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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달려봐야 할 드라이브 코스

십수 년 풍광 좋은 길 찾아다닌 자동차 전문 기자가 귀띔한다. 어떤 길을 선택해도 합당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제 그곳까지 찾아갈 의욕만 있으면 된다.

UpdatedOn November 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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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31 번 국도 태백산로, 연상삼거리-화방재

    깊이 있게 사색하는 드라이브를 원한다면 이만한 곳이 없다. 해발 500~600m에 있는 이 길은 산등성이를 타고 넘는데, 하늘이 가까이 있는 것 같다. 좌우로 펼쳐진 깊은 산골짜기를 흐르는 물길도 호젓한 정취를 더한다. 산세가 깊음에도 꼬부랑길이 많지 않아 오른발에 신경을 덜 쓰는 것도 좋다. 자동차 통행량도 많지 않고 신호등도 거의 없다. 그저 바람과 평온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강원도로 넘어가는 비밀스러운 길이기도 하다. 이곳을 지날 때는 꼭 창문을 열고 달리길. 고산지의 시원한 바람과 달달한 공기를 놓치면 안 된다.

  • 2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 경천호 금천로

    2년 전, 우연히 경천호를 끼고 도는 59번 도로를 달리면서 뇌리에 꽤 깊이 새겨져 있다. 그다지 특이한 구경거리나 먹거리가 없는 곳임에도 당시 드라이브가 꽤 만족스러웠다. 도로 좌우로 높이 자란 아름드리 가로수들이 하늘을 막고 있는데, 그 나뭇잎들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오른쪽으로 살랑살랑 보이는 경천호는 무언가 비밀을 간직한 것만 같았다. 사실 ‘경천호’의 존재 자체를 몰랐으니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은 작은 호수마다 관광지로 개발해 많은 식당이 즐비한데 경천호는 식당도 없고 찾는 이도 없다. 바람과 햇살을 만끽하며 달리기 좋은 길이다.

  • 3 강원도 홍천군 내면 구룡령로, 명개삼거리-서림삼거리

    연이은 헤어핀과 앞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코너, 시속 130km로 달릴 수 있는 고속 코너 끝에 이어지는 헤어핀, 수시로 그립력이 달라지는 노면. 유명한 서킷을 설명하는 것 같지만 이 모든 설명을 만족시키는 한국 도로에 있다. 바로 ‘구룡령’이다. 이 땅에서 와인딩을 해봤다는 이들은 모두 아는 곳. 단지 달리기 어려운 곳이 아니라 짜릿하고 흥미진진하게 달릴 수 있는 길이다. 드라이브라고 호젓한 물가만 달리라는 법은 없으니까. 차와 교감하며 아스팔트를 공략하는 재미를 느끼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새벽녘에 가면 안개가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약간은 신비로운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와인딩인 만큼 둘보다는 혼자 스트레스를 날리며 달리기에 좋다.

  • 4 울산 나사해안길

    울산 간절곶을 중앙에 두고 위아래로 지나는 나사해안길은 볼거리가 다양한 드라이브코스다. 길이 시작되는 드라마하우스는 하얀색 유럽풍 건축물이 자리해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조금 더 가면 파도에 맞서 싸우는 기암괴석과 해송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동해 최고의 일출 명소 간절곶이 있다. 지금은 포켓몬 헌터들이 너무 많이 찾아 도로를 통제해 약간 우회해야 한다. 간절곶 아래쪽으로는 도로가 바다와 훨씬 더 가까워진다. 요즘 한창 예쁜 펜션과 카페가 많이 생겨났다. 더 내려가면 평동 방파제가 있는데 차가 방파제 끝까지 들어갈 수 있다. 길진 않지만 다양하고 소소한 재미가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연인이 가면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으니 기억하자.

  • 5 전라북도 군산시 새만금 방조제길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이라면 새만금 방조제길을 가보는 건 어떨까? 방조제는 물길을 건너는 다리와는 달리 바다 바로 위에 있다. 그 위로는 바다만큼 파란 하늘이 눈을 시리게 한다, 양쪽에 파란 바닷길이 펼쳐진 새만금 방조제길을 달리면 마치 바닷속으로 빨려드는 느낌이 든다. 새만금 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34km)이니 그런 느낌을 아주 오래 만끽할 수 있다. 더불어 방조제 특성상 일직선으로 뚫려 있으니 운전할 때 부담감도 적다. 크루즈컨트롤을 켜고 바람과 바다 내음을 느끼며 상쾌하게 달릴 수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를 가졌으니 오롯이 누려야 하지 않겠나.

