냥 살짝 리듬만 타는 정도인데, 한국 관객의 함성과 열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예상보다 굉장히 빨리 단독 공연을 하게 됐다. 어떤 연유로 이렇게 금방 다시 한국에 왔나?
올해는 쉬지 않고 <The Ology> 투어를 다녔다. 내년 봄에 LA로 돌아가는 걸 목표로 계속 공연 중이다. 한국에서의 첫 공연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다시 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지난번에 한국 왔을 때 소주를 마시고 싶다고 했었다. 소원을 이루고 돌아갔나?
물론이다. 굉장히 많이 마셨다. 하하. 그런데 사실 한국에 오기 전에도 케이 타운 등에서 소주를 맛본 적이 있다. 주변에 아시아 친구들도 많아서 아시아 음식이나 문화 등에 관심이 크기도 하고. 지난주에는 엄청 도수 높은 소주도 선물받아 마셔봤다. 맛있던데? 하하. 어쩌면 오늘 공연 끝나고도 마실지 모르겠다. 하하.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문화나 한국어에 대해서도 굉장히 친숙한 것처럼 보인다.
요즘에 한국 문화가 꽤 널리 알려지기도 했지만, 내가 워낙 아시아 문화 전반에 호기심이 많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등을 좋아하는데,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할 정도로 심취했다. 서울 역시 나에겐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다. 또 내가 자란 메릴랜드 주 컬럼비아에는 한국인이 꽤 많이 살아서 어릴 때부터 한국인 친구들이 있었다. 그래서 익숙한 느낌이다. 또 음악을 하면서 한국 뮤지션과 친구가 되기도 했다. 딘과는 전에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 공연에서 만나 교류하고 있다. 타블로, 에릭남과는 같이 음악 작업도 했다. 아마 곧 공개될 거다.

대학에서 전공했을 정도면 일본어를 꽤 잘하겠네?
아니, 그렇게 능숙하진 못하다. 졸업한 지 4년이나 지나서 가물가물한데 읽고 쓸 줄은 안다. 여행 가서 ‘서바이벌’ 할 정도는 된다. 하하.

<The Ology>의 수록곡 중 ‘Miyazaki’가 있다. 혹시 ‘미야자키 하야오’와 관련 있는 곡인가?

난 미야자키 하야오의 엄청난 팬이다. 대학에서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애니메이션을 보곤 했다. 그런데 이 곡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 관한 노래는 아니고, 그때 미야자키 파티를 한 공간에서 내가 느낀 감정을 담았다. 당시 내가 힘든 시기였는데 이런저런 상념을 노래로 만든 거다.

앨범 커버 이미지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갤런트의 얼굴이 정면으로 보이고 그 위에 노란색으로 울고 있는 얼굴을 그렸다. 이 ‘새드 페이스(Sad Face)’는 당신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어떤 의미인가?
실은 앨범 작업을 하기 전에 사진 작업을 먼저 마쳤다. 나라는 인간의 이면에 감춰진 어떤 것을 꺼내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 말고, 온전한 나 자신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그게 잘 전달된다면 좋겠다.

당신을 가장 널리 알린 곡 ‘Weight In Gold’ 가사는 참 오묘하다. 좀 더 쉽게 설명해줄 수 있나?
사랑보다는 나와 나 자신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나를 힘들게 하거나 짐이 되는 어떤 것,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 말이다. 결국 나로부터 가지를 뻗은 모든 관계에 관한 노래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에게 정체성을 부여하고자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타인은 물론이고 나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과거 나를 우울하게 만든 것, 상처받게 한 것들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자신감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 될 수 있다. 뭐, 이런 이야기다.

역시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도 같다. 듣는 사람들이 각자의 단어로 해석해 들어도 괜찮겠나?
사람들은 원하는 대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난 사실 수줍음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곡을 쓸 때만큼은 진실한 감정을 담으려고 한다. 음악 안에 내 생각,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뿐이다.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해할지는 내가 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내가 생각지 못한 맥락으로 이해하는 경우,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한다. 내가 만든 노래들은 내 이야기일 뿐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다.

<In The Room> 시리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갤런트가 영감을 주고받는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음악 프로젝트다. 어떤 기준으로 아티스트를 선정하나?
먼저, 수프얀 스티븐스(Sufjan Stevens)는 내가 오래전부터 좋아한 뮤지션이다. 그의 최근 앨범은 굉장히 힘든 환경에서 발매됐는데, 들어봤다면 알겠지만 그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상황을 음악으로 견뎌냈다. 그 고통스러운 감정을 굉장히 명확한 방식으로 앨범에 담았다. 함께 곡 작업을 하고 투어를 하면서 더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실 역시 대단한 뮤지션이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집중할 줄 안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 됐건, 어떤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건 간에 실의 음악은 실 그 자체가 된다. 아, 그리고 안드라 데이(Andra Day)도 함께할 거다. 그녀는 굉장히 감성적이면서도 정형화되지 않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다. 그녀와 어떤 음악을 만들어나갈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도 무척 즐겁다.

뉴욕에서 대학을 다니다, 음악에 전념하기 위해 LA로 갔다고 들었다. 언제나 화창한 캘리포니아의 날씨가 당신의 음악에도 영향을 주던가?
아까도 말했듯 나는 대도시에서 자라지 않았다. 강도 있고 산도 있고,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는 동네여서 뭐랄까, 나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뉴욕에서는 왠지 나답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LA로 거처를 옮겼는데 뭔가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이 막 솟았다. 물론 날씨도 끝내주고. 하하.

인터뷰를 마치고 이따 공연을 보러 갈 거다. 떼창 연습을 할 건데, 무슨 곡을 집중적으로 듣고 가면 좋을까?
내 노래를 같이 부르는 건 어려울 거다. 음역대가 좀 높다. 하하. 음, ‘Shotgun’이라는 곡이 있는데 가장 쉬운 후렴구가 나온다. ‘우우, 우우우~’ 이 부분을 연습해서 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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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서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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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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