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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eptember 02, 2016

나의 일상을 달래줄, 가장 일상에 가까운 병원들을 찾았다.

1 봄동

 

한의원과 약다방이라 불리는 카페, 술 파는 바가 모여 봄동이다. 카페에는 커피가 없고 바는 약술만 판다. 그럼에도 홍대 일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동교동 한적한 골목, 2층짜리 오래된 주택을 그대로 쓰는 이곳에서는 병원이라는 단어가 불러오는 일반적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병원이라면 바로 떠올리는 전형성이 있는데 그러한 방식은 시대성이 거의 끝났다고 봤습니다. 새로운 진료 모델이나 공간에 대한 고민을 오랫동안 했어요. 지역적인 고민도요. 강남이나 이태원이 이미 완결된 모델을 수용하는 곳이라면 여전히 홍대는 다양한 시도와 실험이 이루어지는 지역이죠. 낯선 것을 어색하지 않게 받아주거든요.”

브랜드 총괄이사 오진경은 봄동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의원이나 약다방이나 바나 봄동은 술 담배 끊고 잠 충분히 자라는 조언을 하지 않는다. 봄동의 치료는 삶의 모순을 함께 들여다보고 스스로 인정하게 하는 데 있다. 그 시작은 개개인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약다방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고르는 일에서 출발해도 좋다. 걱정과 생각이 많아 몸이 무겁고 신경이 예민한 상태라면 집중을 높이는 태음방, 식욕이 올랐다 떨어졌다 하고 보는 것마다 갖고 싶을 때는 절제력에 도움이 되는 양명방이라는 약차를 고를 수 있다.

약다방 메뉴는 본인의 몸과 마음,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봄동은 현대 의료가 사람들의 몸과 생활에 대해 적나라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부담 없이 방문하고 몸에 대해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게 카페 메뉴판부터 동선까지 신경 썼다.

질병의 증상보다는 환자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현장’에 주목한다. 의사와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을 점검하고 싶다면 차담을 신청해보는 것도 좋다. 차담은 한의사와 함께 자신의 성향과 성격, 취향과 체질이 균형을 이루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차담이 끝나고 나면 담소를 나눈 한의사가 상담자의 현재 컨디션에 가장 알맞은 약차를 조제하여 처방한다. 오진경은 덧붙였다.

“병은 5단계를 거쳐 진행돼요. 그중 질병이 발생하는 단계는 마지막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그전 네 단계에서도 질병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죠. 질병 발생 이전에 스스로 자각하고 관리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생활 습관은 물론이고 중복적으로 겪는 마음의 상태까지도 여기에 해당하지요.”

봄동 내에는 바 공간, 팅크 182도 있다. 팅크란 약술을 일컫는다. 천연 재료의 핵심 성분을 알코올에 침출한 액체를 팅크처(TIncture)라 하는데 이 단어를 줄여 부른 것이다. 한방의 여러 핵심 성분 중 술에 담가 고루 우렸을 때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하는 성분을 곱게 담았다. 팅크는 약차가 닿지 못하는 몸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효과가 뚜렷하고 강력하다.

하루 세 잔 이하(30~50mL) 마시면 약으로 작용하여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팅크 182에서는 팅크를 면역, 해독, 보양, 회춘이라는 4가지 효과에 중점을 두고 18가지 메뉴로 조제해 선보이며, 3잔 이상 마실 수 없다. 바텐더는 물론 한의사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12-13
 

2 마인드맨션

 

정신의학과 병원인 마인드 맨션에게는 공간의 생김새가 가장 중요했다. 문 열고 들어서면 접수대, 진료실, 치료실 중 어떤 곳도 바로 보이지 않는다. 모두 입구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마인드맨션의 원장 안주연은 말한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어떤 사람과도 바로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병원 전체 공간은 막힘 없이 보이죠. 너무 은밀하지도, 열려 있지도 않은 공간이었으면 했어요.”

장식도 담백하다. 여백이 많고 위악적이지 않다. 마음 편하고 군더더기 없는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치밀하게 계획해 완성한 결과다. 민감하고 섬세한 사람들이 찾는 곳이니까. 안주연 원장은 수년간 트위터에서 ’미녀정신과의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유명 트위터리안이기도 하다. 그는 오래도록 트위터 아이디로 사용해온 ‘마인드맨션’을 실제 자신의 병원 이름으로 달았다.

“중증은 아닌 것 같아서 병원을 찾자니 조금 그렇고, 그렇다고 안 가기에는 괴로울 때 들를 수 있는 병원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일상적으로 만만하게 갈 수 있는 정신의학과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안주연 원장은 보다 더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집중한다. “저는 속이 편하고 털털한 편이에요. 그래서 불안 환자들과 잘 맞습니다. 감정적으로 섬세해서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 우울이나 조울, 불안처럼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 있는 질환을 앓는 사람들과 합이 특히 좋은 편이에요.”

자신을 학구적이고 완벽주의에 가까운 의사는 아니라고 설명하는 안주연 원장은 다양한 상담 기법에 두루 관심이 많다. 자신의 장르를 만들기보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나간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도화길 43 삼보나눔빌딩 301호
 

3 월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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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는 마포구 동교동 ‘어쩌다 가게’에 둥지를 튼 작은 한의원이다. 의사 한 명이 홀로 운영한다. “우연히 어쩌다 가게에 들르게 됐습니다. 정원이 예뻤어요.” 한의원을 차리기에는 여지없이 작은 공간이었지만 이지현 원장은 이 자리가 마음에 들었다. 지하철역과 가깝지만 골목 안쪽 작은 건물에 자리해 번잡하지 않았다.

환자들이 주변 카페나 식당에 왔다 편안한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동교동의 속도나 모양과 어울리는 병원이라면 자신과도 잘 맞을 것 같았다. “원래 제 성격이 느긋합니다. 천천히 차분하게 진료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시간을 품은 병원을 꿈꿨어요. 일상에 가까운 병원을 만들고 싶었고요.”

월화수의 공간 디자인을 스튜디오 그라브에게, 한의원의 BI, 조제한 약의 패키지 등을 미래물산에 맡겨 완성했다. 손바닥만 한 작은 공간이지만 상담 테이블만은 넓다. 이지현 원장은 이 책상에 앉아 모든 환자를 30분에서 1시간 정도 본다.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찾은 사람도 생활 습관부터 파악한다. 체질을 보는 것이 언제나 먼저다.

이지현 원장은 월화수를 오픈하기 전, 큰 종합병원에 소속된 의사였다. “그곳에서 긴장한 환자를 많이 봤어요. 환자들은 종종 의사에게 해야 할 말을 다 못하고 집에 가서 무릎을 치죠. 내 병원을 만들 때 그 기억이 제일 먼저 났어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했습니다.”

치료실에는 침대가 하나뿐이다. 언제든 한 명의 환자만 보기 때문에 치료실과 침대도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어쩌다 가게에 입점한 다른 가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2층의 이웃인 ‘아 스튜디오’에서 정기적으로 꽃을 받고, 또 다른 이웃인 ‘에토프’의 작업물을 치료실 침대 패브릭으로 쓰기도 한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30길 21 어쩌다 가게

나의 일상을 달래줄, 가장 일상에 가까운 병원들을 찾았다.

Credit Info

photography
이준열
ASSISTANT
김민수
EDITOR
이경진

2016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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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이준열
ASSISTANT
김민수
EDITOR
이경진