  • 6 시화호

    새만금 방조제만큼 길지도, 낭만적이지도 않지만 바다를 좌우로 끼고 달릴 수 있는 길이 수도권에도 있다. 경기도 시흥시와 안산시를 잇는 시화호 방조제길이다. 길이 시작되고 끝나는 곳에 관광지 오이도와 대부도가 있어 자동차 통행량이 적지 않지만 편도 2차선이기에 막히지 않는다. 곧고 길게 뻗은 도로를 달릴 때의 해방감 느껴보고 싶다면 시화호 방조제길도 훌륭하게 제몫을 해낼 것이다. 길이가 무려 10km나 되니까. 방조제길 중간에 휴게소와 함께 전망대, 산책길 등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커피 한잔 마시며 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철새의 군무와 조우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부도로 진입해 바로 좌회전해 어섬으로 가는 간척지길도 아주 좋은 드라이브 코스였는데, 지금은 출입을 통제한다.

  • 7 전라남도 영광 백수해안로

    서해를 끼고 있는 전라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다. 건설교통부가 이 길을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했을 정도다. 해안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수많은 무인도 사이를 한가로이 지나는 고깃배들을 볼 수 있고, 절벽과 맞닿은 곳에서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청량함을 더한다. 특히 영광 백수해안로가 가장 아름답다. 가장 낭만적인 시간은 저물녘. 붉은 태양이 서해로 모습을 감출 때면 온 세상이 붉게 물든다. 붉은 태양과 붉은 바다가 연출하는 황홀경에 취해 길을 벗어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니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이곳 노을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노을 전시관을 만들었을까.

  • 8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동부대로

    경남 남해의 해안 도로는 어느 곳이나 좋지만, 상주 은모래비치에서 독일인마을까지 가는 해안 도로는 국법으로 엄히 다스려 길이길이 보전해야 할 드라이브 코스다. 남해 중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이곳은 바다색이 정말 아름답다. 도로와 바다가 10m도 떨어져 있지 않고 어디를 가든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으니 달리면서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친다. 마음을 진정시키며 계속 달리면 조약돌이 파도에 몸서리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몽돌해변에 닿는다. 더 가다보면 바다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방파제가 있고, 고즈넉한 풍광에 방점을 찍는 등대가 운치를 더한다. 차를 타고 달려도 좋고 정차해도 좋으니 그 누구와 가더라도 흡족한 드라이브가 될 것이다.

  • 9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오대산로

    월정사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들어가야 하는 비포장 도로다. 빼곡한 숲이 우거진 비포장길을 달리다 보면 자연에 깊숙이 동화되는 느낌이 든다. 나무 향이 짙게 밴 공기는 차갑고, 귀를 간질이는 산들바람은 기분 좋다. 이것만으로도 돈이 아깝지 않다. 산 정상에 있는 상원사까지 차가 올라가는데 이곳에서 차를 돌려 내려와도 된다. 하지만 잠깐 내려 상원사에 오르면 첩첩산중에 구름이 넘실거리는 풍광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비포장길이기는 하지만 길이 평탄해 일반 도로나 매한가지다. 다만 등산객이 많아 속도를 많이 내지는 못한다. 비가 오는 날은 차가 더러워진다는 단점도 있다.

  • 10 경상남도 의령군 칠곡면 자굴산로

    경상권 와인딩꾼이 즐겨 찾는 곳이다. 출력이 낮은 차들은 제대로 달리지 못할 정도로 경사가 급하고 코너가 예리하다. 다행히 자동차 통행량이 많지 않아 노면은 아주 깨끗하다. 굳이 와인딩을 즐기지 않더라도 자굴산에 가야 할 이유는 정상에 있다. 올라온 꼬부랑길이 한눈에 보이는데, 길이 얽히고설킨 것처럼 보인다. 올라온 길만 내려다보는 것도 재미있는데, 공기가 깨끗해 아주 멀리 보인다. 그리 높지 않은 산(897m)임에도 세상이 모두 발아래 있는 것 같다. 특히 봄에 가면 온 산을 덮은 철쭉이 눈을 희롱한다. 와인딩을 내려와서는 의령 장터에서 망개떡을 맛보길. 달달하면서 쫀득한 맛이 와인딩의 피로를 덜어줄 것이다. 다만 자굴산을 내려올 때는 조심해야 한다. 경사가 급해 브레이크 스트레스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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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Words 이진우(<모터 트렌드> 수석 에디터)
Editor 김종훈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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